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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치며 생각한 것들 - 좋아하는 일을 좇는 삶에 관하여
오재형 지음 / 원더박스 / 2021년 6월
평점 :
<피아노를 치며 생각한 것들> 오재형 지음, 원더박스 출판사
일단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올록볼록 반짝반짝 피아노 건반을 강조한 느낌, 어딘가 어리숙하게 건반을 누르고 싶어 하는 사람. 그리고 신선했다. 보통 ‘피아노’ 하면 흰 건반과 검은 건반을 먼저 떠올리는데, 연두색 건반이라니! 사실 연두색을 고른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좇는 삶에 관하여’라는 문구도 마음에 든다. 책을 읽기 전에 내가 뭘 좋아하는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에세이가 좋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와 만나 수다 떠는 기분. 내 앞에 앉아있는 작가가 “나~ 지금 피아니스트잖아 ㅋㅋ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하고 이야기를 줄줄 읊으면, 그 앞에 앉아있는 내가 “응, 그렇구나! 아 진짜 어떻게 20살이 넘어서 피아노 칠 생각을 다했대니~ 진짜 너무 대단하다~ 나도 피아노 배워 보고 싶어.”라고 대답하는 것 같은 기분. 그러고 헤어지고 집에 가면서 혼자 생각하겠지. 아, 하고 싶은 걸 일단 하고 보는 저 성격 정말 부럽다. 똑같이 내성적인데 아니 사실 내성적이지 않은거 아냐? 하는 생각. 그리고 예술적 감각이 있다는 것도 부럽고. 아무튼, 작가와 같이 커피 한 잔 하고 있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었다. 겁이 굉장히 많은 나는 완벽하지 않을거면 시작조차 말자. 라는 쓸 대 없는 고집으로 무엇을 시작하기 굉장히 머뭇거리는데, 그런 나를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든 느낌. 요즘 유튜브에서 피아니스트 관련 영상을 많이 보는데, 그때마다 감탄하기 바빴다. 7살에 시작해도 늦게 시작한 거라던 그 말에 피아노를 배워 볼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왜인지 나도.. 피아노 선생님에게 퇴짜맞은 나도.. 지금쯤이면 피아노를 배워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도 든다. 완전 촌인 우리동네에 성인 피아노 학원이 어디 있나 찾아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