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 맞춤법이 현실화된다는 점에선 꽤 섬뜩했지만, 왜 맞춤법에 맞게 써야하는지 알게 하는데에는 성공한 것 같다. 몇 몇의 페이지는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학교에서 맞춤법을 틀린 주인공을 바라보는 시선들이었는데 함께 보던 아이가 물었다. ”엄마 왜 맞춤법 틀려서 속상한 친구를 두고 친구들이 앞에서 웃는거야?“ 틀린 건 틀린 것이지 놀림 받을 일은 아닌데, 한창 맞춤법을 틀릴 아이들이 볼 책일텐데, 이렇게 시각화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엄청 기대했는데 조금 아쉽다.
내가 허락하지 않은 영원한 이별을 고하고, 나의 사랑하는 이가 영원한 생으로 건너갔다. 그의 얼굴이 가리어지고 이내 빈 몸과 그 곁에 한 무리의 통곡들이 함께 실려 나간 후, 온 세상이 고요하다. 아, 텅 빈 그 자리에는 감당할 수 없는 외로움만이 남았다. 어떤 그리움이 들어도 더는 그를 볼 수 없다는 두려움에 떠는 변변찮은 나만 남았다. 꿈에라도 그를 볼 수 있을까. 한 노인의 죽음과 함께, 겨울이 간다. - P46
어떤 분이 나에게 행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하고. 그래서 나는 행복은 그저 "불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대답했다. 행복은 우리가 불행하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그 모든 시간의 이름이거나, 혹은 내가 불행해진 뒤에, 불행하지 않았던 시간들이 뒤늦게 얻은 이름이라고. - P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