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2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요새 생긴 신조어로 분노조절장애라는 단어가 있다. 

의학 전문 용어로는 외상 후 격분장애라고 하는데 정의는 다음과 같다.


정신적 고통이나 충격이후에 부당감, 모멸감, 좌절감, 무력감 등이 지속적으로 빈번히 나타나는 부적은 반응의 한 형태이다. 격분 또는 울분이란 인간이 가진 독특한 감정 중 하나이다. 즉,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믿음에 근거한 증오와 분노의 감정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장애를 말한다.


부당한 대우에 대한 분노 또는 증오이다. 요즘 뉴스나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보면 분노와 관련된 사건 사고를 많이 접하게 된다. 최근 이슈로 보복 난폭 운전이 한 예이다. 자기 차선에 끼어들었다는 이유 난폭 운전으로 상대방 차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직접 사고를 낸다. 인터넷에서 쉽게 그런 블랙박스 영상을 마주할 수 있다. 사회에 대한 분노로 묻지마 상해/살인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 며칠전에는 중학생이 학교에서 가스 폭팔 사고를 일으켜 구속되기도 하였다. 


요시다 슈이치의 [분노]도 그런 맥락의 분노로 인한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사람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아주 쉽게 분노를 한다. 다. 1편에서 살인사건을 일으킨 범인은 살인현장에 벽에 분노라는 붉은 글씨를 남겨 두었다. 왜 분노를 했는지, 살인 동기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면 허망할 정도로 사소한 이유이다. 하지만 그런 사건은 현실 세계에도 너무나 많이 있어 현재 사회를 잘 반영하였다 생각이 든다. 하지만 소설은 분노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지 않다. 인간관계의 신뢰를 조명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역자의 말처럼 살인사건이 발생이후 범인의 변장, 성형 후 바뀐 모습 등을 공개 수배했을 때 내 주위사람들을 의심하게 된다. 1편에 나왔던 신원이 확실하지 않은 세 사람, 다시로, 다나까, 나오토. 점점 그들에게 신뢰를 주기 시작한 주위 사람들은 공개 수사 프로그램을 보고 난 뒤 다시 그들을 의심하게 된다. TV의 몽타쥬와는 다른 인상임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특징(점, 왼손잡이)때문에 의심이 커질 수 밖에 없어지고 그들을 배신하게 된다.


비록 처음에 분노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소설을 시작하였지만, 그 사건을 계기로 서로를 향한 신뢰 관계가 깨어지고 배신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더 많이 다루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인간의 신뢰라는 것이 아주 깨어지기 쉬운 나약한 것임을 알려 주고 있다. 일본 특유의 신뢰관계라는 것이 바탕에 깔려 있어 우리 정서에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긴 하다. 신뢰가 깨어졌을 때 상대에 대한 상실감, 슬픔, 자괴감 등을 잘 묘사하여 주인공들의 느끼는 감정을 잘 전달 해 주었던 것 같다.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은 처음 접했지만 내용 전개나 인물들의 감정 묘사 등이 좋았던것 같다. 다른 작품들도 읽어 봐야겠다. 개인적으로 1편을 보면서 범인을 추측했던 것이 억측이 되어 버려 조금 민망한 부분도 있지만, 범인을 알고 나서 다시 1편을 생각해 보면 세사람에 대한 묘사가 미묘한 차이점이 보이는 것 같다. 그런 재미도 한 몫한 것 같아서 2편을 더 몰입해서 읽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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