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그를 귀찮게 해 - 생존을 위해 물음을 던졌던 현직 기자의 질문법
김동하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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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서도 일방통행은 곤란하다는 생각을 여전히 하고있다. 결국 좋은 질문에 좋은 대답을 얻을 수 있는건 쌍방 작용을 통해서다. 아무리 화려한 미사여구와 단어들을 사용해 묻는다 해도, 또는 강압적으로 윽박지른다고 해도, 상대방의 마음이 닫혀 있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질문은 그를 귀찮게 해> 본문, p.42

일을 하면서 나름의 버킷리스트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잡지 디자인이었다. 달에 한번 진행하는 월간지 업무로 편집팀과 부대낄 일이 많았는데 물론 스마트하고 촉박하게 이뤄지는 그러니까 드라마에서 보는듯한 일들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어깨넘어 보이는 기자님들의 일하는 모습은 늘 질문과 고민 그리고 토론들로 이루어져있었다. 취재를 가서 인터뷰이와 대화하고 사진찍고 돌아와서는 원고를 다시 정리하고 하는 모습을 보고 그게 다시 활자로 인쇄된 종이를 받아보며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러고보면 어릴때 수업시간이나 세미나같은 강연에서 "마지막으로 질문 받겠습니다"라는 문장은 늘 듣지만 사실상 그때는 이미 나갈 준비하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곤했었다. 영화관에서 엔딩크레딧이 올라올때까지가 영화상영시간이지만 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하나둘 나가는그런 시간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그런 시간에 별 공을 들이지않았는데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을땐 그 강연장이 정말 침묵에 휩싸일때도 있고 한두명씩 질문을 할때도 있다. 챙기던 짐을 잠시 놓을정도로 정말 뼈가되는 질문도 있지만 앞에서 이미 다 설명한 내용을 안들은 모양인지 의미없는 질문을 하는사람도 있다. 그리고 나는 또 한번 다짐한다. 나는 질문 안해야지.라고








<질문은 그를 귀찮게 해>의 저자 김동하는 스스로 소개하기를 소극적인 기자라고한다. 기자라고하면 늘 티비같은 곳에서 공식회견이나 간담회에서 취재용 마이크를 손에 쥐고 인터뷰이를 쫓아다니거나 앞에서 하는 말을 빠르게 노트북으로 받아내는 그런 모습만 보았기때문에 아무나 하는건 아니겠구나 저돌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외향적인 성향을 가진 기자만큼 내향적인면을 가진 기자들도 많겠구나 생각했다. 분명 각자 장단점이 있지만 내면에서 던지는 질문을 생각하는 것도 기자다운것이라 생각한다.

널브러진 정보야 검색으로도 나오고 유튜브 영상을 통해 습득할수있다. 그러나 중요한 정보는 그 정보를 생산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을 통해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정보를 다루는 기자가 정보의 출저인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은 일종의 태업니다.

<질문은 그를 귀찮게 해> 본문, p.101-102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이 있다. 내가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분명 같은 의미의 말인데 억양이나 어미의 차이로 다른 뉘앙스를 이끌어낸 경험이 몇번 있다. 하물며 여의도. 그것도 세상 풍파를 겪을 만큼 겪은 정치인들이라면 누구보다 기사를 쓰기위해 날카롭게 달려드는 기자들이라면 그 성향은 더욱 강해질것이다. 내가 사회적 이슈를 죄다 챙겨보는 편은 아니지지만 뉴스에서 무슨 사고가 터졌을때 어떤 기자의 질문에도 정치인이 묵묵부답이거나 인사청문회에서 소리지르는 모습들을 보곤했다. 그땐 그냥 저 나이먹고 저 지위에서 저렇게 행동하냐 혀를 끌끌찼는데 막상 책을 읽다보니 오히려 그런일이 퍼포먼스의 하나이거나 자신이 생각한대로 일이 안풀려서 그런거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책은 너무 유명한 이야기일때는 본명으로 이야기하지만 본명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직접적인 정치인의 이야기를 각색을 해서 흥미진진하게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내가 알지못하는 세계의 이야기이자 치밀하게 눈에 보이지않는 밀당의 기자생활을 엿볼수가 있다. 글만 읽어도 손에 땀을 쥐게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묻는다는건 고상한 일이 아니다. 칭찬을 듣기보다는 욕먹을 일이 더 많다. 그러나 누군가는 물어야한다. 이 정권이든 저 정권이든, 여야를 불문하고 묻는 일은 계속돼야한다.

<질문은 그를 귀찮게 해> 본문, p.168

책을 읽다보니 어떤 의미로는 기자들은 동물적 감과 축적해놓은 데이터로 요즘 말로 "낄낄빠빠"를 잘해야지 살아남을수도 있겠구나 싶다. 이 시간에도 여의도에서는 피튀기는 취재경쟁이 있을것이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한다. 이 책에서는 기자로 생활하면서 질의응답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우린 기자의 직업이 아니더라도 질문과 대답을 해야할일이 많을것이다. 현명하고 적재적소에 맞는 질문은 그 어떤 답에도 실마리를 풀어갈수 있을것이다.





질문은 달리보면 훈련이다. 질문은 근육과도 같다. 자주하면 할수록 더 좋은 질문이 나온다.

질문에 익숙하지않은 사람은 다소 불편하거나 불합리한 상황을 만나도 그것에 순응하려 할것이다.

반면 질문에 단련된 사람은 그 상황에 대해 질문을 던질 것이다.

<질문은 그를 귀찮게 해> 본문, p.233

<이담북스 서포터즈로 제공받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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