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 런던 사람 애슐리 레벨(Ashley Revell)은 집과 자신의 모든 소유물을 팔고, 평생을 모은 돈도 몽땅 현금으로 찾았다. 그렇게 만든 76,840 파운드의 돈을 들고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간 그는 곧장 룰렛 탁자로 가서 모든 돈을 빨간색에 걸었다. - P102

하지만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수학과 학생이었던 에드워드 소프(Edward Thorp)가 그보다 40년 앞서서그 카지노를 찾아갔을 때, 그는 그 공이 어디에 떨어질지 어느 정도는 예측하고 있었다. 그는 거기서 딴 돈을 들고 경마장, 농구장,
주식시장을 찾아갔고 결국에는 백만장자가 됐다. - P102

소프가 1961년 여름 룰렛 앞에 섰을 때, 그는 사실 초조할 이유가 없었다. 룰렛을 돌렸을 때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최초의 웨어러블 컴퓨터로 무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P103

돈을 딸 확률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싶다면 한 색에 계속해서 베팅을 하되, 돈을 잃었을 경우 다음판에서는 베팅 액수를 2배로 올리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전략을 고수하려면 자금이아주 두둑해야 한다. 연속적으로 돈을 잃을 경우 베팅 액수가 급격히 올라가기 때문이다. 10파운드로 베팅을 시작했는데 운이 나빠서 7번 연속으로 돈을 잃었다면 그 다음 판에서는 1,280 파운드라는 막대한 돈과 작별할 각오를 해야 한다. - P104

그리고 내가 운이 좋아 연속으로 돈을 딴다고 해도 그 속도가 돈을 잃는 속도를 따라갈 수는 없다. 돈을 잃을 때는 그때마다 더 많은 돈을 잃는데, 돈을 딸 때는 처음에 베팅을 건 액수만큼만 딸 수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전략은 논리적으로는 타당하지만 위험은 아주 크고, 거기서 얻는 이득은 아주 작다.  - P104

 카드를 계속해서 추적하다 보면 확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고 갈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그는자신이 입증한 내용을 실천으로 옮겨 수천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 방법을 요즘에는 ‘카드 카운팅‘이라고 부른다. 이 방법이 아직도 유효할까? 나도 그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 - P105

 상자에 숫자가 높은 카드가 많이 있으면 당신에게 살짝 유리한반면, 숫자 낮은 카드가 많으면 딜러에게 살짝 유리하다. 숫자 높은 카드가 아직 많이 남아 있으면 당신은 첫 2장으로 20이나 21을기록할 가능성이 높고, 딜러는 첫 카드의 합이 17 미만인 경우 꽝을 칠 가능성이 높다.  - P106

그렇게 몇 시간 동안 하고 나니 감이 오기 시작했고, 결국 나는총 30파운드를 걸어서 12.5 파운드의 이윤을 남기고 돌아올 수 있었다. 이렇게 이론은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지만 사실 들인 노력에비하면 돌아온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냥 로또에 당첨될 수만 있다면 그쪽이 훨씬 편했을 것이다. - P107

로또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 수십 권이나 나와 있지만, 다 헛소리다. 번호를 어떤 식으로 조합하든지 간에 로또 1등 당첨 확률은 모두 똑같다. 영국식 로또의 경우는 그 확률이13,983,816분의 1이다. 하지만 화이트의 사례에서 보듯 1등에 당첨돼도 총액을 다른 당첨자들과 나눠야 하니 이 부분을 잘 생각해보면 1등 당첨 시 자기 수중에 들어올 액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할 것 같다.  - P107

하지만 사우샘프턴대학교의 수학자 시몬 콕스(Simon Cox)는 이 정보를 포기하지 않았다. 1998년에 그는 113번의 로또 추첨 자료를 분석해서 영국 로또구매자들이 좋아하는 번호를 알아냈다.  - P108

가장 인기가 많은 숫자는 7로, 가장 인기 없는 번호인 46보다 25% 더 많이 선택받았다. 14와 8도 인기를 끈 반면, 44와 45는 가장 인기 없는 번호에 속했다. 사람들은1부터 31까지의 숫자를 두드러지게 선호하는 것으로 나왔다. 콕스는 이렇게 말한다. "이것을 생일 효과(birthday effect)라고 합니다. 자기 생일 날짜를 고르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 P108

로또 구매자들이종이 위 숫자의 배열에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그와 유사하게 수천 명의 구매자들이 그냥 로또 용지 위에 배열된 칸을 대각선으로채우는 듯 보였다. 그리고 연속적인 숫자를 싫어하는 성향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 P108

그렇다면 전략은 분명했다. 31 이상의 숫자를 선택하고, 한데 뭉쳐 있는 번호, 혹은 로또 용지 바깥 가장자리에 위치한 번호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이 경우 여섯 자리를 모두 맞추면 그 액수를 수십 명의 사람과 나누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아쉽게도 확률을 계산해보면 28세기가 될 때까지 계속 로또를 구매해야 한 번의 1등 당첨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 P109

언제 멈춰야 할지 알지 못해 곤란을 겪을 때는 ‘수확체감(diminishing return)‘을 떠올려보자. 이것은 최적의 멈춤 도구다. 수확체감의 법칙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소위 ‘결혼 문제(marriageproblem)‘라는 것이다. - P114

하지만 2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하버드대학교의 존 길버트(John Gilbert)와 프레더릭 모스텔러(Frederick Mosteller)는 37명을 면접 본 후에 그 다음에 등장하는 최고의 지원자에서멈추면 이 확률을 37%로 끌어올릴 수 있음을 입증했다. 37이라는숫자는 100을 자연대수 e로 나눈 값이다. - P115

하지만 이런 규칙을 엄격하게 지키기가 심리적으로 여간 어렵지가 않다.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의 심리학자 조넬 스트라우(JoNellStrough)에 따르면 투자한 돈이 많을수록 뒤로 가면서 점점 더 현명하지 못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고 한다.
이것을 ‘매몰비용 오류‘라고 한다. 이것은 일단 무언가를 시작하면 결국 망가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 상황에 계속해서 자원을 투자하려는 우리 성향을 반영한다. - P116

우연과 인공지능

컴퓨터가 무작위성을 발생시키는 일에는 그리 신통치 못하다는 것은 이미 앞에서 살펴봤지만, 사실 컴퓨터도 우연을 활용할 수 있다. 우연으로 무장한 인공지능(AI)이 이제 성년기에 접어들면서 핵폭발 감시, 건강상태가 취약한 미숙아 돌보기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아닐 아난타스와미(Anil Ananthaswamy)의 설명을 들어보자. - P268

피와 살을 가진 인간 의사와 인공지능 시스템 중에 어느 쪽에게 진단을 맡길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페드로 도밍구스(PedroDomingos)는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인공지능에 맡길 용의가 있다. - P268

 과학자들은 수학적 논리를 이용해 실제 세상에 대한 지식을 표상하고, 그에 대해 추론하는 인공지능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이것이 인공지능을 제약하는 한계임이 드러났다. 논리가 인간 정신과 비슷한 방식으로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는 있었지만 불확실성을 다루는 데는 근본적으로 적합하지 않았다. - P269

 애초에 사람들이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잡음이 가득한 혼란스러운 세상에서도 인간처럼 추론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었는데, 정교한 컴퓨터 시스템들이 기초적인 수준에서 그런 능력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인공지능이 부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확률론적 프로그래밍(probabilistic programming)이다.  - P269

‘인공지능(artificial imtelligence)‘이라는 용어는 1956년 MIT의 존 매카시(John McCarthy)가 만들었다. 당시에 그는 논리를 이용해 추론이 가능한 컴퓨터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P270

 이런 접근방식은 소위 1차 논리(first-order logic)라는 것을 이용하면서 더 발전했다. 1차 논리에서는 실제 세상에 대한 지식을 형식적 수학기호와 표기법을 이용해 모형화한다. - P270

거기까지는 좋았다. "슬프게도 결국 이것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인지과학자 노아 굿맨(NoahGoodman)의 말이다. 논리를 이용해서 지식을 표상하고, 그 지식에대해 추론을 하려면 실제 세계에 대한 노하우가 정확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여기에는 애매모호함이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 - P270

안타깝게도 실제 세상은 불확실성과 잡음으로 가득 차 있고, 일반적인 법칙에는 거의 대부분 예외가 존재한다. 1차 논리를 이용해구축된 인공지능 시스템은 그런 부분에 대처하지 못한다. z라는사람이 Y라는 병에 걸렸는지 알고 싶다고 해보자. 그럼 그 규칙에는 애매모호한 부분이 없어야 한다.  - P271

그리고 또 다른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역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중략). "그렇게 하려면 논리 공식을 뒤집어야 하는데 연역적 논리는 그런 일에는 부적절하죠." 테넌바움의 말이다. - P271

대중은 인공지능이 아무런 성과를 보지 못할 거라고생각했다. 하지만 굿맨은 사람들이 속으로는 인공지능을 포기하지않고 있었다고 믿는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지하로 숨어든 거죠."
1980년대에 신경망(neural networks)이 등장하면서 드디어 봄소식을 알렸다. 이 개념은 기막힐 만큼 단순했다. - P271

이들은 시냅스와 스파이크(spike)에 대해 얘기하는 대신 모수화(parameterization)와 확률변수에 대해 이야기했다. 테넌바움은 이렇게 말한다. "이제 거대한 뇌가 아니라 거대한 확률론 모형처럼 보이게 됐죠." - P272

그러다가 1988년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의 주데아 펄(Judea Pearl)이 인공지능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방식을상세히 풀어낸 <지능 시스템의 확률론적 추론(Probabilistic Reasoningin Intelligent Systems)>이라는 기념비적인 책을 썼다. 이 책은 18세기에 토머스 베이즈가 발전시킨 베이즈 정리를 바탕으로 했다 - P272

1990년대 중반 즈음에 러셀을 비롯한 연구자들은 기존의 자료를 이용하고 학습할 수 있는 베이지안 네트워크의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학습이 기존의 이해를 바탕으로 더 강력하게 구축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새로운 알고리즘들도 훨씬 적은 자료로부터 훨씬 더 복잡하고 정확한 모형을 학습할 수 있었다. - P273

진짜 세상을 다룰 인공지능을 창조하는 데 필요한 조각들이 하나둘 맞춰지고 있었다. 베이지안 네트워크의 매개변수는 확률분포이고, 세상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이런 확률분포도 더욱 유용해진다. - P273

하지만 그렇다고 논리가 갈 곳을 잃은 것은 아니었다. 베이지안네트워크는 간단한 조각들로부터 임의의 복잡한 구성물을 구축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 P274

(전략). 그중 하나가 굿맨, 테넌바움, 그리고그 동료들이 개발한 처치(church)다. 이것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위한 논리의 한 형태를 개척했던 알론조 처치(Alonzo Church)의 이름을 땄다. 그 다음으로는 도밍구스 연구진이 개발한 베이지안 네트워크와 비슷한 마르코프 네트워크(Markov network)를 논리와 결합시킨 마르코프 로직 네트워크(Markov Logic Network)가 있다. 그리고 러셀과 그 동료들은 베이지안 로직(Bayesian Logic, BLOG)이라는아주 직관적인 이름의 컴퓨터 언어를 갖고 있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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