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공감
이동환.최다혜 지음 / 지식과감성#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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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말로 공감이 아닐까 싶어요. 공감은 혼자 하는 게 아니잖아요. 누군가와 함께 할 때 할 수 있고 받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눈은 핸드폰 세상 속에 있고 함께 하는 것보다 혼자 해결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어요. 하지만 현실은 외로움과 공허함에 우울해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더 편하다는 말속에는 더 함께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안타까움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을 읽으며 비록 내가 누군가와 마주하고 있지는 않지만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내가 이 글에 공감하고 있고 그것은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끼게 할 것 같아요.
'조용한 공감'이라는 말이 아주 잘 어울리네요.
 


제가 직장인은 아니지만 저도 직장인이던 시절이 있던 사람이고 사람의 감정이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하면 아마도 이 시를 읽는 분들은 다 이해가 되실 거예요. 이해보다는 공감이 되실 거예요.
월별로 주제를 나누어 직장인의 생활의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는 차례랍니다.
 



직장을 구하기 힘든 요즘 시대에 누군가 나를 찾아주기만 한다면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며 달려가게 되는 현실...
마음 아프기도 하고 좀 짜증스럽기도 하지만 그게 현실이고 지금의 내 모습이겠지요.
웃프다는 말을 절로 생각나게 하는 시랍니다.
 


시를 읽으면 읽을수록 서글퍼져요.
그것은 사실이 아니야, 나는 너희와 달라,라고 말할 수 없어 살짝 고통스러워요.
내가 지금 직장인이면, 더 처절하게 공감될 것 같아서 주부인 걸 감사해야 하나 싶다가도 이런 생각을 남몰래 할 남편을 생각하면 마음 한켠이 저려옵니다.
대신에 나는 남편을 힘들게 하지 말아야지, 집에 와서는 마음 편하게 쉴 수 있게 해줘야지 마음먹게 되네요.
 


때로는 말하지 않아도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느낄 때가 있다.
그게 사회생활이다.
이건 왠지 '공감'이 아닌 '눈치'가 아닐까 싶네요.
사회생활은 차갑고 공감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 단어라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지만 그래도 현실에서는 서로 공감하는 사회생활이 가능했으면 좋겠어요.
 


짧지만 지독한 공감이 되는 건 왜일까요?
네 마디 단어에 숨어있는 무수한 말들이 왜 들리는 걸까요?
 

늘 그런 생각을 해요.
우리는 왜 사나?
혼자라면 참 살기 싫었을 이 세상,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 살만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퇴근하는 남편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열렬하게 반겨줘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직장인들이 너무 공감할 시들이었어요.
한편으로 너무 공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역설적으로 들더군요.
 이 시들이 모두 공감이 된다면 가슴이 아프고 뭔가 암울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것 같아서 말이죠.
하지만 또 하나, 내가 겪는 모든 것들이 나를 좀먹게만 하지 않는다면 무엇 하나 버릴 경험은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제와 다를 게 없는 오늘을 살고 오늘과 다를 거 없는 내일은 그다지 기다려지지 않는 직장인의 삶일지라도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나의 삶이고 그 삶을 사랑할 수 있어야 견디고 성장하고 뛰어넘게 되겠지요.
그것은 비단 직장인들에게만 국한된 부분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짧지만 강렬하고 압축되어 있어서 그 의미를 스스로 상상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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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초등 수학S 6-1 (2018년) 최상위 초등 수학S (2018년)
디딤돌 편집부 지음 / 디딤돌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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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이제 내년이면 6학년이 됩니다.
지금까지 사교육 없이 이만큼 공부했으면 잘했다 싶다가도 심화 교재 꾸준히 못한 게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어요.
아이가 힘들어하는데 굳이 해야 하나, 아이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주자 싶어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한 채 여기까지 왔네요.
하지만 이제는 때가 된 것 같아요.
힘들어도, 어려워도 꾸준하게 한번 심화를 해야 할 때가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심화 교재를 시작하려고 하는 아이에게 딱 맞는 최상위 수학 S가 나와서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최상위 수학은 좀 어렵다 싶은 아이에게 최상위 수학 S는 설날 아침의 반가운 까치 같은 느낌이에요.
 


첫 느낌은 백지에 이름만 적혀 있다고 보이지만 살짝만 비틀어봐도 S가 숨어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요즘은 교재의 표지도 아이들의 취향을 고려한 것들이 많은데 깔끔한 표지가 오히려 디딤돌의 자신감을 느껴지게 하네요.
 


벌써 2주차로 접어들었고 1단원 마무리 들어갑니다.
솔직히 기본도 하지 않고 최상위 수학 S 진행했는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교재만 따라가도 문제풀이까지 가능하더라구요.
개념 설명 쉽게 잘 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1단원이 아이가 제일 어려워하는 전개도가 나와서 사실 걱정이 많은데 최상위 수학 S뿐만 아니라 디딤돌 기본 교재도 함께 진행하면서 반복할 예정이에요.


 


최상위 수학을 바로 풀어보라고 했으면 아이가 분명 짜증 내고 힘들다 했을 텐데 확실히 최상위 수학 S는 아이가 덜 두려움을 갖네요.
심화를 시작해볼까 하는 아이에겐 딱 좋은 교재 같아요.
 


최상위 수학 S는  기본교재와 복습책, 정답과 풀이로 구성되어 있어요.
복습책을 보니 단원평가를 위한 부록은 아닌 것 같아요.
아이의 실력을 쌓아주는데 활용해야지 싶어요.
 

이번 정답과 풀이도 아주 마음에 들어요.
빠른 정답 체크도 할  수 있고 풀이과정 보면서도 쉽게 채점을 해 줄 수 있도록 되어 있더군요.
 해답지는 아이도 많이 보지만 부모님도 많이 보게 되는데 어른들 보기에 딱 좋은 구성이에요.^^
물론 문제풀이도 찬찬히 설명해주듯이 서술해서 이해하기 좋더라구요.
 

최상위 수학과 최상위 수학 S의 차이가 뭘까 싶었는데 가장 기본적인 개념 설명 방식에 그 차이가 있어요.
최상위 수학은 개념을 한 번에 쫙 풀고 문제 풀이로 이어졌다면 최상위 수학 S는 개념을 분리하고 그 개념에 따른 문제를 바로 풀어볼 수 있게 했답니다.
 


각뿔만 살펴봐도 각뿔에 대한 개념과 구성요소를 알아보고 문제풀이하고 각뿔의 구성 요소 사이의 관계를 배우고 문제풀이하고 거기에 중등 개념으로 연계까지 시켜주니 아이가 개념 정리가 더 잘 되겠더라구요.
중등 연계가 꼭 필요하나 싶었는데 꼭 이해하고 외우지 않더라도 수학이란 이렇게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그 존재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최상위 수학 S의 또 다른 강점은 바로 이 개념의 도식화 부분이랍니다.
요즘 아이들은 시각적인 것에 강하죠.
개념을 설명과 함께 아주 강렬한 그림 하나로 기억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 참 좋았어요.
그림을 보면 딱히 특별하고 남다른 그림이 아닌 정말 평범한 그림이지만 개념을 명확하게 해주는 데는 아주 유용하죠.
 



그리고 여기에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여러 번 풀면서 개념을 더욱더 명확하게 이해시키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어요.
최상위 수학보다 문제가 살짝 많다고 느낄 수 있는데요. 난이도가 크게 어렵지 않아 오히려 문제해결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문제집을 풀다 보면 아이의 약한 부분이 분명히 있거든요.
딸아이에게 약한 부분이 바로 도형, 도형에서도 전개도 부분이랍니다.
아마도 레고나 블록 놀이를 즐겨 하지 않았던 데다가 머릿속에 도형을 펼쳐 생각해보는 연습이 잘 안되다 보니 학년이 높아져도 여전히 어려움을 느끼네요.
그래서 최상위 수학 S의 도식화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학원을 따로 안 다니고 집에서 공부를 하다 보면 심화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아요.
학교 수업과 난이도에 충실하다 보면 심화를 풀어야 할 필요성을 아이가 느끼기 어렵거든요.
기본 교재만 풀어도 학교 시험은 잘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당장의 시험을 위한 공부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아이가 수학을 깊이 있고 또 진지하게 접근했으면 좋겠고 그래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면서 나름의 희열과 자신감도 얻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데 그 시작을 최상위 수학 S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곧 다가올 겨울방학 동안 6학년 1학기 수학을 진행할 텐데요.
최상위 수학 S로 수학 실력의 깊이를 더해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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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장갑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106
이상교 지음, 오정택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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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106번째 이야기 <붕어빵장갑>이에요.
올겨울에 잘 어울리는 따뜻한 감성이 녹아있는 책이죠.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는 그림책을 막 벗어나 문고를 읽기 시작하는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들이 읽기에 딱 좋은 시리즈인데요.
5학년인 딸아이도 참 좋아하고 저도 좋아해서 사실 나이 불문하고 누구나 읽어도 좋답니다.
그래서 늘 다음 책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아영이는 할머니께 크리스마스 선물로 엷은 분홍 바탕에 하얀 물방울무늬의 털이 고운 벙어리장갑을 선물로 받았어요.
그 장갑이 너무 좋아서 이다음에 커서도 맨날 끼고 다닐 거라며, 쭈욱 잡아당겨 중학생까지는 낄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할머니와 약수터에 다녀오는 길에 그만 장갑 한 짝을 잃어버리고 말아요.
아영이가 장갑을 잃어버린 것을 모른 채 멀어져 가는 모습을 보며 떨어져 있던 장갑 한 짝이, 아영이를 소리쳐 부를 수도 없어 안타까워하는 문구가 나오는데 이런 생각의 전환들을 책을 통해 만날 때마다 저는 참 좋더라구요.
물론 장갑이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겠지만 언제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 전달은 확실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장갑을 잃어버린 아영이도 속상하겠지만 주인을 잃은 장갑도 속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거 참 좋았어요.
아영이가 장갑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고 바로 온 길을 되돌아가보았지만 길에 떨어진 장갑은 없었어요.
길을 지나가던 누군가가 장갑을 나뭇가지에 걸어둔 거죠. 누군가의 호의였겠지만 아영이가 머리 위의 나무를 볼 생각을 안 했을 테니까 저로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고 할머니와 함께 찾았다면 발견했을 텐데 하는 마음도 현실적으로 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 나뭇가지에 걸린 장갑 한 짝은 동물들과 재미난 케미를 만들어냅니다.
장갑의 용도를 모르는 숲 속 동물들은 이 장갑이 먹을거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래도 사람들 속에서 좀 살아봤다고 길고양이는 이 장갑의 이름과 용도를 알고 있네요.
여기서 생각할 거리가 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가 그냥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던 벙어리장갑의 이름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보게 만들어요.
책 말미에 '작가의 말'을 통해서 작가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와 의도를 알고 이 부분을 읽으니 더 진지하게 읽게 되는 것 같아요.
벙어리라는 말이 썩 듣기에 편한 말은 아닐 텐데 왜 장갑에 그 이름이 붙었을까? 작가뿐만 아니라 독자도 한번 생각해 보는 거죠.
길고양이 말대로, 혹은 저자의 생각대로,  벙어리장갑을 끼면 무얼 줍고 잡는 일이 서툴러 듣지 못하고 말 못 하는 서툰 벙어리를 빗대어 이른 말일까?
저 역시 아무 생각 없이 쓰던 말인데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는 말이겠구나 싶어서 조심스럽게 느껴졌어요.
길고양이 말을 들은 분홍 장갑은 상심하지만 분홍 장갑이 걸려있던 나무가 따뜻하게 위로를 해주네요. 사람들의 시린 손을 손가락장갑보다 더 포근하고 따스하게 감싸주고 있다고 말이죠.
그렇게 분홍 장갑은 나무에 걸린 채 겨울을 나고 봄을 맞이합니다.
어디가 꽃이고 어디가 분홍 장갑인지 모르게 분홍 장갑은 꽃처럼 아름답네요.
나무는 꽃나무 아래로 놀러 온 토끼를 보며 분홍 장갑이 토끼의 귀를 닮았다며 토끼귀장갑이라고 부르겠다고 하네요.
벙어리장갑보다 토끼귀장갑이라고 해도 너무 귀엽겠어요.^^
드디어 붕어빵이 등장하네요.
아영이는 약수터 가는 길에 붕어빵을 사 먹게 되는데요. 붕어빵을 보면서 벙어리장갑이 떠올라서 할머니께 벙어리장갑과 붕어빵이 닮았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모양이 비슷하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겠어요.
그런데 하필 그 붕어빵 가게 주인이 청각장애인이었고 그 옆에 아영이 또래의 남자아이가 아영이의 말을 듣고서 아영이를 노려보았어요.
아영이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그 남자아이에게는 그 말이 상처였을 수도 있겠죠.
 이 책에서는 장갑들이 이야기하는 장면들이 나와요.
사람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장갑들의 소곤거림을 우리도 들을 수 있지요. 여기에서도 이 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답니다.
할머니가 아영이의 선물을 고르러 간 상점에서 장갑들이 소곤거리는 이야기, 아영이의 책상 서랍에서 장갑이 나누는 이야기, 그 이야기에서도 우리는 소소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어요.
특히나 요즈음은 워낙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런 글을 읽으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구나 하는 걸 조금이라도 알았으면 좋겠어요.
아영이가 그 붕어빵 가게에서 봤던 남자아이는 아영이가 다니게 된 글밭 학원에 다니고 있는 진묵이에요.
아영이는 진묵이에 말을 걸고 싶은데 그때 그 일이 걸려 차마 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비 오는 어느 날, 진묵이 엄마가 우산을 들고 오셨어요. 진묵이와 엄마는 손짓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영이는 손으로 하는 말이 마치 꽃잎이 활짝 피어났다 오므라들었다 하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또 눈, 코, 귀가 다 말하는 것 같다고도 하죠.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생각지도 못한 이런 표현들을 발견할 때 때 참 좋아요.
작가의 색다른 발상과 표현을 만날 때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 느끼게 되네요. 표현이 참 예뻐서 좋았어요. 

아이와 엄마의 밝고 서로 사랑하는 느낌이 가득한 표정도 좋았구요.

마음에 따뜻함이 가득한 두 아이는 그런 마음을 담은 글로 상도 받지요.
글은 그 사람을 잘 담아내는 그릇과도 같아요. 따뜻한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글은 읽는 사람에게도 고스란히 전달이 되었겠지요.
아영이와 진묵이는 드디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진묵이네 가게로 떡볶이를 먹으러 갑니다.
학원에 늦을까 봐 급하게 꺼낸 짝짝이 장갑을 나눠끼고 말이죠.
짝짝이면 어때요? 따뜻하면 짱이죠.^^
<붕어빵 장갑>은 장갑처럼 따뜻하고 붕어빵처럼 달콤한 이야기로 읽고 있으면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어 준답니다.
우리가 그냥 쓰고 있던 벙어리장갑을 가지고 이런 따뜻하면서도 메시지를 던져주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니 대단하다 싶기도 해요.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는 말들을 찾아 좋은 말로 바꿔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니까 공감대만 형성해간다면 조금씩 바꿔갈 수 있지 않을까요?
올겨울 아이들에게 이 책 한 권 건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붕어빵 먹으면서 읽으면 더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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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의 품격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105
홍민정 지음, 최미란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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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동화 <초딩의 품격>이랍니다.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105번째 이야기에요.
제목에서부터 화끈하고 시원시원한 느낌이 밀려옵니다.
초딩과 품격, 이 두 단어가 상충되는 느낌도 들지만 그래서 더 궁금해지고 흥미를 느끼게 하네요.
표지 그림만으로도 유쾌함 뿜뿜입니다.
아이들에게 있어 표지는 선택에 있어 큰 영향력을 미치더라구요. 표지가 마음에 들어야 한 번이라도 더 눈길을 주고 펼쳐보게 되는데 <초딩의 품격>은 그런 면에서 아주 합격이지요.

누나의 단짝인 예원이 누나가 동생 가원이와 함께 준혁이네 집에 놀러 왔어요.
그런데 준혁이의 행동이 이상한걸요. 갑자기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정리하고 세수도 안한 얼굴에 로션을 바른 다음 거실로 나가 아무 책이나 꺼내들고 소파에 앉았어요.
언제부턴가 가원이를 볼 때마다 준혁이 가슴이 콩닥거린다는 걸 보니 준혁이가 가원이를 좋아하고 있나 봅니다.
한 살 어린 동생인 가원이를 좋아하는 준혁이의 마음과 행동이 그저 귀엽기만 하네요.
누나의 방이 열리기를 기대하던 준혁이 앞에 가원이가 나타납니다. 읽던 책이 재미있냐는 질문에 별로라고 대답했거늘 엄마가 산통을 다 깨네요. 준혁이가 제일 좋아해서 볼 때마다 낄낄거린다고까지 말해버렸으니까요. 게다가 씻지도 않고 옷을 갈아입은 것까지 가원이 앞에서 다 말해버렸으니 준혁이는 부끄러워져 그만 얼굴을 붉히고 말지요. 그걸 본 가원이가 준혁이가 귀엽다고 하네요.
준혁이 가슴에 핵폭탄을 던진 거예요.

교문 앞 줄지어 서있던 학원차량들 속에서 가원이가 준혁이를 부릅니다.
가원이가 태권도 학원을 다니고 있었군요. 그런데 문제는 가원이가 같은 학원에 다니는 시범단 오빠를 바라보는 눈빛에 기분이 우울해진 거죠. 그래서 준혁이는 엄마에게 태권도 학원에 보내달라고 조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한두 달 다니고 그만둔 학원이 많아 엄마는 쉽게 허락하지 않았지요. 다행히 아빠와 누나의 응원으로 태권도 학원에 다녀보기로 합니다.
가원이와 함께 태권도 학원 다닐 생각에 신이 난 준혁이는 학교에 도복을 입고 왔네요. 교실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 태권도장도 너무 맘에 들었죠.
수업이 끝나자 시범단의 연습 공연을 보게 되었는데요. 가원이가 연우 오빠가 너무 멋지다고 소리치자 준혁이는 신났던 마음이 사라지고 가원이가 밉기까지 했어요. 학원 다닐 마음도 싹 사라졌겠죠.
가원이 때문에 다니기 시작한 학원인데 다른 오빠가 멋지다고 하니 준혁이 마음이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그런데 집 근처 놀이터에서 무서운 형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연우형을 우연히 보게 됩니다.
서로 알지도 못하지만 준혁이는 왠지 화가 나지요
하지만 그저 열심히 태권도 승급 시험 연습에 몰두를 했어요.
그러다 또 비슷한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연우형이 다른 형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거예요.
준혁이는 얼른 검은띠를 따서 연우형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태권도 연습을 했지요. 가원이의 마음을 빼앗은 연우형이 미울 법도 한데 준혁이는 그 마음보다 괴롭힘을 당하는 연유형을 돕고 싶어 하니 참 의젓하죠?
준혁이가 며칠 동안 관찰한 결과 화요일과 목요일에 놀이터에 형들이 모였어요.
이 날도 연우형은 다른 형들한테 둘러싸여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지요.
연우형을 돕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가원이가 따라온 거예요. 준혁이는 가원이에게 그동안의 일을 빠르게 설명하고 위험하니까 집에 가라고 했죠.  준혁이가 은근 멋진걸요?
여자를 지킬 줄도 알고 말이죠.
하지만 가원이가 그냥 가겠어요? 둘은 형들을 향해 돌진했지요.
그런데 형들이 두 꼬마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기만 하네요.
준혁이와 가원이가 힘이 빠질 때까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학예 발표회 때 할 연극 연습을 한 거더군요. 준혁이가 오해를 한 거죠.
이 일을 계기로 준혁이와 가원이도 형들의 학예 발표회에 참여하게 되었답니다.
아주 잘 되었죠?^^
더 중요한 것은 가원이가 연우형이 아닌 준혁이를 좋아한다고 고백한 것이랍니다.
그 후로 태권도 학원 가는 준혁이의 마음은 뭐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죠.
오해를 해서 엉뚱한 행동을 하긴 했지만 덕분에 형들과도 친해지고 그 일로 시범단에 들어가고 싶은 목표도 생겼답니다.
드디어 승급 심사를 받게 된 준혁이는 노란 띠가 되었어요.
근데요. 준혁이가 은근 츤데레에요.
가원이가 왜 태권도를 배우게 됐냐고 물으니 준혁이가 가원이를 지켜주려고 배웠다고 하는 거 있죠?^^
놀이터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도와주려고 달려가는 가원이와 준혁이가 너무 멋져 보입니다.
비록 저 이후에 다치고 깨지더라도 두 아이의 자신감만은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어린아이들을 보면 꼬맹이라고,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못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가원이와 준혁이를 보고 있으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좋아하는 감정에 당당하고 또 불의를 보고 그냥 넘어가지 않지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합니다.
또 꿈을 향해 나아갈 줄도 알아요.
비록 어려서 그 행동이 불러오는 결과가 다소 미흡하다고 해도 그 도전은 칭찬할 만하다 생각이 드네요.
초딩이라고 놀리지 말아요.
초딩에게도 품격이라는 것이 있답니다.
재미있는 스토리와 확실한 주제, 그리고 경쾌한 그림으로 읽는 즐거움을 듬뿍 주었던 <초딩의 품격>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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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콩깍지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104
최은영 지음, 한지선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는 저희 집 아이들이 믿고 보는 책이랍니다. 이 시리즈의 어떤 책도 아이들을 실망시키지 않았죠. 특히나 제목에서 눈길을 확 사로잡아 흥미 유발하는 것도 최고예요.
이번 104번째 책 <내 눈에 콩깍지>도 제목만으로 두 아이의 선택을 완벽하게 받았답니다. 하지만 겉만 번지르르한 책이 아니었어요. 제목은 물론이고 내용도 아주 재미있었죠.
특히나 표지의 그림을 보면서 그림이 익숙하다며 집에 있는 몇 권의 책을 말했는데 딱 이 책 그림작가가 그린 책이더라구요.
글을 쓰신 작가도, 그림 그리신 작가도 아이들 눈에 익숙해지면 더 반가워하며 그 책을 더 관심 가져주더군요. 그래서 이 책은 양쪽으로 두 배 더 좋아했어요.
이 책의 주인공은 선규에요.
직진남이면서 추진력이 좋은 친구랍니다. 좋아하는 혜리를 따라서, 다니던 피아노 학원을 바로 바꿀 정도예요.
연습실에서 연습하고 있을 혜리의 얼굴을 상상하며 문밖에서 기다리며 행복해하는 선규를 보면서 자신의 마음에 참 솔직한 친구구나 싶더군요.
혜리가 좋아진 건 새 학년이 된 첫날 교실에서 처음 보면서부터 랍니다.
선규의 심장이 고장난 것처럼 쿵쿵거렸고 혜리가 운명의 짝이란 생각에 피아노 학원까지 바꾼 거예요. 선규 참 귀엽네요.
하지만 살짝 안타까운 점은 선규가 여자의 마음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피아노 수업을 받지도 않고 혜리를 집에 데려다준다며 앞장서 가네요.
역시 직진남!^^

초등생은 누군가를 좋아하면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던데 선규는 절대 그렇지 않아요. 엄마도 선규가 혜리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계시네요. 반 친구들이 다 혜리를 좋아하는 거 아니냐고 엄마가 묻자 선규는 혜리가 자신만 좋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네요.
아빠는 혜리에게 선물을 주라는 조언을 해주는데 선규가 선택한 선물은 자신이 제일 좋아하고 아끼던 모형 자동차였어요.
다른 사람에게 주기엔 아깝지만 혜리에게는 전혀 아깝지 않았죠. 선규가 혜리를 진짜 좋아하나 봅니다.

선규는 혜리에게 준비한 선물을 건네줍니다.
혜리의 반응이 너무 미지근해서 선규는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거라고까지 했는데 혜리는 소미의 동생이 좋아하는 거라고 하자 소미에게 자동차를 줘버리네요.
자신은 자동차를 안 좋아한다면서.
자동차를 선물로 준비할 때부터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왜 엄마 아빠는 선규에게 조언을 더 안 해줬을까요?^^
어찌 되었든 선규의 아끼던 자동차는 소미의 손으로 넘어갔어요.
다만 혜리가 비닐포장도 뜯지 않은 지우개를 선규에게 선물로 주었으니 선규의 기분이 얼마나 좋았겠어요.
그러나 그 기쁨을 맘껏 즐기지도 못했는데  혜리의 짝꿍인 유현이의 필통에도 똑같은 지우개가 들어있는 것을 보고 말았죠. 선규의 속이 너무나 상했겠죠. 왜 안 그렇겠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혜리가 자신에게만 특별하게 준 선물이라 생각했는데 엄청난 라이벌이 생긴 거니까요.
그날은 선규네 모둠이 청소를 하는 날이었어요. 선규는 혜리에게 유현이한테 왜 지우개를 줬는지 물어보기로 했지요. 역시 저돌적인 직진남이에요.^^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어요. 유현이가 혜리를 도우려고 할 때 선규가 유현이를 밀면서 책상이 밀려 올려놓은 의자가 떨어지면서 혜리가 다칠뻔한 거죠.
의도한 게 아니었는데 선규의 마음이 답답할 것 같네요.

아빠는 선규가 혜리에게 점수를 따려면 멋지게 행동하고 멋지게 말해야 한다고 또 조언하네요.
아빠가 좀 제대로 조언을 해주면 참 좋을 텐데 선규에게 큰 도움은 안 되는 것 같아요.^^
다음날 선규의 옷차림 좀 보세요. 체육이 있었는데 혜리에게 잘 보이겠다는 그 마음 때문에 근사한 옷차림을 하고 학교에 왔잖아요. 이 선택은 또 선규를 곤란에 빠뜨리게 되거든요. 이 불편한 옷차림을 하고 줄넘기를 하다 바지가 찢어지고 말아요. 친구들 앞에서, 특히 혜리 앞에서 웃음거리가 된 선규가 너무 안타까워요.
 자동차 선물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이번에는 선규가 좋아하는 게 아니라 혜리가 좋아할 만한 선물을 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지우개였는데요. 어쩌죠. 선규가 준비한 지우개는 혜리네 문구점에서 사 온 거였어요.
이번에도 또 혜리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실패했네요.
소미는 그런 선규에게 혜리가 솜사탕과 뽑기를 좋아한다는 말을 전해주었고 선규는 엄마 아빠와 함께 열심히 준비했지요.
그런데 혜리는 선물도 받지 않고 선규에게 화를 내는 거예요.
알고 보니 혜리가 치과에 갔는데 이가 썩어서 엄마가 솜사탕과 뽑기를 금지시켰대요.
이렇게 타이밍이 안 맞을 수가 있나요?
하지만 제가 혜리라면 노력하는 선규가 싫지 않을 것 같아요.
선규는 혜리를 향한 마음을 접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혜리와 소미가 학원에 오지 않는 선규를 만나러 집으로 찾아왔네요.
마음을 접으려 했던 선규의 마음이 다시 콩닥콩닥 뛰기 시작합니다.
혜리도 자신을 좋아하는 거라고 믿고 싶어지지요.
그런데 엄마는 혜리보다는 소미가 더 마음에 드시나 봐요.^^ 선규는 자신과 혜리와의 앞날이 쉽지는 않겠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눈에 씐 사랑의 콩깍지를 믿어봅니다.

초등 저학년의 풋풋한 마음을 잘 그려낸 책이었어요.
고학년이 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도 드러내지 않고 마음속에 담아두는 경우가 많은데 저학년은 그래도 자신의 마음을 과감하게 드러내는데 망설임이 적지요. 선규가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잘 대변해 주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우왕좌왕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모습이 더 사랑스러웠어요.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좋아하는 사람에겐 무엇도 아깝지 않은 마음, 그 마음들이 때로는 실수로 보인다 하더라도 결국 진심은 통하게 마련이라는 것을 이제 막 이성친구에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갖기 시작한 친구들에게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은 좋아하는 친구가 없다는 딸아이와 아들 녀석에게 언젠가는 선규처럼 마음을 콩닥거리게 할 이성 친구가 나타나겠지요?

처음엔 선규처럼 서투를지 모르지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있어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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