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그를 귀찮게 해 - 생존을 위해 물음을 던졌던 현직 기자의 질문법
김동하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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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서도 일방통행은 곤란하다는 생각을 여전히 하고있다. 결국 좋은 질문에 좋은 대답을 얻을 수 있는건 쌍방 작용을 통해서다. 아무리 화려한 미사여구와 단어들을 사용해 묻는다 해도, 또는 강압적으로 윽박지른다고 해도, 상대방의 마음이 닫혀 있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질문은 그를 귀찮게 해> 본문, p.42

일을 하면서 나름의 버킷리스트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잡지 디자인이었다. 달에 한번 진행하는 월간지 업무로 편집팀과 부대낄 일이 많았는데 물론 스마트하고 촉박하게 이뤄지는 그러니까 드라마에서 보는듯한 일들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어깨넘어 보이는 기자님들의 일하는 모습은 늘 질문과 고민 그리고 토론들로 이루어져있었다. 취재를 가서 인터뷰이와 대화하고 사진찍고 돌아와서는 원고를 다시 정리하고 하는 모습을 보고 그게 다시 활자로 인쇄된 종이를 받아보며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러고보면 어릴때 수업시간이나 세미나같은 강연에서 "마지막으로 질문 받겠습니다"라는 문장은 늘 듣지만 사실상 그때는 이미 나갈 준비하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곤했었다. 영화관에서 엔딩크레딧이 올라올때까지가 영화상영시간이지만 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하나둘 나가는그런 시간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그런 시간에 별 공을 들이지않았는데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을땐 그 강연장이 정말 침묵에 휩싸일때도 있고 한두명씩 질문을 할때도 있다. 챙기던 짐을 잠시 놓을정도로 정말 뼈가되는 질문도 있지만 앞에서 이미 다 설명한 내용을 안들은 모양인지 의미없는 질문을 하는사람도 있다. 그리고 나는 또 한번 다짐한다. 나는 질문 안해야지.라고








<질문은 그를 귀찮게 해>의 저자 김동하는 스스로 소개하기를 소극적인 기자라고한다. 기자라고하면 늘 티비같은 곳에서 공식회견이나 간담회에서 취재용 마이크를 손에 쥐고 인터뷰이를 쫓아다니거나 앞에서 하는 말을 빠르게 노트북으로 받아내는 그런 모습만 보았기때문에 아무나 하는건 아니겠구나 저돌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외향적인 성향을 가진 기자만큼 내향적인면을 가진 기자들도 많겠구나 생각했다. 분명 각자 장단점이 있지만 내면에서 던지는 질문을 생각하는 것도 기자다운것이라 생각한다.

널브러진 정보야 검색으로도 나오고 유튜브 영상을 통해 습득할수있다. 그러나 중요한 정보는 그 정보를 생산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을 통해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정보를 다루는 기자가 정보의 출저인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은 일종의 태업니다.

<질문은 그를 귀찮게 해> 본문, p.101-102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이 있다. 내가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분명 같은 의미의 말인데 억양이나 어미의 차이로 다른 뉘앙스를 이끌어낸 경험이 몇번 있다. 하물며 여의도. 그것도 세상 풍파를 겪을 만큼 겪은 정치인들이라면 누구보다 기사를 쓰기위해 날카롭게 달려드는 기자들이라면 그 성향은 더욱 강해질것이다. 내가 사회적 이슈를 죄다 챙겨보는 편은 아니지지만 뉴스에서 무슨 사고가 터졌을때 어떤 기자의 질문에도 정치인이 묵묵부답이거나 인사청문회에서 소리지르는 모습들을 보곤했다. 그땐 그냥 저 나이먹고 저 지위에서 저렇게 행동하냐 혀를 끌끌찼는데 막상 책을 읽다보니 오히려 그런일이 퍼포먼스의 하나이거나 자신이 생각한대로 일이 안풀려서 그런거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책은 너무 유명한 이야기일때는 본명으로 이야기하지만 본명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직접적인 정치인의 이야기를 각색을 해서 흥미진진하게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내가 알지못하는 세계의 이야기이자 치밀하게 눈에 보이지않는 밀당의 기자생활을 엿볼수가 있다. 글만 읽어도 손에 땀을 쥐게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묻는다는건 고상한 일이 아니다. 칭찬을 듣기보다는 욕먹을 일이 더 많다. 그러나 누군가는 물어야한다. 이 정권이든 저 정권이든, 여야를 불문하고 묻는 일은 계속돼야한다.

<질문은 그를 귀찮게 해> 본문, p.168

책을 읽다보니 어떤 의미로는 기자들은 동물적 감과 축적해놓은 데이터로 요즘 말로 "낄낄빠빠"를 잘해야지 살아남을수도 있겠구나 싶다. 이 시간에도 여의도에서는 피튀기는 취재경쟁이 있을것이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한다. 이 책에서는 기자로 생활하면서 질의응답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우린 기자의 직업이 아니더라도 질문과 대답을 해야할일이 많을것이다. 현명하고 적재적소에 맞는 질문은 그 어떤 답에도 실마리를 풀어갈수 있을것이다.





질문은 달리보면 훈련이다. 질문은 근육과도 같다. 자주하면 할수록 더 좋은 질문이 나온다.

질문에 익숙하지않은 사람은 다소 불편하거나 불합리한 상황을 만나도 그것에 순응하려 할것이다.

반면 질문에 단련된 사람은 그 상황에 대해 질문을 던질 것이다.

<질문은 그를 귀찮게 해> 본문, p.233

<이담북스 서포터즈로 제공받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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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선 - 하드보일드 무비랜드
김시선 지음, 이동명 그림 / 자음과모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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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필의 3원칙 첫번째 단계는 많은 영화를 보는것이다. 두번째는 극장을 나설때 감독이름을 적는것.

세번째는 같은 영화를 보고 또 보면서 내가 감독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생각해보는것이다.

<오늘의 시선> 본문 p.22

드라마, 책, 영화 이 세개의 문화생활 중 개인적으로 들이는 노력대비 가장 확실한 여가시간을 즐길수있는건 영화라고 생각한다. 드라마나 책은 호흡이 길어서 꽤 오랜시간을 들여야하는 반면 영화는 시리즈물처럼 정주행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비교적 두세시간정도만 투자하면 하루에도 몇개라도 볼수있기 때문이다. 가끔 두시간만에 끝나버려서 약간 아쉬울 때도 있지만 여운도 오래가고 기승전결도 확실하고 메세지도 정확하고 빠른속도로 한 컨텐츠를 끝낼수있으니 영화를 선호한다. 특히 요즘엔 영화를 집에서도 편하게 볼수있는데 어릴때 주말에 TV앞에앉아 보던 '출발비디오여행' '접속 무비월드' '영화가 좋다'같은 영화소개프로그램에서 추천해주는 영화 외에도 -지금도 채널돌리다보면 보는편이다-유튜브와 네이버영화평점으로 추천영화를 보기전에 먼저 이 영화를 볼 시간이 아깝지 않을지 먼저 본다. 특히 영화유튜버의 추천영화를 알고리즘을 통해 종종 떠서 본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그런 사람들에게 반가운 이름이 있어서 소개해볼까한다.

<오늘의 시선>은 김시선의 영화에 관한 애정과 유튜브나 감독이나 배우 인터뷰를 진행하며 겪은 소소한 에피소드, 그리고 그 영화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는 주변인들에 관한 이야기다. 책 표지에 적혀있듯 하드보일드 무비랜드라는 말이 무색하게 반전없는 것이 반전인 영화를 좋아하는 김시선 본인와 주변인들의 이야기로 이뤄진 에세이책으로 가볍게 볼수있는 책이다. 1세대 영화 유튜버지만 책에는 유튜버의 일상보다는 그저 영화를 좋아하는 '김시선'의 일상과 생각, 고민이 더 많이 채워져있다. 이름을 들어보고 아직 보지 않은 영화도있고 본 영화도 있고 아예 처음 들어보는 고전영화도 나오는 이 책은 거의 평생을 가까이 영화와 함께하는 그는 일상의 에피소드마저 영화속 한장면과 교차점을 만들어낸다. 그의 일상도 재미있지만 그의 주변에 영화를 좋아하는 지인들의 이야기도 몹시 흥미롭다. 영화의 부족한 점이 아닌 좋은점만 부각해서 보는 상훈이 형이나 극장에서 자체제작할수있는 애플민트잎을 손수 키우는 휘병님의 이야기를 보면 나도 영화를 좋아한다는 말을 하기 무색할 정도로 영화제작과정이나 배우, 감독 개개인에 대해 궁금해했어도 이를 상영하고 배급하는 일이나 홍보를 위해 만나는 인터뷰어, 독립영화, 작은 상영관등에는 관심을 크게 두지않았는데 이렇게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읽으면 괜히 마음이 좀 몽글해진다.



이런분들의 노고 덕에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잊지 못할 영화를 만날수 있고, 그 한편으로 또 내일을 살아갈수 있는 힘을 얻을수있다.

<오늘의 시선> 본문 p.139



책을 읽으며 공감했던 파트는 '별점'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나 역시 영화 책 드라마 평점만 보고 선택하는 일이 있다. 아니 꽤 많다. 특히나 요즘은 영화를 다운받거나 다채로운 플랫폼, OTT 서비스로 영화를 볼때 아예 영화정보 밑에 포스터 바로옆 컬러풀하게 번쩍이는 별로 이 영화를 볼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저자가 말하듯 별점을 토대로 영화를 값어치를 따지는것을 좀 지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남들에게 보여주기식, 남들도 보니까 나도 봐야지 같은 영화리뷰가 아닌 솔직하고 담백한 리뷰를 쓰기위해 나도 지금 비공개로 영화 리뷰를 작성하고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름만 들어보고 아직 보지 못한 유명영화들이 이 책에 많이 나와서 100프로 다 내용을 즐기지못한거같아 영화 좀 미루지말고 빨리볼걸 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다.

코로나로 영화관에 못간지 벌써 오래되었지만 이 순간에도 개봉할 영화들은 촬영되고있을것이고 곧 극장에서 만날 영화도 많을것이다.. 나도 나만의 '무비랜드'를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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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줄 인생 브랜딩 -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당신에게 전하는
장진우 지음 / 마인더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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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러분은 세상에 전하는 가치를 통해 사람들이 진정으로 얻고 싶은것을 깊이 있게 생각하고 찾아야합니다.

<하루 한 줄 인생 브랜딩> 본문, p.144

최근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었던 구절이 있었다.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하더라도 우리의 매일은 그 순간순간마다 동일하지않고 계속해서 달라지고있다는내용의 글이었는데 그저 흘러가는 듯이 보이는 시간이 모여 어떤 큰 흐름을 가진다는 생각을 하게되니 2021년이 시작한지 얼마 안된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의 하루가 모여 일주일이 되고, 한달이 되고 그게 한 해가 된다는거에 대한 자각을 하고보니 이제 부터라도 좀 의미있게 그 하루를 기록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에는 다이어리를 쓰거나 사진을 찍으며 하루 하루 차곡차곡 쌓이는 기록을 남기는게 나 혼자 보기엔 아쉽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었고 나의 생각을 정리해서 공유하고싶다는 의지가 들어서 작년부터는 브이로그 위주로 영상을 업로드하는 유튜브도 개설했다. 그것뿐이겠는가 지금처럼 책을 읽고, 전시를 보고 난 감상을 적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도 개설했다. 그렇게 이렇게 인터넷상에 데이터로 떠도는 나의 기록도 좋지만 한손에 잡히게 기록을 내고싶다고 생각이 들었다. 꼭 책 출판은 아니더라도 본인 인생을 한줄로 잘 표현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을것이다.



<하루한 줄 인생 브랜딩>의 저자 장진우는 세움영어의 대표로 미국 마케팅협회에서 국제공인으로 인정받은 마케팅 전문가인데 확실히 마케터만의 흡입력있는 강연스타일의 책이다. 책을 읽다보니 저자가 세운 인생의 목표와 내가 세운 목표가 비슷한 결을 띄고있다. 물론 이분은 나보다도 훨씬 훌륭하게 꿈을 이루셨지만 결국 '자신의 가슴이 뛰는 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책을 읽다보면 우선 저자는 기본적으로 상대에게 자신이 가진 능력을 펼쳐보이기 전에 자신이 가진 가능성과 잠재력을 살펴보라고한다. 외국어고등학교와 SKY대 졸업하고 수능영어학원으로 유명한 '세움영어'의 대표이다보니 아무래도 이분이 '전문성'은 영어이다. 영어를 잘할수 있는 사람들은 많은만큼 다른 사람들이 '영어'를 어떻게 잘하게 되었는지 스스로 분석해보고 아이디어를 내고 전략을 짜낸 그 과정을 서술하는데 저자가 강조하는것은 꼭 독서와 사색이 바탕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국영수 수능위주로 돌아가는 우리나라 입시에서 사실 독서와 사색은 조금 어색한 취미가 될수있는데 오히려 수능영어학원 대표가 이렇게 나서서 독서의 중요성을 알려주니 새삼 우리나라 독서율에 대해 실감해보기도했고 기본 베이스가 있어야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그의 말에 동의하는 바이고 특히나 요즘엔 유투브나 책등으로 좋은 강의들을 충분히 받아볼수있기때문에 그런 배움에 게을리하지않아야겠다 생각했다. 책은 저자가 셀프브랜딩에 대해 가이드해주는 내용도 있지만 저자가 솔직하게 자신이 겪은 일을 꺼내어놓기도 한다. 저자가 처음 책을 쓸때의 일을 쭉 읽다보면 이렇게 까지 다 이야기한다고? 싶기도 했는데 오히려 이런 이야기가 더 믿음이 갔었다. 저자가, 그리고 이미 이 세상의 지식인들이 오랜시간동안 이야기한듯, 뭐든 시작하고 꾸준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자신이 꿈꾸는 목표에 가까워진다. '하루 한 줄' 이라는 문장은 어쩌면 우리가 어렵지 않게 시작할수있는 하나의 장치일수도 있다. 나도 올해, 그리고 앞으로 미래에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서 하루에 한번씩, 조금씩 노력해봐야겠다.

마음을 내려놓고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들을 얘기하듯이

하나씩 하나씩 적어 내려가다보면 첫문장을 시작할수있습니다.

<하루 한 줄 인생 브랜딩> 본문, p.96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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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문장 - 흔들리는 마흔에 참 나를 되찾게 해 준
길화경 지음 / 유노라이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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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느라 좁고 뻔해진 삶의 반경을 조금씩 넓히는 일이다.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면과 부딪히면서 나를 겪어 본다면 자신을 좀 더 입체적으로 느낄수있을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쭉정이 같이 쪼그라든 마흔은 조금 탱글탱글 생기가 도는 나이가 될것이다.

<엄마의 문장> 본문 p.104



몇 해 전 모 방송국의 "당신은 여자입니까? 엄마입니까?"라는 질문을 했던 다큐프로그램이 있었다. 질문의 의도는 무엇인줄 알겠다. 그러나 우린, 여성은 엄마로 살기위해 또는 아내로 살기위해 태어난것이 아닌것인데 엄마라는 집안에서의 직책도, 이 나이로 사는것도 처음이라 어색하고 서툰것 투성이인데 우리는 어쩐지 '엄마'라는 한 단어로 모든게 다 익숙할거라, 이해해 줄거라 생각해버린다. 아직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최근엔 '경단녀'의 삶이나 결혼 후 커리어 생활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도 한다. <엄마의 문장> 저자 길화경 역시 과거에 수술실에서 8년간 일하던 간호사였다. 그러나 육아를 시작하고 자연스럽게 다니던 일을 그만두고 정신없이 아이를 키우다 육아의 최전선에 물러나 문득 돌아보니 세상에 자신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기분이었다고한다. 사실 이런 경험이 비단 저자만의 일이 아니었을것이다. 맘카페를 비롯한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엄마'들이 많다. 본인의 이름보다 아이의 엄마라고 불리는 일이 더 많은 사람들, 우리엄마를 비롯해 주변에서도 흔히 볼수있는 일이라서 사실 책을 읽으며 공감을 할수밖에 없었다.



누구나 잘하고싶다. 아이도 어른도 마찬가지다.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잘하고 싶은 그 마음에 따스한 빛을 비추면 된다. 우리가 불안한 이유는 눈앞의 문제행동이나 지금의 어설픈 모습이 영원할거같아서다.

<엄마의 문장> 본문 p.131



그래도 저자는 방황은 했지만 자신의 길에 다시 잘 돌아왔다. 아니, 어쨌든 다시 잘 돌아왔으니 방황이 아니라 배회라고 해도 괜찮을거같다. 논술교사로 다시 일을 시작하기 앞서 자신의 의지로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마라톤을 하고 시집을 읽고 사색을 하고 글을 쓰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 분을 보자면 사실 존경심이 먼저 든다. 물론 전직업을 보자면 분명 똑똑한 고 오랜기간 공부하셨겠지만 사실 다시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 특히나 마흔이라는 나이에서 도전을 주저할 마음 속 흔들림을 멈추기까지 책을 읽고 자신을 다잡으려하는 그 노력이 느껴져 뭉클했고 책에서 자주 인용되었던 '전혜린'의 책도 읽어봐서 저자가 느꼈던 감동을 함께해보고 싶어졌다. 사실 내가 책을 많이 읽는 편이긴 하지만 그냥 '해치우듯' 책을 읽는 편이 많았어서 뜨끔했던 문장도 있었다.



독서는 내 시간만 넣고 돌린다고 원하는 모습이 되어 나오는 뽑기가 아니다. 질문 없이 읽는 책은 '시간을 먹어치우는 하마'에 불과할수있다. 100

<엄마의 문장> 본문 p.100







책 제목은 <엄마의 문장>이지만 책 내용에서 자녀나 부부내지는 소위 말하는 고부갈등 같은 이야기는 많이 소개되지않고 저자 본인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딸들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담은 '엄마'의 시선으로 자식과 본인의 모친을 바라보며 그 안에서 함께 성장해가는 글들이 있었다. 사실 이름을 제외한 많은 호칭들 중에 엄마일 뿐이지 내면 자체는 '엄마'라는 것만 오로지 존재하고 있는건 아닐기 때문에 그 따뜻함이 더 느껴진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엄마'들이 많은 용기를 얻을수 있을것이다.





어둠의 시간이 걷히면 빛의 시간이 온다고 의식에 새겨 넣는다.

그렇게 생각하면 낙담도 장담도 하지 않을수 있다.

어둠의 시간에는 빛을 기다리고, 빛의 시간에는 충분한 기쁨을 만끽한다.

썰물의 시간이 있다한들 그 갈라진 틈을 메우고도 넘치게 가득 채워지는 밀물의 시간도 존재하는 법이다.

선명하게 존재하는 낮과 밤 사이에는 꿈을 뒤척이게 하는 파란시간이 있다.

이보다 희망적인 이야기가 또 있을까?

<엄마의 문장> 본문 p.1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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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비움 공부 - 비움을 알아간다는 것
조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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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물오리는 비록 다리가 짧지만 길게이어주면 오히려 괴로워할것이다. 학의 다리 또한 길다고 짧게 자르면 슬퍼할것이다. 볼래 긴것은 자르지 말아야하며, 짧은 것을 이어서도 안된다. 남과 비교하며 늘 근심에 잠겨있을필요는 없다.

<장자의 비움공부> 본문 p.101

요 몇년간 사람들의 '미니멀리즘'관심도가 부쩍 올라간것이 보인다. TV프로그램 '신박한정리'를 비롯해 유튜브에도 각종 미니멀리스트에 관한 이야기들이 쏟아져나온다. 하나의 트렌드처럼 받아드려지고 있지만 사실 나도 이런 '미니멀'한 삶에 관심이 많아지고있는 요즘이다. 일년에 한두번씩 주기가 돌아오는 '사람은 왜 도살을 해야하는걸까. 육식을 꼭 필요하는것일까' 내지는 '속세의 삶'에 대해 생각을 할 때가 많은데 최근엔 필요외에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는것은 결국엔 내 정신력과 삶의 공간을 갉아먹는다는 생각에 최대한 불필요한 소비적인 행동들을 스스로 되짚어 가며 군더더기없는 삶을 살려고한다. 그러고보면 철학자들이나 심리학자들이 내놓는 이야기들을 보자면 고대이집트시대나 현재나 별 반 다를게 없이 인간의 욕심이나 생각들은 과학의 발전속도와 달리 천천히 변해간다고본다. 물건이 흘러넘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무엇을 비워야하는 것일까? 물질적인것을 줄여가는 사람은 많지만 사실 그것보다도 중요한것은 내적으로 욕심을 부리지않는 삶이라고 본다. <장자의 비움공부>는 이런 나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명상적인 공부를 할수있는 책이다. 장자의 가르침을 심도있게 짚어주는 책이라기보다 저자인 인문학자 조희가 장자의 이야기를 현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수있도록 적은 책이다.


장자와 불교철학은 닮은데가 많다. 그것은 삶에 집착하지 않는점에서부터 비롯된다. 삶도 기뻐하지않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안는 모습에서 붓다와 장자는 닮은 모습을 보이고있다. 진정 해탈한 삶을 살아가려면 삶은 무의미하게 바라보고 죽음도 초월할수있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장자의 비움공부> 본문 p.87

?

장자하면 어릴때 교과서에서 배운 '호접지몽'이 생각나는사람들이 많을것이다. 학창시절 다른 철학자들의 말씀도 종종 보긴했지만 이 '호접지몽'은 진짜 좀 생각하면 오싹할 정도로 인상깊게 남았는데 이 책에나온 장자의 인생관을 보자면 정말 흘러가는대로 살아간다.라는 말이 딱이다. 책은 각각 한두페이지의 짧은 100가지 이야기로 장자의 비움을 소개하는데 마음이 어지럽고 복잡할때, 속세에 벗어나 도닦은 사람처럼 살수는 없겠지만 불필요한 에너지낭비는 하고싶지 않을때, 어떤 깨닮음이 필요할때 이 책을 펼쳐보면 도움이 될것이다.

최근에 미니멀리스트들은 어쩐지 하나의 유행처럼 보여주기식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인드나 사상이 미니멀리스트가 아니라 가구나 물건만 미니멀한디자인을 쫓는거같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러나 정말로 삶의 방식이 미니멀해지는것을 느끼는 순간. 우리는 비어져있는 것을 채우는데 급급한게 아닌 비움의 미덕을 느끼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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