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보물찾기 세계 도시 탐험 만화 역사상식 6
팝콘스토리 지음, 강경효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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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엔의 세계 도시 탐험 만화 역사상식 시리즈 6 <런던에서 보물 찾기>읽어봤어요.
보물찾기 시리즈야 워낙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시리즈인데다 도시에 대한 내용과 함께 역사까지 알 수 있으니 부모님 입장에서도 꽤나 만족스러운 책이랍니다.
표지만 먼저 보더라도 영국의 유명한 건축물들과 영국의 상징적인 것들이 그려져 있네요.
 

 


우선은 등장인물에 대해 알아보고 넘어갑니다.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이 다른 책들보다 길게 되어 있네요. 그건 등장인물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단 얘기겠지요?
꼼꼼히 읽어봤어요.
 

 


런던의 상징인 자욱한 안개가 등장하며 지팡이가 삼촌이 사라지자 두려운 마음에 영국 런던에 대해 특징을 읊고 있어요.
런던의 기후부터 알려주네요.
영국의 지형적 특징 때문에 안개가 많이 생기는군요. 이 안개가 산업혁명 때는 대기오염물질과 결합해 스모그가 생겨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기도 했지요.
 

 

가이 포크스 파티라는 게 나오는데 저는 처음 들어보네요.^^
가이 포크스는 가톨릭교를 억압하던 국왕 제임스 1세에게 저항해 웨스트민스터 궁 지하에  화약을 설치하는 저항을 했고 비록 실패했지만 그의 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11월 5일을 '가이 포크스 데이'로 지정하고 파티를 즐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영국의 상징적인 건물인 엘리자베스 타워, 유명한 시계탑 빅벤, 영국의 국회의사당, 웨스트민스터 사원 등이 한눈에 보이네요.
이 건물들에 대한 설명들이 뒤 페이지에 다 나온답니다. 알고 있었던 것은 정리가 되고 몰랐던 것은 새롭게 알게 되는 재미가 바로 책이 주는 즐거움이죠.
 

 


중요한 문화재나 건축물들을 알게 되는 것도 있지만 소소한 문화를 알게 되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네요.
영국의 택시는 블랙 캡이라고 하고 런던의 명물로 불릴 정도로 런던 시내의 모든 도로나 지름길 등을 다 알고 있다고 해요.
런던 여행 시 아주 유용한 정보가 되겠네요.
오후의 티타임도 런던 사람들의 특별한 문화라고 하는데요. 안개가 많이 끼는 우울한 날씨가 이런 문화를 만드는데 일조를 했나 봅니다.
 해럴드 린든 박사의 사라진 회중시계를 찾아가며 런던의 문화, 상징적 건축물, 기후 등 런던의 다양한 것들을 만화 속에서 살펴보았어요. 만화 자체가 재미도 있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도 있어 역시 학습만화의 장점을 느낄 수 있었죠.
 

 


영국에 대한 다양한 상식들도 정리되어 있어 보다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답니다.
세계사적으로도 접근하면서 여행지로서의 런던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고 있지요.

 


 

재미적 요소도 첨가하여 즐거운 독서를 가능케하고 있어요.
아이들은 이런 부분도 독서와 함께 꽤나 즐기거든요.
 

 


책 말미에는 이 책과 연계해서 볼 수 있는 브리태니커 만화 백과 내용도 살짝 맛보기로 보여줍니다.
브래태니커와 연계해서 함께 읽으면 정말 좋겠어요.
둘 다 만화지만 반복해서 읽다 보면 지식 확장이 확실히 될 것 같네요.

전체적으로 무겁지 않고 가볍게 런던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고 만화로 표현하고 있어요.
많은 내용을 전하기보다는 핵심적인 내용을 알려주고 있고 그 전달 방식도 아주 자연스럽죠.
런던이라는 도시에 대해 알게 되면서 그저 역사적 도시가 아닌 여행을 떠나고 싶도록 만든 책이기도 합니다.
영국 런던의 문화와 역사, 건축물 등, 다양한 것들을 살펴볼 수 있어 좋았어요.
이런 책 읽으면 꼭 그 나라로 여행을 가고 싶어진다니까요.
런던의 빅벤과 영국 박물관 보러 꼭 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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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청소년판) 특서 청소년문학 4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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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작가의 장편소설 <구미호 식당> 읽어봤어요.
박현숙 작가는 수상한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님이시고 저희 집에도 박현숙 작가님의 문고 책이 여러 권 있어서 익히 알고 있었죠. 그런데 장편소설을 쓰셨다고 해서 놀라움 반 기대반으로 읽기 시작했답니다.
제목부터 <구미호 식당>이라고 하니 궁금증이 먼저 들더라구요.
'구미호'가 주는 으스스함과 긴장감, '식당'이라는 공간이 주는 포근함과 충만함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면서 묘하게 이끌리는 느낌을 주더군요.
 



아저씨와 나는 저승으로 가기 직전 서호를 만나 계약을 하면서 49일 동안 다시 이승에서 지내게 되었어요.
서호는 식지 않은 뜨거운 피를 원했고 아저씨는 이승에서 만날 사람이 있다며 죽기 전 시간이 더 필요했던 거예요. 나는 딱히 이승에 대한 미련이 없었으나 얼떨결에 아저씨와 함께 하게 되면서 다양한 일을 겪게 되지요.
여기서 '서호'라는 인물이 바로 여우인데요. 천 년 동안 천 사람의 뜨거운 피를  마셔야 불사조가 되는데 서호는 아저씨와 나의 뜨거운 피를 원하고 있었던 거죠.
이미 죽었는데 뜨거운 피를 원한다?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어 다음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어요.
온전히 예전의 나로 사는 게 아니라 아저씨가 원한 식당에서 다른 사람의 얼굴로 49일을 살아가야 하는 두 사람의 일상이 기대가 되기도 했어요.
 



구미호 식당은 오픈이 되었는데 이 공간 밖으로는 나갈 수가 없어요.
그곳을 벗어나면 엄청난 고통이 따르게 될 거라 서호가 말했는데 사람을 찾으러 나갔던 아저씨가 그 고통을 직접 느끼게 되었죠.
결국 아저씨는 자신이 찾는 사람이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식당으로 찾아오기를 바라기로 했어요. 가족을 다시 보고 싶지도 않았던 나도 그저 아저씨를 도와 식당을 꾸려나가기 시작합니다.
식당을 찾아오는 천차만별 사람들의 대화도 읽는 재미를 더해주더군요.
식당은 손님들로 가득하고 돈은 쌓여갔지만 아저씨가 기다리는 그 사람은 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지요.
 



아저씨는 바빠진 식당일 때문에 알바생까지 뽑았는데 하필 나의 형이 온 거예요. 물론 형은 자신의 배다른 동생임을 모르지만..
아저씨는 형의 sns를 이용해 사람을 찾기 위해 이벤트까지 여는데요. 점점  아저씨가 애타게 찾는 그 사람이 누굴까 궁금증을 더해갑니다.
게다가 나는 또 얼마나 사연이 많고 안타까운지, 알바를 하는 형과 부딪힐 때마다 두 사람의 엉킨 마음이 풀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형은 가게에 오다 말다 하기도 하고 가게의 돈을 훔치려 했던 범인으로 몰리기도 하지만 뭔가 형에게도 사연이 있을 거란 느낌이 들었구요.
 



  비 오는 어느 날 친구 수찬이가 식당을 찾아오는데 수찬이가 나에게 쏟아놓은 이야기들은 내가 상상했던 내용들이 아니었어요.
할머니가 자신이 죽은 후로 정신줄을 놓기도 하고 몸이 아프시다는 것과 친구 수찬이가 자신이 스쿠터보다 더 소중했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으며 마음에 충격을 느끼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나는 수찬이와 더 가깝게 지낼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게 후회가 되었고 수찬이 때문에 자신이 죽은 게 아니라는 것을 꼭 말해주고 싶었어요.
자신 때문에 평생 자책하며 살도록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이것이 아마도 나를 다시 이승으로 오도록 이끈 게 아닐까요?
그리고 이제서야 뭔가 해보고 싶은 게 생기기 시작해요. 수찬이와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키득거리기도 하고 수찬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도 했죠.
진작에 용기를 냈더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이었을 텐데~
 

왕도영으로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자신의 삶을 사랑해본 적이 없던 나는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별 충격을 받지 않았었죠.
그런데 이제 저승으로 돌아갈 날을 팔일 남겨두고 시간이 가는 게 아깝게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죽기 일주일 전쯤  죽는 날을 미리 알려주면 좋을 텐데... 하지만 언제나 죽음은 예고 없이 찾아오고 떠나는 사람보다도 남는 사람의  슬픔과 아픔이 더 절절하게 와닿는 법이죠.
나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할머니 병원을 찾아갑니다. 그러다 우연히 형과 할머니가 자신에 대한 대화를 듣게 되는데요. 자신이 전혀 몰랐던 이야기, 오해하고 있었던 내용들이 너무 많았어요.
진작에 알았다면, 서로 오해하지 않고 적어도 조금의 행복이라도 느낄 수 있었을 텐데~

솔직히 아저씨의 사랑이 아닌 집착이 이 책의 의도를 흐리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어요.
좀 더 아름다운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스토커 같은 집착이라니...
하지만 아저씨는 죽은 후에도 사랑하는 여자가 어려움에 처한 순간에 나서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그것이 사랑이 아닌 집착이었음을 알게 되었죠. 물론 나 역시 할머니와 형과 수찬이의 진심을 알게 되어 자신들에게 49일을 준 서호에게 고마움을 느꼈답니다.
49일이 지나고 난 후에도 서호는 아저씨와 나를 찾아오지 않았어요.
서호는 죽었거든요. 여우로 태어난 순간부터 불사조를 꿈꾸며 헛된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면 여우로서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을 텐데~
하지만 그 멍청한 서호 덕분에 아저씨와 나는 이 세상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이승을 깔끔하게 떠날 수 있었답니다.

우리는 살면서 내일 죽게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하지요. 늙어 죽을 때까지 살수 있을 거라고 믿으며 무엇이 나를 불행하게 만들고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사는 것 같아요.
죽고 나면 소용없는 것들에 목을 매고 살고 진짜 살면서 꼭 추구해야 할 중요한 가치는 잊고 살지요.
<구미호 식당>은 그러한 가치를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줍니다.
그리고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일방적이고 상대방이 고통스럽게 느끼는 사랑과 표현하지 않는 숨겨진 사랑~
그 어느 것도 옳지 않다는 것을 아저씨와 왕도영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었어요.
서호의 죽음이 조금은 허무했지만 나름의 무게가 있는 스토리였고 끝을 궁금하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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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편의점 북멘토 가치동화 28
박현숙 지음, 장서영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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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멘토 가치동화 28 <수상한 편의점> 만나봤어요.
박현숙 작가님의 수상한 시리즈의 최근작인데요.
이 책은 몇 년 전 제주도 폭설로 공항이 임시 폐쇄되면서 벌어졌던 실화를 바탕으로 쓴 동화랍니다. 작가님이 편의점에 남은 빵 한 개에 대한 기사를 보고 쓴 글이라고 하시는데요. 당시 이 기사를 저는 알지 못했지만 박스 값이 치솟고 사람들이 굉장히 불편해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따뜻한 감동스토리가 있었는지는 미처 몰랐네요.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느끼며 박현숙 작가님의 필력을 통해 새 생명을 얻은 그때의 그 이야기를 다시 만나볼 수 있었어요.
 


저희 집에 있는 박현숙 작가님의 북멘토 가치동화를 찾아봤어요.
이렇게 또 꺼내보면 아이들이 다시 책을 이어서 읽기도 하더군요.
딸아이는 집에 있던 <수상한 학원>을 시작으로 수상한 시리즈를 거의 다 읽었다고 하더라구요. 재미있으니 학교 도서관에서 찾아 읽은 모양이에요.^^
재미있는 건 아이들이 더 잘 찾아서 읽더라구요.
 



제주도에서 교통사고로 악연처럼 시작된 고모와 아저씨, 그리고 여진이, 경진이는 엄청난 폭설로 인한 비행기 결항으로 공항에 발이 묶이게 되는데요. 물론 네 명뿐만 아니라 여러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한정된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소하지만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게 됩니다.
언제 비행기가 뜰지 모르니 공항을 떠날 수도 없는 사람들은 공항에 자리를 잡고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요. 감기에 걸려 계속 기침을 해대는 경진이가 걱정이 된 여진이가 약국에서 약을 사다 주네요.
여진이는 감기가 폐렴으로 이어져 죽을뻔했던 기억 때문에 경진이의 기침이 내내 마음이 쓰이는데요. 어쩌면 여진이의 그런 경험과 경진이의 그치지 않는 기침이 이 책의 핵심적인 사건의 발단이 된다고 볼 수도 있겠죠.
 


눈으로 인한 결항으로 비행기는 계속 뜨지 못하고 각자의 일정이 다 엉망이 되고 있는 것도 문제였지만 공항 내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공항 내의 식당이나 편의점의 음식들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제였어요.
그래서 편의점 주인은 마지막 남은 빵 하나를 진열대에 올려두면서 꼭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 드시라는 말을 남기고 편의점 문을 잠그지 않은 채 가버리는데요.
이 빵 하나가 감동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핵심 포인트!^^
 



뉴스에서도 연신 제주도의 폭설과 사람들의 결항으로 인한 공항 체류 소식을 전하고 있었고 부족한 음식들은 채워지지 못하고 있었어요.
여진이는 계속 기침하는 경진이가 내내 마음에 걸렸고 밥을 못 먹어 약도 못 먹는 경진이를 보면서 편의점의 빵은 경진이가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단순한 감기처럼 보이지만 그 감기가 여진이에게는 죽음으로 이를 수 있는 폐렴이 될지도 모르는 무서운 병처럼 느껴졌을 테니까요.
스마트폰 중독처럼 보이는 성찬이에게 핸드폰을 빌려준다는 조건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여진이는 무사히 빵을 가져오게 되는데요.
편의점 주인이 대단한 조폭의 우두머리라는 소문이 돌고 있어 여진이도 무섭기도 하고 신경이 쓰이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경진이가 빵을 먹고 약을 먹어서 기침을 덜 하는 게 더 중요했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경진이에게 먹으라고 준 빵이 자고 일어나 보니 편의점 진열대에 그대로 있는 게 아니겠어요.
경진이도 놀라긴 마찬가지였지요. 먹은 빵이 왜 편의점에 있냐면서~
제설차도, 먹을 것을 실은 차도 오지 않는 공항에서 사람들은 남아있는 음식을 먹으며 버텨가는데요.
공항 안의 식당 주인들이 식당 내에 남아있는 재료들을 사람들이 먹을 수 있도록 내어줍니다.
사람들은 많고 음식은 적었지만 자기 몫에 만족하며 공평하게 나눠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누구 하나 욕심부리고 화를 내고 아수라장이 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이 책 속 사람들은 뭔가 안정적인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더 편한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되구요.
 


편의점의 수상한 빵은 어떻게 여진이부터 다시 편의점으로 가게 된 걸까요?
그 비밀을 여진이는 직접 목격하게 됩니다. 경진이에게 건넨 빵이 빨간 점퍼 아줌마에게로 건너가고 다시 그 빵이 편의점으로 돌아가게 된 거죠. 두 번이나 어렵게 가져온 빵이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 모습을 본 여진이는 혼란스러웠는데요.
여진이는 기침해서 약을 먹어야 하는  경진이가 가장 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경진이는 당뇨가 있는 빨간 점퍼 아줌마가 빵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아줌마 역시 자신보다 더 빵이 필요한 누군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도로 가져다 놓지 않았을까요?
 


저는 이 장면이 제일 좋았어요.
제자리에 돌아간 빵이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가 되고 있었고 공항에 있던 사람들 중 가장 어린 아기의 분유가 떨어져서 배고파 울고 있을 때 아기가 가장 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두 사람, 여진이와 괴팍하기만 하던 무스 머리 할아버지가 편의점에서 만난 장면이지요.
여진이와 할아버지는 지쳐 잠든 아기 엄마 옷 주머니에 몰래 빵을 넣어두었어요.
물론 아기는 그 빵을 먹었겠죠?
아쉬운 것은 아기 엄마가 그 사실을 굳이 숨겨야  했을까 하는 거예요. 말해도 다 이해해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빵은 사라졌지만 곧 제설차가 오고 먹을거리도 오고 비행기도 곧 뜬다고 하니 얽히고설킨 일들이 다 풀어지는 느낌이 드네요.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혼란스러움과 함께  갈등이 생기게 마련인데 <수상한 편의점>은 그러한 상황에서 서로를 위하고 배려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어른보다는 아이들이 더 상황에 잘 적응하고 도움을 주는데 망설이지 않는 모습이 어른들의 갈등과 대비가 되면서 빵 하나에 담긴 의미가 더 깊이 있게 다가오네요.
박현숙 작가님의 필력이 감동 사연과 만나 재미있는 동화로 탄생했는데요. 역시 수상한 시리즈답게 재미와 감동을 둘 다 잡은 책이었어요.
세상이 각박해지고 사람에 대한 믿음을 갖기 힘든 요즘 세상이지요. 남을 생각하기보다는 자기의 배를 채우는 게 먼저이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보다는 나의 실속을 채우는 게 먼저인 게 자연스러운 시대이지만 이렇게 함께, 더불어 사는 게 훨씬 더 행복하고 따뜻하다는 걸 보여주는 책이었어요.
실화여서 더 감동이고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걸 보여줘서 더 따뜻한 이야기<수상한 편의점>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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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에 앉아 나누는 이야기
주우성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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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라 주변에 사람이 많지 않아요.
가족 중심의 삶을 사는 걸 중시해서 사람들과 접할 기회가 많지는 않은데 나이가 드니 세상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궁금해지더라구요.
그래서 그걸 책에서 찾게 되네요. 다양한 책을 읽다 보면 아~다른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살고 있구나~ 이렇게도 생각하고 이렇게도 세상을 바라볼 수 있구나 시각이 넓어지는 걸 느껴요.
그런 것들이 깨달음이 되고 그 깨달음은 더 깊은 생각을 하게 하곤 하지요.
생활 속의 명상 < 벤치에 앉아 나누는 이야기>를 읽으며 저는 또 소소한 깨달음을 얻게 되네요.
 


시를 읽으면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살펴보는 저자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벤치가 있는 그곳은 뒤로는 나무가 무성하고 앞으로는 호수가 있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네요. 그곳에 있는 외로운 벤치 하나에 저자가 앉아있습니다.
눈을 감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여러 모양을 한 정(情)이네요.
 



그는 벤치에서 일어나 어딘가로 향하는데요.
독자도 그의 뒤를 따라갑니다.
지하철역에서 만난 모르는 사람에게서도 정(情)을 떠올립니다.
꼬리의 꼬리를 무는 생각 속에서, 그가 보는 세상에서, 무언가를 찾으려 하는 듯 보이네요.
 



시는 아닌데 그렇다고 수필도 아닌,
글을 읽으며  그저 저자의 감정적 흐름을 따라가봅니다.
벤치에 앉아 세상을 둘러보는 쓸쓸함, 정, 할머니, 가난.. 뭔가 세상을 80~90% 이상 살아내고 이제 마지막 10~20%의 인생만이 남은 사람이 느끼는 씁쓸함이 전해져 오는데요. 그것은 저자가 세상을 측은지심으로 살피는 마음의 눈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나와 너 + 국가 = 이것은 하나가 됩니다.
인생은, 둘 + 1= 커다란 1
이 커다란 한 덩어리 속, 하나에서 살아갑니다.
어른이 될수록 넓고 깊게 세상을 보게 됩니다.
다만 성숙한 어른이어야 하고, 곱게 나이가 든 어른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그런 어른이 많지는 않더군요.
멋있는 어른, 지혜로운 어른, 넓고 깊게 세상을 보는 훌륭한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려면 생각을 많이 해야 하죠. 이 저자가 전하고 싶은 게 이거 아닐까요?
 

  

결국은 사랑이죠.
여자는 음, 남자는 양
음은 물, 양은 불
물과 불은 상극이니 여자와 남자도 상극인데 둘은 조화를 이루고 살아갑니다. 그럴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사랑이죠.
사랑의 힘이 상극을 상생으로 만들어 주었다는 글이 마음에 깊이 와닿네요.
 



누군가의 시인지는 모르지만 '사랑'에 관한 시는 언제나 가슴을 건드립니다.

모든 시간이 달라졌습니다.
모든 일이 달라졌습니다.
내 밖이 달라지고
내 안이 달라졌습니다.
하루가 달라졌습니다.
인생이 달라졌습니다.
사는 의미가 달라졌습니다.
죽는 의미도 달라졌습니다.
-중략-
사랑을 해본 사람은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지요. 사랑하면서 느꼈던 그 감정이 추억처럼 떠오릅니다.
그 사랑은 어디로 갔을까요?  아니요. 다만 그 모양이 변했을 뿐이에요.^^
사랑은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다변하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늘 사랑하며 살아갑니다.
그것이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구요.
   


삶이란, 인생이란, 돌아보면 허무하고 아쉬운 거 아닐까요?
그런데 목표도 없이 사는 삶은 더더욱 그럴 테지요.
<살아가다가 가끔은>을 읽다 보니 지나간 세월에 대한 허무함보다 앞으로 남은 삶이 허무하게 느껴질까 봐 초조해집니다.
세상은 기다려주지 않고 금쪽같은 세월은 쉬지 않고 흘러갈 테니까요.
아무 생각 없이 살기엔 참으로 아깝고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놓치는 격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가끔은 앞을 보는 대신 뒤돌아 봐야 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요?
그래야 앞으로 더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봄에서 어느새 가을이 되었어요.
이 저자의 글을 읽으며 느낀 생각은 번잡스러운 이 도시의 생활을 떠나고 싶어 하면서도 사람이 그리운,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 그래서 마음이 통하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그것이 이분 만의 갈망일까요?
저도 그렇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 많은 곳이 싫은데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집니다.
마음이 잘 통하고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집니다. 그러면 덜 외로울 것 같아요. 그러면 더 세상이 살만할 것 같아요.

 




이 책의 마침표일 수도, 그의 사색의 마침표일 수도 있겠죠.

그의 책 속엔 사계절이 있고 인생이 있습니다.

그의 생각이 들어있고, 그의 인생관이 들어있었어요.

그의 생각이 모두 맞다고도 할 수 없고 틀린 것이 있다고 말할 수도 없어요.

생각은 모두 그 자신의 것이니까요.

다만 나와 다를 뿐이니까요.

저자의 글과 시를 통해 세상을 그렇게 생각해봅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내가 생각지도 못한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벤치에 앉아 나누는 이야기에 마주 앉은 대상은 없었지만 나를 보고 너를 보고 세상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저자의 마음은 보였어요.

나와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생각을 들여다보며 이 사람을 통해 저도 세상의 단면을 또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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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대로 과학자의 적정기술 파랑새 인문동화 2
최형미 지음, 원유미 그림 / 파랑새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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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기술? 인문 동화? 란 뭘까?
표지에서부터 궁금증을 느끼며 읽기 시작한 책이 바로 파랑새의 <맘대로 과학자의 적정기술>이었어요.
표지부터 우리 책이라기보다는 번역본처럼 느껴졌고 스토리도 그렇게 느껴졌지만 이 책의 저자는 최형미 작가님이랍니다.
최형미 작가님의 책은 저희 집에도 여러 권이 있거든요. 재미나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그런 동화들이죠.
딸아이가 처음엔 과학 책인 줄 알고 관심 없는 듯 뒤적뒤적하더니 금세 읽고 나서는 생각했던 책이 아니고 정말 재미있다고 하더군요.
저도 궁금해서 바로 읽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곧 왜 인문 동화라는 타이틀이 붙었는지 느낄 수 있었지요.
 



내일을 알 수 없을 만큼 아팠던 어린 카일은 마을 사람들과 자선 사업을 하던 후원자의 도움으로 고향 하울레를 떠나 도시에서 생명을 얻고 새 삶을 살며 과학자와 교수로서의 성공적인 삶을 이루었어요.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고향 생각에 빚을 지고 있는 느낌이 들었고 결국 아내 요안나의 응원에 힘입어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어요.
평생 다른 사람들을 위해 썼던 기술을 고향 사람들을 위해 쓰기로 하면서요.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카일의 결심에 많은 기업들이 가전제품을 후원하겠다고 하고 방송국에서는 동행 취재를 하기로 했죠.
카일은 그 모든 것이 자신의 고향 하울레를 위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자신과 하울레를 향한 관심이 오지 마을에 대한 후원과 관심으로 이어지길 바랐죠.
 


하지만 그런 바램과 희망은 얼마 지나지 않아 흔들리고 말아요.
하울레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자신이 들고 온 가전제품들은 무용지물이고 방송국 취재도 전기가 없어 이어지기 힘들었죠. 연구소에서 자신을 도왔던 한스가 카일 대신 하울레에 대한 조사를 했었는데 '하울레'가 아닌 '하울래'라는 곳으로 잘못 알고 조사를 했던 거예요.
카일은 너무 준비 없이 고향으로 돌아온 것을 후회했지만 자신이 가진 과학 기술이 마을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전기를 끌어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지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전기가 없다고 해서 크게 불편해하지도 않고 오히려 전기세 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죠. 더군다나 카일의 옛 친구 콩데는 자신의 마을을 카일 마음대로 바꾸려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을 해서 카일의 마음을 속상하고 답답하게 합니다.
 



게다가 직접 간이 발전기를 만들기 위해서 오랫동안 마을의 우기를 점쳐주는 중요한 빗물통과 판을 망가뜨려서 마을 사람들을 어려움에 빠뜨렸어요.
카일은 마을을 위해 전기를 만들려고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었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런 카일을 고마워하기는커녕

원망하기 시작합니다.
미신이 아닌 과학으로 마을을 변화시키고 싶었던 카일에게 콩데가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하네요.
"카일, 우리는 불편한 것이지 불행한 게 아닐세.

-중략-
우리의 하울레를 자네 마음대로 바꾸려고만 하지 말게. 모두가 편한 것만을 좇아 하울레를 떠났다면 자네가 돌아올 하울레가 남아있었겠나?"
 


카일은 처음엔 콩데의 충고를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았죠. 하지만 아내 요안나와 콩데의 진심은 카일에게 고스란히 전해졌고 마을을 위한, 마을에 꼭 필요한 기술로 도움을 주기로 합니다. 없어도 되는 전기가 아니라 생존에 꼭 필요한 물을 찾는 일이죠.
카일은 하울레에 꼭 맞는, 꼭 필요한 펌프와 간이 정수기를 마을 청년들과 힘을 합해 만들었어요. 물론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일에도, 간이 정수기로 물을 정수하는 일도 성공했지요. 마을 사람들이 기뻐하는 것은 당연했겠죠?
그리고 카일도 마을 사람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었어요. 그들이 게으르고 몰라서 전기 없는 삶을 살고 있었던 게 아니라 더 급하고 더 절실했던 것이 있었던 거죠.
그리고 자신이 하울레에 꼭 필요한 것을 찾고, 하울레에 맞게 변화시키려고 한 게 아니라 하울레를 무조건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려고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카일과 마을 사람들은 그들의 삶에 필요한 것들을 그들의 삶의 형식에 맞게 만들기 시작했어요.
물을 구하러 갈 필요가 없어지자 시간적 여유가 생긴 덕분이었죠.
 


이런 하울레의 변화는 인근 마을로도 퍼져서 하울레의 기술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마을을 망치는 기술이 아니라 마을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하울레의 변화는
 아주 긍정적이었으니까요.
카일과 마을 사람들은 어렵게 그들을 찾아온 윔덕 마을 청년들에게  필요한 기술을 가르쳐주었어요. 윔덕 청년들은 이곳에서 기술과 희망을 안고 떠나갑니다. 카일에게 배운 기술로 윔덕에 필요한, 윔덕에 맞는 것들을 만들어 더 나은 마을을 만들어내겠지요?
그리고 카일은 근처 엄청난 홍수로 피해를 입은 호이젠 마을의 복구에도 마을 사람들과 참여하기로 하는데요. 하울레를 변화시킨 착한 기술로 분명 호이젠도 더 나은 마을로 변화시킬 수 있을 테니까요. 


과학 기술의 발달은 사람들의 삶을 편리하게 했고 시간적 여유를 제공해주었죠. 인간은 그 시간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활용하고 가치있게 써야 하는데 지금의 우리들을 되돌아보면 그 여유시간을 더 자극적인 유희에만 쓰고 있는 듯 보여요.  카일 교수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과학 기술이란 반드시 옳기만 한가? 의문을 가져보게 됩니다. 물론 우리에게 과학이 준 선물들은 어마어마하게 많고 또 감사할 일이죠. 그러나 그 과학 기술이 가져온 폐해 또한 많은 게 사실입니다.
제목에 나와 있는 적정기술!
바로 그것이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나한테 꼭 필요한 기술, 우리 마을, 우리 국가, 우리 지구에 꼭 필요한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나다움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필요한 요즘인 것 같아요.
전기가 없어도 행복할 수 있는 것, 불편한 것이 불행한 것은 아니라는 것, 과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도 있듯이 우리가 지금의 넘치는 편리함에 대해서 한 번쯤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네요.
이 책을 읽으며 기술이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는 대신 무엇을 가져갔는지 생각해 보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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