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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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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책을 읽기 전 살포시 인터넷에 작가 이름을 검색 해 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유명한 작가인 것 같다. 일본 소설을 잘 보지 않던 나에게는 생소한 작가였지만 말이다.

  알록달록한 표지가 딱 일본 소설 같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일본 소설의 이미지와 딱이다. 어떤 사건을 파해치는 미스터리의 내용일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수수께끼의 책인 <열대>라는 책의 내용을 찾아 나서는 판타지 소설(!)이다. <열대>를 접했던 사람들이 모여 학파를 만들었다. 신기할 정도로 이 학파 사람들은 누구도 이 책을 끝까지 읽어 본 사람이 없다. 학파 사람들은 모여서 자신이 기억하는 <열대>의 내용을 이야기하고, 연표처럼 내용을 이어나가며 <열대>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일단 책의 내용이 정말 신선했다. 나는 이 작가를 처음 만났기 때문에 전작의 내용을 전혀 모른다. 어떤 분위기의 작가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읽은 <열대>는 정말 신선했다. 타임워프, 평행세계 같은 내용의 판타지는 종종 읽었지만, 책의 이야기를 찾아 나가는 판타지는 처음이다. 그런데 또 판타지라고 하기엔 미스터리 같기도 하고... 미스터리 판타지?! 아무튼 홀려서 열심히 읽어 나가다 보니, 내가 진짜 소설 속의 <열대>를 읽은 듯 그 스토리를 찾아 나서는 기분이 든다. 분명 책을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었는데 머리 속에서 환상의 스토리를 정리하게 된다.

 

  <열대>라는 책을 읽은 사람들이 모인 학회의 이야기라 그런지 책의 초반부에 꼭 <열대>와 관련있지는 않은 많은 책과 관련된 문장들이 좋았다.

  “우리는 책이란 걸 해석하잖습니까? 그건 책에 관해 우리가 의미를 부여한다는 뜻입니다. 그것대로도 괜찮아요. 책이란 게 우리 인생에 종속되는 존재고 그걸 실생활에 활용하는게 독서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식으로 책을 읽는 것도 틀리진 않죠. 하지만 반대 패턴도 생각할 수 있잖아요? 책이란 게 우리 인생의 바깥쪽, 한 단 높은 곳에 존재하고 책이 윌에게 의미를 부여한다는 패턴이죠.” p. 34

 

  나는 이 책을 읽을 장소로 에어컨 바람이 빵빵한 카페를 강력 추천 하고 싶다. 정말 이 책을 읽기에 딱!인 장소다.

그리고 <열대>라는 제목만 보고 나를 열 대때린 허니..절대 잊지 않겠다.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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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치며 생각한 것들 - 좋아하는 일을 좇는 삶에 관하여
오재형 지음 / 원더박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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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치며 생각한 것들> 오재형 지음, 원더박스 출판사

 

  일단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올록볼록 반짝반짝 피아노 건반을 강조한 느낌, 어딘가 어리숙하게 건반을 누르고 싶어 하는 사람. 그리고 신선했다. 보통 피아노하면 흰 건반과 검은 건반을 먼저 떠올리는데, 연두색 건반이라니! 사실 연두색을 고른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좇는 삶에 관하여라는 문구도 마음에 든다. 책을 읽기 전에 내가 뭘 좋아하는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에세이가 좋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와 만나 수다 떠는 기분. 내 앞에 앉아있는 작가가 ~ 지금 피아니스트잖아 ㅋㅋ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하고 이야기를 줄줄 읊으면, 그 앞에 앉아있는 내가 , 그렇구나! 아 진짜 어떻게 20살이 넘어서 피아노 칠 생각을 다했대니~ 진짜 너무 대단하다~ 나도 피아노 배워 보고 싶어.”라고 대답하는 것 같은 기분. 그러고 헤어지고 집에 가면서 혼자 생각하겠지. , 하고 싶은 걸 일단 하고 보는 저 성격 정말 부럽다. 똑같이 내성적인데 아니 사실 내성적이지 않은거 아냐? 하는 생각. 그리고 예술적 감각이 있다는 것도 부럽고. 아무튼, 작가와 같이 커피 한 잔 하고 있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었다. 겁이 굉장히 많은 나는 완벽하지 않을거면 시작조차 말자. 라는 쓸 대 없는 고집으로 무엇을 시작하기 굉장히 머뭇거리는데, 그런 나를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든 느낌. 요즘 유튜브에서 피아니스트 관련 영상을 많이 보는데, 그때마다 감탄하기 바빴다. 7살에 시작해도 늦게 시작한 거라던 그 말에 피아노를 배워 볼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왜인지 나도.. 피아노 선생님에게 퇴짜맞은 나도.. 지금쯤이면 피아노를 배워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도 든다. 완전 촌인 우리동네에 성인 피아노 학원이 어디 있나 찾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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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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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정유정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완벽하다. 반나절만에 다 읽었다. 숨막히는 스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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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에이플랫 시리즈
강상준 외 지음 / 에이플랫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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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에이플랫 출판사

 

  “슬기로울 취미생활, 너의 우주를 응원해

  이북으로 먼저 만났던 취미가, 이번에는 종이책으로 만났다! 이북으로 읽었을 때도 되게 흥미롭게 읽었는데, 개인적으로 이 책은 종이책으로 보는 게 더 좋다. 이 책은 총 35명의 작가(!)들이 자기의 취미생활을 에세이처럼 소개 한 책이라 차례차례 순서대로 읽을 필요 없이 목차를 보고 내 마음에 드는 페이지부터 바로바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내가 가진 취미거나 관심이 있는 취미 쪽을 먼저 보게 된다.

  이게 참, 남들이 나에게 취미가 뭐야?”라고 질문했을 때 대답으로는 선뜻 떠오르지 않는, 이걸 취미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은 내용들도 종종 있다. <판타지 웹소설 회귀물’>, <‘악녀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이 그랬다. 혼자서 열심히 100원씩 결제해 가며 행복하게 읽지만, 이걸 취미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왠지 오타쿠처럼 보지 않을까 겁이 나기도 했고. 아무튼 난 네이버 웹소설 보는걸 좋아한다. (그리고 요즘은 로판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있다는 것을 알고 추천도 하고 추천 받기도 한다>.<) 이 책에서도 작품 추천을 많이 받아간다!

 

  그리고 내가 아주 흥미있어 하는 <한국 창작 뮤지컬>, <연극> 도 소개되어 있다! 나는 지방에 살기 때문에 ㅠㅠ 뮤지컬이나 연극을 보려면 진짜 큰맘 먹고 날 잡고 타도시로 떠나서 봐야하는데, (보통 부산으로 간다.) 이런 것들을 취미로 가질 수 있다는게 조금 부럽기도 했다! 심지어 뮤지컬은 큰 작품으로만 만나봤지, 한국 창작 뮤지컬은 만나본 적도 없다! “서울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N차 관람의 이유는 그 복제될 수 없는 현장성 말고도 더 있다. 같은 배우라고 해도 배우의 의도, 컨디션, 상대 배우와의 합과 조화에 따라 연기와 노래가 조금씩 달라진다. 뮤지컬은 같은 역할도 여러명의 배우를 캐스팅하는 경우가 많은데, 배우가 달라지면 연출과 극작가의 의도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캐릭터의 해석과 연기의 초점이 달라지고, 노래의 감정과 강조점도 차이가 난다. (p.287)”

  이 부분에서 뮤지컬을 자주 보러 갈 수 있는 상황이 너무 부러웠다! 내 주변에 한국 창작 뮤지컬 공연을 많이 한다면 나도 종종 보러 갈 텐데. (위키드 두 번 보려니 너무 비싸!)

  “연극은 공연이 끝나는 동시에 사라지고 오직 공연을 본 관객들의 기억 속에만 살아있을 뿐이다. 그러나 연극이 순간적인 시간예술임에도 강렬한 힘을 가지는 것은 인간, 즉 배우가 모든 경험을 그 순간으로 소급해 생생하게 묘사하기 때문이다. (p.290)”

  이 부분은 내가 연극을 좋아하는 이유가 잘 설명되어 있다. :) 주말에 연극 보러 가고 싶다.

 

  그리고 지금의 내 취미라고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반려식물> 이야기도 나온다. 이 이야기는 진짜 거의 나의 이야기와 비슷해서 웃음도 났다.

  “그리고 종종 나와서 식물들이 햇볕 쬐는 시간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해가 긴 계절, 습하고 뜨거운 두어달의 시간을 무척이나 싫어했던 나는 어느덧 식물들과 함께 그 해를 따라다니는 사람이 되었다. (p.397)”

  “늦게 뜨고 일찍 지는 겨울의 해를 생각하면 집 안 곳곳에 배치하는 플랜테리어는 뒷전이고 가장 볕을 오래 볼 수 있는 곳으로 옹기종기 모아두게 된다.”

  그래서 결론은 창가에만 식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는 얘기. 내가 아끼는 식물들을 해가 제일 잘 드는 곳에 두고,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점심 먹고 난 후, 주말 낮 내내 베란다에 앉아 식물들을 보곤 한다. 자라는게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닌데 그냥 이뻐 죽겠다. 얼굴에 잡티가 생길까봐 해를 보는 것 조차 싫어했던 내가, 지금은 얼굴에 잡티가 가득 생겨도 햇빛 아래 앉아 있게 만드는 매력들을 보여주는 내 반려식물들. (지금 최애는 브레이니아, 무늬몬스테라, 무늬박하. 나 무늬 진짜 좋아하나보다.ㅋㅋ)

  정말 재밌게 읽었다. 다른 사람들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취미일기를 훔쳐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고 자신이 가진 취미에 대한 깊은 지식에 놀랍기도 했다. 정말 서문에 쓰여진 대로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 따로 있겠는가.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바로 여기 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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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가 내려온다
오정연 지음 / 허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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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가 내려온다> 오정연 지음, 허블 출판사

 

  원래 SF소설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단어가 내려온다> 라는 이 제목을 보면서 내용이 너무 궁금해졌다. 도대체 이 제목은 무슨 뜻일까, 단어가 비처럼 내리는 지구? 아니면 그 어떤 무언가? 그렇게 이 책을 만나게 되었고, 여전히 나는 책의 앞 뒤 표지부터 열심히 읽었다. 영화 <벌새>의 김보라 감독이 쓴 추천사가 적혀있었다.

  “책을 읽으며 무언가가 무척 그리워졌다. 아주 먼 어딘가에 놔두고 온 감정, 기억, 잔상들이 하나둘 스쳐 지나간다. 이제는 놓쳐버린 모든 현재, 지나가 버린 아름다운 찰나들이 인사를 한다.”

먼 미래에도 우리는 결국 지금처럼 느끼고 다투고 사랑하고 있겠구나.”

  책을 읽기 전에는 무슨 뜻일지 너무나도 궁금했지만, 책을 읽고 나니 내가 느낀 감정이 이 감정이었구나,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했던 추천글.

 

  책은 <마지막 로그>, <단어가 내려온다>, <분향>, <미지의 우주>, <행성사파리>, <당신이 좋아할 만한 영원>, <일식>의 총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건 <마지막 로그>. 안락사가 가능한 2078. 스스로 생을 마치고자 안락사 센터인 실버라이닝에 입소한 주인공과 담당 인공지능 로봇인 조이의 마지막 일주일을 보내는 이야기이다. D-6부터 D-day까지의 이야기를 읽으며, 어쩌면 주인공이 아직 죽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닐까, 조이가 주인공을 살리진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로봇 조이의 프로그래밍도 의뢰인의 감정을 읽어 안락사를 취소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었으나, 조이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조이는 자유의지라는 오류가 생긴 로봇이었고, 맑은 마음으로 쌓아 올린 결심을 충동적으로 되돌린 인간들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보았기 때문이다.

  “A17-13은 이후 내가 연기 권유 메시지를 무시한 첫 번째 인간이다. 고스란히 그 자신으로 남고 싶다는 A17-13의 의지는 살고 싶다는 본능만큼 강렬했다. 인간, 아니 생명의 무한한 능력은 익히 알고 있으므로 A17-13 역시 주어진 시련을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A17-13은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될 것이었다. 그는, 그리고 나는 그러지 않기를 원했다.” (p.50~51)

  저 문장을 읽으면서 뭐라 표현해야 할지 애매하던 내 감정을 작가의 말을 읽은 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우아하게 삼을 종료할 선택권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줄 알았는데, 몇 번에 거친 개작을 통해 나는 사실 온전한 자신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하고 싶었음을 깨달았다.” (p. 256)

  온전한 나 자신으로 살 수 있는 권리. 지금의 나 또한 생각해 보아야 할 내용.

  그리고 마지막 결말까지 예상치 못했던 내용이라 더 기억에 남았다. 보통 내가 본 SF영화들은 자유의지를 갖게 된 로봇들의 도망이나 삶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이 소설의 로봇은 사전에 지정된 와이파이를 통해야만 작동하기 때문에 실버라이닝의 경계를 벗어난 뒤 3시간 후 끝나고 만다. 꽤나 충격적이었던 내용.

  아, 그리고 표제작인 <단어가 내려온다>의 뜻은 단어가 비처럼 내려온다는 뜻은 아니었다! 국어학 SF라니 정말 경험해 본 적도 없는 내용. 생각보다 어렵고 생각보다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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