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지음, 이장미 그림 / 한겨레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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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주는 레시피

사실 나는 공지영 작가를 굉장히 싫어했다.
방송에서나 어디서나 자기가 굉장히 예뻐서 글쓰는 실력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낮은 취급 받는다고 토로한적을 몇번 본 후부터 내 눈엔 가벼운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글도 가벼울것이라고 치부했다.
즐거운 나의 집 이 책도 나에겐 큰 공감을 사지 못했었다.
그래서 더 공지영 책은 믿고 거르는책~ 이 되었었다.

어디선가 딸에겐 꼭 이 책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 페이지를 찍어 올린 사진을 보았는데...

남편이 너는 페미니스트야! 하고 단정 지을만큼 남 여 차이나는 말이나 글을 혐오하는데
솔깃한 글귀들이 보였었다.

자기 딸인 위녕. (즐거운 나의집도 위녕이란 이름이 나왔는데 진짜 이름이 뭘까? 윤영?? )에게 쓴 편한 글이었다. 이럴땐 이런 음식을 해먹으라는 글, 나 자신을 사랑하고 가꾸고 아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나온 글 이다.
페미니스트.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그러나 여성을 하대 하는 말을 하면 불같이 화가 난다.
그래서 그 말을 한 사람을 말로 짓밟아 놔야 성이 풀린다.
내 성격 왜이렇게 지랄맞을까.
혜원이가 크면 이 책을 이해할때가 되면
한 챕터씩 읽어주며 서로 얘기를 해보고 싶다.
간단한 조리법도 너무나 마음에 들고
편하게 술술 읽히는 문체도 꽤 마음에 든다.
그러나 공지영 작가에게는 아직은 정이 덜 간다. ㅎㅎㅎ
그래도! 이번 책을 통해 크게 느낀 교훈은

싫고 좋고를 단정짓지 말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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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김소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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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몇권 추천

1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김소은
2딸에게 주는 레시피 -공지영
3랩 걸- 호프 자런


1엄마가 모루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많은 그림에 편하게 고른 책
마지막 장을 닫을땐 결코 맘이 편치 않았다.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가정이야기였다.
결혼이란건 생각지도 않다가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고
생각지도 않은 계획에 없던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흔한 일상의 이야기
내가 왜 자꾸 이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되는건지
잘 몰랐다.
책의 내용에 암과 싸워가는 아픈 어머니.
어린 아이를 기르며 어머니 곁을 지켜내는 일은 그리 쉬운일이 아닐거다.
결국 어머니는 하늘에 가셨는데 그 슬픔을 이겨내는건
바로 가족이 있기에 가능했다.

사실 나는 3년전 혜원이가 2학년때
아버지가 갑자기 많이 안좋아지셨다.
과중한 일, 쉼없는 거친 하루 하루.
내가 생각해도 아버지는 그냥 ‘가장’이라는 코뚜레에 끼워져 너무나 힘들게 살아오셨다.
그게 탈이 난거다.
이번이 아버지의 마지막은 아닐까. 아이를 학원에 맡기듯 놓고 아버지를 간병하러 가고. 아이가 끝날 시간이 되면 아픈 아버지를 간병인 없이 두고 오려면.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그렇게 많이 울고 다닌적도 없던것 같다.
누구에게 손을 벌려본적이 별로 없는 나는
아이를 맡길곳도 막막하고 그냥 학원 눈치 보며 한시간씩 연장해달라고 했었다.
다행히 주말엔 철없는 남편이 자기가 가있겠노라 내 대신 가있었고. 응급실에 실려 갈때도 남편이 월차를 내고 가주기도 했었다.
며느리에겐 당연한 일인데
왜 사위에겐, 내 남편에게는 감사하게 느껴져야 하는걸까.
고마움과 이시대 며느리에 대한 화가 격하게 섞여 그때의 내 기분은 지금 생각해도 뒤죽박죽이다.

이 책을 보며
아픈 아버지. 그리고 애증관계의 엄마가 생각나고
혼자 달달 거리며 고민했던 내가 격하게 오버랩 되었다.
주인공은 세자매 인데 그것조차 나에겐 부러움이 되었다.
‘훈버터’-얼마나 달달하면 훈버터로 부를까? -옆에서 큰 힘이 되어주고 버팀이 되어준 주인공의 남편.

남처럼 굴때도 많고 철없이 행동할때도 많지만
내가 진정 힘들땐 나를 대신해주는 남편.
내 속에서 튀어나온 나를 닮은 두 아이.
이젠 내 편이 많아졌다.
자꾸만 옛날의 나를 떠올리면 안되는데
어린 내가 떠올라 슬퍼졌었다. 이젠 내편이 많아졌으니 그러지 말아야지.
지금도 내 옆에 계셔주시는 아빠. 엄마께
1월1일. 내 옆에 계셔주셔서 감사하다는 낯부끄러운 문자를 보냈다. 바로 이 책의 힘을 빌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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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모르는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많아진다
김소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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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엄마가 있는 표지에
아주 가볍게 고른 책

그러나 마지막 장을 덮을때
오열하느라 책 겉표지가 쭈글쭈글 해졌다.

겁이 난다.
부모님과의 완벽한 헤어짐이 언젠가 나한테도 올텐데... 목구멍에 자두씨 걸린것처럼 아프다.

내 엄마나 아빠는 막연히 처음부터 엄마,아빠 였을거 같다. 어린시절이 없었을것 같고.
그냥 처음부터 말이다.

그런데 요새 부쩍 수척해져 가는 부모님을 볼때면,
마음이 물렁거리는 갯벌 같다.

싸가지 없는 무남독녀에서
노력하는 딸로 변해야 되는걸 아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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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쓰는 방학 일기 사계절 저학년문고 19
박상률 지음, 김유대 그림 / 사계절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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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책 읽는 가족

미리쓰는 방학일기-바람과 하모니카 아저씨

 

박상률 창작동화집

김유대 그림

 

 

겨울 방학 준비들은 잘 되어 가나요? 아줌마는 아이들이랑 1월에 스키장에 갈 계획을 짜고 있어요.

추운건 너무 싫지만, 하얀 눈밭 위에 확 누워서 천사를 만들면 기분이 최고 거든요.

 

12월 책 읽는 가족 책을 아줌마의실수로 너무 늦게 받게 되었어요.

마지막을 장식하지 못하는줄 알고

슬펐는데 다행히 잘 마무리 지을수 있어서 행복해요.

 

미리쓰는 방학일기.

이 책은 단편들이 묶여진 짧은 이야기 책이라 재미가 한가득이에요.

책 중에 바람과 하모니카 아저씨라는

동화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해요.

눈도 코도 입도 없는 바람이 이야기 주인공이 되어서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살펴보는 내용이에요.

신기하지요? 누구나 주인공이 되어 말할수 있다는 설레임에 아줌마는 책이 참 좋아요.

우리 아이들도 그런 점을 좋아했으면 해서 이점을 아주 강조 했답니다.

바람이 자꾸만 장난을 쳐요. 이리 저리 휙휙~ 더운 김에 지쳐가는 사람, 모자가 날아가는 사람,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에게 장난으로 바람을 휙~ 불어요. ! 알고보니

저번에 하모니카를 불고있고 앞에 바구니에 천원짜리 몇장이 있는데

재미로 그 천원짜리를 날려버린 기억이 난대요. ...바람 못됐네~

바람은 이 아저씨를 하모니카 아저씨라고 부르네요.

버스에서 내리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마중나와 있다가 끈을 아저씨에게 줘요.

그 아저씨는 그걸 잡고 어디론가 자꾸만 가요.

우리 아이들도 그림을 보고 눈치 챘어요. 아저씨는 시력이 안좋으시던가 아예 안보이시는거 같았대요.

꼬불꼬불 좁지 좁은 골목을 따라 땀을 흘리며 열심히 올라가요. 골목도 햇빛에 달궈져 후끈했어요.

바람이 불어도 뜨거웠구요. 지금은 추운 겨울이라 상상이 잘 안되지만

한여름 8월을 떠올리면 서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났었잖아요?

아저씨는 한 허름한 나무 대문 앞에 강아지랑 멈춰요. 집일까요?

여자아이가 나오자 아저씨는 호주머니에서 꼬깃한 종이돈이랑 동전 몇 개를 주며 말해요.

 

숙아, 공책 살 돈 되겠지?

 

... 아저씨는 도움을 주려는 거였어요.

 

강아지랑 또 다른 집 앞으로 가서 멈춰요. 머리가 하얀 할머니가 방문을 열고 누워있어요.

할머니께도 꼬깃한 종이돈과 동전 몇 개를 드려요.

 

할머니. 내일은 보건소라도 다녀오세요.

 

할머니가 아프신걸 도와드리려고 했던거에요.

이 부분을 읽는데 왜이렇게 아줌마는 챙피하죠?

너무 챙피해서 코끝이 찡해요. 내 주변을 둘러보면 도와줄 사람들이 참 많아요.

그런데 아줌마는 남이 도와주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나서지 못했어요.

 

바람도 아줌마 같은 생각을 했나봐요.

갑자기 시원한 바람을 휘이익 불어줘요.

아저씨의 땀으로 젖은 이마가 시원해 져요.

강아지랑 아저씨는 기분이 좋아져요.

 

남을 돕는건 어려운게 아닌데, 너무나 멀게만 느꼈어요.

우리 아이들도 이 동화를 읽고 좀 더 쉽게 다가갈수 있으면 좋겠어요.

 

사람이 사는 세상.

 

하모니카 아저씨가 사는 세상인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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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타작 하는 날 사계절 저학년문고 15
윤기현 지음, 김병하 그림 / 사계절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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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가족- 보리타작 하는 날

 

구수한 된장찌개와 보리밥 같은 책

 

 

읽으면서 온기가 느껴지고 묵직한 목화솜 이불 덮은 듯한 느낌을 받는 책은 참 드문데

이 책이 딱 그 느낌이에요.

 

아줌마는 시골에 살아본 적은 없지만

마당이 있는 이층 집에서 어린시절을 보내서

우리 아버지가 병아리며, 토끼, 강아지, 고양이... 그리고 한쪽 화단엔 계절 식물들을 키워주셨어요.

무남독녀인 외동딸이 외로울까봐 한시도 마당을 비워놓는 일이 없으셨어요.

색예쁜 봉숭아, 벽을 타고 해를 바라보러 올라가는 나팔꽃,

자기가 고추 나무인줄 알고 대가 두껍고 크게 자라는 고추,

통실한 가지, 아삭 아삭 싱싱한 오이, 그리고 한켠엔 겨울 김장 김치를 묻어놓는 큰 항아리 입도 기억나요.

철되면 고추장 담그고, 간장 달이고 장독이 쉬는 날도 없었고요. 볕이 좋으면 장에게 해 보여준다고 뚜껑도 열어놓고 혹여 비오면 저를 냅다 불러 뚜껑 닫게 하시곤 했어요.

 

마당의 온 생물이 내 놀이터였고, 내 장난감 이었답니다.

아마 시골에 살았더라면 마당이 아니라 온 마을이 장난감이었을텐데 말이죠.

빨간 벽돌을 돌로 찧어서 고춧가루라고 하고, 고춧잎 빻아 나물이라고 짓고 소꿉놀이도 했었고요.

 

이 책을 읽는데 갑자기 필름처럼 내 어린시절이 촤르르륵 지나가요.

따뜻했던 날들이요. 책이 주는 영감은 기억속의 촉각 후각 미각 다 느껴지네요.

 

1999년 나 온 책인데 많은 친구들이 읽은 것을 보면 아무래도 아줌마가 느낀 이 느낌을 다른 친구들도

느껴서가 아닐까 싶어요.

 

그림이 어찌나 따뜻한지. 글과 찰떡 궁합 이에요.

아줌마는 우리 아이들 책을 권해줄 때 글도 중요하지만 삽화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읽는 사람의 상상력을 열어주고, 오감이 아닌 제 육감도 열어주는게 바로 삽화라고 생각해요.

 

얼마나 따뜻한지 몰라요.

 

주인공 두 아이들은 남자 아이들이에요.

여름엔 냇가에서 빨가 벗고 인디언 놀이도 하고, 가을엔 추수하는데 부모님 일손을 돕고요, 겨울 준비 할 땐

곳감 만드는데도 한 몫 하고요.

 

아버지가 보증을 잘 못 서 큰 손해를 보고서 어머니에게 화풀이 하는 모습을 보고 아들들이 많이 속상해 해요.

어머니를 안타까워 하고 슬퍼하고 애달파 하는 아들들이 참 대견하면서도

아줌마는 엄마입장이여서 그런지 마음이 짠 해요.

 

우리 아이들 앞에서 웬만해선 싸우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게 잘 안되요. 아줌마도 엄마가 처음이고 아내가 처음이라

잘 못하는데 우리 아이들도 아줌마가 속상해 하는 모습을 보면 그대로 전달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 부분은 어둡게 읽어주지 않았어요.

온 마을이 잔치를 할땐 어른 어린이 할거없이 모두가 한마음으로 즐겁게 잔치를 즐겨요.

요새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잖아요. 누구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필요까지는 없지만

참 안타까워요

아줌마는 현재 빌라에서 사는데요. 건물에 9가구가 살아요. 우리는 한달에 한번씩 반상회를 한답니다.

, 여름, 가을에 반상회 할땐 옥상에서 해요. 불판에 숯도 피우고 고기도 굽고 옥상 한켠의 텃밭에 상추를 따서

싸먹기도 하고요.

어때요? 꼭 지금 이 책에 나온 시골 같지 않아요?

처음에 적응하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참 재미있어요.

 

요새 김장철이잖아요?

아침에 아이들과 학교에 나설 때, 문에 봉지가 달랑 달랑 걸려있어요. 보면 김치 한쪽씩 들어있죠.

각자 김장 하는 날짜가 다르니 어느집이 걸어놓은지 모르지만

그렇게 매년 자기집 입맛대로 만든 김치 한쪽씩 먹는 재미도 쏠쏠해요.

 

얼마나 재밌는데요. 이걸 과연 누가 걸어놨을까 맞추는 재미도 있고요.

아이들은 산타클로스 선물 받은냥 !! 또 걸려있어요~” 하고요.

 

서울에 산다는건 어쩔땐 숨이 막히고 각박하고 답답한데요.

나부터 옆집에 손을 내밀면 그 집이 마당이 되고 그 마당이 마을이 되더라고요.

 

오랜만에 읽은 마음 따뜻한 책.

 

 

오늘은 된장찌개를 해야겠어요.

이 책을 읽으면 자꾸만 이상하게 하얀 두부가 숭덩 숭덩 들어간 얼큰한 된장찌개 생각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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