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생트의 정원 문지 스펙트럼
앙리 보스코 지음, 정영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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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독자: 아름다운 자연 풍경 묘사를 좋아하는 분

💬 정말 이상한 책이다. 해제까지 읽어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지만, 읽는 내내 행복하고 황홀했다. 무엇보다 읽는 동안 내가 사랑하는 책들이 불쑥불쑥 떠올랐다.

참된 행복에 대한 묘사를 읽으면서는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었을 때와 같은 기분이었다. 시도니의 삶의 태도에서는 <도어>를 읽고 감히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던 에메렌츠의 충실함과 경건함과 자긍심이 느껴졌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완벽한 최선의 세상은 아니지만 최선의 세상으로 가꿀 수 있는 가능성의 장소, 우리의 정원은 우리가 가꾸어야 한다“는 <캉디드>의 메시지가 겹쳐 보였다.

위의 책들과 메시지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고, 책에 담긴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지도 못했다. 내가 왜 이 책을 좋아하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그저 어렴풋하게 이해한 메시지와 자연에 대한 묘사만으로도 충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말도 안 되는, 하지만 위화감이 들지 않는 천국을 엿본 기분이다.

▪️ 저녁나절까지 우리는 얘기하고 웃었다. 기쁨을 누리려고 머리를 짜낼 일도 없었다. 그냥 거기 그렇게 있음으로 족했다. 행복감은 조약돌로부터도 생겨났고 나무들로부터도 내려왔다. 생각에 골몰하지 않았다. 이 행복도 이 세상 모든 행복처럼 달아나리라는 것조차 겁내거나 걱정하지 않았다.

▪️ 향기와 꽃, 꽃가루와 곤충들의 공중비행으로 가득찬 가운데, 부르거니 답하거니 소용돌이치며 보이지 않아도 끊임없이 밀려오는 온 세상의 광채에 놀란 아이들은 아직 여린 그네들의 가슴을 공기와 물과 대지와 불의 유혹에 열어 보인다. 그러고선 하루가 저물 무렵 기쁨에 지쳐 쓰러지곤 한다.

▪️ 신부님도 편지에 쓰기를, ”대지에 애정을 가지는 거야말로 인간적인 일이죠. 더구나 겸손하고 소박하게 이 대지에 천국의 이미지를 겸허한 덕목처럼 옮겨 심어가며 살아온 분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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