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0
조르주 베르나노스 지음, 정영란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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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르만 헤세 작가는 한국에서 유난히 인기가 많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얼핏 본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데미안> 좋아하시는 분들 참 많으시죠. :) 저는 안타깝게도 몽매한 인간인지라 헤르만 헤세하고는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드는데요...ㅠ.ㅠ <데미안>도 읽다가 포기했었고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도 초반에 관뒀었네요... 그러다가 대학교 2학년 때인가, 아무리 그래도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ㅋㅋㅋ 민음사 판으로<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었었지요!:> 하... 다행히 그건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ㅋㅋㅋ 읽고 나서 내린 결론은 그냥 저와 헤르만 헤세는 가치관이 다른 것 같다는 것...^^; 교육제도의 굴레로 희생되는 심약한 영혼에 대한 이야기로 받아들였는데, 제가 워낙 규율과 제도의 억압에 대해서 반발심을 느끼지 못하는 우둔한 성격이라 그런가 아주 공감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언제나 학교를 좋아했지요... 야간자율학습도 굉장히 좋아했었고요. 그러나 한스 기벤라트라는 섬세하고 예민한 인간상은 매우 인상적으로 받아들였던 기억이 납니다. 민감한 성정을 타고났는데 이리저리 건드려지고 함부로 짓밟혀지니 참 안타깝기는 하더라고요. 서론이 매우 길었는데, 아이처럼 맑고 순수한 영혼을 지닌 젊은 사제의 수난 정도로 축약할 수 있을 책 소개란을 읽고는, 한스 기벤라트 같은 캐릭터인가? 하는 궁금증이 일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모두 읽은 결과, 한스보다는 덜 신경질적이고 좀더 순수하고 앳된 정신력의 소유자 느낌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참 좋게 읽었습니다. 재미나게 읽었다고는 말씀드리지 못하겠지만 읽으면서 뿌듯해지고 풍만해지는 느낌을 만끽하면서 정독했다고나 할까요? :) 미문이 많았기 때문에 옮겨적을 것도 많았고요... 주인공인 젊은 신부는 선의와 애덕에서 우러나는 태도로 은총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자 노력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눈에는 그것이 적당히 타협할 줄도 모르고 눈치도 없고 오지랖만 넓은 구제불능의 짓거리로 비치는 게 아닌가...ㅋㅋㅋ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ㅜㅜ 아름다운 문장이 소설의 주를 이루고, 그다지 "마구" 격렬한 에피소드는 없었다고 저는 받아들였는데요, 짜증나는 꼬마 세라피타는 제가 그 영화를 보지는 못했고 대충 줄거리만 아는 정도지만 <더 헌트>생각이 미묘하게 나게 만들었고, 샹탈 양은 한 성깔 하는 아가씨라서 마음 속으로 반쯤은 질려하면서 나머지 반쯤은 좀 귀엽게도 생각하면서 바라봤습니다... 제가 매우 좋아하는 책 <소리와 분노>의 퀜틴만큼이나 기가 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ㅋㅋㅋ <폭풍의 언덕>의 캐서린의 딸 캐시 생각도 좀 나고...ㅋㅋㅋ 독한 아가씨 캐릭터들을 보면 흥미롭더라고요. 토르시 본당 신부님은 명언을 마구 날려주시는데, 신성하기만 한 게 아니라 좀 유머감각도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ㅋㅋㅋ 그분 때문에 드문드문 자꾸 웃었네요... 개인적으로는, 젊은 신부와 백작 부인의 대화가 너무나 가슴 아프게 다가왔어요.ㅜㅜ 아들을 잃은 순간부터 마음속에서 하느님은 완전히 없어졌다는 독성적 발언을 남발하는 여인을 과연 그 누가 나무랄 권리가 있는가 저는 언제나 맹렬하게 생각합니다... 자식을 앞세운 부모 캐릭터는 언제 어느 책에 등장해도 저를 지독하게 슬프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백작 부인이 젊은 신부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쪽지의 내용도 어딘가 싸하고 쓸쓸한 느낌이 강력해서 불안불안 했는데... 책에서는 협심증으로 인한 사고사라고 나오지만 저는 자꾸만 자살 쪽으로... 생각이 기울더라고요... 젊은 신부를 나무라는 것은 아니지만 백작 부인의 격렬한 거부와 모독을 저는 더욱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젊은 신부의 최후도 참 안 됐지요. 질 낮은 식사에, 자꾸만 코나 입에서 피를 쏟는 모습도 불쌍했고, 간간이 서술되는 신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매우 불우하고 외롭게 자라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조그맣고 고독한 소년의 얼굴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 같아서 과거 회상 장면마다 기분이 좋지 않았네요. 그러한 환경에서 충분히 비뚤어질 수도 있었을 텐데 참 순수하고 반듯하게 잘 자랐는데요. 올리비에 씨와 오토바이를 탄 짤막한 순간, 단 한번의 대화를 나누었던 순간에서만 작중 온전하게 즐거워했던 것 같아서 더 가여웠습니다. 젊은 신부의 마지막 대사는 저에게 허망함과 신성함을 동시에 안겨다주었어요.   

 

 마지막으로, 저는 제가 그래도 책을 보통 수준 정도는 읽는 편이라고 생각해서 단어... 에 취약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요. 오에 겐자부로 작가나 구병모 작가, 미시마 유키오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는 모르는 한자어가 제법 나와서 국어사전을 찾아보곤 했습니다.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는 정말 만만치 않던데요.ㅋㅋㅋ 빈한하다, 실총, 흠앙, 운위하다, 위광, 연부, 숙려하다, 열개, 범속하다, 교오, 준열하다, 시성하다, 부복하다, 경질하다, 봉헌하다, 무렴하다...ㅋㅋㅋ 문맥을 살피거나 어감을 어림잡아서 뜻을 예상 정도는 할 수는 있겠는데 정확한 뜻은 이제껏 몰랐고 써 본적도 없던 말이 어찌나 많이 나오던지... 모르겠는 단어를 한 가득 적어놨는데 얼른 국어사전을 뒤져서 뜻을 채워넣어야겠습니다...ㅋㅋㅋ 어쨌든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 흡족하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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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알라딘 중고매장에 가면... 절판 도서가 있으면 사려고 하는 편입니다... 인터넷 상에서는 이제 구할 수가 없으니까요...ㅜㅜ 어떤 책이 절판된다는 사실은 저한테 아주 오묘한 감각을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마음이 아릿하게 저리면서 매혹적인 느낌?! 중고매장에서라도 구할 수 있으면 참 다행이라고 할 뿐입니다...ㅠ.ㅠ

 

 <금지된 장난>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나 고학년 때였나... 저희 G시의 시립도서관에서 읽었던 책인데요. 어릴 때의 저는, 한 글자라도 빼먹지 않고 읽으려는 거의 강박증 비슷한 집착에 사로잡혀 있는 현재의 저와는 다르게, 훑어보고 좀 재밌어 보이는 부분이 있으면 그것만 골라서 읽곤 했지요.ㅋㅋ 벌써 스무 살이 넘은 지금에와서,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어야지 하고 사왔습니다! 어릴 때 골라 읽었던 부분들은 죄다 좀 충격적인 장면이었어요. 소녀가 죽은 개를 끌어안아 들어올리고, 소년이 병아리를 일부러 죽이고, 소년이 십자가를 손에 넣으려다가 지붕에서 떨어져 죽고... 이 책에는 삽화까지 들어있는데 추락하여 숨을 거둔 소년 곁에서 울고 있는 소녀 그림에 이끌려서 책을 빌려다가 집에 가져왔더니 저희 엄마가 읽으시고는 애들이 읽기에는 다소 무겁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확실히 다 커서 읽으니까 그렇게까지 경악스럽지는 않네요.ㅋㅋ 이미 알고 있는 장면이기 때문에 덜 상처받는다는 표현이 옳겠지만... 제 기억으로는 소년과 소녀가 동물들을 꽤나 많이 죽였던 것 같은데ㅋㅋ 그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전쟁이 배경이고, 마냥 밝고 해맑아야 할 아이들이 하는 장난치고는 어둑어둑하다는 점에 있어서, 동화이기 때문에 수위를 낮춘 것이라고 해도 묵직하게 다가오는 감각이 이 작품에는 확실히 스며 있지요. 소년이 떨어져 죽은 뒤 소녀 혼자 또다시 어딘가로 깡총깡총 사라져버리는 장면은 세월이 지난 지금에 바라봐도 마음을 아련하게 하는 비애가 느껴지더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일본인이다 보니까...(오에 겐자부로) 일본문학에 특히 관심이 많은 편인데요... 그래서 순문학 쪽에서 유명하다 싶은 일본 작가들 작품은 최대한 접해보려고 하는 편이고... 미시마 유키오, 다자이 오사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등... (가와바타 야스나리랑 나츠메 소세키는 포기했습니다.) <키재기>를 쓴 히구치 이치요는 일본 화폐에 까지 등장하는 작가더군요? 뭔가 의무감이 생겨서 사 읽었습니다.ㅋㅋ 와우, 사실 기대 안 했는데 너무 즐겁게 읽었어요. 이 책을 읽으신 분들의 평을 보니 각주가 100개는 훨씬 넘는데 죄다 뒷장에 달려 있어서 일일이 넘겨가면서 읽는 데 불편했다고 하시기에... 저는 아예 각주가 나와도 뒤를 안 보고 죽 읽었습니다.ㅋㅋ 그렇게 하니까 흐름에 방해도 안 되고 좋던걸요.:) 저희 집에 있는 세계문학전집은 펭귄 클래식 출판사인데, 펭귄도 각주가 죄다 뒤에 있거든요.ㅠㅠ 처음에는 적응 안 되고 불편하고 진짜 싫었는데... 적응 되니까 그러려니 하게 되더군요.ㅋㅋ 그때의 감각을 살려서... <키재기>도 그냥 죽죽 읽었습니다.ㅋㅋ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왜 화폐에까지 등장하는 명예를 거머쥐게 된 줄 알겠다! 싶었습니다. 문장력이 굉장히 세련되고 청명하면서도 일본 특유의 옛날 분위기(?!)를 잘 담아냈다고 생각했어요. 소박한 장면들도 문장력으로 예술적이게 승화시킬 줄 아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하여튼 굉장히 독특한 매력이 담긴 목소리로 작품을 이끌어가는 듯하였습니다. 일본의 색이 굉장히 짙었어요.ㅋㅋ 사실 저는 그것을 마냥 좋아하지는 않는데(복잡한 기분이 듭니다. 제가 아무리 오에 겐자부로를 경애한다지만 일본 고유의 "색채"에는 정말, 매력적이라고는 생각하지만 편안한 느낌을 갖지는 못하겠어요.ㅜㅜ역사적인 감정도 다 떠나서...왜 그럴까요.)늘 부럽게 여기고는 있기 때문에 (어느 분야에서건... 한국도 한국 특유의 색채가 좀더 짙어지기를 기원합니다.) 읽으면서 일본인들은 이런 일본 작가를 가져서 좋겠다~하는 생각은 했습니다! 미도리 상당히 귀여운 여자애던걸요.ㅋㅋ 신뇨는 좀 답답한 성격 같아서 짜증스러웠는데 마냥 미워할 수는 없게끔 청순한(?!) 구석이 있는 듯해서 맘에 들었고 쇼타로는 남자애가 참 요망한 성격인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ㅋㅋ 미도리가 신뇨에게 끈 던져주는 장면, 너무 아름답고 좋았어요.:> (참고로, 이 책은 분량이 무척이나 짧기 때문에, 100페이지는 되려나, 다른 단편들과 더해서 새로 출간된 책이 있습니다만, 절판된 이 책이 제 맘에 상당히 쏙 들더군요. 책 디자인이 <키재기>분위기랑 어울립니다.)

 

 오에 겐자부로의 절판 도서는 네 권이나 읽었는데... 그나마 두 권은 이미지도 없군요... 그냥 글로 제목을 밝히겠습니다... <상처를 딛고 사랑을 되찾은 나의 가족>이라는 에세이와 <동시대 게임>이라는 소설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두 소설은 다행히 이미지가 있군요. 하...ㅠㅠ 오에 겐자부로의 책들은 뭐 죄다 절판인지... 모 출판사에 혹시 재출간 계획이 없는지를 여쭈었는데 안타까운 답변만이 돌아왔습니다... 확실히 잘 안 읽혀서 일까요? 오에의 책은, 참고 읽으면 다가오는 감동과 사무침의 감각이 정말로 남다른데...ㅠㅠ 우선 에세이 이야기부터 하자면, 저는 오에의 에세이는 별로 안 좋아하는 편입니다. 에세이보다는 단편, 단편보다는 장편을 좋아합니다. 이유인즉, 제가 읽은 오에의 에세이에는 오에 자신의 이야기보다 오에의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어요. 제가 궁금한 것은 오에 겐자부로인데...! <상처를 딛고 사랑을 되찾은 나의 가족>도 오에와 그의 가족보다는 오에의 가족들에게 은혜를 베푼 지인들 이야기가 더 많은 것 같았습니다. 저는 오에를 더 알고 싶은데! 현재, <오에 겐자부로, 작가 자신을 말하다>라는 (이것도 절판 도서...) 책을 사다놓았는데 설마 이 책에는 자신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겠지요?ㅠㅠ 그러기를 바랍니다.ㅎㅎ 아, 그리고 단편도 장편만큼 재밌는데 짧아서 아쉬우니까 장편이 더 좋다는 뜻입니다. 오에의 소설은 정말 재밌어요...ㅠㅠ 특히 <새싹 뽑기, 어린 짐승 쏘기>와 <인생의 친척>, <조용한 생활>은 강력히 추천합니다! 역시 이것들 중에서도 두 권이나 절판 도서입니다만...

 <우울한 얼굴의 아이>는 <체인지링>3부작 중에 두번째 권이지요. 왜 이것만 절판이 되었는가 모르겠어요.ㅋㅋ 제 생각에는... 오에의 책 중 <우울한 얼굴의 아이>가 그나마 흥미로운 제목이라서... 사람들이 시리즈인지 뭔지 모르고 구입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체인지링>을 좀 힘들게 읽기는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100페이지부터 200페이지까지가 정말 재미가 없었어요.ㅋㅋㅋ 200페이지 이후부터는 흥미진진해지더군요... <우울한 얼굴의 아이>는, <체인지링>보다 두께가 훨씬 두꺼운데도 불구하고 더 잘 읽히는 편입니다. 그리고 재밌어요.:> 저는 오에의 <2백년의 아이들>도 아주 좋게 읽었는데요... 거기 등장하던 아라타와 갓짱(<2백년의 아이들>에서는 갓짱인데 <우울한 얼굴의 아이>에서는 갓창이더군요. 똑같은 거겠죠!)이 또 나와서 반갑고 기뻤습니다. <2백년의 아이들>에서 <새싹 뽑기, 어린 짐승 쏘기>의 아이들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등장했던 것도 되게 맘에 들었는데... 사실, 오에의 작품은 어째 보면 모두가 연작인 것 같기는 합니다. 오에 겐자부로는 자신의 주제를 끈질긴 집요함으로 파고들고 되새기고 이해하고 반복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해요... 주관적으로 그런 자세는 크게 될 예술가들에게 있어서 필수불가결하다고 봅니다... 오에 겐자부로 책을 읽으면, 인물들이 연극을 하는 장면이 참 많이 나와요. <우울한 얼굴의 아이>에서도 하더군요.ㅋㅋㅋ 오그라들어서 어떻게 하나 싶기도 한데 저는 오에의 책을 읽으면 단숨에 설득당해버리는 타입이라서 장면 상상이 무리가 가지는 않더라고요! 그리고 또 하나, 고기토가 고로와 겪었던 '그것'에 대해서 강간 쪽으로 해석한 기자의 글을 읽고 분노하는 장면이 나오던데, 그 부분을 읽으면서는 좀 찔렸습니다. 저도 <체인지링>을 읽을 때 그렇게 해석했기 때문에ㅋㅋㅋ 고기토는 피터의 죽음에 고로와 자신이 극소량이나마 관계되어 있었다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었던 거지요... 오에의 <킬프 군단>을 읽으면서도 느낀 건데, 오에는 미미한 연관에까지 수치를 느낄 줄 아는 섬세하고 양심적인 감수성의 소유자인 것 같아서 놀랍습니다... 제가 오에의 정치 성향 때문에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만, 그러한 감수성과 상상력이 있기 때문에 올곧은 발언을 서슴지 않을 수 있는 것인가 생각이 드는군요. 인간이 그러기 참 쉽지 않은데 말이에요. 가령, 저도 저의 조상이나 제가 소속된 집단의 누군가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내가 그런 것은 아니잖아?!" 할 것 같은데 오에의 가치관으로 판단하자면 저 역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할 인간인 것입니다... 저는 오에 책을 읽으면 지브리 애니메이션 느낌도 나는 것 같던데, 오에의 작품은 참 영상화로 된 것도 얼마 없지요? 단편소설 <사육>의 영화화, 이타미 주조 감독의 <조용한 생활>을 제외하곤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왜 오에의 책을 읽으면 지브리 분위기의 만화 같다고 느껴지는 걸까요... 숲이 배경인 경우가 많아서 그러한가, 여하튼 겹쳐져 떠오르더라고요. <핀치러너 조서>는 지브리 느낌보다는 일본 SF만화 같았습니다. 사실 일본 SF만화를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만ㅋㅋㅋ 그런데 일본인들은 무슨 민족성처럼 다들 애니메이션적인 감각과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 <핀치러너 조서>는, 솔직히 제가 SF물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기도 해서 제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굉장히 가독성이 좋았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 찡했습니다.ㅠㅠ 모리의 희생이 가슴 벅차오르는 느낌. 마지막으로 <동시대 게임>은, 이제까지 읽은 오에 작품 중에선 제가 유일하게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ㅋㅋㅋㅋㅋ 하, 이 책은 솔직히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600페이지가 넘고 챕터가 6개니까 한 챕터 당 평균 100페이지 정도로 볼 수 있겠는데, 1장과 5장 정도 빼고는... 다 날린 거나 마찬가지라고 해야 할까요, 정말 이렇게 독서한 적 처음입니다... 내용 이해 하나도 안 됐는데 그냥 글자만 보면서 휙휙 넘기는 식이었어요.ㅠㅠ 언젠가는 다시 읽어야지...ㅜㅜ 글쎄 왜 안 읽혔을까요? 저는 오에의 책에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 많이 나와서 좋아하는 편인데 <동시대 게임>은 인물들이 등장해서 대화한다기보다는 역사 기록처럼 화자 혼자 서술하는 식이었어요. 숲의 신화에 대한 기록이니까, 정말 무슨 역사 기록물 읽는 것 같았던...ㅋㅋㅋ 그래도 화자의 가족들을 소개한 5장은 재밌었습니다.ㅜㅜ 저는 역시 오에가 창조해내는 캐릭터 때문에 애정을 느끼나봐요. 쓰유이치, 쓰유오야마, 쓰유키, 쓰유미, 쓰유토메까지. 야구에 남다른 신념을 내보였던 쓰유토메가 특히 인상 깊었네요. 가족들이 전체적으로 기괴하긴 했습니다만... 오에의 책은 그로테스크하지요. 자꾸 일본 특유의, 일본 특유의, 하는 표현도 선입견인 것 같아서 망설여지긴 하는데, 역시 일본 특유의 (ㅋㅋㅋ) 기기괴괴한 사고방식이나 상상력과 설정 등속이 오에의 작품에서도 (심하게) 느껴지긴 합니다, 다른 일본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하지만, 제가 좀더 오에를 차별 두는 이유는, 그러한 그로테스크함 속에서도 오에만의 앳되다고 할까, 따스하다고 할까, 사랑스럽다! 하고 느껴지게끔 만드는 그의 시선 범위가 만져지기 때문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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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가 집에 돌아왔을 때>... 알라딘에서 줄거리를 보고 조이스 캐롤 오츠의 <대디 러브>를 살짝 떠올렸죠. 하지만 <대디 러브>는 아들이 후반부에 접어들어서야 부모 곁으로 돌아오고, 이 책은 초반부터 제프가 집에 돌아옴으로써(책 제목 그대로!) 그 이후의 일련의 사건들을 중요하게 다루고 조명하는 방식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차이점이 있지요... 돌아온 제프가 상처를 어떻게 극복해나갈 수 있는지 독자들은 지켜보게 됩니다. 저는 <대디 러브>도 무난하게 봤는데요, (참고로 조이스 캐롤 오츠의 작품 중에서, 애초에 읽은 작품도 몇 안 되긴 하지만, <멀베이니 가족>을 제일 재밌게 읽었네요. 그 책에 등장하는 매리앤을 참 좋아합니다...ㅎㅎ) 이 책도 나쁘지 않게 그럭저럭 읽었습니다! 소재가 소재다 보니 울적해지기도 하고...ㅜㅜ 그렇더군요. 그냥 제 생각이지만 작가도 쓰면서 힘들지 않았을까요? 옮긴이의 말에서인가 보니까 교사들이 이 책을 두고 성적 판타지 측면에서 말들이 많았다고 하던데 제가 느끼기에는, 작가도 쓰기에 다소 고통스러운 면이 있어서 암시 정도로만 끝낸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흐려놓았다고 해도 아동 납치, 성폭행 등 극심한 사회범죄를 주제로 펼쳐지는 세상의 피해자의 대변인일 제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묵직해지지 않을 수가 없지요...

 

 저는 책을 읽으면 화자에게만 완전히 몰입하여 그의 목소리만 듣고 그의 눈으로만 바라보느라 또다른 등장인물의 마음을 헤아리는데 미숙해져버리는데요...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제프가 서술하는 방식대로만 사고를 끌어가다보니까, 사방이 적들투성이인 것 같았습니다. 제프는 몸과 마음이 완전히 망가져버렸기 때문에 자신을 사랑하는 타인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받아들일 여유가 없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성폭행 당했다는 것을 밝힌 후에 제프의 아버지가 제프의 몸에 손을 대는 것도, 제프를 바라보고 이야기를 하는 것도 꺼려하는 듯한 장면이 나오는데요. 제프는 이를 자신이 더럽기 때문에 아버지가 혐오하고 있는 중이라고 받아들이는데... 저는 이러한 불안정한 제프의 생각을 별 작용도 거치지 않고 바로 흡수해버림으로써 아버지의 태도에 충격과 실망을 느꼈습니다. 후에 아버지는 제프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제프를 지켜주지 못했던 자기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기 때문임을 고백하는데 제프는 그렇다치더라도 독자인 저는 아버지의 진심을 읽기도 전에 충분히 헤아릴 수 있었는데 생각이 모자랐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가슴 아파서 눈물이 나더군요. 부성애가 가득한 아버지, 제프에게 진정한 우정을 보여주는 친구, 제프를 이해하고 감싸줄 줄 아는 동생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가족과 친구의 사랑으로 제프가 치유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또 인상깊었던 한 장면을 꼽자면, 아직 나이가 많이 어린 남동생(막내)은 여동생보다는 조금 철이 없고 순진무구한 편인데 자신을 놀아주는 제프 앞에서 골을 내면서, 오늘 자신이 한 행동 중 가장 남자답지 못했다고 스스로를 비하하지요. 성폭행의 트라우마로 성 정체성에 큰 상처를 입고 혼란을 겪고 있던 제프는 남동생의 말이 자신을 강타한 듯이 휘청거리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안타깝던지... 제프의 위태로운 정서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조금 아쉬웠던 점은, 저는 어지간하면 번역의 부자연스러움을 잘 느끼지 못하는 편인데, 이 책은 인물들간의 대화에서 어색함이 유난히 도드라지게 다가왔다고 해야 할까요?ㅜㅜ 약간...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영어 수업 시간 때 선생님께서 지목을 하시면 저를 포함한 반 아이들이 한 문장씩 해석을 해나가는데 그러한 식으로, 굳이 감칠맛을 살리지 않고 의무적(?!)으로만 번역해낸 문장 느낌이었습니다!ㅜㅜ 좀 더 자연스럽게 손을 봐도 좋았을 텐데요.:) 물론 저는 원문 따위는 읽지도 못하는 초라한 독자입니다만...ㅎㅎ 그래도, 외국의 귀한 작품을 국내에서도 접할 수 있도록 힘써 주시는 한국의 모든 번역가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언제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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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은 지 꽤 오래 되어서 당시 느꼈던 생각들을 죄다 쓸 수 있을지 걱정이 되네요...ㅜㅜ 나쁘지는 않은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계가 보이는 책이라고 해야 할까요? 사이렌/보더/앵커/페이크/저지먼트 이렇게 총 다섯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인데 복수집행자를 보호하고 집행 현장을 감찰하며 보고서를 작성하는 복수감찰관인, 이 책의 화자,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지요? 도리타니 아야노는 일관성 있게 계속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이렌> 한 편 정도까지는 전개가 뻔하고 신파적인 느낌이 강하긴 해도 그 취지와 감동이 괜찮았는데...ㅜㅜ 이게 다섯 편 씩이나 끌고 갈 이야기는 아닌 듯 해요.ㅋㅋ 어찌 됐든 법의 한계만 새삼스럽고 절실하게 마주보게 되고요... 그렇다고 해결 방안책이 제시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물론 어쩌면 누구도 정확한 답안을 내놓을 수 없겠지만 말입니다... <사이렌>은 정말 괜찮았어요. 읽으면서 많이 울기도 했고요. 아버지는 나름의 방식대로 아들을 사랑했지만, 아이의 진정한 내면을 들여다보고 외로움을 끌어안아주기에는 서툰 어른이었다는 설정, 아들의 자취를 더듬고자 불 꺼진 방 안에서 오도카니 동영상을 시청하는 장면 등은 어쩌면 이제는 굉장히 진부한 것들이 되어버렸지만... 아이를 향한 아버지의 사랑까지 식상하다고 표현될 수는 없다는 생각과 더불어서 이전에도 많이도 흘렸었던 빤한 눈물이 다시 한번 쏟아지게 만들더라고요... 아이를 잃고 괴로워하는 부모의 묘사는, 여러 작품에서 몇 번이고 겹쳐도 울음이 나오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저는 그렇습니다.

 

 근데 이제 <보더>부터 작위성이 짙어도 너무 짙은 게 아닌가ㅋㅋㅋ 생각이 들더라고요!ㅜㅜ 특히<보더>... 빨강과 파랑...^^; 좀 이게 뭔가 싶은ㅋㅋㅋ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딸아이, 답답해서 속터져 죽을 것만치 아이같은 엄마... 딸이름이 엘레나였나... 특이했다는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아, 그리고 일본 장르소설은 특유의 액션(특히 대사)&설정이 있는 것 같아요.ㅋㅋㅋ 되게 애니메이션 같다고 해야 하나...? 애니메이션이 나쁘다는 말은 절대 아니지만 아무튼 만화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 맛에 읽을 때도 많지만! <앵커>는 구보타가 그나마 마음에 들기는 했지만 그의 지나친 언행을 보면서 사랑하는 동생이 살해 당했는데 그 복수심이 의욕과 원기로 보일만큼 왕성해서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고ㅋㅋㅋ 약혼자는 아... 그냥 좀 지루한 캐릭터였습니다.ㅋㅋ 약혼자 부분 참 읽기 싫었던...ㅜㅜㅋㅋㅋㅋ <페이크>는 '무서운 할망구'라는 감상 정도로 끝났고, <저지먼트>는, 소년 하야토가(그나마 아야노에게만 마음을 여는 모습이) 귀엽기는 했는데 <보더> 못지않게 작위적이라서ㅋㅋㅋ 그래도 마지막에 기꺼이 아사할 것이라는 아야노의 말은 좋았습니다... 그나마 벌충이 되었던 대사... 이것 역시 일본스럽기는 했지만!ㅋㅋ

 시간 때우고 싶을 때 이 책의 자극적이고도 대리만족적인(?! 누구나 사랑하는 이에 대한 복수를 애절하리만큼 원하니까요.) 주제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책 읽는 속도가 미친 듯이 느린 저도 하루 만에 읽을 수 있었을 정도로 가독성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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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2
앤소니 버제스 지음, 박시영 옮김 / 민음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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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문예출판사의 <파리대왕>을, 별로 읽고 싶지 않았는데 작품의 명성 상 하는 수 없이 접했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 알라딘 연신내점에 달려가서 구입해왔지요.:> 오늘 독후감을 쓸 <시계태엽 오렌지>와 함께! 사실 <시계태엽 오렌지>도 학교 도서관에서 아무 기대도 하지 않고 의무적인 기분으로 골라 든 작품이었거든요. 그랬는데, 200페이지를 조금 넘는 가벼운 분량이기도 하지만, 캐릭터의 매력과 군더더기나 머뭇거림이 없는 세련되고 깔끔한 이야기 전개 등으로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혀서 하루만에 읽어버렸네요!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어서, <파리대왕>과 더불어 사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얼른 집의 책꽂이에 소중히 꽂아두고 싶어요.

 

 주인공 알렉스와 패거리들이 사용하는 십대의 은어 번역은 다소 오그라드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ㅋㅋㅋ(이쁜 쩐이라든가, 꼼상이라든가... 아버지를 꼰대라고 하는 건 많이 들어봤어도... 어머니는 꼼상이라고 하던가요?ㅋㅋㅋ)그래도 저는 이만하면 나쁘지 않은 번역이었다고 생각한답니다.:> 다소 충격적인 상황 전개에 대한 당혹감 때문이라면 모를까 번역 때문에 흐름을 멈추거나 하지는 않았어요!ㅋㅋ 민음사... 나름 세계문학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번역 문제 때문에 항상 이래저래 말이 많지요,ㅋㅋㅋ <파리대왕>은 정말 평가가 최악이더군요.ㅜㅜ 무서워서 진즉에 문예출판사 버전으로 읽었습니다.ㅋㅋ 저는 민음사에서 번역된 작품들 중 아주 좋아하는 책들이 꽤 있는 편인데요. 특히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는 정말 좋았고 <다섯째 아이>도 즐겁게 읽었고... <인간실격>도 민음사 판으로 접했고요. 하기야 원문을 모르는 이상, 어느 한 나라의 언어에도 그에 따라 형성되는 문학적 감칠맛에도 아둔한, 우매한 독자인 저로서는 이러니 저러니 트집잡을 건더기가 안 되기는 하지요.:> <시계태엽 오렌지>의 알렉스의 말투, 그래도 전체적으로 재밌던데요.ㅋㅋㅋ 말을 참 웃기게 하는 친구더라고요! 저는 어느 작품이든간에 등장인물이 얼마나 매혹적인가?에 가장 집착하는 터라...

 

제가 중학교 다닐 때였나 고등학교를 다닐 때였나? 사회 과목 담당 선생님께서 죄수에게 고문을 가할 때마다 특수한 음악을 틀어놓음으로써, 그 죄수가 나중에는 고문없이 음악만 들어도 기겁, 발광을 하게 만든다는 뭐 그런 이야기를 해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그 선생님은 <시계태엽 오렌지>를 읽으셨나?! 하는 생각이 이제서야 문득 궁금증으로 떠오릅니다. 알렉스는 '루도비코 요법'을 통해서 폭력적인 상황을 자신이 당하게 되거나 가하게 되거나, 머릿속으로 연상을 시키기만 해도 끔찍한 메스꺼움과 고통에 시달리게 되면서 자유의지를 억압 당하지요. 실험 중 루트비히 판의 교향악까지 폭력적 영상과 더불어 접했기 때문에, 그렇게나 즐기던 '교양있는' 음악조차 누릴 수 없게 돼 버리고요... 다른 것은 몰라도 음악에까지 영향 미치도록 박사 측에서 고약한 짓거리를 저지른 데 대해 절규하던 알렉스의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는데요. 저는 시나 음악에 열광과 집착을 드러내는 작중 인물들을 보면 뭔가 사이코패스 같고, 오싹하면서도 흥미진진하더라고요! 음,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내쫓긴 아이들>이나 이사카 코타로의 <사신 치바>, 정유정의 <종의 기원>등등의 캐릭터들이 연관성 있게 떠오르기도 합니다. 셋 다 정말로 좋아하는 작품들... 재밌습니다... 아무튼 알렉스는 연구대상이기는 한 것 같더군요! 제가 보기에는 결벽증도 있는 것 같고?! 묘사에 의하면 신체 건장하고 얼굴도 잘생겼고 머리도 좋은 편이고 음악적 취향으로도 알 수 있다시피ㅋㅋㅋ 나름 교양도 있는 것 같은데 그의 극악무도한 비행이란...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꿈인 사람으로서, 알렉스가 작가의 '홈'에 쳐들어가 <시계태엽 오렌지> 원고를 파괴할 때는 진심으로 가슴이 무너졌습니다.ㅜㅜ 뭐 이런 것은 범죄 축에도 들지 않게끔, 알렉스는 폭행, 절도, 강간, 살인까지 저지르는 망나니이지만요!

 

'루도비코 요법'으로 인해서 사회에 도로 풀려나게 된 이후에도 끔찍이 고통당하던 알렉스는 결국 견디지 못하고 창문 밖으로 몸을 날려버리는데요... 이를 계기로 알렉스는 몹쓸 증상이 낫기는 하지만 다시 비행 청소년으로 돌아가는 듯하다가 결말 즈음에는 '철이 들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것을 보면 애 자체가 완전히 싸이코패스는 또 아니었던 것도 같고ㅋㅋㅋ 애들은 놔두면 언젠가는 다 알아서 철든다 이건가 싶기도 하고ㅋㅋㅋ 선을 위해서 국가 권력은 개인의 자유의지에 비인간적인 폭력을 휘두를 권리가 있는가 하는 문제 제기는 확실히 독자에게 많은 고민을 가지도록 하지요... 2학년 2학기 때 교양수업 시간 때 내내 토론했던 '법은 필요한가?'하는 주제와 통하는 데가 있었기 때문에... 제게는 유난히 강렬했던 작품이었습니다. 법, 질서, 규칙, 그리고 인격을 가진 개인... 아, 이 책을 1년만 더 빨리 읽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 교양수업, 89점으로 A학점을 놓쳤거든요! <시계태엽 오렌지>를 끌어와서 논설문 리포트를 제출했더라면 그 1점을 채울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명작은 괜히 명작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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