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되찾는 집중의 기술 - 도둑맞은 시간을 다스려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법
샘 혼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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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주간은 집중하기 어려웠다. 모두가 그랬듯이 매일 쏟아지는 속보와 믿을 수 없는 현실과 거리로 나온 사람들. 그럼에도 혼란한 사회 속에서 나는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출근하는 일상을 소화해야만 했다. 세상을 어지럽히는 이들에게 일상을 잘 살아내고 있다고, 당신들의 행태가 어떻든 나는 개의치 않는다고 보여 줘야만 했다. (내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일상을 살아가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행동이 동일하더라도 머릿속은 어지러웠다. 그럴 때 이 책을 읽으며 순간순간 집중하는 연습을 했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집중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며 지금, 이 순간의 시간을 감각하고 즐기자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삶의 질은 누구에, 무엇에 TIME을 쏟을 것인지에 따라 달려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T.I.M.E 는 생각(Thought), 관심(Interest), 순간(Moments), 감정(Emotions)을 의미한다. 이 네 가지를 잘 관리하여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내가 바라는 방식대로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읽는 사람에 따라 네 가지 영역이 전부 관리가 잘 되어 뻔한 내용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몇 부분은 잘 되어 있지만 몇 부분은 관리가 필요한 영역일 수 있겠다. 하지만 잘 아는 것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는가는 매우 다르기에 나는 읽으면서 나의 생활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어떤 점이 부족하다고 느끼는지, 설령 부족하다고 해도 필요 없다고 생각되면 넘어갔다. 필요한 부분만 취하고 효용을 느끼는 것. 이건 자기계발서만이 줄 수 있는 장점인 것 같다. 특히 이 책은 각 챕터가 짧아서 마음이 혼란할 때, 잠깐 시간이 비었을 때 읽기 좋았다. (현실 도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집중하는 연습도 할 수 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가장 먼저 흐트러진 마음 상태를 돌보고 싶어 나는 3장 마음 챙김 부분에서 자주 되새겼다. 원래도 불안이 많은 편이라 자주 혼란에 휩싸이고 부정적인 결과를 생각하곤 했는데 이 책에서 소개한 불안보다는 확신 쪽으로 생각을 집중하기 가 단순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는 데 도움을 주었다. 단순히 방향을 제시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세세한 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어 명확하고 쉽다. 이 책을 다 읽고도 여전히 내가 원하는 순간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이 어려워 계속 집중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소란한 외부 요인 때문이 아니라 내부 요인 때문에 집중이 어려운 이에게도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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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은 누군가의 말을 언급한 것이 너무 많다. 멋진 명언들도 좋지만, 저자의 말을 더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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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청소부 마담 B
상드린 데통브 지음, 김희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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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미궁으로 빠지는 전개 속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이 책은 15년 동안 "청소"일을 해 온 마담 B, 블랑슈에게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소설이다.
범죄자가 살인을 저지르고 나면 그 시체는 어떻게 될까? 범죄 스릴러나 살인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품었을 의문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마담 B의 등장으로 해소된다. 블랑슈는 15년 동안 범죄 현장을 청소하고 시체를 은폐, 제거하는 일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거물급 범죄자(의뢰인)에게 의뢰를 받게 되고, 블랑슈는 여느 때처럼 일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하지만 범죄 현장에서 발견한 스카프를 보고 블랑슈는 혼란에 휩싸인다. 이 스카프는 돌아가신 블랑슈의 어머니 것이었던 것. 블랑슈에게 청소 기술을 전수 해 준 양아버지 아드리앙에게 스카프의 존재를 이야기하면서 아드리앙은 블랑슈의 정신 상태를 걱정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으로 인해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실종된 양아버지 아드리앙.
자신의 이름으로 발송된 의문의 메일들.
이 사건은 어떻게 마무리되고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어느 것 하나 예상할 수 없는 이야기 전개는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한다. 풀릴 것 같으면서 풀리지 않고 새로운 국면을 마주하게 되면서 독자들은 누가 범인이고 누굴 믿어야 하는지 알 수 없게 된다. 블랑슈의 혼란스러운 면에 이입하면서 자살로 돌아가신 블랑슈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블랑슈를 의심하게 된다. 매번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이 사람이 범인일까를 의심하게 되는데, 범인 찾기를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블랑슈가 지우고자 하는 과거가 중간중간 들어가 있어 과거를 파헤치는 것 또한 흥미롭다. 무언가를 지우는 것이 익숙한 블랑슈는 결코 지울 수 없는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부분도 흥미롭다.

이 소설이 프랑스 추리 소설이라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법이 요긴하게 작용한다는 것이 의문을 가지게 한다. 가령 아드리앙과의 갈등, 실종에는 연락 수단 메일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런데 메일 주소에서 철자가 바뀌는 것 때문에 거물급 범죄자와 아드리앙의 신뢰를 잃게 되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해할 수 없었다. 고작 메일 주소? 프랑스의 환경을 알 수 없으니,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지만 살인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와중에 고작 메일 철자 한두 개 바뀌는 것을 모를 수가 있나 싶었다. 이런 식으로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좀 있었다.
 
지울 수 없는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되물으며 이 책을 덮었다. 스릴러,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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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성공할수록 불안해할까 - 남에겐 관대하고 나에겐 가혹한 여성들의 가면 증후군 탐구
밸러리 영 지음, 강성희 옮김 / 갈매나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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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가면 증후군을 앓고 있는 저자가 가면 증후군을 벗어던질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에게 생소할 수 있는 가면 증후군은 스스로 이뤄낸 성공을 단지 운이고 누군가의 착각, 오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저자는 이 증상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발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하고, 본인도 지금 나아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가면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위해 먼저 가면 증후군이 무엇이고, 어떤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지, 그리고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고 어떻게 하면 가면 증후군을 벗어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가면 증후군은 언뜻 보면 겸손한 것으로 노출되기 쉽다. 사람들은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고 그저 운일 뿐이라고 꾸며낸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자신의 능력을 하찮은 것으로 여기고 남들에게 나의 '유능한 것처럼 보이는 모습'을 들킬까 봐 겁내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는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고 여성에게 더 가혹하게 적용된다. 앞에서 성공을 이야기하는 여성을 '나댄다', '잘난 척 한다', '시끄럽다' 이런 부정적인 낙인으로 끌어내린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여성들은 주도적인 것을, 성공을 두려운 것으로 학습한다. 왜 우리는 남자의 근거없는 자신감은 올려 치고 우리의 근거 있는 성공을 깎아내리기에 바쁠까. 이 책에서는 여성이 성공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토대로 남성의 태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돈을 잘 벌고 유명해지는지, 즉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서 좋았다. 이미 자신이 이루어낸 성과, 성공을 되찾아주는 책이라고 느꼈고 나의 성공을 막는 것은 나 스스로임을 깨닫게 했다. 성공의 정의는 저마다 다르고 추구하는 모습 또한 다르다. 이 책을 읽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성공의 여정에 박수를 보내고 등을 밀어줄 것이다. 어쩌면 이미 그 지점에 도달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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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 - 진짜와 허상에 관하여
에밀리 부틀 지음, 이진 옮김 / 푸른숲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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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염된 진정성을 다루고 있다. 셀럽, 예술, 제품(브랜드), 정체성, 순수성, 고백이라는 주제를 두고 진정성의 모순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한다.

진정성이란 무엇일까. 언뜻 보기에 진실과도 맞닿아있고 순수함을 떠올리기도 한다. 최근 연예계에서 뜨거운 감자였던 사건만 보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진실과 당사자들의 진정성을 찾기 위해 마이크를 들이댔다. 그렇다고 대중의 눈을 피한 사생활에 대한 저마다의 입장 표명이 얼마나 진실되게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지만. 끊임없는 진실성 추구는 진실에 가까워지는 걸까? 연예인을 보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진정성 추구는 우리에게 중요한 일인 것처럼 보인다. 모닝 페이지, 미니멀리즘, 미라클 모닝 등....'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부단히 움직인다. 하지만 그것이 진짜 '진실'에 다가가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에 유행했던 연애, 육아, 생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대본이 있다는 이유로 크게 논란되었던 것이 생각이 났다. 외부에 보이는 것에서는 결국 진정성이란 없고 진정성이란 잣대를 들이댈수록 잣대를 든 사람이 원하는 모습으로 꾸며 보여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문제나 사회적 현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SNS에서 자기 노출이 당연해진 이 시대에 꼭 필요하다. 셀럽과 인플루언서를 선망하지만, 그들에게서 진정성을 요구할 수 없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도 그것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다. 스스로에게도 진정성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자신이 속한 그룹에서 학습된 것인지 어떻게 알 것인가. 미니멀리즘, 인스타그램의 과시용 사진, vlog 등등 이 뒷면에 기업의 손길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들은 막연히 느끼기만 할 뿐이었는데 활자로 읽으니 명확해졌다. 진정성 문화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진실과 멀어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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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이 책에 소개된 예시가 다른 문화권이라 와 닿지 않은 부분이 많았고, 문제를 제기하기만 할 뿐 별다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 않아 내 속에서 되풀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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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
전성진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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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랑스러운 책을 전부 읽고 나면 작가님과 친구가 되어 있을 것이다.


외국살이가 궁금해서, 베를린과 육개장이라는 제목에 이끌려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이 책은 유쾌하기도 따뜻하기도 눈물이 고이기도 한 외국인 노동자의 일상을 담았다. 이렇다 할 목적 없이 떠난 독일 생활은 녹록지 않았고, 때로는 자신을 옥죄거나 공허한 감정이 덮쳐왔다.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인정하고 친구의 사랑으로 이겨낸다. 약하지만 강인하고 강인하지만, 연약한 모습이 장하게 느껴진다. 한국 음식과는 다른 독일 음식에서 비슷한 정(情)을 느끼고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며 살아간다. (매 장에 소개된 귀여운 레시피와 그림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하나의 즐거움은 이 에세이에는 반전이 있다. 어떠한 리뷰도 읽지 않고 책을 읽어 나갔으면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나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음에도 갑작스러운 상황이 충격이었다) 갑작스러운 이 과정이 실제로 맞닥뜨린 상황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갑작스러운 건 만남뿐만 아니다.

지저분하고 오지랖 넓은 친구, 로나스. 그와의 생활은 이해 못 할 것투성이에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 덕분에 이국의 생활에서 친구, 가족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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