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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카인드
잉그리드 뉴커크.진 스톤 지음, 김성한 옮김 / 리리 / 2021년 10월
평점 :
서문 : 생소한 단어 ‘비건’
고양이를 키우며 알게된 사실이 있다. 속설과 달리 고양이는 주인을 알아보고 자신과 일면식없는 낯선사람의 존재도 알아보며 심지어 집사와 친한사람의 정도에 따라 경계하는 정도도 다르다. 늘 고양이의 조그만한 뇌는 무슨 생각을할까 궁금해한다. 2021년 도쿄올림픽 근대5종 승마종목에서 독일 국가대표 아니카 슐로이가 경기 진행이 잘 안풀려 눈물을 흘리는 순간 제비뽑기로 고르게되어 경기를 함께 진행한 말 ‘세인트보이’과 함께 기자에게 사진 찍혔는데 그 사진의 세인트보이의 흰자가 번들거리는걸 보고 ‘말이 웃었다.’ ‘경기를 방해하고싶어서 일부러 그랬다.’ ‘아주 심보가 못된 나쁜 말이다’같은 댓글들이 달렸다. 실상은 코치가 경기직전에 엉덩이를 몇번 주먹으로 치는 바람에 경기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던 세인트보이가 진정하지못하고 놀라버린 탓이었다. 늘 인간의 시선과 잣대로 모든걸 해석하는 인간중심적인 태도에 대한 일례이다
미니멀리스트적인 삶을 꿈꾸며 살기를 벌써 2년이 넘었다. 잘 실천하고 있냐고 하기에는 사실 아직도 짐들이 정리되지않고 쌓여있지만 그래도 그 전에 비해 달라진것들은 분명있다. 물건을 사는 행위에 대해서 더 생각해보게되고 조금 더 자연을 해치지 않는 방향을 추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제로웨이스트에도 관심을 가지게되었다. 인류는 발전을 위해 그렇게 자연을 훼손해놓고 이제와서 다시 깨끗한 지구를 위해 다시 친환경적인 발전을 노력하고있다. 개인, 특정단체에서만 실천하던 자연보호캠페인들도 이제 국가에서 직접 개입해 전기차도입, 차량 5부제, 다회용용기쓰기, 과포장줄이기등을 권장하고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정부처나 관련단체들이 직접 진행하는 관련된 프로그램들도 생겨나 몇번 참가하기도했다. 그 전까지 쓰레기관련이나 소비행태 정도만 생각했는데 제로웨이스트활동중에는 하루에 한끼는 채식을 하는것도 있었다. 물론 유명연예인이나 주변인들이 채식을 하는 경우는 보긴했지만 채식주의자와 비건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고 그런걸 실천하는 사람들은 좀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번 시선에 들어오자 동물들의 희생들을 그동안 너무 당연하게 생각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1부. 동물들의 놀라운 능력들
길찾기, 의사소통, 사랑, 놀이등 그동안 인간들이 동물들을 관찰하거나 실험을 하면서 알게된 동물들이 가진 능력들에 대해 나와있다. 매미는 7~13년간 애벌레 상태로 있다가 단 한달여정도만 땅위에 올라온다. 따뜻한 동쪽나라에 있다가 날이 따뜻해지면 돌아온다는 제비, 자신이 살아있던 곳을 다시 거슬러 올라오는 연어. 어릴때부터 배워온 내용들이라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사실 어떻게보면 당연한것도 아니다. 우리집 고양이는 데리고오자마자 자신의 화장실이 어디인지 알고 찾아가서 일을 본 후 모래를 슥슥 덮는다. 사람과 의사소통으로 그곳이 화장실이라고 알려준것도 아닌데 본능적으로 알아채고 늘 그래왔던 것처럼 행동하는게 신기하고 이거는 어미 고양이한테 배운건가 싶어 늘 자연은 신기하고 신비롭다 생각했다.
서문에서도 이야기 했듯 인간은 이 세상에 모든것을 본인들의 잣대로 해석하려고한다. 그래서 비인간적인 실험들로 동물들을 괴롭히면서까지 동물들의 감정과 지능을 알아본다는 핑계로 부단히도 노력했구나 싶었다. <애니멀카인드>1부를 읽으며 제일 흥미롭고 또 짠하기도 했던 것은 역시 사랑과 놀이부분이었다. 반려자와 신의를 죽을때까지 지키는 프레리들쥐와 알바트로스, 기러기. 자신의 아이를 낳았지만 인간에게 곧 뺏길걸 염려해 자식을 멀리떨어진 풀숲에 숨긴 젖소와 아픈 동료가 낙오될까봐 밀렵꾼들로부터 멀어지기위해 함께 이동한 코끼리 이야기는 기쁨과 슬픔, 애도, 놀이등 다양한 감정들 역시 동물들에게도 존재한다는걸 증명해준다. 막연하게 동물도 감정이 있을까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울음소리와 행동등으로 고차원적인 사회화가 되어있다는것에 놀라웠다. 반면 자연적으로 관찰해서 알게된 사실이 아닌 이렇게 잔인한 실험을 통해 알아냈다는 사실도 마음아팠지만 그만큼 동물들 역시 인간과 다르지않게 다양한 생각과 감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2부. 우리는 오늘도 동물에게 친절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아침에 우유한잔을 마셨고 저녁에는 돼지고기로 만든 소세지를 먹었다. 내일은 날씨가 춥다고하니 오리털로 만든 패딩을 입고출근을 할 생각이다. 종종 육식에 대한 생각이 없어질때에 앞으로 평생 채식을 할수있지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물론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지만 그런 의문은 든다. 내가 육식을 하는 이유는 뭘까. 생존을 위한게 아니라 먹고싶고, 갖고싶고, 해보고싶다는 탐닉의 욕구로 필요이상의 음식,의복,오락거리는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다. 책을 읽으며 개, 고양이, 기니피그, 햄스터, 쥐, 토끼, 닭, 소, 말, 돼지등 수 많은 동물과 누에같은 곤충들까지 인간에 의해 가죽과 고기, 내장. 때론 실험의 대상과 구경거리가 된다는 사실에 대해 다시한번 경각심을 갖게되었다. 1부가 우리가 미처 눈치채지 못한 동물들의 놀라움이라면 2부는 내가 모르는 곳에서 동물들에게 얼만큼 잔혹하게 대했는지 놀라움을 가지게했다. 화장품이나 독성실험등을 동물에게 하는건 알고는 있었는데 그 결과값이 실제 인간에게 적용될 확률이 아주 미약하다는 사실을 좀 충격적이었다. 그렇다면 왜 동물들은 인간에게 희생되어야 하는것인가.
지금도 쏟아져나오는 화장품, 모피, 아쿠아리움, 동물관련 프로그램, 육식품들이 어떤 방식으로 생산되었고 소비자인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야하는지 책은 꽤 단호하고 직접적으로 안내한다. 무작정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가 동물보호를 소리치는게 아니라 물건을 구매하기전에 이 재료가 어떻게 생산되고 공급되었는지, 구매를 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를 회사에 직접적으로 남기고 주변인들에게 비건라이프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라고한다.
결론.
요즘 뜨겁게 떠오르는 단어가 ‘그린워싱’이다. 자연을 위해 텀블러, 에코백을 사용하라며 판촉물로 뿌리던게 벌써 몇년째 이어지고있고 로고가 크게 박혀 밖에나가 쓰기도 창피해 집에 쳐박혀 놓은 에코제품들이 쌓여있는건 우리집뿐이 아닐것이다. 친환경적이라는 이름으로 사용소모 속도보다 생산속도가 더 빠르고 거대하며 심지어 필요없다고 한번도 사용하지않은채 버려지는 상품도 많을것이다. 전에 내가 가죽공예 배워보고싶다고 했는데 <애니멀 카인드>를 읽으며 비건가죽공예를 배워야겠다 생각했다.
동물희생이 비교적 불필요한 삶을 살고싶다. 나 하나 정도로는 세상이 바뀌지 않을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조금 귀찮고 불편하고 유난스럽다고해도 내 마음이 편한게 좋다. 당장 미니멀라이프 실천만 해도 탐욕과 유행의 홍수 속에서 내 지갑과 내 방의 수납장을 의연하게 지킬수있었다. 이제 라이프스타일 방향이 ‘비건’한 쪽으로 많이 찾게될거같고 또 인간인 내가 동물친구들이 행복하게 살수있도록 어떤 행동으로 도울수있을지 생각해봐야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