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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일 비비언 고닉 선집 3
비비언 고닉 지음, 김선형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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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독자: 같은 책을 여러 번 다시 읽는 걸 좋아하는 분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사나운 애착> - 비비언 고닉

💬 스무 살에 읽었던 책을 여든이 되어 다시 읽으면 어떨까? 아니, 여든까지 가지 않고 마흔에만 읽어도 감회가 새롭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 본 적 있다면 비비언 고닉을 통해 대리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여든넷의 나이에 발표한 <끝나지 않은 일>에서 비비언 고닉은 절대 한 번으로 읽기를 끝내지 말 것, ‘다시 읽기’를 통해 자기발견과 자기확장을 경험할 것을 권한다.

비비언 고닉은 ‘책을 다시 읽고 싶어서 더 오래 살고 싶다‘고 했다. 나도 그렇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 준비와 함께 다시 읽을 수 있는 책을 늘리기 위해 더 많은 책을 읽어야겠다!

▪️ 이따금, 책 읽기만이 내게 살아갈 용기를 준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랬다.

▪️ ‘다시 읽기‘를 시작한 건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그 후론 내밀한 벗이 된 책들로 계속 돌아가고 또 돌아가곤 했다. 나를 저 멀리 다른 세계로 훌쩍 데리고 가주는 이야기의 쾌감만으로도 마냥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헤쳐나가고 있는 이 삶을 이해하고 그로부터 어떤 의미를 끌어내야 할지 알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 나는 여전히 대문자 L로 적힌 Life, 삶의 압력을 느끼려고 읽는다. 여전히 제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기운들에 얽매이고 휘둘리는 주인공을 보려고 읽는다.

#끝나지않는일 #비비언고딕 #글항아리 #티저북 #북스타그램 #다시읽기 #재독 #도서제공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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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 양장본
이브 엔슬러 지음, 김은지 옮김 / 푸른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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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독자: 타인의 고통과 슬픔에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고민해 본 적 있는 분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화염> - 와즈디 무아와드

💬 친족 성폭행 피해자,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에이즈 환자, 내전 중 학살과 강간을 당한 콩고의 여자들, 거리의 노숙자… 어디서도 좀처럼 들어주지 않는 고통을 불러내어 증언한다. 그들의 슬픔을 껴안고 춤을 추자고 말하는 책이다.

그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고통스러운 이야기가, 감당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성큼 다가온다. 그럼에도 눈을 뗄 수 없다. 우리에게는 단절을 끝내고 현실을 마주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에세이 같기도, 시 같기도, 저널리즘 같기도 하다. 이브 엔슬러만이 쓸 수 있는 강력한 글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그가 왜 이런 글을 쓸 수밖에 없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투쟁에 임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여러분에게 이렇게 부탁한다. 내가 먼 부카부 판지 병원에서 그랬듯 당신도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기를, 마음을 열어주기를, 함께 분노하고 구역질해 주기를.

▪️ 누공이 있는 환자들로 붐비는 판지 병원에는 소변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 누공은 질과 방광 사이 조직에 난 구멍이다. 강간 혹은 질 내 거친 도구의 삽입으로 인해 생긴 구멍. 그녀의 몸에 뻥 뚫린 구멍. 영혼에 새겨진 구멍. 그녀의 자부심과 자신감, 정신과 빛과 소변이 새는 구멍.

▪️ 나는 이 같은 글을 20년째 쓰고 있다. 그동안 자료, 거리두기, 열정, 호소, 절망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보았다. 고통에 찬 이들의 울부짖음을 가볍게 무시해 버리는 지금, 우리에게 과연 시대에 걸맞은 언어가 있기는 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하지만 저는 투쟁하지 않는 제가 어떻게 변할지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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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체중 - 크고 뚱뚱한 몸을 둘러싼 사람들의 헛소리
케이트 맨 지음, 이초희 옮김 / 현암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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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독자: 한 번이라도 다이어트를 해 본 적 있는 분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과식의 심리학> - 키마 카길

💬 우선, 충격으로 시작한다. 노골적인 비만혐오 패턴도,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고용과 승진에 불리하다는 통계 결과도 이미 알고 있었으나 책 속 내용은 상상을 초월했다.

뚱뚱한 사람들의 진료 시간은 가장 짧다. (그러니까, 뚱뚱해서 죽는 게 아니라 의사들이 뚱뚱하다는 이유로 대충 진료를 보기 때문에 죽는다.) 유죄 판결 받을 확률은 높다. 특히 여성이라면 이 확률은 더 높아진다. 뚱뚱한 사람과 함께 찍은 사진을 제출하기만 해도 합격 확률이 낮아질 정도로 사회적 편견이 심각한 수준이다.

놀랍게도 이런 비만혐오는 인종 차별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비만혐오는 인종, 계급 차별을 합리화할 수단으로 쓰인다. (‘흑인은 게으르다’고 말하는 대신 흑인을 보며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다’고 말하는 식이다.) 비만을 특정 집단의 특성으로 보고 그들을 비인간화하는 데 쓰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더 놀랍게도 ‘다이어트는 불가능하다’. 체중을 조절할 수 있다는 믿음은 허상이다. 저자도 이러한 통념을 뒤집는 일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많은 데이터와 근거를 통해 우리를 설득한다. 내용이 궁금하다면 꼭 책을 읽어 보길 바란다.

다만 책을 읽으며 아쉬웠던 부분도 많았다. 데이터 해석 및 인용에 의문이 드는 부분이 꽤 있었고(특히 비만 대사 수술을 받는 사람들의 자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와 아이들이 본능적으로 건강한 음식을 선택한다는 연구 결과), 현대인의 식습관을 망치는 식품 산업에 대한 문제점을 전혀 짚지 않은 것이 의아했다. 따라서 키마 카길의 <과식의 심리학>과 함께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 2019년 하버드 연구원들이 보고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인종, 피부색, 성적 지향, 나이, 장애, 체중 등과 관련된 여섯 개 형태의 암묵적 편견 중 그들이 연구를 시작한 2007년 이후 유일하게 비만에 대한 편견만이 악화됐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연구를 종료한 2016년 조사 대상의 다수가 여전히 비만에 대해 노골적인 편견을 보였다.

▪️ 뚱뚱함은 강력한 계급 및 인종의 기표로 작용한다. 그러니 뚱뚱함을 걱정하거나 조롱할 때 우리는 무언으로 자신도 모르게 계급 차별과 인종 차별을 표현하는 것일 때가 많다.

▪️ 뚱뚱함은 대체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뚱뚱하면 안 된다는 도덕적 의무는 처음부터 성립할 수 없다.

▪️ 다이어트 문화에서 아이들에게, 특히 여자아이들에게 자신의 배와 본능을 믿지 말고 몸에 귀를 기울이지 말라는 것은 아주 나쁜 메시지입니다. 그렇게 되면 본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다른 방식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서평단 #도서제공 #비만혐오 #비정상체중 #케이트맨 #과식의심리학 #북스타그램 #도서리뷰 #다이어트 #다이어트 #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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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시집 을유세계문학전집 13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장희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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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년에 쓰인 시를 읽는 일이 쉽지는 않다. 14세기 페르시아 시인 하피스 얘기가 나오고, 신화에 대한 은유가 끝없이 나온다. 을유문화사의 꼼꼼한 주석 덕분에 완독할 수 있었다. 특히 단어에 대한 설명은 각주로, 시의 배경에 대한 긴 해설은 미주로 달아 준 것이 너무 좋았던 포인트!

그런데 유일하게 주석 없이도 웬만큼 이해할 수 있는 시가 있었으니, 바로 괴테가 자신의 사랑을 노래한 <줄라이카 시편>이다. 역시 사랑 얘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재밌는 거구나…ㅎㅎ 노년에 쓴 시가 맞나 싶을 정도로 순수하게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괴테를 지켜 보는 일이 즐거웠다.

▪️ 차분히 주변을 둘러보면 알리라,
사랑만이 우리를 깨우쳐 준다는 것을.

▪️ 질투심이 마구 날뛰려 하거든
그것이 그 굶주림 자체를 삼키게 하라.

▪️ 사랑하는 사람은 길을 잃지 않아요.
사방이 아무리 흐릿해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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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는 것은 정체성이 될 수 있을까? - 광기와 인정에 대한 철학적 탐구
모하메드 아부엘레일 라셰드 지음, 송승연.유기훈 옮김 / 오월의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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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 독자: 우울증, 불안 장애, 공황 장애, 양극성 장애, 조현병 등의 단어가 멀게 느껴지지 않는 분 (참고: 한국은 우울증 환자 100만 명 시대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모두가 가면을 벗는다면> - 데번 프라이스

💬 지난 번 <사이보그가 되다> 독서 모임에서, “사회적 불편을 떠나, 스스로에게 심각한 고통을 초래하는 정신 장애에서도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찾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충분히 해볼 만한 고민이고, 아마 이 책이 그런 고민에 대한 실마리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읽기 쉬운 책은 아니었다. 내용이 광범위한 데다 무척 급진적이다. (퀴어 프라이드에 대해 이해하는 사람도 많지 않은데… 매드 프라이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매드 프라이드 운동은 옳으니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 아니라 좋았다. 저자는 매드 프라이드에 대해 철학적/사회적 맥락에서 철저히 ‘논증‘한다. 이 과정에서 내가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고, 나와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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