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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교양강의 - 사마천의 탁월한 통찰을 오늘의 시각으로 읽는다 ㅣ 돌베개 동양고전강의 1
한자오치 지음, 이인호 옮김 / 돌베개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자인 한자오치는 40년간 사마천과 사기를 연구한 석학으로 북경사범대학 중문과 교수로 북경TV에서 기획한 프로그램 '새롭게 읽는 사마천의 사기'란 제목으로 강연했던 내용을 정리하여 책으로 펴냈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다시 한번 사기를 재조명하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목적이다.
이 책은 사기본기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 진시황제 부터 시작하여 한 무제에 이르기 까지 사기 본기에서 대부분 내용을 다루고 있고, 일부 중요 인물들에 대해서는 사기 세가, 열전에서 내용을 보충하여 설명한다. 그렇게 한 이유는 머릿말에서 밝힌바와 같이 진나라의 통일과 몰락, 한나라의 건국, 이후 중앙집권의 틀을 확실히 잡아 정형화 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아마도 그런 역사적 흐름에 따라 설명하다 보니 사기 본기를 중심으로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사기는 아무런 정보 없이 그냥 읽다 보면 중국의 여러 인물들의 내용들이 열거가 되어 있으므로 자칫 지루해 질 수도 있고, 맥을 짚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이 해설서를 읽고 나니 사마천이 사기를 지을때 본기, 세가, 표, 열전, 서로 나눈어 지은 이유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양의 경우 연도별이나 사건 중심으로 정리되어 있지만 사마천의 경우 인물 중심의 기전체로 작성이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역사를 움직이는 힘으로 인물이 중요하다는 것을 고려한 사항이다. 사마천 이후로 중국의 역사는 다 기전체로 작성이 되었다. 사마천은 역사적 중요한 인물에 대해서 본기, 세가, 열전에 기록하였지만 때론 역사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도둑, 자객 등)도 열전에 포함되어 있다. 그 사살로 미루어 사마천은 현실에서의 성공과 실패 보다는 곧은 정신과 뜻을 가지고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한 사람들을 기록함으로 고매한 이상과 인품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열전에 기록하였다. 그런 사마천의 사상과 비판의식 등을 이 책을 통해 잘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세가지 주안점을 가지고 책을 작성했다고 밝히고 있다. '첫 째로 중요인물을 다루되 허구적인 내용은 배제한다. 둘째로 중요한 인물을 다루되, 사마천이 그 인물을 어떻게 묘사했으며, 평가했는지 소개하여 사마천의 관점, 감정 태도를 밝힌다. 마지막으로 사기는 훌륭한 역사 책이자 문학핵이므로 문학적인 요소도 분석한다' 이 세가지 관점에서 사기를 분석하고 있다.
첫 번째 내용은 사마천이 역사적 자료를 수집하면서 허구임에도 불구하고 사마천의 감정적으로 만들어 넣은 부분이다. 전분이라는 인물이 권력을 마구 휘두면서 사람을 마구 죽였는데 난데없이 괴질로 거의 다 죽게되어 굿을 해보니 전분이 죽은자의 귀신에게 몽둥이로 매질을 해서 전분이 결국에는 죽게 되었다라 는 내용이 나온다 이런 내용은 역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마천이 그 행동이 괘씸하여 사기에 허구적인 부분을 추가함으로 감정이 드러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두번째는 사마천이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 호감을 느껴 미화한 부분이나 깍아 내리는 부분을 발견할 수가 있다. 특히 항우와 유방을 묘사할 때 항우에 대해서는 죽음에 초연한 모습으로 묘사를 한 반면 유방에 대해서는 가까으로 죽음을 벗어나는 모습을 상반되게 묘사함으로 사마천의 속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셋째 사기는 중국 인물 전기 문학의 효시로, 후세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사기 이후 인물 전기를 다룬 고전문학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는 서양의 [플루타르크 영웅전]에 비해 2세기나 앞선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굳이 위의 언급한 예가 아니라도 다른 예들은 사기안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들을 다시 찾아 내는 것이 또 다른 재미가 될것이다. 사기 열전을 읽다 중도 포기한 이력이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사기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조금은 깨닫게 되었고 아래의 여러 구절들을 통해 '사기는 바로 사마천 자신이며 사기를 읽는 다는 것은 사마천을 읽는 다는 것이다.' 라는 말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p109
역사책이란 입장과 관점,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인가니 작성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금 이해하고 있는 항우나 유방의 이미지에는 사마천의 개인적인 사상이나 감정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p190
사마천이 여후를 본기에 수록한 것은 명분보다는 실제를 중시했던 「사기」의 저술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p323
사기를 저술한 최대 목적은 사마천이 자신의 개인적인 견해나 사상을 밝히려는 데 있었다. (...) 사마천은 역사를 매개로 삼아 치국의 방략을 피력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