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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청소부 마담 B
상드린 데통브 지음, 김희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2월
평점 :
계속해서 미궁으로 빠지는 전개 속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이 책은 15년 동안 "청소"일을 해 온 마담 B, 블랑슈에게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소설이다.
범죄자가 살인을 저지르고 나면 그 시체는 어떻게 될까? 범죄 스릴러나 살인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품었을 의문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마담 B의 등장으로 해소된다. 블랑슈는 15년 동안 범죄 현장을 청소하고 시체를 은폐, 제거하는 일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거물급 범죄자(의뢰인)에게 의뢰를 받게 되고, 블랑슈는 여느 때처럼 일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하지만 범죄 현장에서 발견한 스카프를 보고 블랑슈는 혼란에 휩싸인다. 이 스카프는 돌아가신 블랑슈의 어머니 것이었던 것. 블랑슈에게 청소 기술을 전수 해 준 양아버지 아드리앙에게 스카프의 존재를 이야기하면서 아드리앙은 블랑슈의 정신 상태를 걱정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으로 인해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실종된 양아버지 아드리앙.
자신의 이름으로 발송된 의문의 메일들.
이 사건은 어떻게 마무리되고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어느 것 하나 예상할 수 없는 이야기 전개는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한다. 풀릴 것 같으면서 풀리지 않고 새로운 국면을 마주하게 되면서 독자들은 누가 범인이고 누굴 믿어야 하는지 알 수 없게 된다. 블랑슈의 혼란스러운 면에 이입하면서 자살로 돌아가신 블랑슈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블랑슈를 의심하게 된다. 매번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이 사람이 범인일까를 의심하게 되는데, 범인 찾기를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블랑슈가 지우고자 하는 과거가 중간중간 들어가 있어 과거를 파헤치는 것 또한 흥미롭다. 무언가를 지우는 것이 익숙한 블랑슈는 결코 지울 수 없는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부분도 흥미롭다.
이 소설이 프랑스 추리 소설이라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법이 요긴하게 작용한다는 것이 의문을 가지게 한다. 가령 아드리앙과의 갈등, 실종에는 연락 수단 메일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런데 메일 주소에서 철자가 바뀌는 것 때문에 거물급 범죄자와 아드리앙의 신뢰를 잃게 되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해할 수 없었다. 고작 메일 주소? 프랑스의 환경을 알 수 없으니,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지만 살인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와중에 고작 메일 철자 한두 개 바뀌는 것을 모를 수가 있나 싶었다. 이런 식으로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좀 있었다.
지울 수 없는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되물으며 이 책을 덮었다. 스릴러,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