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윌리엄 해즐릿의 미술, 좋아 보이는 것, 삶을 사랑하는 것, 패션, 성공, 정치, 사형에 관한 견해가 담겨 있다.
다른 책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에서 그의 블랙 코미디가 섞인 솔직한 문체에 매력을 느꼈었는데 이 책에도 솔직함과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통찰에 푹 빠져 읽었다. 책을 읽으며 중간중간 작가의 시대와 출생 연도를 확인해야 했다. 1700년대 후반에 태어난 작가의 생각은 전혀 낡지 않았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만큼 본질적인 것은 시대의 흐름과 상관없이 변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세상을 경계하고 차갑게 비판하지만, 좋은 것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작가의 태도를 배우고 싶다.
+ 중간중간 삽화 보는 즐거움이 꽤 크다.
1. 미술가의 노년에 관하여
우리는 음악, 미술, 문학과 같은 정신적인 즐거움을 주는 것을 찬양하면서 정작 이런 즐거움을 주는, 생산자의 위치는 너무나 좁고 뛰어난 것이 아니라면 박한 평가를 내린다. 이 점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슬프다. 돈으로 굴러가는 정신적인 생산자는 언제까지 유익하고 충만할까.
2.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밑줄을 가장 많이 그은 부분이다. 왜 원하는 것, 좋아 보이는 것은 가까이 있지 않는 것일까. 어떻게 보면 취하지 않았으니 소망하는 것이고, 얻고 싶어 하는 마음은 좋아 보이기 때문이라는 단순하고 당연한 질문일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가졌을 때, 취했을 때도 그것이 좋을까? 이런 질문이 계속 쏟아져 나왔고 작가의 답변을 보면서 내 답변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명쾌한 해답을 주는 책보다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 더 기억에 남는다.
3. 삶을 사랑한다는 것은
요즘 같은 시국에 읽어서 그런지 헛웃음이 많이 나왔다.
4. 패션에 관하여
겉치장과 꾸밈의 가식에 경계하고, 패션을 쫓는 사람들의 태도와 상류 계층을 비판한다. 연예인과 인플루언서, SNS 유행을 이끌고 쫓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5. 성공의 조건에 관하여아무것도 하지 않고 성공을 바라는 나태함을 지적받은 것 같아 뜨끔했다. 차라리 맞는 게 덜 아플 듯.6. 아첨꾼과 독재자에 관하여왜 독재와 아첨은 사라지지 않을까. 아무리 독재와 부정부패를 잘라도 계속 생겨날까. 정치도 생각나고 종교도 생각났다.7. 사형에 관하여 끔찍한 뉴스를 보며 사형 제도를 시행하자는 마음이 들면서도 한 생명의 무게추를 다른 사람이 이렇다, 저렇다 조절해도 되는가에 대한 질문이 들어 멈칫하게 된다. 이런 고민은 저자도 비슷했던 걸까. 명제, 예증, 반론의 반복으로 고뇌한다.
왜 스스로 목숨을 끊는 폭군은 별로 없는가?" - P91
패션은 외모 경쟁에서 앞서려거나 뒤떨어지지 않으려는 일반 대중과 소수 엘리트 집단 사이에서 벌어지는 끝없는 몸부림이다. - P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