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여성 자영업자의 기쁨과 슬픔. 이라고 쓰고 싶지만 괴로움과 불안함이 80%다. 편의점, 호텔, 세탁소 등등 접객 자영업자의 힐링 소설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마은의 가계>는 현실을 차갑게 반영하며 자영업자의 씁쓸함을 담았다. 여자 카페 사장, 특히나 남자 형제 또는 남자 친구, 배우자 등이 없는 사장이 으레 겪을 법한 일들을 ”마은의 가게“를 오픈한 공마은의 이야기로 들려준다.우아한 감성 북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면 <마은의 가게>를 읽고 멈칫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네 사람들과 조금씩 소통하며 발전해 나가는 마은을 보며 거창하진 않아도 사람을 마음에 스며드는 오랜 가게로 자리잡을 수 있을거라는 약간의 희망을 안겨주기도 하기에 그리 어둡지만은 않은 소설이라 말하고 싶기도 하다.<마은의 가게> 주인공 마은의 이야기가 하나의 축을 이루고 있다면 대칭적으로 등장하는 회사원 보영의 이야기는 또 다른 큰 축을 이루고 있다. 재무팀에서 일하는 ‘여성 회사원‘ 보영은 후배로 들어온 두 살 어린 남자 사원이 야근을 도맡아 하자 위기 의식을 느낀다. 남자 후배가 여자 화장실에 실수로 들어갔다 나온 것을 보고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것은 아닌지 두려움에 떨기도. 너무 과한 반응 아니냐 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의 많은 여성들이 실제로 겪고 느끼는 일이기에 뒷맛이 썼다. 동네 사람들과 점차 어울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마은과는 달리 회사원 보영의 앞날엔 빛이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여성들간의 연대를 보여주고자 했다면 2% 정도 부족해 보였고, 여성 자영업자의 현실을 말하고자 했다면 200% 성공한 듯한 소설이었다.[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