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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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포리스터 카터의 어린시절을 그린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체로키 인디언의 혈통이라는 태생으로 불리한 환경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속에서도 정말, 따듯한 심성으로 올곧게 자란 덕은  부모잃은 포리스터를 데려와 키워준 할아버지와 할머니 품이 있었기에 두분께 깊은 존경심이 든다.  인디언의 땅에 와서 주인노릇을 해대는 백인 중심의 잔혹과 위선의 질곡안에서도 자연의 일부였던 인디언의 지혜는 안타까움속에 그래도 이렇게나마 전해지고 있구나.. 싶었다. 다섯살 어린 '작은나무'로 불리운 작가의 심성으로 그려진 문장이 얼마나 깊은 사색이 묻어나는지 ^^15p  산이 바로 내 옆에 와 있는것이 느껴졌다. 산이 손을 벌려 온몸으로 감싸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25p 메추라기가 탈콘매에게 잡히는 것을 보고 할아버지 하시는 말씀, '슬퍼하지 마라, 자연의 이치라는 거다. 누구나 필요한 만큼만 가져야 한다. 제일 좋은 것보다는 작고 느린놈을 골라야 더 강한 메추라기가 남는거고 그래야 우리들도 두고두고 고기를 얻을 수 있는거란다. 쓸것 이상의 꿀저장은 곰한테, 너구리한테, 체로키에게도 뺏기기도 하는거라고 웃으면서 들려주신 꿀벌의 비유..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쌓아두고 싶어 남의 걸 빼앗아 오고 깃발을 꽂아 전쟁이 일어나고 그러다 죽는다는 이치를 지혜롭게 말해주신다.

102p 할머니의 말씀 또한 철학이다. 사람들은 두개의 마음이 있는데, 몸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꾸리는 마음과 영혼을 위한 마음이다. 몸을 위한 마음이 욕심을 부리고 교활한 생각을 하고 있으면... 영혼의 마음은 점점 졸아든다. 몸이 죽으면 모든게 다 없어지고 영혼의 마음만 남는데, 평생 욕심부리면서 살아온 사람은 죽고 나면 밤톨만한 영혼밖에 남지 않아 다시 태어나면 세상의 어떤것도 이해를 할 수 없게 된다. 몸을 위한 마음이 더더욱이 커지면 영혼의 마음은 땅콩만큼 줄었다가 그것마저도 사라져  완전히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살아있어도 죽은 사람이 되고 마는데, 더러운 것만 보거나 찾아내는 사람, 다른사람에게서도 나쁜 것만을 들추는 사람, 나무를 봐도 아름다움보다는 목재와 돈덩이로 보는 사람들.. 그런 걸어다니는 죽은 사람이 보인다고 하신다. 영혼의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꾸려면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써야한다. 할머니의 말을 듣고 작은나무는 밤톨만한 영혼을 갖고 싶지 않다며 모든 사람을 잘 이해하기로 마음먹는다. 이 얼마나 흐뭇한 모습인가!!! .... 

126p  아끼던 개 링거의 죽음으로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허전하고 아픈 작은나무의 마음을 읽어주시는 할아버지의 말씀.. 사랑했던 것을 잃었을 때는 언제나 그런 기분을 느낀다. 또 나이가 들면 떠올려지는데 묘한 일은 나쁜점은 절대 생각나지 않고 좋은 점만 생각난다고 한다. 그래서 나쁜건 정말 별거 아니겠냐고 하신다. 참 멋진 역설적인 표현법이다!! 이래서 문장가이고 문학의 힘이 느껴지는 것이다 ^^

224p 여름날의 저녁, 뒷베란다에 앉아 할머니는 작은나무에게 태어난 계절과 고향, 아버지가 한 일, 어머니의 사랑등을 이야기 하면서 1억명중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할 만큼 좋은 운을 타고 태어났다고 해주신다. 자연속의 모든것이 형제자매라는 것을 믿음을 가지며 스스로가 자랑스러움을 가지게 되었다는 작은나무,, 다섯살 어린 작은나무에게도 깜깜한 길을 무서워 하는 할아버지를 전적으로 책임질것을 다짐한다.(이런 자중감을 키워주신것도 조용조용 이야기 해주신 할머니의 전통적인 체로키의 관습이 있었기에겠지! 정말 본받을 점이다.)

246p 일요일 교회에서 나눔의 시간을 가질적에도, 남에게 무언가를 그냥주기보다는 그것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게 훨씬 좋은 일이다. 의존하게 되면 인격이 없어지고 친절로 인해 인격을 도둑질하는것이 되지 않겠느냐며, 정말로 해야할 일은 자립심을 일깨울 수 있는 작은  뭔가를 가르쳐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할아버지를 통해 진정 위하는게 무엇인지를 또 해야할일이 무엇인지를 배운다.

293p, 283p 아동보호라는 명목으로 원치도 않은 고아원으로 가게된 작은나무, 가슴아프지만, 법을 들이대며 숲에서는 인간다운 보호와 교육을 받을 수 없다는 등의 백인들의 법으로 인해 헤어져야만 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부분에서 정말 분하고 가슴이 아파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같은 시간에 촛불을 키고 기도하면  함께 있는거와 같다, 바람이 안부를 물어주는 산에서 보낸 전령이라는 거, 밤하늘의 느대별을 보고 있으면 할아버지와 할머니, 또 윌로 존아저씨 모두 떠올리며 마음을 달래는 작은나무, 별을 쳐다보는 걸로 충분하다고, 할아버지가 추억을 보내주실거라고 믿는 작은나무...  참, 안타까운 시절을 담담하게 써내려간 부분이다.

327p 누구든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이 할아버지께도 찾아오고,, 눈물범벅이 된 작은나무와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마음에 들어하셨던 드레스를 입고 흔들의자에 앉아 가슴 앞섬에 편지하나 남기고 돌아가신 할머니.. 작은나무에게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오게 해 읽어주셨고 (사전의 첫쪽부터 일주일에 다섯단어씩 외우고 문장을 만드는 숙제를 내주신 할머니.. (31p 사서는 읽은 책을 따로 정리해 보관하며 다정다감하게 맞이해주었다)..  그 자체 그대로가 대자연이고 본보기다.

작은나무에게 이와같은 풍요로운 어린시절을 마련해 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아낌없는 따뜻한 사랑속의 훈육이, 나를 돌아보게한다. 지금의 나는 우리아이들에게 어떤 사랑과 가르침을 주는지...

* 할머니의 편지..작은나무야, 나는 가야 한단다. 네가 나무들을 느끼듯이, 귀기울여 듣고 있으면 우리를 느낄 수 있을 거다. 널 기다리고 있으마. 다음번에는 틀림없이 이번보다 더 나을거야. 모든 일이 잘 될거다. 할머니가..

* 두분이 나를 위해 새겨놓은 자국들을 바라보았다. 지팡이 끝부분에 있던 그 자국들은 두분이 느낀 깊은 행복을 나타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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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원과의 산책
사이 몽고메리 지음, 김홍옥 옮김 / 르네상스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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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도서관에서 그림책으로 너무나 자주 눈에 띄었던 제인 구달. 그리고 희망의 이유'라는 책으로도 우리에겐 다정하게 익숙해 있던 차, 이렇게 자연과 환경을 더불어 생각하는 여성영장류학자들을 엮어놓은 책을 만나다니 ^^ 행운을 발견한것처럼 반갑게 읽었다. 그 많은 등장인물(?)의 이름들로 하여금 많이도 헷갈렸다..ㅋㅋ (침팬지, 플로의 계보 & 고릴라 디지트의 가족들 & 오랑우탄의 수피나 가족들..) 동물에게도 이름을 붙여주고 타고난 재주로 이야기를 엮어 내는 제인의 접근법을 따랐다고 하니, 오, 남성들은 과연 따를수 없는 개체접근법에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현장연구에 매달릴 수 없으렸다...ㅎㅎ

 침팬지의 제인 구달, 고릴라의 다이안 포시, 오랑우탄의 비루테 골디카스...  '유인원과의 산책'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듯, 양육자로서, 과학자로서, 또한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는 여전사로서. 이 세여성의 인류(영장류)학자들과 그녀들의 스승인 루이스 리키(104p 1903~1972년 사망-20세기 주요 화석발굴 작업 주도및 아프리카가 인류의 발상지라는 학설과 더불어 인류조상 진잔트로프스를 발견함으로 이미 밝혀진 계통보다도 훨씬 이전인 두 배정도 거슬러 올라간 시기라는 사실을 입증한 세계적 명사 - 주로 탄자니아 올두바이 계곡에서 작업) 의 발자취를  읽어보니 열정(사랑), 침묵(묵묵히), 꾸준한 관찰과 기록의 공통점이 있었고 그로인해 지금의 이러한 업적을 보여줄만한 위치가 마련되는 걸 새삼 깨달았다. 

 루이스의 주장에 의하면 여성이 남성보다 관찰자로서는 더 훌륭다는 '야생이론'을 들어 생의 말년에 이르러서야 확신에 찬 대형 유인원에 관한 연구를 계획했다. 57세에 제일 먼저 제인구달을 탄자니아 곰베현장에 (당시 제인은 26세- 1960년)  6년 후 다이안(당시 35세)을 르완다 비룽가산의 분화구 경사진 곳의 고릴라에게로,  또 67세에  비루테를 오랑우탄 연구책임자 (UCLA 인류학 석사과정인 23세) 인도네시아 우림지대로 보냈고. 그녀들의 개체접근법식의 관찰기록이 크나큰 업적이 될수 있도록 지도하고 이끌어 주었다.

 어릴적 얘기나, 그녀들이 평생을 걸고 몰두할 수 있었던 동기여부,  그녀들의 업적이 이뤄지는 동안 잃게 된 개인 가정사도 조금씩은 들여다 볼 수 있고, 자신의 유인원이야말로 최고라고 자부할 만큼의 사랑이 넘치는 결과로 사회와 부딪쳐 앞으로펼쳐질 투쟁도 각기 개성대로 보여준다.  이미, 다이안은 이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남기고 간 과업으로 인해..

*기회가 되면, 제인구달의 '인간의 그늘 아래서'  이제 막 출간된 '희망의 밥상'  * 다이안 포시의 평전 <안개속의 여인> 과 다이안 포시의 '안개속의 고릴라'  도 읽어봐야겠다. 어서 기회를 만들어야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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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서태후
펄 벅 지음, 이종길 옮김 / 길산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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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0p가 넘는 장편이라 하루 100p씩 일주일 잡았다. 그러나 작가 펄S.벅의 이름만큼이나 기대와 흥미로 이틀 반나절만에 다 읽어버렸다. 책장을 덮은 뒤에도 한참동안의 서태후의 잔상에 아른거리는 여운이 남았다.  때는 1852년 만주족이 청왕조를 건국한지 208년 째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황실경비대 숙부집에 얹혀 사는 열일곱의 소녀는 이미 태자비였다가 죽은 사촌의 친동생 사코타와 (무양가의 둘째 딸이자 나중에 동태후 자안황후가 된다) 함께 황실의 부름을 받고 간택된다. 이미 영록'이라는 연인이 있었지만,  황후로서의 영광을 그리며 자금성으로 들어가 3급 귀인(貴人)의 자리에서 2급 빈(嬪)도 거치지 않고 아들을 낳은 덕에 애초부터 1급인 비(妃)의 자리로 들어와 태후가 된 사코타와 같은 대접을 약속받은 서쪽 궁의 왕후가 된다. 또한 먼저 죽은 남편, 청나라 4대(?)황제 함평제를 뒤를 이은 어린 아들 황제의 섭정으로 시작해 옥새를 차지해야만 승자가 되는 과정과 실화속에 인물, 영록의 믿음직한 충정은 사랑 그 이상으로 서태후를 받쳐주는 소설로 그려진다.

 난아(蘭兒) 라는 아명에서 예흐나라' 라는 이름으로 궁으로 들어와 태자를 낳고 자희황후가 되어 중국을 마지막으로 통치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외세의 침략에 맞서면서도 동시에 개혁이 이루어지는 역사적 전환점에 살았던 여제. 늘 독서와 지식에 관련해 의욕적이었기에 그만한 태후가 되지않았을까 싶다. 물론, 펄s.벅이란 저자가 살을 더 붙였겠지만서도,  궁전도서관에서 학식이 뛰어난 스승을 찾아 공부에 열중, 역사와 시, 음악과 서화에 관심을 두고 자기수양과 함께 선조들의 정치를 잘 배웠둔 준비된 여제감이란것이다.

 책을 보면서 겉장의 칼라로 그려진 중국여인상을 몇번이나 자주 들여다본지 모른다.^^ 아름다왔던 면모보다도 똑똑하고 내실을 갖춘 여인으로서 다가온 자희에게 배울점이 많다고 느껴졌다. 또한 어쩜 그렇게도 유구한 아시아의 보물인 중국사의 흐름과 입장을 잘 파악하고 있는지,, 펄S.벅 역시 대문호답다.

*49p 읽던 주역을 잠시 덮어놓고 금서로 간주되는 홍루몽, 금병매, 백사와 같은 책에도 관심이 있어 도서관에 없다면 궁 밖에서 사와서라도 읽어 볼 생각을 한 예흐나라

*113p 나약하고 부패한 황실에 반란을 일으키고 그틈에 만주인 황제를 몰아 내고  한족의 왕조를 부활시킨다는 기치아래 모여든 한인반란군들은 스스로를 한족예수라 부르는 장발의 광인 홍의 지휘하에 거대한 무리를 이루면서  전통적인 조상신을 버리라고 유혹을 하는 등 어수선한 작금의 사태이니만큼, 황제의 여섯 번째 이복형제인 공친왕은 제국의 유산을 지키겠다는 간절함으로 강한 어머니에게서 강한 후계자를 바라는 마음으로  후궁인 예흐나라를 가르치기로 결심하고..  특히, 3백년 전, 맨 처음 발을 들여놓은 포르투갈의 향신료 상인들의 불법적인 약탈과 연이은 스페인, 네델란드등의 유럽국가의 침략. 그리고 아편전쟁을 일으킨 영국과 더불어 프랑스, 독일에게도 위협을 받는 등의 국정전반에 관한 언급에서는 그 가르침을 경청하는 중에불끈 주먹을 쥐는 예흐나라.

*182p 성에 들어온 이후 한번도 성 밖에 나가 볼 생각도 못했던 예흐나라는 황후가 되어 딱 한번 하루만의 외출을 허락받고 설레면서 친정나들이에 나선다. 그렇지만, 그립고도 그리웠던 어머니와 형제들의 해후상봉이 편치만은 않은 장면들.. 손자인 태자의 안부도 물을 수가 없는 등, 이미 예흐나라가 황후가 된 이상, 입에 올릴 수 없는 황(黃)자가  있기에. 황실을 뜻하는 황(黃)자가 또 다른 의미에서 보면 죽음을 뜻하는 황천(黃泉)에도 쓰이기 때문이라나..

*197p 처음으로 황제의 부름을 받은 날도 아끼던 강아지를 데리고 갈만큼, 베짱도 두둑하고 애정이 많은 자희의 순수한 모습이 드러나는 부분. 자연의 생태와 귀뚜라미, 새를 부르는 흉내내는 새소리, 오리등의 동물과 장난치며 자신에게 충성을 보이는 것들에게 지극히 너그러움을 들여다 볼수 있다.

*362p 서태후가 읽었던 여러 책을 통해 알고 있다면서 들려주는 여러 전설은 작가 펄S.벅의 중국사의 해박한 이해와 애정을 엿볼 수 있다. 건륭제 당시 투르케스탄 공주를 위해 지어진 북해궁의 사연일른지, 배우였던 생모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이후 배우는 모두 환관으로만 정해놓았다는 일등등과, 서태후가 1천8백년 전 도황의 지시하에 집대성한 의술과 법의학서까지 애착을 갖고 주의깊게 파묻혀 읽었다는 부분이 내게도 찐하게 와닿았다.

*450p 환관장으로 하여금 황실까지 타락지경에 이르게 하는 환관들의 추악한 행태들이 실날하게 드러나 보이고 또 가차없이 참수시키는 부분..

*461p 선교사의 첫걸음이 곧, 상인들로 그리고 전함이 따라오면서 공사들의 주장이 생기고 그로인해 양보(빼앗기는..) 계약체결이 이루어지는 일들..  일찍이 중국인들은 중국의 종교만이 가장 위대하다고 선언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수천년간 유교와 불교, 그리고 도교 신봉자들도 평화롭게 서로 존중하며 살아오면서 그들만의 종교가 가장 위대하다고 선언하지 않았던 것에 비해 기독교인들은 그들의 신만이 진정한 유일신이라며 전도하는 작태가 침공이나 다름없는 안타까운 일들로 서태후만큼은  전통과 문화의 자긍심으로 개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개해 마지 않는다.. 486p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은 길가의 쓰레기처럼 취급할 뿐, 상업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인간으로서 갖추어야할 네가지 기본인 의식의 준수, 타인에 대한 인간적인 의무, 고결한 성품, 수치심까지도 지니지 않은 야만인들이라며..

*477p 정원의 작약언덕에서 지저귀는 새를 보며 궁녀들에게 '사랑과 친절은 모든 두려움을 극복하기 마련이란다. 심지어 동물에게도 말이야. 이교훈을 마음소에 간작하도록 해라" 하는 말을 보더라도 관대함과 자비로움을 볼 수 있다.

*480p 관음보살과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을 자신의 처지와 비교해 자매라고 부르면서 염주를 108번 굴리며 고개숙여 매일같이 하늘의 주인인 부처에게 소원을 비는 모습은 내가 보아도 사랑스럽고도 품위가 느껴졌다. (하늘에 계신 자매님, 제 친척 영록이라는 자를 알고 계시는지요? 제 운명만 아니었다면 우리는 아마도 부부가 되었을 것입니다. ...중략...  내 자매인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사랑하는 이의 지위를 올렸던 것처럼 말입니다. ^^)  568p 관음보살 앞에 향을 피우고 묵상에 잠긴채 자신을 일깨워 자비를 가르쳐 달라고 빌었으며 사코타 또한 자신이싱이 베푸는 자비에 눈을 뜰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원했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죽일 수밖에 없다. 라며 기도를 통해 평온한 힘을 얻는 태후. 그리곤 동태후를 암호랑이처럼 살기가 번뜩일만큼 혼을 보이는 태후... 자신의 믿음에서 얻는 힘일까?  그 저력이 대단타..

*646p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외세때문에 어지러운 가운데, 외국인 신부들에 떠도는 소문으로(마법사며 사악한 약을 만들기 위해 아이들을 납치해 눈을 파낸다든지 뼈를 갈아  술을 만든다든지..) 봉기가 일어나고 외국인 사제들이 구타에 살해되는 일이 일어날 때마다 프랑스, 포르트갈, 벨기, 스페인, 이탈리아등 서양국가에서는 공공연히 특권과 영토를 내놓으라는 등이 전쟁 협박을 했고,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은 툭하면 불평을 늘어놓질 않나 한편, 일본까지도 중국으로서는 자신없는 해전으로 백성들을 괴롭히질 않나.. 바야흐로 전세계가 그녀 태후를 맞서 대항하고 있는듯.  외롭고도 힘든 처지에 믿고 의지했던 영록마저 병고에 시달리고 자금성을 떠나야 피난을 가야만 하는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않고 펼쳐든 책의 문구는 수천년 전 공자가 썼던  '넓은 사고와 참된 이해의 부족으로 위대한 목표를 잃어버렸도다. ' 는  태후의 맘을 대변해주었으리라

*692p 자금성을 떠나 90일의 여정중에 나온 비아로(飛鴉路-날아다니는 거위의 길)의 작은 언덕길을 지나다가 주변의 장관을 즐기기 위해 잠시 멈출 것을 지시했다.. 이 부분에서 한비야씨의 기행담에서 언급되었던 부분이 생각난다. 우리나라 국토순례기에서도 나오는데.. 비아'라는 지명은 어디에나 있을법한 이름인가보다. 하하^^*

*716p 우여곡절끝에 자신의 궁궐 자금성으로 돌아온 후 노환과 병고중임에도 충정을 보였던 영록의 죽음을 맞고,, 그로인한걸까.. 자신의 남은 삶도 돌아보면서 야만인이라고 상종을 안하려 했던 서양인들과도 동서양의 화합을 생각하며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겠노라고 칙령을 내린다. 더불어 이방인인 외국공사들의 부인과도 성대한 연회를 열어 한껏 접대를 베푼다. 3백명의 요리사가 동원되고 세시간짜리 경극 네개가 준비될만큼^^ 초대받은이가 거의 질리지 않았을까 모르겠다. 한마디로 뻑가게 만들요량이었겠지 ㅎㅎ그나이에도 깜찍하게 영어로 인사말을 건네는 열성도 보이고 말이다. "하오 튀우 투? 하삐 니우 이어 뜨링꼬 티!" 라는 안부와 새해인사와 차를 권하는 정도였지만, 천하를 휘두르던 태후께서 직접 외국말로 인사까지 건넸다 는건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말, 태후는 사랑스러운 여인이도다.. '같은 하늘 아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한 가족과 같다'는 말도 건네고팠던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의 사망소식이 전해오자, 아연질색해서 하는 말 "우리자매님은 어쩌다 돌아가셨는고!" ㅎㅎ 펄S.벅의 표현인가, 번역가 이종길의 표현인가,,  백성들의 사랑을 받으며 어진통치를 했던 여왕조차도 결국 평범한 사람들처럼 병들어 죽고말았다는 사실에 태후의 가슴은 비수가 박히듯한 소식이었다는데, 정작 빅토리아여왕은 서태후를 어찌 생각했었을까,, 궁금해지도 해서 다음엔 빅토리아여왕의 이야기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나이들어 노불야'라는 호칭을 받으면서도, 황제의 어머니 태후로서, 그보다 먼저 아들의 죽음을 맞아 조카를 양자삼아 황제로 키우면서 천하를 휘두르는 자리까지 누렸지만도, 역시 어머니로서 가슴앓이는 피할 수 없는 가보다.  455p 아들과 뜻이 맞지않아 상심하지만서도 드러내는 것 또한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 고심에 내면 깊숙히 겸허한 상의도 할 수 없었던 태후를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의 입장으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지, 엊그제 다녀온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인 함평제 어쩌구하는 유물이 그렇게 크게 보일 줄이야 ^^ 인상 깊게 읽은 책으로 인해 또 다른 관련책을 찾게 되고 관련된 지식이 키워짐에  책 읽느 재미가 쏠쏠한 요즘, 아~주 재미나게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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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출가산사에서 마음을 보다
민병직 지음 / 운주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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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의 월정사 단기출가학교에서의 한달간의 수행기란다세상 사람들 누구나 그렇지는 않겠지만많이 그리워하는 삶을 수행한 작가의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 한껏 마음여행을 했을 여정이 부러운 마음에 샘이 난다 찾기, 떠나기, 위에서, 길을 따르리,, 라고 소제목을 붙인 목차에서도 여정의 진심어린 체험이 잔잔하게 느껴진다.

발우공양, 울력, 아상, 간경.. 이제껏 나의 삶에서는 낯선 단어들이지만, 마음에 닿는 단어라 기억해두고 싶다.  불경에서의 가르침과 스님들의 말씀들, 훌륭한 문장들이 체험 속에 묻어 실려있어 묵상이 절로 되었다. 굳이 불가에 속한이들 뿐만이 아닌, 종교를 떠나 누구라도 읽어보면 좋을만한 책이라고 생각이 들면서, 깊이 닿던 책장들을 추려 메모해본다..

29p 속가의 온갖 사연이 묻어 있는 자신의 머리털을 챙겨 삭발기념탑 아래 묻는다. 부처생명을 느끼면서,  32p 발우공양중에 음식찌꺼기로 인해 천숫물 반양동이를 나눠 마시면서.. . 세상에는 사람만 사는 것이 아닙니다. 아귀라 부르는 중생도 삽니다. 아귀의 배는 남산마냥 부르고 목구멍은 바늘귀만큼 좁습니다. 그러니 고춧가루나 밥티를 먹게 되면 목에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먹어도 배가 고플테지요. 아귀들의 고통도 생각할 아는 수행자가 참된 수행자임을 40p 낡은 수레는 구르지 못하고 늙은 몸은 닦기 어렵다. 82p 탁발은 남을 위한 수행이 아니었다. 온전히 나를 위한 탁발이었고 수행이었다. 나를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자비수행 116p 출가자의 걸음걸이와 눈빛..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면 세상이 달라진다고 했다. 출가자는 우행호시를 줏대로 삼을 일이다.우행호시함으로써,,, 136p 허물을 볼지언정 남의 허물을 보지 않는다152p 나를 낮춤으로써 아상을 버리게 되고 교만을 버리게 되는  168p 행복의 법칙.. 맹귀우목처럼 기적이라는 것에 감사와 환희로움이 가슴 가득히 번진다. 자식과의 만남에서도 부모역할이 진리다워야 것이다아무렇게나 키운다면 생면에 대한 방임이며 만남에 대한 인연의 절교인 것이다. 188p 모래성 쌓기 206p 세상의 이치는 자신이 생각한 만큼, 자신의 눈높이 만큼만 보이는 법이다. 마음이 분별심으로 차있다면 어떤 가르침도 담길 없다. 202p 노모가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고사로  신라의 진정법사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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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세계로 떠나는 신나는 토론 여행 - 동화 작가 조성자와 함께하는 책읽기.토론하기.글쓰기, 고학년
조성자 글, 허현경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집 4학년 작은 아이는 작년 한해  무진장 책을 많이 읽었었다. 

 읽다보니 재미에 빠져 다독을 하게 되고, 따라 속독이 키워져 책을 준비해주는 엄마까지도 바빴지만, 뿌듯한 마음 가득이었다. 책을 좋아하면 얻는게 어디 일석이조뿐일까 ^^* 도서관이나 서점가의 권장이나 추천목록을 참고하면서 준비해주었고, 읽다보면 관심사가 이어져나가 뭘 읽힐까.. 고민은 커녕, 준비해주기가 정말 바빴던 한해였다.

 하지만, 뭔가 아쉬운 구석은 있었다. 독서 후 감상을 기록하거나 토론이 부족한거! 그때 그때 읽으면서 감동을 받은 부분이랄까..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었야 할 부분등등이  부족했던거였다. 엄마도 함께 읽으려고는 했지만, 아이가 읽는대로 모두 읽을 수는 없었는데,, 이 책을 보고, 아~하! 이렇게 짚어주면 되겠구나! 하는 자신이 생겼다. 

 고학년용이라고 구입한 이책에는 4주* 12개월치, 48권을 다뤄준다. 이 중에는 이미 읽었던 책들도 많아 반가웁고, 더불어 읽으면 좋을만한 책까지 소개되어 있으니, 참으로 나같은 엄마로선 참고하기가 좋겠다. 당장 1학년 입학하는 조카를 둔 동생에게도 저학년용을 선물해줘야겠다 ^^* 읽을거리 너무 많은 요즘 세상에 좋은책들로 이끌어주는 길잡이 역할만이라도 해줘야 하니까...

"책읽기는 완전한 사람을 만들고 / 토론은 부드러운 사람을 만들고 / 글쓰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 서문에 소개된 영굴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의 말에 100% 공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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