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에이플랫 시리즈
강상준 외 지음 / 에이플랫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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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에이플랫 출판사

 

  “슬기로울 취미생활, 너의 우주를 응원해

  이북으로 먼저 만났던 취미가, 이번에는 종이책으로 만났다! 이북으로 읽었을 때도 되게 흥미롭게 읽었는데, 개인적으로 이 책은 종이책으로 보는 게 더 좋다. 이 책은 총 35명의 작가(!)들이 자기의 취미생활을 에세이처럼 소개 한 책이라 차례차례 순서대로 읽을 필요 없이 목차를 보고 내 마음에 드는 페이지부터 바로바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내가 가진 취미거나 관심이 있는 취미 쪽을 먼저 보게 된다.

  이게 참, 남들이 나에게 취미가 뭐야?”라고 질문했을 때 대답으로는 선뜻 떠오르지 않는, 이걸 취미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은 내용들도 종종 있다. <판타지 웹소설 회귀물’>, <‘악녀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이 그랬다. 혼자서 열심히 100원씩 결제해 가며 행복하게 읽지만, 이걸 취미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왠지 오타쿠처럼 보지 않을까 겁이 나기도 했고. 아무튼 난 네이버 웹소설 보는걸 좋아한다. (그리고 요즘은 로판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있다는 것을 알고 추천도 하고 추천 받기도 한다>.<) 이 책에서도 작품 추천을 많이 받아간다!

 

  그리고 내가 아주 흥미있어 하는 <한국 창작 뮤지컬>, <연극> 도 소개되어 있다! 나는 지방에 살기 때문에 ㅠㅠ 뮤지컬이나 연극을 보려면 진짜 큰맘 먹고 날 잡고 타도시로 떠나서 봐야하는데, (보통 부산으로 간다.) 이런 것들을 취미로 가질 수 있다는게 조금 부럽기도 했다! 심지어 뮤지컬은 큰 작품으로만 만나봤지, 한국 창작 뮤지컬은 만나본 적도 없다! “서울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N차 관람의 이유는 그 복제될 수 없는 현장성 말고도 더 있다. 같은 배우라고 해도 배우의 의도, 컨디션, 상대 배우와의 합과 조화에 따라 연기와 노래가 조금씩 달라진다. 뮤지컬은 같은 역할도 여러명의 배우를 캐스팅하는 경우가 많은데, 배우가 달라지면 연출과 극작가의 의도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캐릭터의 해석과 연기의 초점이 달라지고, 노래의 감정과 강조점도 차이가 난다. (p.287)”

  이 부분에서 뮤지컬을 자주 보러 갈 수 있는 상황이 너무 부러웠다! 내 주변에 한국 창작 뮤지컬 공연을 많이 한다면 나도 종종 보러 갈 텐데. (위키드 두 번 보려니 너무 비싸!)

  “연극은 공연이 끝나는 동시에 사라지고 오직 공연을 본 관객들의 기억 속에만 살아있을 뿐이다. 그러나 연극이 순간적인 시간예술임에도 강렬한 힘을 가지는 것은 인간, 즉 배우가 모든 경험을 그 순간으로 소급해 생생하게 묘사하기 때문이다. (p.290)”

  이 부분은 내가 연극을 좋아하는 이유가 잘 설명되어 있다. :) 주말에 연극 보러 가고 싶다.

 

  그리고 지금의 내 취미라고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반려식물> 이야기도 나온다. 이 이야기는 진짜 거의 나의 이야기와 비슷해서 웃음도 났다.

  “그리고 종종 나와서 식물들이 햇볕 쬐는 시간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해가 긴 계절, 습하고 뜨거운 두어달의 시간을 무척이나 싫어했던 나는 어느덧 식물들과 함께 그 해를 따라다니는 사람이 되었다. (p.397)”

  “늦게 뜨고 일찍 지는 겨울의 해를 생각하면 집 안 곳곳에 배치하는 플랜테리어는 뒷전이고 가장 볕을 오래 볼 수 있는 곳으로 옹기종기 모아두게 된다.”

  그래서 결론은 창가에만 식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는 얘기. 내가 아끼는 식물들을 해가 제일 잘 드는 곳에 두고,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점심 먹고 난 후, 주말 낮 내내 베란다에 앉아 식물들을 보곤 한다. 자라는게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닌데 그냥 이뻐 죽겠다. 얼굴에 잡티가 생길까봐 해를 보는 것 조차 싫어했던 내가, 지금은 얼굴에 잡티가 가득 생겨도 햇빛 아래 앉아 있게 만드는 매력들을 보여주는 내 반려식물들. (지금 최애는 브레이니아, 무늬몬스테라, 무늬박하. 나 무늬 진짜 좋아하나보다.ㅋㅋ)

  정말 재밌게 읽었다. 다른 사람들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취미일기를 훔쳐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고 자신이 가진 취미에 대한 깊은 지식에 놀랍기도 했다. 정말 서문에 쓰여진 대로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 따로 있겠는가.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바로 여기 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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