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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와 사랑 ㅣ 일신서적 세계명작100선 13
H.헤세 지음 / 일신서적 / 1988년 8월
평점 :
소장하고 있는 책의 정보가 없을 때마다 내가 얼마나 오래된 책을 가지고 있는 지에 놀랍다. 이 책은 읽은 지 시간이 좀 지났지만, 굉장히 재미있게 본 책이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두 아름다운 남자 주인공이 각기 다른 성향을 비추고 그에 따른 앞길을 개척해나가는 과정에서 나는 어떤 것을 추구하는가를 고뇌하게 했다. 물론 어느 한 쪽을 고를 수 있는 가치관이 아니겠지만.
그러나 이성과 감성의 측면에서 본다면 나는 지식욕이 있지만 사랑이라는 가치 속에 모든 것이 있다고 좀 더 믿는 쪽이다. 골드문트가 그 극단적인 길을 걸었고, 그는 결국 성대하거나 계획이 잘 된, 혹은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지는 못했다. 그의 마음 속 귀에 눈 뜬 후 인생이란, 어쩌면 과히 치정에 휩싸인 동물 같은 삶으로 보일 지 모르겠다만, 나는 그것이 솔직한 인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가 여인들과의 사랑을 단순한 쾌락으로써가 아니고, 모든 어머니, 모든 이의 삶과 죽음에 대한 어떤 철학적 고찰의 열쇠로써 향유했기에 후회없이 죽을 수 있얼던 것는 아닐까.
반대로, 자신의 계획한 길을 훌륭히 걸어 원하는 삶을 또한 살아낸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의 서로를 향한 사랑과 우정, 존경심에 경의를 표한다. 서로가 다른 것을 추구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열심히 추구했음을 믿어 의심치 않아, 마지막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새삼 부러웠다.
인간이 추구할 수 있는 가치는 셀 수 없이 많지만 당대에도, 현대에도 늘 변함없이 겨루고 있는 두 가치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