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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짝꿍으로 말할 것 같으면, ㅣ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107
임근희 지음, 지우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언제나 믿고 보게 되는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랍니다.
아이들 어릴 때부터 쭉 읽어온 이 시리지는 두 아이가
고학년이 되어도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을 주지요.
이번에 만나게 된
107번째 이야기는 <내 짝꿍으로 말할 것 같으면,>이랍니다.
4학년 아들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던 <내 짝꿍으로
말할 것 같으면,>이에요.
글도 그림도 참 흥미롭고
재미있어요.
맘에 안 드는 현재 짝꿍 지소민 때문에 다음 짝꿍이
바뀌기를 기다리던 진후는 드디어 원하던 남자 짝꿍을 뽑게 됩니다.
그런데
하필 그 짝꿍이 원칙과 규칙을 중요시해서 귀찮기만 한 강기찬이네요. 진후의 당황스러워 빨개진 얼굴이 진후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어요.
오죽하면 개를 피하려다 늑대를 만난 꼴이 되었다고
했을까요.
강기찬은 친구들이 잘못을 하거나 규칙을 어기면 그것을 그냥
넘어가지 않았어요. 꼭 참견하며 잔소리를 했고 선생님께 이것저것 이르기 일쑤였지요. 선생님까지도 그만 일러 달라고 사정을 할 정도이니 강기찬이
친구들에게 미움을 사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네요.
진후도
기찬이 때문에 마음 상하는 일이 있었대요. 급식 시간에 너겟 하나를 더 달라고 했는데 그걸 하나 안 주고 타박하니 말다툼이 일어났고 반
친구들까지 진후의 편에 서자 기찬이는 조금씩 왕따처럼 되어 갔지요.
그러던 어느 날 화장실에서 또
사건이 벌어졌어요.
오줌이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아 누군가를 밀치고
소변기를 차지했는데 하필 그게 기찬이였네요. 일단 오줌을 누려고 진후가 시도를 하면 기찬이는 진후를 잡아당겨 오줌을 누지 못하게 했어요. 아무리
원칙을 중시한다 해도 오줌은 눌 수 있게 해주지~ 여튼 너무 화가 난 진후는 그만 기찬이를 때리고 마는데요.
기찬이가 너무 한다 싶기는 했는데 폭력은 또 다른 문제이긴 하죠.
일이 커질 것 같은 기분~~
선생님은 두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기찬이의 빨개진 얼굴을 보게 되는데 기찬이가 맞은 게 아니라
화장실 모서리에 부딪힌 거라고 하네요.
기찬이가 원칙과 규칙을 중시하는
아이라 있는 사실 그대로를 선생님께 말씀드릴 줄 알았더니 이런 멋진 모습이 숨어있었군요.
이런 기찬이의 또 다른 면모를 알게 된 진후는 괜스레 기찬이에게 미안해지죠. 그래서 기찬이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합니다.그리고 기찬이가 왜 그렇게 원리원칙을 중요시하는지
이야기를 듣게 되죠.
기찬이 아빠네 회사에 높은 분의 비리를 모른척하지
않았던 아빠가 회사에서 잘리면서 엄마가 다른 사람과 부딪힐 일을 만들지 말라고 당부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그런 아빠의 모습을 보며 자란
기찬이가 불의에 참을 수 있었겠어요?
알고 보니 기찬이는 정말 멋진
아이였네요.
그렇게 하면 친구들 사이에서 외로울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버리지 않았던 정말 멋진 아이였어요.
진후가 기찬이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며 깊은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된 계기가 생기게 돼요.
마트에서
계란을 사려고 들고 있다가 뒤를 살피지 않은 할머니 때문에 계란을 깨뜨리게 되었는데 그 할머니는 진후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진후 탓을
하는 거예요.
할머니께 따지고 싶은 게 많았지만 한마디도 하지 못한
진후는 그날 쉽게 잠들지 못했어요. 사과를 하지 않는 사람이 문제인지, 끝내 사과를 받으려는 사람이 문제인지 그 해답을 찾지
못했거든요.
이제 진후는 기찬이가 바라는
사과의 의미를 알게 되었어요.
이제서야 기찬이의 진심과 의도가 진후에게
전해진 거겠지요.
그래서 피구를 하고 세게 던진 것까지 사과하는 진후의
모습이 너무 멋졌어요.
도원이가 왜 기찬이에게 사과를 했냐는 질문에
사과할 일이 있으면 먼저 하는 거라며 대답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진후의 변화를 시작으로 반 친구들이 천천히 기찬이를 이해하고 자연스레 사과를
하는 분위기가 될 거라 확신해요.
변화의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끝은
창대할 거라는 느낌이 들어 기분 좋게 책을 덮을 수 있었어요.
책 읽고 독후 활동도 이어서
해보았어요.
먼저 표지를 보고 상상해보는 걸 먼저 해보았는데요. 큰
친구와 작은 친구가 싸우는 것 같다고 했네요.^^
이후 책을 읽고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았어요. 조금 더 깊게 생각을 해보면 좋을 텐데 단답형 같은 답을 했네요.
책에 나오는 다소 어려운 용어의 의미를 알아보는 생각 퀴즈 좋았어요.
요즘 어휘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이런 어휘 부분을 한번 더 체크해볼 수 있어서
좋았네요.
마지막 페이지는 자신의 생각을 적어보았는데요. 급식 도우미가
친한 친구에만 소시지를 한 개씩 더 주다 보니 마지막 남은 친구에게 줄 소시지가 하나 모자랐던 거예요. 그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는데 친한 친구만 주니 너무하다고 적었네요. 그리고 소시지가 모자란 친구에게 급식 도우미가 자기 소시지를 덜어줘야 한다고
적었네요.
비록 단답형에 가까운 답을 적기는 했지만 어휘력도 챙기고
생각도 더 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네요.
역시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미도 있고 메시지도 있어서 아이들 읽기에 참 좋은 책이죠.
<내 짝꿍으로 말할 것 같으면> 역시 원리 원칙의 필요성,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는 이유도
아이들이 깨달을 수 있을 거예요.
거칠어지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시절에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꼭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한 사람의 변화가 다른 친구들에게도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이 될 거라는 믿음과 함께 내 아이가
그런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