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 - 작고 여린 생의 반짝임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스텔라 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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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9주차 임산부이다. 조산 위험이 높은 자궁경부무력증 추정 진단을 받고 안정가료중이다. 20주 즈음 이 사실을 알게된 후부터 태아의 최소 생존 가능 주수인 24주가 되기를, 생존률이 높은 28주 이후가 되기를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렸다.

생각지도 못한 조산 위험에 초미숙아, 미숙아의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 과정을 끊임없이 찾아보았다. 엄마와 아기는 생각보다 강하다고들 하지만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작고 여린 핏덩이가 온몸에 주렁주렁 라인을 달고 있는 모습은 역시나 보기 힘들도 안타까웠다.

<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엄마의 마음으로 아기들을 돌보는 스텔라 황 교수의 에세이이다. 아기 환자를 ’내 아기‘라고 부르며 온 힘을 다해 살려내고자 하는 그 마음이 너무 아름답고 존경스러웠다. 바이탈과에서 위급한 환자로 인해 잠도 못자고 고군분투하는 내용은 언제나 심금을 울리는데, 그 환자들이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아기들이라면… 🥲

‘내 아기들’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그 가족들과 공감하고자 노력하는 작가의 마음이 오롯이 담긴 이 에세이집을 읽으며 불안감에 하루하루를 버티던 내 마음도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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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와 새 친구
옥희진 지음 / 창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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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두두‘가 모습이 다른 코끼리들을 만나 친구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코가 짧은 코끼리, 귀가 아주 큰 코끼리 등 겉모습은 다르지만 함께 즐겁게 놀이할 수 있음을 알려주며 다양성과 포용성을 가르쳐주는 따뜻한 그림책이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처음 보는 친구들에게 선뜻 다가서지 못했던 어릴적 내 모습을 떠올리며, 우리 아이는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유쾌한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 꼭 보여주고 싶었다.

망설임 끝에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귀여운 아기 코끼리 두두가 어울리는 모습이 포근하고 예쁜 수채화 색감과 어우러져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따뜻해지는 그림책 <두두와 새 친구>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두두와새친구 #옥희진 #창비그림책 #창비 #그림책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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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은의 가게
이서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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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여성 자영업자의 기쁨과 슬픔. 이라고 쓰고 싶지만 괴로움과 불안함이 80%다. 편의점, 호텔, 세탁소 등등 접객 자영업자의 힐링 소설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마은의 가계>는 현실을 차갑게 반영하며 자영업자의 씁쓸함을 담았다.

여자 카페 사장, 특히나 남자 형제 또는 남자 친구, 배우자 등이 없는 사장이 으레 겪을 법한 일들을 ”마은의 가게“를 오픈한 공마은의 이야기로 들려준다.

우아한 감성 북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면 <마은의 가게>를 읽고 멈칫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네 사람들과 조금씩 소통하며 발전해 나가는 마은을 보며 거창하진 않아도 사람을 마음에 스며드는 오랜 가게로 자리잡을 수 있을거라는 약간의 희망을 안겨주기도 하기에 그리 어둡지만은 않은 소설이라 말하고 싶기도 하다.

<마은의 가게> 주인공 마은의 이야기가 하나의 축을 이루고 있다면 대칭적으로 등장하는 회사원 보영의 이야기는 또 다른 큰 축을 이루고 있다. 재무팀에서 일하는 ‘여성 회사원‘ 보영은 후배로 들어온 두 살 어린 남자 사원이 야근을 도맡아 하자 위기 의식을 느낀다. 남자 후배가 여자 화장실에 실수로 들어갔다 나온 것을 보고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것은 아닌지 두려움에 떨기도.

너무 과한 반응 아니냐 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의 많은 여성들이 실제로 겪고 느끼는 일이기에 뒷맛이 썼다. 동네 사람들과 점차 어울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마은과는 달리 회사원 보영의 앞날엔 빛이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여성들간의 연대를 보여주고자 했다면 2% 정도 부족해 보였고, 여성 자영업자의 현실을 말하고자 했다면 200% 성공한 듯한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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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지음 / 래빗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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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 생존이 먼저인 시대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은 존재통에 관한 환상적이고 더없이 지적인 이야기다.” - 문보영 시인의 말 중에서

장기를 임플란트하고 머리에 ‘모드’를 연결하여 매우 스마트하게 살아가는 미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환상적인 미래 같지만, 구독을 해야만 하는 임플란트 장기의 구독료는 구간별 청정부지로 올라가 일반인은 결국 죽음을 마주해야 할 수밖에 없고, ‘모드’에 성공적으로 적응하지 못한 사람은 끊임없이 고통받는다.

최첨단 과학이 만들어낸 미래상이 보여주는 빛과 그림자는 돈만 많다면 영생이 보장되는 것이 디스토피아가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지금 과학 수준을 보면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 장기 임플란트가 실현 가능한 수준까지는 올라올 것 같지만 과연 나는 내 늙은 장기를 임플란트로 대체할 것인가? 나는 싫다. 죽음이 있기에 지금, 현재가 소중하니까. 뭔가 100살 넘어서 노인이지만 노인이 아닌 것처럼 외롭게 사는게 징그럽게 느껴지기도…

최근에 디스토피아를 다룬 소설을 좀 읽어서 그런가 곧 이런 미래가 닥칠 것만 같은 소름돋는 기분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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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 - 다 타버린 마음을 끌어안고 사는 당신에게
나우주 지음 / 김영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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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왜 힘든 줄 아니?“
”뿌리가 없어서야. 뿌리가 없어서 여기가 아닌 저기를 꿈꾸는 거야. 뿌리가 없어서 자신을 못 믿는 거라고.“
- 욕망은 보랏빛, p.42

왜 이 문장이 유독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다. 심지가 굳지 않은 나 자신에 대한 책망이 가득한 요즘이라 더욱 꽂힌걸까.

보라색 죽을 끓이는 마녀는 본래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죽을 끓이며 바지런히 살아갔지만, 주변 가게의 시기, 질투, 욕심 등에 치여 번아웃이 온다. 칩거에 이은 여행을 통해 극복해내려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은 나 자신에게 비롯된 것이므로 장소는 중요치 않았다는 이야기…

번아웃이 왔던 작가님의 자전적 이야기에 판타지가 섞인 <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는 “힘내!”라는 공허한 메아리를 울리기보다는, 모두가 공감할 법한 이야기로 우리를 토닥여준다.

때론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버겁게 느껴진다. 그런 삶 자체의 힘듦을 말함으로써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 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힐링되는 책이라기 보다는 내 처지와 비교하며 많은 생각을 남겨준 책, <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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