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은의 가게
이서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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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여성 자영업자의 기쁨과 슬픔. 이라고 쓰고 싶지만 괴로움과 불안함이 80%다. 편의점, 호텔, 세탁소 등등 접객 자영업자의 힐링 소설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마은의 가계>는 현실을 차갑게 반영하며 자영업자의 씁쓸함을 담았다.

여자 카페 사장, 특히나 남자 형제 또는 남자 친구, 배우자 등이 없는 사장이 으레 겪을 법한 일들을 ”마은의 가게“를 오픈한 공마은의 이야기로 들려준다.

우아한 감성 북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면 <마은의 가게>를 읽고 멈칫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네 사람들과 조금씩 소통하며 발전해 나가는 마은을 보며 거창하진 않아도 사람을 마음에 스며드는 오랜 가게로 자리잡을 수 있을거라는 약간의 희망을 안겨주기도 하기에 그리 어둡지만은 않은 소설이라 말하고 싶기도 하다.

<마은의 가게> 주인공 마은의 이야기가 하나의 축을 이루고 있다면 대칭적으로 등장하는 회사원 보영의 이야기는 또 다른 큰 축을 이루고 있다. 재무팀에서 일하는 ‘여성 회사원‘ 보영은 후배로 들어온 두 살 어린 남자 사원이 야근을 도맡아 하자 위기 의식을 느낀다. 남자 후배가 여자 화장실에 실수로 들어갔다 나온 것을 보고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것은 아닌지 두려움에 떨기도.

너무 과한 반응 아니냐 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의 많은 여성들이 실제로 겪고 느끼는 일이기에 뒷맛이 썼다. 동네 사람들과 점차 어울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마은과는 달리 회사원 보영의 앞날엔 빛이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여성들간의 연대를 보여주고자 했다면 2% 정도 부족해 보였고, 여성 자영업자의 현실을 말하고자 했다면 200% 성공한 듯한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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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지음 / 래빗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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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보다 생존이 먼저인 시대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은 존재통에 관한 환상적이고 더없이 지적인 이야기다.” - 문보영 시인의 말 중에서

장기를 임플란트하고 머리에 ‘모드’를 연결하여 매우 스마트하게 살아가는 미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환상적인 미래 같지만, 구독을 해야만 하는 임플란트 장기의 구독료는 구간별 청정부지로 올라가 일반인은 결국 죽음을 마주해야 할 수밖에 없고, ‘모드’에 성공적으로 적응하지 못한 사람은 끊임없이 고통받는다.

최첨단 과학이 만들어낸 미래상이 보여주는 빛과 그림자는 돈만 많다면 영생이 보장되는 것이 디스토피아가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지금 과학 수준을 보면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 장기 임플란트가 실현 가능한 수준까지는 올라올 것 같지만 과연 나는 내 늙은 장기를 임플란트로 대체할 것인가? 나는 싫다. 죽음이 있기에 지금, 현재가 소중하니까. 뭔가 100살 넘어서 노인이지만 노인이 아닌 것처럼 외롭게 사는게 징그럽게 느껴지기도…

최근에 디스토피아를 다룬 소설을 좀 읽어서 그런가 곧 이런 미래가 닥칠 것만 같은 소름돋는 기분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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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 - 다 타버린 마음을 끌어안고 사는 당신에게
나우주 지음 / 김영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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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왜 힘든 줄 아니?“
”뿌리가 없어서야. 뿌리가 없어서 여기가 아닌 저기를 꿈꾸는 거야. 뿌리가 없어서 자신을 못 믿는 거라고.“
- 욕망은 보랏빛, p.42

왜 이 문장이 유독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다. 심지가 굳지 않은 나 자신에 대한 책망이 가득한 요즘이라 더욱 꽂힌걸까.

보라색 죽을 끓이는 마녀는 본래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죽을 끓이며 바지런히 살아갔지만, 주변 가게의 시기, 질투, 욕심 등에 치여 번아웃이 온다. 칩거에 이은 여행을 통해 극복해내려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은 나 자신에게 비롯된 것이므로 장소는 중요치 않았다는 이야기…

번아웃이 왔던 작가님의 자전적 이야기에 판타지가 섞인 <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는 “힘내!”라는 공허한 메아리를 울리기보다는, 모두가 공감할 법한 이야기로 우리를 토닥여준다.

때론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버겁게 느껴진다. 그런 삶 자체의 힘듦을 말함으로써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 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힐링되는 책이라기 보다는 내 처지와 비교하며 많은 생각을 남겨준 책, <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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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마케팅, 실무자에게 길을 묻다 - 포스트 코로나, 마케팅 비즈니스 생존전략
조연진 외 지음 / 넥서스BIZ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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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찾아온 코로나라는 녀석은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다. 조금은 멀게 느껴졌던 언택트 기술이 빠르게 일상으로 스며들었고, 변화한 트렌드에 맞추어 여러 마케터들은 어떻게 하면 이 격변의 시기에 고객에게 보다 잘 다가갈 수 있을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을 터였다.

5인의 마케팅 현업 실무자들이 함께 쓴 <포스트 코로나 마케팅, 실무자에게 길을 묻다>는 코로나 이후, 분야 별 마케팅 트렌드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나 또한 기업에서 마케팅 연구를 담당하고 있기에 각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캠페인으로 어떻게 다가가고 있는지 관심있게 지켜보던 터였다. 워낙 유명해서 이미 알고 있었던 사례도 있었고, 미처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사례도 다수 수록되어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실무자들의 생생한 경험과 시선이 녹아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인듯 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본 케이스는 영국의 골목책방 '헤이우드 힐'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큐레이션 북클럽 서비스, 주제별 서재 서비스, 희귀본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맞춤형으로 다가가는 해외 동네책방 사례를 보며, 마음속으로 애정하는 주변 독립서점의 발전도 응원했다.

출간 후 1년 이상 지났지만, <포스트 코로나 마케팅, 실무자에게 길을 묻다>가 변화하는 흐름에 올라타고자 노력하는 마케터에게 많은 인사이트를 줄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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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 박주정과 707명의 아이들 - 분노는 내려놓고 사랑을 취하라
박주정 지음 / 김영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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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아이들을 온 마음으로 품어준 참 스승 박주정 선생님의 에세이이다.

이 세상에 이런 스승 몇 분만 더 계셔도 훨씬 많은 아이들이 온기를 느끼며 자랄 수 있을텐데 생각했다. 좁은 집에 아이들을 먹이고 재우며 사람을 만들어 갔던 일화는 정말이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존경스러웠다.

박주정 선생님은 상처받은 아이의 내면에 쌓인 분노를 공감과 경청으로 보듬어주고, 훈계나 체벌보다는 응원과 격려로, 때로는 자신의 것을 내어주어서라도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선생님의 사랑으로 어둡기만 했던 삶에 희망의 빛이 생겨난 청소년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인생의 은인을 잊지 않으며 살아간다고 한다.

많이들 삐딱한 아이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불편하게 생각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고 보금어 준다면 충분히 올바른 가치관의 성인으로 자랄 수 있다. 참된 스승과 어른의 역할이란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된 독서였다.

관련하여 천종호 판사님의 <내가 만난 소년에 대하여>를 함께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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