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문이 막힐 때 나를 구하는 한마디 - 꼬였던 일도 관계도 술술 풀리는 새로운 대화의 기술
마티아스 뇔케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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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친구와 대화할 때도 원하는 바를 잘 전달하기 위해 말을 고르고 고심하게 되는데 우리의 대화 영역은 훨씬 더 넓다. 직장인이라면 후배, 동료, 직장 상사, 높은 직급의 사람이 포함될 것이고 프리랜서라면 클라이언트, 협업자 등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마트에 가더라도 낯선 사람들과 마주하게 되며 수많은 대화의 장에 참가하게 된다.
이렇게 많은 대화의 장에서 우리는 한 번쯤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괜한 말을 한 것이 아닌지, 어떤 말을 먼저 꺼내야 하는지. 가볍게 오가는 말을 하기 어렵고 신중한 사람일수록 말을 고르는 데 시간이 걸려 점점 대화가 오가는 것이 힘겹게 느껴진다.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을 대면하는 일이 많고 여러 경험을 쌓은 사람에게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경험 속에서 몸을 직접 부딪쳐 익힌 화술과 자신감이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부딪힐 기회조차 희박하여 점점 의기소침해진다.
이 책은 이런 사람들을 위해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대비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어떻게 해야 관계를 해치지 않고 나의 의견을 잘 전달할 수 있는지, 상대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반박하고 화를 낼 때도 사용할 수 있다. 

step 별로 상황이 주어지고 이 상황에서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고 어떻게 대화를 주도할 수 있는지 상세하게 나와 있다. step으로 나뉘어져 있어 굳이 처음부터 보지 않아도 된다. 

화술과 관련된 책이라 일할 때 사용하는 책이 아닐까 싶었는데 일할 때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업무 특성상 사람을 대면하는 일이 적어 말하는 방법을 경험으로 익히기 어려웠는데 미리 대비할 수 있어 말하기 두려움이 줄어드는 느낌을 받았다.
 
대화가 두려운 사람들에게 순발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이야기에 힘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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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에너지 - 미토콘드리아로 밝혀낸 정신 건강의 새로운 길
크리스토퍼 M. 팔머 지음, 이한나 옮김 / 심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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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ADHD, 우울증, 불안장애, 강박증과 같은 정신 질환은 더 이상 낯선 증상이 아니다. 위험성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좋지만 많은 이들이 남몰래 겪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씁쓸하다.

정신질환의 문제점이 많이 노출되면서 치료 방법 또한 뒤따라 많이 소개되었다. 나 또한 마음이 힘들고 병든 적이 있기에 찾고 접했으나 거의 비슷한 결론을 짓거나 다 괜찮아 질 거야 식의 힐링 물로 바뀌어서 그다지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정신질환은 정확하게 나누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이론을 시작으로 설명한다. 정신질환과 신체질환을 연결하는 것이 "미토콘드리아"이며 "뇌 에너지 이론"으로 어떻게 정신질환을 치료할 것인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우울증 환자에게 일정한 햇빛을 보게 한다거나 가볍게 운동을 시키는 것처럼 신체와 정신 건강이 이어져 있다는 것은 아마 대부분 알 것이다. 하지만 왜 그런 것인지에 대한 것은 알지 못했는데 대사와 정신 질환의 관계를 미토콘드리아에서 찾는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미토콘드리아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되는지, 어떤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인지에 알고 나니 놀라웠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모두가 알고 있다. 잘 먹고, 운동도 하고 등등…. 건강한 신체를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영양소, 햇빛, 수면이 왜 중요한지, 약물과 술이 왜 위험한지, 운동은 왜 필요한지를 이야기하는 것을 읽고 건강해지기 위한 다른 지름길을 없다는 것을 확인받는 것 같았다. 건강까지 가는 길은 까마득하고 멀게만 느껴져서 바로 좋아지는 방법을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역으로 건강해지는 확실하고 정확한 방법을 알게 되어 안정감이 들기도 했다.


평소 의문이 많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왜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이 연결되어 있고, 왜 햇빛을 받고 건강하게 먹고 운동하면 건강해지는 것일까 등등


+햇빛이 줄어드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쉽게 마음이 흔들린다면 함께 대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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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화요일 : 사람의 심해 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이마음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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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지하에는 시체가 있다. 
우리집은 대대로 수산물 가게를 해오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거의 변함없는 작은 시골에서 번영을 이루고 있는 것은 다른 수산물 가게와는 조금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먼 선조 때부터 소씨가문 핏줄은 죽었을 때 몸에서 수산물이 쏟아진다. 덕분에 가난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고 하지만 이 수산물을 파는 게 옳은 것일까?

이 책은 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시리즈의 두 번째로 미스터리, 호러 소설이다.

한국 문학에서 공포 소설은 죽은 자에 대한 공포나 이상 현상을 주제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 해외 문학과 꽤 다르다고 느꼈다. 대신 인간이라면 느낄 법한 기이한 심리나 현상을 포착해 몰입하게 해서 공포를 준다는 것이 찝찝하다. 이 책 또한 그러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오랜만에 고향에 방문한 주인공 정유는 변하지 않은 고향, 집을 보고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달리 집을 떠나게 된 이유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하에 있는 수조를 발견한 것,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사건 등,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화자의 내면이 복잡해진다.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현실과 부딪히면서 부유한 집안 또한 독재, 침묵, 누군가의 희생 위에 있음을 되새긴다.

집안의 결정권자인 아버지의 죽음으로 집안의 악순환이 끊어질 수 있을까? 죽음에서 태어나는 생물의 탄생은 저주일까 축복일까.

인간의 욕망, 인간들 간의 위계 구조, 사회를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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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월요일 : 앨리게이터 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전건우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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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정 폭력주의! 트리거 요소 o

교통사고로 움직일 수 있는 거라곤 왼쪽 팔 뿐인 전신마비 환자가 되었다. 하루 종일 누워서 하는 거라곤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보는 것뿐. 비싼 병원비 때문에 반지하 생활에 어머니는 전단지를 돌리러 나가신다. 그러던 어느 날 둘 뿐인 집에 앨리게이터가 나타난다. 그가 나의 일상을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이 책은 중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앨리게이터>로 공포 중편소설이다.

공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이름을 한 번이라도 들어봤을 것이다. 그만큼 미스터리, 공포 분야에서 인기 있는 작가라 더욱 기대가 컸다. 
두껍지 않은 책이라 가볍게 읽을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지하철에서 내릴 역이 다가왔는데도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전개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에서 계속되는 위기에 페이지를 넘길 수밖에 없다. (초반~중반에 너무 몰입해서 읽어서 그런지 마지막엔 아쉬웠다)

~~약 스포주의~~

이 소설의 화자인 전신마비가 된 남자는 교통사고 이후로 계속되는 불행과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움직일 수 있는 건 왼팔뿐이라 자살조차 하지 못하고 혼자 병원비와 살림을 감당해야 하는 어머니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유일한 낙인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봤던 앨리게이터가 집 안을 정복하기 시작했을 때 어머니를 구하지 못하는 답답함과 슬픔, 후회로 더욱 죽음을 떠올린다. 소설에서 앨리게이터, 통나무와 같은 상징성 있는 소재가 많이 등장해서 어두운 반지하가 음습한 늪지대로 연상된다. 죽음을 생각하는 화자는 더 이상 살 의지가 없어 보인다. 그러던 중 진짜 죽음이 코 앞에 찾아왔을 때 앨리게이터와 맞서 싸우며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쓸모없을 것 같은 왼팔과 자신의 보금자리였던 침대를 이용해 죽음과 싸우고 음습한 늪지대를 벗어난다.
맞고 사는 어머니, 표현은 제대로 못 하지만 어머니의 사랑에 뒤늦게 눈물짓는 남자. 흔하디흔한 소재에 뻔한 감동 포인트라 생각된다. 이 소재가 남자의 불행과 위기를 극대화해 주는 효과를 주긴 하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남자 스스로 죽음의 유혹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것을 해피엔딩으로 볼지 본인을 지지해 줄 것을 잃고 고생길이 시작되므로 새드엔딩으로 봐야 할지는 알 수 없다. 매 순간 스스로가 만든 공포의 허상인 앨리게이터와 싸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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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4.가을호 - 83호
염건령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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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간 미스터리 가을호는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라는 부제로 이야기를 묶었다. 사랑이라는 원초적인 감정에서 피어나는 다양한 형태의 감정은 미스터리에서 다른 모습으로 피어났다.

계간 미스터리를 매 호 기다리게 하는 것 중 하나는 특집 주제인데 이번 호의 특집 주제 중 <실재하는 탐정의 세계 >이 인상 깊었다. 외국의 경우에는 탐정이라는 직업이 뚜렷하게 그려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적어도 나에게는 흥신소 이미지밖에 그려지지 않아서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탐정의 영역은 다양했고 이미 알고 있는 직업도 탐정의 영역 중 하나라는 것에 놀랐다.

이 책에 수록된 <냉장고에 들어간 남자들>, <깊은 산속 풀빌라의 기괴한 살인>, <망>, <살인자의 냄새>는 주인공도, 각자가 처한 상황도 다르지만, 사랑에서 파생되었다는 점으로 엮인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4편 모두 후각적인 심상이 강하게 다가왔다. 쓰레기 더미에서 나는 악취, 풀 냄새와 피비린내, 마른풀, 축축한 이끼와 흙냄새. 실제로 나는 것도 아닌데 인상을 쓰고 읽었다. 
신인상을 받은 <냉장고에 들어간 남자들>은 동네에서 쓰레기 할머니로 소문난 할머니의 집에서 시체가 나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 구는 할머니의 전 남편이었고 한 구는 할머니와 인연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실종자였다. 왜 시체들은 냉장고에 있었던 것일까. 이 이야기의 화자는 자주 바뀐다. 각 화자의 사연과 형사가 사건을 파헤치며 드러난 숨은 실마리로 진실은 밝혀진다. 가정폭력, 데이터 폭력 피로 얼룩진 어두운 사랑은 더 이상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없고 집착, 폭력이라는 형태로 남는다. 슬프게도 우리에게 익숙해 져버린 이 폭력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었다. 무서운 것이 귀신이나 도깨비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가 아니라 곁에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 섬뜩하게 다가왔다.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가 더 안전하게 보인다) 이제는 이야기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이 폭력들은 눈에 보이는 공포로 다가와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여자들에게 안전한 곳은 어디일까. 

작품 외에도 특집 주제, 인터뷰, 미스터리를 주제로 한 글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었다. 미스터리를 좋아하면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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