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쉴 때마다 네가 '필요해' - 전설의 호흡기내과 진성림 원장의 첫 에세이 숨 쉴 때마다 네가 필요해
진성림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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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확인하게 되는 게 바로 미세먼지에요. 요즘엔 초미세먼지까지 신경을 써야 하니 공기라는 게 이렇게 중요하구나, 맑은 하늘이 고맙게 느껴지더라구요.
아주 오래전에 아이들 그림책에서 지구의 공기가 엄청 안 좋아져 모두 방독면을 쓰고 다녀야 하고 공기를 사서 마셔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머지않아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우리 아이들이 참으로 안됐다는 생각도 들고 지금부터라도 공기의 질에 신경을 쓰고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공기는 곧 우리의 숨과 직결된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그래서 <'숨'쉴 때마다 네가 '필요해'> 제목만 보고서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오래도록 호흡기 내과 진료를 해온 진성림 원장님께서 쓰신 책이라 다양한 경험과 소신이 담겨있어 우선은 현상을 통해 의학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의사로서의 소신을 읽고 나니 이 책의 전반적인 느낌이 좋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요.
역시나 그 첫 느낌 그대로 의학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많은 상식들을 알게 되었어요.
불편하기만 한 기침이 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이 되어 있었고
기침에 대한 의학적 상식들도 알 수 있었답니다.
엄마들은 아이들의 기침에도 민감해지기 마련인데 기본적인 내용들을 알고 있으면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도 있으니까요.
 



의사로서 그에게 신뢰를 느끼게 하는 부분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는 그 자세에 있어요.
의사로서 환자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무례한 의사들도 많은데, 의학적 지식만 전달하고 고통은 환자의 몫으로 돌리는 의사도 많은데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질문을 던지는 진성림 의사선생님을 보니 이분이라면 믿고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을 읽다 보면 이것이 생색내기 글이 아니라 이분의 진심임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답니다.
의사로서의 혼란스러움과 두려움을 솔직하게 얘기해줘서 의사도 불완전한 인간임을, 자신의 선택에 대한 두려움을 매 순간 느끼는 사람임을 느끼게 해주었어요.
솔직히 뭔가 호흡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게 될 줄 알았는데 초반에는 의사를 인간적으로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네요.^^
"고마운 사람이 되지 말고 필요한 사람이 돼라" 저자가 직원들에게 항상 하는 말인데요. 환자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면 고마운 마음은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지요.  


우리와 먼 질환 같지만 요즘 같은 공기의 질이라면 나와 전혀 관계없을 질환이 아닐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두 질환, 천식과 암!
다소 어려운 내용들도 나오지만 알아두면 유용할 내용들이지요.
특히나 폐암에 대한 내용은 각성이 되는 내용이라 흡연가분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네요.
책을 읽으면서 점점 내가 이 책에 기대했던 바와는 멀어졌지만 오히려 제가 이 책의 의도를 모르고 읽고 있었다는 것을 중간쯤 읽다 알게 되었어요.
이 책은 지식 전달 용이 아닌 진성림 원장님의 에세이더라고요.
그제서야 마음을 편히 먹고 다시 읽기 시작!
의사의 직업적 고된 노동과 인간적 고뇌가 느껴졌네요.
 



특히나 아버지를 암을 발견하고 진단하며 아버지를 잃는 과정은 의사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안타까움이 느껴졌답니다.
살아생전  아버지가 저자에게 책을 집필해보라고 권했다고 하니 이 책의 의미도 남다를 거란 생각이 드네요.
 



개인적인 의사로서의 아픔뿐만 아니라 병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의 고충도 알 수 있었어요.
이런 내용은 잘 알지도 못했지만 의사는 그저 돈을 잘 버는 직업이겠거니 했는데 그들에게도 남다른 고통이 있었구나 이해하게 되었죠.

어디나 사회적 부조리는 있고, 그것을 어떻게 개선해 나가는가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지요.

사회적으로 나름 힘이 있는 의사들의 사회에도 그러한 어려움이 있다는 것, 그것이 그들의 자부심, 내지 이기심으로 오래도록 변화하지 못했다는 것을 진성림 원장은 인정하고 있네요. 뭔가 큰 그림을 보실 수 있고, 부끄러워도 그것을 인정할 수 있는 분인 것 같아서 확실히 이분에 대해 신뢰감이 드네요.



 


요즘 가장 관심이 많이 가는 것이 바로 공기의 질, 미세먼지 일 텐데요.

미세먼지에 대한 진성림 원장님의 생각이 참 궁금했어요.

우선은 미세먼지는 무생물이기 때문에 치료가 불가하다는 말씀을 하시네요.

미세먼지의 가장 큰 위험은 호흡기 질환과 기존의 호흡기 질환자들의 병을 악화시키는데 있는데 숨을 안 쉬고 살 수는 없으니 참 걱정스럽네요.

 치료제도 없고, 예방주사도 맞을 수 없는 미세먼지, 정말 침묵의 살인자라고밖에 할 수 없어 더 무서워요.

앞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이 정말 걱정되고 안타까워요.



진성림 원장의 삶을 돌아보며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어쩌면 지금 가장 바쁘게 진료를 보고 안전하고 건강한 호흡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고 계실 것 같은데 그러한 고민들이 환자들에게 큰 힘이 되어 줄 거라 믿어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우리는 숨 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었고 오히려 그것으로 인해 공기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느끼게 되는 요즘인데요.

이 책을 읽으면서 숨을 쉬고 산다는 것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의 에세이를 통해 저자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나의 삶도 돌아보게 되는데요. 저자의 치열한 삶을 보면서 그가 의사로서의 자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참 존경스럽더군요.

환자를 돈으로만 보는 의사들도 참 많고 의사가 예전만큼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의사에게 아플 때마다 의지하게 되고 도움을 받기도 하지요.

이런 의사라면 의심하지 않고 걱정하지 않고 아픈 몸을 맡길 수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특히나 아주 솔직하게 의사의 고충과 두려움을 꺼내주셔서 오히려 인간적인 느낌이 들었고 믿음이 들었어요.

아들이 잔기침을 자주 하고 있는데 이 병원으로 찾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덮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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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공주 루비 틴틴 로맨스 시리즈 2
한예찬 지음, 오묘 그림 / 틴틴북스(가문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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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문비 틴틴북스의 틴틴 로맨스 시리즈 2권이 드디어 나왔네요.
소녀감성 가득한 예쁜 사랑 이야기라서 초등 고학년 이상의 여자아이들이 딱 좋아할 만한 책이랍니다.  상상 로맨스와  만화스러운 그림으로 상상하고 읽고 느끼면서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인어 공주 루비> 읽어봤어요.
 


1권이 <말하는 인형 캔디>였는데요.
낡은 인형이 예쁜 소녀로 변하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던 남학생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었는데요.
2권 <인어 공주 루비>역시 바닷가에서 만난 인어와의 사랑 이야기로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약속한 현준이와 루비의 사랑 이야기가 재미있었어요.
 



현준이는 부모님과 휴가 때, 부산으로 이사 오기 전 10년 가까이 살았던 여수로 여행을 갔다가 바닷가에서 놀다 그만 바다에 빠지게 되는데요.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미스터리한 소녀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지요. 현준이가 누구냐고 묻자 아무 말 없이 소녀는 바닷속으로 풍덩 뛰어들더니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분명 소녀의 입술이 느껴졌었고 그 소녀가 인공호흡으로 자신을 살려냈다고 느낀 현준이는  그 입술의 달콤함을 잊을 수 없었죠.
다음날이 되어도 여전히 소녀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구요.
 


다음날 현준이는 바닷가에서 다시 그 소녀를 만나게 되는데요.
이름이 루비이며 아빠는 고집불통 임금님, 엄마는 멋부리기만 좋아하는 왕비라서 집에 가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내일이면 부산으로 돌아가야 하는 현준이네를 따라가겠다고 떼를 쓰기도 하지요.
결국 현준이는 엄마 아빠 몰래 차 뒤에 루비를 태우기로 하는데요. 2시간 반 걸리는 부산까지 무사하게 갈 수 있을까요?^^
엄마 아빠에게 들키지 않고 부산까지 루비를 데리고 오긴 왔는데 바다가 가까이에 있어야 하고, 수영을 좋아하면서 헤엄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는 루비가 조금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죠.
  


게다가 바닷가에서 열리는 댄스짱 선발대회에 나가겠다며 참가 신청을 하게 되는데요.
춤을 좋아하지만 공주가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된다며 엄마 아빠가 춤추지 못하게 한다는 말을 하는 루비를 보면서 현준이는 루비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루비와 함께 있으면 가슴이 떨리고 민태가 루비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 기분 나쁘다는 걸 느끼며 이것이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죠.
 

제목 때문에 루비가 인어공주일 거란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쉽고 빠르게 정체를 오픈할 줄은 몰랐어요.
현준이의 사랑이 느껴진다며 자신의 정체를 스스로 밝힌 루비는 자신은 인어공주이며 바닷물에서 나와있으면 다리가 생기고 바닷물 속에 들어가면 인어가 된다고 알려주지요.
그리고 루비가 건네준 소라 껍데기는 인간들의 전화처럼 바닷속에 있는 루비와 땅 위에 있는 현준이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요.
둘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씩 가까워졌고 사랑의 감정이 싹트고 서로의 마음도 확인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사랑이 더욱 깊어지려면 언제나 둘 사이에 시련이 생겨야 하는 법!
루비를 마음에 두고 치근덕거리던 민태에게 루비의 비밀을 들키고 말아요.
루비가 아쿠아리움에 갇히게 하지 않으려면 돈을 가져오라는 둥 현준이를 협박하고, 루비에게는 자신의 여자친구가 되어달라고 협박하지요.
초등학생이 이렇게 비열하게 굴다니~
현준이는 차라리 루비가 왕궁으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나 싶었지만 루비는 왕궁으로 돌아가 결혼하고 싶지도 않은 남자와 약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싫었죠.
인어는 한 사람만을 사랑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그 한 사람이 현준이구요.
 

민태는 대학생 사촌 형까지 데리고 와서 루비와 현준이를 협박하고 루비를 바닷물에 빠뜨려 루비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게 하지요. 방송국에 전화를 해서 사람들이 오도록 제보를 하고 인어가 나타났다며 사람들을 불러 모으려 하지요. 다행히 루비가 인어 꼬리로 민태와 사촌 형을 물에 빠뜨리고 자신의 사진을 찍은 카메라도 물에 빠뜨립니다.
그 둘을 구조하려 사람들이 오기 전, 그 순간 루비와 현준이는 서로를 영원히 사랑하고 7년 후에 꼭 결혼을 하기로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 바닷속으로 유유히 사라지지요.
사람들은 아무도 인어의 존재를 볼 수도, 믿지도 않게 되었지요. 민태와 사촌 형이 아무리 우겨도 믿어주지도 않을 테고요.^^

누구나 공주나 왕자와의 로맨스를 꿈꾸게 되지요.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왕자와 공주와의 우연한 만남과 그들에게 받는 무조건적 사랑을 꿈꾸는 건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일 테죠.
그런 마음을 대리만족시켜주는 틴틴 로맨스 시리즈에요.^^
특히나 <인어 공주 루비>는 소년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어 공주의 이야기라서 더 재미있고 흥미로웠어요.
인어로서의 삶이 있지만 사랑은 자신이 선택하고자 했던 루비의 능동성이 좋았고, 그런 루비를 사랑하게 되면서 루비만 생각하는 순수한 현준이의 마음도 좋았답니다.
비록 비현실적인 스토리라 해도 읽는 동안이나마 설레었고 그 순수함이 좋았어요. 7년 후 현준이와 루비가 진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사랑을 응원하고 싶네요.
1, 2권 모두 소년의 사랑 이야기였는데 다음에는 소녀의 로맨스 기대해봐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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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짝꿍으로 말할 것 같으면,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107
임근희 지음, 지우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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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믿고 보게 되는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랍니다.
아이들 어릴 때부터 쭉 읽어온 이 시리지는 두 아이가 고학년이 되어도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을 주지요.
이번에 만나게 된 107번째 이야기는 <내 짝꿍으로 말할 것 같으면,>이랍니다.

4학년 아들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던 <내 짝꿍으로 말할 것 같으면,>이에요.
글도 그림도 참 흥미롭고 재미있어요.

맘에 안 드는 현재 짝꿍 지소민 때문에 다음 짝꿍이 바뀌기를 기다리던 진후는 드디어 원하던 남자 짝꿍을 뽑게 됩니다.
그런데 하필 그 짝꿍이 원칙과 규칙을 중요시해서 귀찮기만 한 강기찬이네요. 진후의 당황스러워 빨개진 얼굴이 진후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어요.
오죽하면 개를 피하려다 늑대를 만난 꼴이 되었다고 했을까요.

강기찬은 친구들이 잘못을 하거나 규칙을 어기면 그것을 그냥 넘어가지 않았어요. 꼭 참견하며 잔소리를 했고 선생님께 이것저것 이르기 일쑤였지요. 선생님까지도 그만 일러 달라고 사정을 할 정도이니 강기찬이 친구들에게 미움을 사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네요.
진후도 기찬이 때문에 마음 상하는 일이 있었대요. 급식 시간에 너겟 하나를 더 달라고 했는데 그걸 하나 안 주고 타박하니 말다툼이 일어났고 반 친구들까지 진후의 편에 서자 기찬이는 조금씩 왕따처럼 되어 갔지요.

그러던 어느 날 화장실에서 또 사건이 벌어졌어요.
오줌이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아 누군가를 밀치고 소변기를 차지했는데 하필 그게 기찬이였네요. 일단 오줌을 누려고 진후가 시도를 하면 기찬이는 진후를 잡아당겨 오줌을 누지 못하게 했어요. 아무리 원칙을 중시한다 해도 오줌은 눌 수 있게 해주지~ 여튼 너무 화가 난 진후는 그만 기찬이를 때리고 마는데요.
기찬이가 너무 한다 싶기는 했는데 폭력은 또 다른 문제이긴 하죠.
일이 커질 것 같은 기분~~
선생님은 두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기찬이의 빨개진 얼굴을 보게 되는데 기찬이가 맞은 게 아니라 화장실 모서리에 부딪힌 거라고 하네요.
기찬이가 원칙과 규칙을 중시하는 아이라 있는 사실 그대로를 선생님께 말씀드릴 줄 알았더니 이런 멋진 모습이 숨어있었군요.
이런 기찬이의 또 다른 면모를 알게 된 진후는 괜스레 기찬이에게 미안해지죠. 그래서 기찬이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합니다.그리고 기찬이가 왜 그렇게 원리원칙을 중요시하는지 이야기를 듣게 되죠.
기찬이 아빠네 회사에 높은 분의 비리를 모른척하지 않았던 아빠가 회사에서 잘리면서 엄마가 다른 사람과 부딪힐 일을 만들지 말라고 당부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그런 아빠의 모습을 보며 자란 기찬이가 불의에 참을 수 있었겠어요?
알고 보니 기찬이는 정말 멋진 아이였네요.
그렇게 하면 친구들 사이에서 외로울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버리지 않았던 정말 멋진 아이였어요.

진후가 기찬이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며 깊은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된 계기가 생기게 돼요.
마트에서 계란을 사려고 들고 있다가 뒤를 살피지 않은 할머니 때문에 계란을 깨뜨리게 되었는데 그 할머니는 진후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진후 탓을 하는 거예요.
할머니께 따지고 싶은 게 많았지만 한마디도 하지 못한 진후는 그날 쉽게 잠들지 못했어요. 사과를 하지 않는 사람이 문제인지, 끝내 사과를 받으려는 사람이 문제인지 그 해답을 찾지 못했거든요.

이제 진후는 기찬이가 바라는 사과의 의미를 알게 되었어요.
이제서야 기찬이의 진심과 의도가 진후에게 전해진 거겠지요.
그래서 피구를 하고 세게 던진 것까지 사과하는 진후의 모습이 너무 멋졌어요.
도원이가 왜 기찬이에게 사과를 했냐는 질문에 사과할 일이 있으면 먼저 하는 거라며 대답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진후의 변화를 시작으로 반 친구들이 천천히 기찬이를 이해하고 자연스레 사과를 하는 분위기가 될 거라 확신해요.
변화의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끝은 창대할 거라는 느낌이 들어 기분 좋게 책을 덮을 수 있었어요.

책 읽고 독후 활동도 이어서 해보았어요.
먼저 표지를 보고 상상해보는 걸 먼저 해보았는데요. 큰 친구와 작은 친구가 싸우는 것 같다고 했네요.^^
이후 책을 읽고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았어요. 조금 더 깊게 생각을 해보면 좋을 텐데 단답형 같은 답을 했네요.
책에 나오는 다소 어려운 용어의 의미를 알아보는 생각 퀴즈 좋았어요.
요즘 어휘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이런 어휘 부분을 한번 더 체크해볼 수 있어서 좋았네요.
마지막 페이지는 자신의 생각을 적어보았는데요. 급식 도우미가 친한 친구에만 소시지를 한 개씩 더 주다 보니 마지막 남은 친구에게 줄 소시지가 하나 모자랐던 거예요. 그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는데 친한 친구만 주니 너무하다고 적었네요. 그리고 소시지가 모자란 친구에게 급식 도우미가 자기 소시지를 덜어줘야 한다고 적었네요.
비록 단답형에 가까운 답을 적기는 했지만 어휘력도 챙기고 생각도 더 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네요.

역시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미도 있고 메시지도 있어서 아이들 읽기에 참 좋은 책이죠.
<내 짝꿍으로 말할 것 같으면> 역시 원리 원칙의 필요성,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는 이유도 아이들이 깨달을 수 있을 거예요.
거칠어지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시절에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꼭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한 사람의 변화가 다른 친구들에게도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이 될 거라는 믿음과 함께 내 아이가 그런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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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선상의 아리스 - S큐브
마사토 마키 지음, 후카히레 그림, 문기업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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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일문학을 전공했음에도 일본 문학은 썩 좋아하지 않았어요. 우리의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고 뭔가 번역본을 읽으면서 어색하다고나 할까요? 감정을 탁 쳐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뭔가 맞지 않는 옷처럼 껄끄러운 느낌이 들어서 쉽게 읽게 되지 않았는데 나이가 드나 봅니다.
일본 책을 읽다 보면 그 상냥함이 느껴져서 예전만큼 낯설지가 않네요.
특히나 청소년 문학에 눈을 뜬 딸아이를 위해 다시 한번 읽어볼까 싶은 마음이 들어 선택한 책이 바로 <폐선상의 아리스>랍니다.
표지부터 나는 일본 책이야~ 하고 말하고 있네요.^^
 

 


큰 줄기로 보자면 사춘기의 고뇌와 사랑을 담은 책이에요.
표지를 두른 띠에 '찾아냈어. 네가 나의 고동'
이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그 고동이 뭘까 궁금했거든요. 책을 읽다 보니 로우가 이름 모를  소녀를 만났을 때 예쁜 얼굴로 웃는 모습이 내 고동을 크게 뛰게 만들었다고 표현하더라구요. 아마 심장이나 가슴, 혹은 사랑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구나 싶었죠.
언제나 그렇듯 알듯 모를 듯 신비감을 지닌 소녀와 낯선 곳에 덩그러니 떨어진 소년의 만남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앞으로의 일들을 궁금하게 합니다.
 


그런데 금세 아리스의 정체가 드러나네요.
로우가 집에 찾는데 도움을 주었던 나나미에게 폐선 위에서 만났던 여자아이에 대해 물었는데 폐선의 유령이라고 말해주었어요.
그리고 다음날 아리스를 만나고 싶어 다시 찾은 폐선 위에서 또 그녀를 만나게 됩니다.
소년의 풋풋한 사랑이 시작되는 느낌으로 흐뭇하게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더군요.
아리스가 자신에게 산소이며 깊은 바다 밑에서 질식하기 직전이었던 자신의 폐를 채워준 달콤하고 신선한 공기 같다고 느끼는 로우.
하지만 아리스는 자신이 누구인지 찾으려 하지 말라고 하는데요. 점점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진해져갑니다.
로우와 아리스는 '스노 구스'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뭔가 둘 사이에 모르는 사연이 있는 듯해요. 아리스가 로우에게 '나의 고동'이라는 표현을 했고 로우는 아리스의 심장이 되고 싶어지는데요.
 


로우가 아리스에게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풀어놓기 전에는 가벼운 미스터리 판타지물인가 싶었는데 역시 슬픈 사연이 있었군요. 로우가 이곳에 올 수밖에 없었던 사건들, 케이와 후미 선배와의 오해와 그 오해들이 불러일으킨 충격적 결말들~
물론 로우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결국 슬픔과 자책은 남은 사람의 몫이 되니까요.
로우가 쫓겨나듯 이런 후미진 곳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듣고 나니 로우에 대한 애잔한 연민과 그의 행동들이 이해가 되네요.
하지만 여전히 아리스는 미스터리하고
이해하기 힘든 말들로 로우와의 선을 긋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만한 이유가 있었어요.
로우는 아버지의 앨범에서 아버지 어릴 적 찍은 사진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그 사진에서 아리스를 보게 된 거예요.
아버지와 다정하게 찍은 아리스의 사진을 발견한 로우는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한데요.
특히나 엄마한테 아빠와 미래를 약속한 친구가 10대 때 죽었다는 말을 듣고는 더욱더 충격을 받았죠.
지금 자신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을 안아준 아리스가 한참도 전에 죽은 아빠의 여자친구였다는 얘기니까요. 하지만 이것도 다음 이야기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전개가 되네요.
점점 이야기가 궁금증을 더해가고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아리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더욱더 재미를 더해갑니다.
반전의 반전이 거듭되며 정말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만나게 되었는데 놀라웠어요.
 
딸아이가 좋아할 것 같아서 만나게 된 책인데 제가 더 재미있게 읽은 것 같아요.
판타지 옷을 입은 듯 보였지만 청소년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었고 그 사랑이 다소 위험해 보여도 그 사랑을 응원하고 싶어졌지요.
불완전하고 맹목적이지만 그 나이이기에 그럴 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 그들의 불꽃같은 사랑이 부럽기도 했답니다.
오래간만에 가볍지만 즐거운 독서를 한 것 같아요. 열린 결말이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나고 싶은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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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칼럼리스트가 전하는 마음속 거인 만나기
이영조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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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면서 내 감정보다는 아이의 감정, 아이의 성장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어요. 아이가 제대로 크고 있는가, 마음을 다치고 아픈 건 아닌가, 아이의 상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안심과 걱정을 반복하며 지냈던 것 같아요.
 제 나이 40을 넘고 두 아이들이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이제야 제 감정, 제 마음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늘 육아서에 매달려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뭐라도 찾아낼 수 있을까 싶어 참 많이도 읽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돌아보니 그것도 제가 가진 불안감 같은 거였어요. 잘 못 키울까 봐, 내가 몰라서 아이를 망치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 같은 거요.
내가 단단하지 못해서 내가 불완전하고 불안해서 무언가에 매달려보고자 했던 거일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구요.
결국 나를 먼저 들여다보고 알고 이해하고 인정하는 게 더 중요했던 건데 말이에요.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어요.
<마음속 거인 만나기>
나도 모르고 있던 내 안의 큰 힘을 이 책 안에서  찾아보고 싶어졌어요.
 


열등감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게 하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게 하는 마음 작용이며 나를 개선하기 위한 용기와 자신감의 디딤돌로 활용해야 함에도 우리는 열등감에 빠지면 위축되고 좌절하기가 더 쉽죠. 그건 타인과의 비교에서 생긴다고 하네요. 남들보다 조금 못해도, 남들과 조금 다르다고 해도 그것이 지극히 정상이며 그런 나를 더욱 사랑하는 것이 열등감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이라고 합니다.
요즘 같은 자기 PR 시대에 그들과 나를 비교하다 보면 열등감과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죠. 그럴수록 나를 안으로 더 채우고 남이 아닌 나를 더 돌아보고 사랑하는 수밖에 없는 듯해요.
 

'명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으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인성이다.'
요즘같이 정말 비인간적인 사건사고들이 수시로 발생하는 시대에 꼭 필요한 말이에요.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귀하게 대접받는 시대를 거치고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된 이 시대가 그 방법이 잘못되었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랑과 공동체 의식을 가르치고 옳고 그름을 잘 가르치는 것! 부모가 아이에게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가 아닐까 싶고 그래야 부모의 노후도 덜 외로울 것임을 수많은 상담 경험이 있는 저자가 글 속에 힘을 실어 전하고 있네요.
 


내 안에는 나를 위대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거인이 있다.
마음속 거인을 깨울 방법은 용기와 자신감, 자기 긍정!
내 안에 있는 그 거인을 나는 아직 못 만난 건가?
빨리 깨워서 만나보고 싶어져요.
그 깨어난 거인이 내게 무슨 말을 건넬지도 참 궁금해지구요.^^
거인은 밖에 있지 않고 내 안에 있다는 것! 그래서 나만 깨울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흥분되게도, 조바심 나게도 합니다.
 


수많은 살아있는 상담 사례를 통해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읽다 보니 정말 더 마음에 와닿아요.
상담자의 이야기가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 안에 다 들어있는 마음이고 다 내 고민이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내가 용기를 내지 못하면 내 주변의 상황이 변하기 어렵다는 거~ 알면서도 참 안되네요.
체면과 자존심을 내려놓는 일! 어찌 보면 그것이 가장 용기를 내는 시작이고 변화의 시작인데 말이죠.
생각의 전환!
지금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
 


나는 엄마고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은 욕망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어요.
내 아이들이 힘 있는 어른이 되고 또 가정을 꾸릴 수 있는 든든한 성인이 되기를 늘 바라죠.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성적과 아이의 꿈에 항상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부모의 관심과 강요가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아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의 무한한 믿음과 격려, 인정, 사랑인데 그것만 주기가 왜 그리도 힘들까요?
지혜로운 부모가 되기 참 힘들어요. 그래서 오늘도 책 속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 허우적대고 있나 봅니다.^^
 


저자의 상담 사례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가진 문제점들을 돌아보게 되고 또 그것을 극복해내기 위해 어떤 행동들이 필요한지도 알게 됩니다.
그런데요. 이렇게 쭉 읽어가다 보니 결국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를 믿고 어떠한 순간에도 용기를 내야 한다는 것이 행복의 결정적 방법 같아요.
우리가 지금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더 불행하게 느끼는 이유는 다른 사람과의 비교 때문이고 나를 싫어할까 봐 하고 싶은 말도, 행동도 참아가며 나를 숨기는 것 때문이잖아요.
미움받을 용기는 나에게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좀 더 용기를 가지고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보통 과한 문제가 없다고 생각이 되면 일부러 상담 센터를 찾는 경우는 극히 드물죠. 나 자신은 물론 아이를 위해서도 큰 문제가 없는 이상 굳이  상담을 받는 것에 부담을 느끼게 마련이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만약 어떤 문제가 있다고 여겨진다면 바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엄마가 아이를 가장 잘 안다고, 내가 나 자신을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것은 큰 착각일지도 몰라요.
전문가의 도움으로 나도 모르는 나, 엄마도 모르는 아이의 진짜 마음을 알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낼 수 있겠지요.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도 이 책이 주는 용기였어요.
고통스러울 일도 많고, 힘든 일도 많고, 슬픈 일도 많은 이 시대~
희망도 없고 웃을 일도 많지 않은 시대이기에  내적 문제를 가진 사람들도 참 많지요.
심리적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에게 누구나 힘든 일이 있을 수 있다는 안도감과 그것들이 불치병이 아닌 치료 가능한 일임을 알려줄 수 있는 책이어서 반가웠어요.
이 책을 통해 독자가 카운셀러가 되기는 힘들지만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 되어 줄 수 있고 좀 더 이해해줄 수 있는 아량 정도는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내 안의 거인을 깨우는 방법은 결국 용기를 갖는 일인 것 같아요.
거인이 두렵다고 깨울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나는 늘 거인이 깰까 봐 숨죽이고 조용히 살아야겠지요. 용기를 내어 거인을 깨우는 것!  거인이 두려운 존재가 아닌 든든한 친구가 되어 줄지도 모를 일!
오늘부터 용기를 내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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