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육아 - 행복하고 자립적인 아이를 길러내는 양육의 비밀
에스터 워지츠키 지음, 오영주 옮김 / 반비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내내 읽으면서 느끼는 저자의 메시지는
"좀 내버려 두세요. 제발 좀 진정하세요. 불안한건 당신이지 아이가 아니예요."

책의 제목답다. 그렇다고 무책임한 방임은 아니다. 아이에게 절대적으로 지켜야할 원칙, 해야할 일은 흔들림없이 지켜내야한다. 하지만 아이 스스로의 주도성과 회복력 믿고 아이를 "존중"하자는 이야기이다.

저자 에스터 워지츠키, 세 딸을 유튜브 CEO, 소아과 교수, 스타트업 23앤드미의 CEO로 키워낸 어머니이자 스티브잡스를 비롯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그녀의 수업을 듣게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교육 전문가가 제안하는 아이 잘 키우는 TRICK 다섯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사실 저자가 주장하는건 가치관이 엄청나게 혁신적이고 새로운건 아니다.
누구나 고민하고 지향하는 다소 관념적인 이야기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크게 와닿은 것은 저자가 세 자녀와 그들의 손주를 키우고, 교육자로서의 경험을 나누며, 스스로 안전한 공간에서 쇼핑하게 하는 법, 스마트폰 시간을 제어하는 법, 자녀의 결정을 믿지 못할 때, 예민한 문제를 다룰 때,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을 때의 태도 등등 아이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 아니 믿어도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 들이었다.
아이를 예의 주시하지만 결과적으로 헬리콥터맘이 되느냐 TRICK의 원칙을 지키느냐는 결국 한끝차이인 것 같다.

이 책은 아주 아이가 어린 양육자보다는 초등학교 이상의 자녀를 둔 양육자가 읽으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아이의 로드맵을 그리고, 이상향을 그리고 그 방향에서 엇나가 내 마음이 동동거리며 조급해질 때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내가 나의 아이를 믿지 못할 때, 나의 아이의 태도와 반응을 반신반의할 때 그 불안의 주체가 나인지, 아이인지 들여다보게 된다.

인상깊었던 몇 구절들

🏷 우리는 양육된 방식 그대로 양육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애당초 그게 우리가 가진 유일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52)
🏷 우리의 목표는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도 없고 어려움도 없는 환경을 만들어주는게 아니었다. 괴롭고 힘겨운 경험은 인간을 성장하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목표는 헬리콥터 양육의 치명적인 결함이 그렇듯 아이들에게서 이러한 어려움이나 거기서 얻는 성장의 경험을 빼앗아버리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어려움에 맞서는 경험을 하며 배우도록 하는 것이었다. 부모가 완벽할 필요는 없지만, 자녀가 어려움에 직면하더라도 TRICK의 가치를 활용하여 인내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는 있다. (중략) 실수했다고 자책하지 말자. 제일 먼저 용서해야 할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62)
🏷 우리가 진정 바라는 건 아이가 필요할 때 부모를 찾는 게 아니라 같이 있고 싶을 때 찾는 것이다. (89)
🏷 부모들은 좀 진정할 필요가 있다. 당신의 아이는 걸음마를 뗄 것이다. 말도 뗄 것이다. 화장실 사용법도 배울 것이다. 자기만의 때가 되면 다 할 것이다. 당신이 언제 배변 훈련을 마치고, 고무젖꼭지를 뗐는지 물을 사람은 없다. 절대 사람들이 수군거릴 주제가 아니다.(110)
🏷 자녀들은 당신이 실수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실수 자체보다는 당신이 실수에 대응하는 모습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것이다. (134)
🏷 일상의 짜증과 불화는 어떻게 할까? 숨기지 마라.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당신이 그런 감정과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234)
🏷 "핵심은 품위 있게 실패하는 법을 배우는 겁니다. 그게 편집자가 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해요." (258)
🏷 양육이 주는 최고의 선물은 우리가 더 좋은 사람이 되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힘들고 답답할 때도 있다. 오랫동안 지켜온 신념과 방식을 붙들고 씨름해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의 모습도 직시해야 한다. 그러나 결국 부모가 되는 경험을 통해 우리는 변한다.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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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어보지 못해서, 아이에게 해주지 못한 말들 - 5,000가정을 변화시킨 따뜻한 대화 습관 28
다나카 시게키 지음, 장민주 옮김 / 길벗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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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쓰기 전 나의 하루를 돌아보며 살짝 후회했다.


어린이집 귀가 후 집에서 짤막하니 보낸 시간동안
왜이렇게 나는 하루종일 아이를 재촉했을까.


빨리 나가자, 가만히 먹자, 이제 가자
양치하자, 씻자, 가만히 있어봐.
이제 자야지, 너무 늦었어, 안돼.


51개월, 6세의 하루에 아침은 물론이고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 오후 4시 반에 귀가하여 겨우 집에 있는 아이에게
얼마나 편안한 시간을 주었나 돌아보게 된다.


우리 세대는 우리 부모님 세대보다 아이시절에 훨씬 존중을 받으며 자랐다.
하지만 빠른 성장가도를 달리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우리의 성장도 끊임없이 재촉당했다.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 가야한다고 부모들은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부모에게 보살핌을 받은 방식으로
부모가 나에게 했던 화법으로 나의 아이를 대한다.
우리가 아이를 위해 내뱉은 말들을 저자는 다시 곱씹어 보게 한다.


저자가 지속해서 반복해 보내고 있는 메시지
집은 아이에게 가장 편안한 공간이어야 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가장 안전한 존재여야 한다.


나도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지만
무심코 지나쳐 하는 말들이 아이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을까.


저자는 자신의 메시지처럼 부모들이 죄책감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를 바라지 않는다.
문체는 다정하고 부모의 마음을 잘 헤아려준다.


매 챕터마다 '무심코 상처 주는 말'과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고 성장시키는 말'을 비교하고 있는데
'무심코 상처 주는 말'이 어떤 의도가 있기 보다는
조급한 마음에 아이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실수를 적게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라는 알기 때문에 부모를 다독이며 설득한다.


그렇게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아이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며 조금 기다려도 괜찮다고.
아이가 한발 앞으로 편히 딛는 것보다
아이가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견뎌내도록 지켜보고
부모가 같이 공감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를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좀더 편안하게 내려놓아야 한다며
괜찮다고 마음을 다독여주는 책이자 육아 실행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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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 소동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6
김지안 지음 / 시공주니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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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톤의 다정한 그림체에
귀엽고 재치있는 스토리의 그림책이다.


세탁소 주인 곰이 빵을 사러 나가며 이웃 생쥐에게 세탁소를 잠시 맡기면서
빨래에 서툰 생쥐가 색깔있는 옷과 같이 빨아
모두 핑크색 옷으로 만들어 버리는 실수를 해버리지만
생쥐만의 특기를 살려 옷에 그림을 그려 준다.
손님들은 더 멋진 옷을 보고 만족하며 세탁소를 나선다.


이 책은 그림 구석구석 쫓아가는 재미가 있다.
표지를 펼치고, 한장 더 펼치면 나오는 간지에서
생쥐는 집 담벼락에 그림을 그리고 있고,
곰의 세탁소 문에는 “빵세일 1+1” 전단지가 붙어있다.
생쥐는 꽤나 그림실력이 있는 이웃이었고,
곰은 전단지를 보고 빵을 사러 간 것이다.​

그리고 한명씩 더러워진 옷을 입은 손님이 등장하고

다음 페이지에는 그 옷이 빨래 바구니에 담겨있어
페이지를 넘겨가며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토끼의 주황색 얼룩을 보더니 아이는
당근쥬스를 먹다가 흘렸나봐~ 한다.
악어는 진흙이 묻은 것 같다고 했다.​

이렇게 그림에서 구석구석 재미있는 상상의 여지를 주는 책이
아이들과 보기에 정말 좋다.
아이는 이 책을 숨겨진 단서들을 다시 이해해보겠다는 듯
보자마자 연달아 두번 더 읽어달라고 했다.


곰이 걱정이 되어 허둥지둥 세탁소 문을 여는 장면은
책의 접힌 페이지를 마주보고 펼치도록 되어 있어
곰 대신 세탁소 문을 열고 생쥐가 멋진 반전을 일으킨 장면을 보는 느낌이다


그리고 마지막 뒷표지 전의 간지에도
앞표지에서 나오는 간지와 같이 생쥐의 집과 세탁소의 풍경이 나오는데
하얀색이었던 곰의 앞치마에 빵 그림이 그려져있다.


갑작스러운 상황을 재치있게 풀어가는 건강한 주인공이 있는 책,
구석구석 작가가 풀어놓은 힌트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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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극장 - 광주극장 이야기 보림 창작 그림책
김영미 지음, 최용호 그림, 광주극장 외 기획 / 보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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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개관 85주년을 맞은 광주극장 이야기


1935년 조선인 자본으로 건립되어

일제강점기, 해방, 68년 광주극장 화재, 5.18 등 한국사를 겪고

컬러텔레비전, 멀티플렉스의 등장에도 다시 한번 돌파구를 찾으며

예술영화관으로 자리잡아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광주극장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광주극장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광주극장의 지킴이 고양이 씨네(가상의 설정)를 등장시켜

이야기의 빈틈을 메꿔준다.


변사가 등장하고, 악극과 권투시범경기를 올리고,

극장안에서 오징어, 땅콩을 외치는 매점아저씨가 등장하고

간판을 그려서 걸었던 시절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85년간 한국 현대사의 역사와 문화가 그대로 극장에 남아있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광주극장의 미래도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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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나라의 가나다 보림 창작 그림책
박지윤 지음 / 보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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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가방 가게에 가서

나. 나는 늑대를 샀네

여자아이를 따라 시작부터 엉뚱한 이야기로 시선을 확 사로잡으며 시작되는 그림책


가~하까지 자음 순서대로

같은 자음의 단어들로 문장이 구성되어

기상천외하고 발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야기 전개가 황당무계하기 그지없지만 이게 이 책의 매력!

아이는 문장대로 재미있게 그려진 장면들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책장 넘기기를 재촉한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글에는 없었지만 

같은 자음으로 시작되는 그림이 곳곳에 숨어있어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아이는 단번에 이 이야기의 전개방식을 알겠다는 듯이

첫장을 펼치자마자 가로 시작되는 거 말해볼까? 하며

나에게 역으로 단어게임을 제안한다.


아이가 6~7세에 접어들면 한글을 어떻게 가르쳐야할까

고민하며 조급한 마음에 좋은 학습지를 서치하는데

그 대신 한글을 주제로 한 재미있는 그림책으로 접근해보면 어떨까

손으로 “바”를 짚어주며, 바다, 번개, 비, 바다가 들어간 문장을 읽어주고

그림에 숨겨진 “버섯”도 같은 글자라며 찾아본다.


이렇게 재미있게 또 보고 또 볼 수 있는 책이라면 문자는 절로 익혀지지 않을까!


같이 추천하고 싶은 책

#생각하는ㄱㄴㄷ

#기차ㄱㄴㄷ

#개구쟁이ㄱㄴㄷ

#고양이는다된다ㄱㄴ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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