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공감
이동환.최다혜 지음 / 지식과감성#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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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말로 공감이 아닐까 싶어요. 공감은 혼자 하는 게 아니잖아요. 누군가와 함께 할 때 할 수 있고 받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눈은 핸드폰 세상 속에 있고 함께 하는 것보다 혼자 해결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어요. 하지만 현실은 외로움과 공허함에 우울해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더 편하다는 말속에는 더 함께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안타까움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을 읽으며 비록 내가 누군가와 마주하고 있지는 않지만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내가 이 글에 공감하고 있고 그것은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끼게 할 것 같아요.
'조용한 공감'이라는 말이 아주 잘 어울리네요.
 


제가 직장인은 아니지만 저도 직장인이던 시절이 있던 사람이고 사람의 감정이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하면 아마도 이 시를 읽는 분들은 다 이해가 되실 거예요. 이해보다는 공감이 되실 거예요.
월별로 주제를 나누어 직장인의 생활의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는 차례랍니다.
 



직장을 구하기 힘든 요즘 시대에 누군가 나를 찾아주기만 한다면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며 달려가게 되는 현실...
마음 아프기도 하고 좀 짜증스럽기도 하지만 그게 현실이고 지금의 내 모습이겠지요.
웃프다는 말을 절로 생각나게 하는 시랍니다.
 


시를 읽으면 읽을수록 서글퍼져요.
그것은 사실이 아니야, 나는 너희와 달라,라고 말할 수 없어 살짝 고통스러워요.
내가 지금 직장인이면, 더 처절하게 공감될 것 같아서 주부인 걸 감사해야 하나 싶다가도 이런 생각을 남몰래 할 남편을 생각하면 마음 한켠이 저려옵니다.
대신에 나는 남편을 힘들게 하지 말아야지, 집에 와서는 마음 편하게 쉴 수 있게 해줘야지 마음먹게 되네요.
 


때로는 말하지 않아도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느낄 때가 있다.
그게 사회생활이다.
이건 왠지 '공감'이 아닌 '눈치'가 아닐까 싶네요.
사회생활은 차갑고 공감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 단어라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지만 그래도 현실에서는 서로 공감하는 사회생활이 가능했으면 좋겠어요.
 


짧지만 지독한 공감이 되는 건 왜일까요?
네 마디 단어에 숨어있는 무수한 말들이 왜 들리는 걸까요?
 

늘 그런 생각을 해요.
우리는 왜 사나?
혼자라면 참 살기 싫었을 이 세상,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 살만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퇴근하는 남편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열렬하게 반겨줘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직장인들이 너무 공감할 시들이었어요.
한편으로 너무 공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역설적으로 들더군요.
 이 시들이 모두 공감이 된다면 가슴이 아프고 뭔가 암울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것 같아서 말이죠.
하지만 또 하나, 내가 겪는 모든 것들이 나를 좀먹게만 하지 않는다면 무엇 하나 버릴 경험은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제와 다를 게 없는 오늘을 살고 오늘과 다를 거 없는 내일은 그다지 기다려지지 않는 직장인의 삶일지라도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나의 삶이고 그 삶을 사랑할 수 있어야 견디고 성장하고 뛰어넘게 되겠지요.
그것은 비단 직장인들에게만 국한된 부분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짧지만 강렬하고 압축되어 있어서 그 의미를 스스로 상상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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