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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의 품격 ㅣ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105
홍민정 지음, 최미란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품격 있는 동화 <초딩의
품격>이랍니다.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105번째
이야기에요.
제목에서부터 화끈하고 시원시원한 느낌이
밀려옵니다.
초딩과 품격, 이 두 단어가 상충되는 느낌도 들지만 그래서
더 궁금해지고 흥미를 느끼게 하네요.
표지 그림만으로도 유쾌함
뿜뿜입니다.
아이들에게 있어 표지는 선택에 있어 큰 영향력을
미치더라구요. 표지가 마음에 들어야 한 번이라도 더 눈길을 주고 펼쳐보게 되는데 <초딩의 품격>은 그런 면에서 아주
합격이지요.
누나의 단짝인 예원이 누나가 동생 가원이와 함께 준혁이네
집에 놀러 왔어요.
그런데 준혁이의 행동이 이상한걸요. 갑자기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정리하고 세수도 안한 얼굴에 로션을 바른 다음 거실로 나가 아무 책이나 꺼내들고 소파에 앉았어요.
언제부턴가 가원이를 볼 때마다 준혁이 가슴이 콩닥거린다는 걸 보니 준혁이가 가원이를 좋아하고 있나
봅니다.
한 살 어린 동생인 가원이를 좋아하는 준혁이의 마음과 행동이
그저 귀엽기만 하네요.
누나의 방이 열리기를 기대하던 준혁이 앞에
가원이가 나타납니다. 읽던 책이 재미있냐는 질문에 별로라고 대답했거늘 엄마가 산통을 다 깨네요. 준혁이가 제일 좋아해서 볼 때마다
낄낄거린다고까지 말해버렸으니까요. 게다가 씻지도 않고 옷을 갈아입은 것까지 가원이 앞에서 다 말해버렸으니 준혁이는 부끄러워져 그만 얼굴을 붉히고
말지요. 그걸 본 가원이가 준혁이가 귀엽다고 하네요.
준혁이 가슴에
핵폭탄을 던진 거예요.
교문 앞 줄지어 서있던 학원차량들 속에서 가원이가 준혁이를
부릅니다.
가원이가 태권도 학원을 다니고 있었군요. 그런데 문제는
가원이가 같은 학원에 다니는 시범단 오빠를 바라보는 눈빛에 기분이 우울해진 거죠. 그래서 준혁이는 엄마에게 태권도 학원에 보내달라고 조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한두 달 다니고 그만둔 학원이 많아 엄마는 쉽게 허락하지 않았지요. 다행히 아빠와 누나의 응원으로 태권도 학원에
다녀보기로 합니다.
가원이와 함께 태권도 학원 다닐 생각에 신이 난 준혁이는 학교에 도복을 입고 왔네요. 교실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 태권도장도 너무 맘에 들었죠.
수업이 끝나자 시범단의
연습 공연을 보게 되었는데요. 가원이가 연우 오빠가 너무 멋지다고 소리치자 준혁이는 신났던 마음이 사라지고 가원이가 밉기까지 했어요. 학원 다닐
마음도 싹 사라졌겠죠.
가원이 때문에 다니기 시작한 학원인데 다른 오빠가
멋지다고 하니 준혁이 마음이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그런데 집 근처
놀이터에서 무서운 형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연우형을 우연히 보게 됩니다.
서로 알지도 못하지만 준혁이는 왠지 화가 나지요
하지만 그저 열심히 태권도 승급 시험 연습에 몰두를 했어요.
그러다 또 비슷한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연우형이 다른 형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거예요.
준혁이는 얼른 검은띠를 따서 연우형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태권도 연습을 했지요. 가원이의 마음을 빼앗은 연우형이 미울 법도 한데 준혁이는 그 마음보다 괴롭힘을 당하는 연유형을
돕고 싶어 하니 참 의젓하죠?
준혁이가 며칠 동안 관찰한 결과 화요일과 목요일에 놀이터에 형들이
모였어요.
이 날도 연우형은 다른 형들한테 둘러싸여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지요.
연우형을 돕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가원이가 따라온 거예요. 준혁이는 가원이에게 그동안의 일을 빠르게 설명하고 위험하니까 집에 가라고 했죠. 준혁이가 은근
멋진걸요?
여자를 지킬 줄도 알고 말이죠.
하지만 가원이가 그냥 가겠어요? 둘은 형들을 향해 돌진했지요.
그런데 형들이 두 꼬마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기만 하네요.
준혁이와 가원이가 힘이 빠질 때까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학예 발표회 때 할 연극 연습을 한 거더군요. 준혁이가 오해를 한
거죠.
이 일을 계기로 준혁이와 가원이도 형들의 학예 발표회에 참여하게
되었답니다.
아주 잘 되었죠?^^
더 중요한 것은 가원이가 연우형이 아닌
준혁이를 좋아한다고 고백한 것이랍니다.
그 후로 태권도 학원 가는
준혁이의 마음은 뭐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죠.
오해를 해서 엉뚱한
행동을 하긴 했지만 덕분에 형들과도 친해지고 그 일로 시범단에 들어가고 싶은 목표도 생겼답니다.
드디어 승급 심사를 받게 된 준혁이는 노란 띠가 되었어요.
근데요. 준혁이가 은근 츤데레에요.
가원이가 왜 태권도를 배우게 됐냐고 물으니 준혁이가 가원이를 지켜주려고 배웠다고 하는 거
있죠?^^
놀이터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도와주려고 달려가는 가원이와
준혁이가 너무 멋져 보입니다.
비록 저 이후에 다치고 깨지더라도 두
아이의 자신감만은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어린아이들을 보면
꼬맹이라고,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못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가원이와 준혁이를 보고 있으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좋아하는 감정에 당당하고 또 불의를 보고 그냥 넘어가지 않지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합니다.
또 꿈을 향해 나아갈 줄도
알아요.
비록 어려서 그 행동이 불러오는 결과가 다소 미흡하다고 해도 그
도전은 칭찬할 만하다 생각이 드네요.
초딩이라고 놀리지
말아요.
초딩에게도 품격이라는 것이
있답니다.
재미있는 스토리와 확실한 주제, 그리고 경쾌한 그림으로 읽는
즐거움을 듬뿍 주었던 <초딩의 품격>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