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피로사회)를 재미있게 읽어서 기대릉 많이 했던 후기작. 다시 작가의 사상 속에 빠져보아도 충격적이고 날카로운 그의 관찰력과 집필력에 감탄해 마지않았다. 분명 현대인이 느끼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대한 투명성의 강조와 더불어 그로 인해 느끼게 되는 피로를 논리정연하게 풀어나가는 멋진 생각들로 이루어진 책이다. 아무런 의식없이 읽으면 머리속을 관철당할 수 있는 강력하고 조금은 위험한 책이다. 한 문장도 가벼이 읽히지 않지만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실려있다. 우리가 늘 얘기하는 투명성에 기반한 신뢰라는 개념을 뿌리채 흔들어버리는 작품이자, 현대인의 무리로부터 벗어난 아웃사이더로서의 시선이 읽는 내내 독자를 뜨끔하게 만든다. 자의로 파노티콥 속에 뛰어들어 자신을 전시하고 그 포르노적인 면을 투명함과 솔직함이라는 미덕으로 감싸는 것에서부터 인간은 결국 거리와 외로움을 더욱 처절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빅데이터가 지배하는 세상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받아들이며, 흘러넘치는 단순한 정보들에 홀려 그것이 스마트하게 사는 것이라 느끼게만 될 뻔한 나에게 일침을 주는 책이었다. 오랜만에 좋은 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