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지 꽤 오래 되어서 당시 느꼈던 생각들을 죄다 쓸 수 있을지 걱정이 되네요...ㅜㅜ 나쁘지는 않은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계가 보이는 책이라고 해야 할까요? 사이렌/보더/앵커/페이크/저지먼트 이렇게 총 다섯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인데 복수집행자를 보호하고 집행 현장을 감찰하며 보고서를 작성하는 복수감찰관인, 이 책의 화자,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지요? 도리타니 아야노는 일관성 있게 계속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이렌> 한 편 정도까지는 전개가 뻔하고 신파적인 느낌이 강하긴 해도 그 취지와 감동이 괜찮았는데...ㅜㅜ 이게 다섯 편 씩이나 끌고 갈 이야기는 아닌 듯 해요.ㅋㅋ 어찌 됐든 법의 한계만 새삼스럽고 절실하게 마주보게 되고요... 그렇다고 해결 방안책이 제시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물론 어쩌면 누구도 정확한 답안을 내놓을 수 없겠지만 말입니다... <사이렌>은 정말 괜찮았어요. 읽으면서 많이 울기도 했고요. 아버지는 나름의 방식대로 아들을 사랑했지만, 아이의 진정한 내면을 들여다보고 외로움을 끌어안아주기에는 서툰 어른이었다는 설정, 아들의 자취를 더듬고자 불 꺼진 방 안에서 오도카니 동영상을 시청하는 장면 등은 어쩌면 이제는 굉장히 진부한 것들이 되어버렸지만... 아이를 향한 아버지의 사랑까지 식상하다고 표현될 수는 없다는 생각과 더불어서 이전에도 많이도 흘렸었던 빤한 눈물이 다시 한번 쏟아지게 만들더라고요... 아이를 잃고 괴로워하는 부모의 묘사는, 여러 작품에서 몇 번이고 겹쳐도 울음이 나오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저는 그렇습니다.
근데 이제 <보더>부터 작위성이 짙어도 너무 짙은 게 아닌가ㅋㅋㅋ 생각이 들더라고요!ㅜㅜ 특히<보더>... 빨강과 파랑...^^; 좀 이게 뭔가 싶은ㅋㅋㅋ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딸아이, 답답해서 속터져 죽을 것만치 아이같은 엄마... 딸이름이 엘레나였나... 특이했다는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아, 그리고 일본 장르소설은 특유의 액션(특히 대사)&설정이 있는 것 같아요.ㅋㅋㅋ 되게 애니메이션 같다고 해야 하나...? 애니메이션이 나쁘다는 말은 절대 아니지만 아무튼 만화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 맛에 읽을 때도 많지만! <앵커>는 구보타가 그나마 마음에 들기는 했지만 그의 지나친 언행을 보면서 사랑하는 동생이 살해 당했는데 그 복수심이 의욕과 원기로 보일만큼 왕성해서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고ㅋㅋㅋ 약혼자는 아... 그냥 좀 지루한 캐릭터였습니다.ㅋㅋ 약혼자 부분 참 읽기 싫었던...ㅜㅜㅋㅋㅋㅋ <페이크>는 '무서운 할망구'라는 감상 정도로 끝났고, <저지먼트>는, 소년 하야토가(그나마 아야노에게만 마음을 여는 모습이) 귀엽기는 했는데 <보더> 못지않게 작위적이라서ㅋㅋㅋ 그래도 마지막에 기꺼이 아사할 것이라는 아야노의 말은 좋았습니다... 그나마 벌충이 되었던 대사... 이것 역시 일본스럽기는 했지만!ㅋㅋ
시간 때우고 싶을 때 이 책의 자극적이고도 대리만족적인(?! 누구나 사랑하는 이에 대한 복수를 애절하리만큼 원하니까요.) 주제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책 읽는 속도가 미친 듯이 느린 저도 하루 만에 읽을 수 있었을 정도로 가독성은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