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26일에 100권 드디어 다 채웠습니다.

작년 531일에 시작했으니, 11달이 좀 안되어 목표량을 달성했네요.^^

그런데 이제야 겨우 읽은 책 업뎃 합니다.

요즘 저의 본업에 충실 하느라 바느질에 시간을 많이 들이기도 했구요...

머리 쓰는 일에는 게으름을 부린 탓도 있구요.^0^

 

마지막은 좀 멋진 포스트를 작성하고 싶었지만, 이번에도 그냥 몇 구절들을 인용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97. "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 저, 양윤옥 역, 시공사, 2010

 

-먹지 않으면 죽는다, 라는 말은 내 귀에는 그저 불쾌한 위협으로 밖에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나에게 인간은 먹지 않으면 죽기 때문에 일을 해서 벌어먹지 않으면 안된다, 라는 말만큼 난해하고 애매모호하고 그러면서도 협박의 여운을 강하게 풍기는 말은 없었습니다.

 

-신께 묻습니다. 무저항은 죄인가요?

....

인간실격

이제 나는 완전하게, 인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나는 올해 스물일곱 살이 됩니다. 흰머리가 엄청 늘어서 사람들은 대개 마흔 넘은 나이로들 봅니다.

 

 

 

 

 

98. "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 저, 임희근 역, 열린책들, 2009

 

-“보세앙 부인은 가버리고, 이 노인은 죽어 가고, 아름다운 영혼들은 이 세상에 오래 머물 수 없구나. 하긴, 위대한 감정들이 치사하고 편협하고 피상적인 사회와 어떻게 한통속이 될 수 있겠어?”

 

-“....그래, 아버지란 이렇게도 어리석은 것! 난 그 애들을 너무도 사랑해서 마치 노름꾼이 도박장으로 반드시 돌아가듯 그 애들에게로 번번이 돌아가곤 했지. 내 딸들, 그건 내가 끊지 못하는 악덕이었어. 그 애들은 내 애인이었고, 한마디로 전부였지....

 

딸애들이 내 두 눈을 파내 달라고 부탁했다면, <, 파내렴!> 하고 말했을 거야. 내가 너무 바보지. 그 애들은 세상의 아버지가 모두 자기 아버지 같다고 생각하네. 사람은 항상 자기 가치를 생색내야 하는 법인데...., 딸들의 자식들이 내 복수를 해주겠지....“

 

 

 

 

99. "우신예찬, 로테르담의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 저, 김남우 역, 열린책들, 2011

 

-웃음으로 진실을 말하려는데 이걸 어떻게 막겠습니까? (호리티우스, 풍자시)

 

-하여 나는 심각한 주제 이외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오늘날의 사람들의 취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상당수 종교인들이 앞뒤가 전도되어 예스 그리스도에 대한 심각한 비방은 쉽게 참아 넘기면서 교황이나 군주에 대한 가벼운 농담에는 발끈하며, 자신들의 일용할 양식과 관련되었을 때는 그보다 더 화를 낸다는 사실입니다.

 

-그리하여 세례도 복음서도 바오로도 베드로도 성자 히에로뉘무스와 아우구스티누스, 그리고 위대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 토마스 아퀴나스마저, 이들 교회 학자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단 한 명도 기독교인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여러분, 안녕히! 박수 치라! 행복하라! 부으라, 마시라! 나 우신의 교리에 탁월한 여러분이여.

 

 

 

 

100. "우연과 필연, 자크 모노 저, 조현수 역, 궁리, 2010

 

-생명체라는 이 극히 보수적인 시스템에 진화의 길을 열어주는 기본적인 사건들은 미시적이며 우연적인 것들이며, 또한 이 사건들은 자신들이 생명체의 합목적적인 기능에 결국 일으키게 되는 효과들에는 전혀 무관심하다.

하지만 일단 한번 DNA 구조에 새겨지고 난 다음에는, (특이하고 그 자체로 본질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우연적인 사건들은 기계적으로 충실하게 복제되고 번역될 것이다....

순전히 우연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필연의 세계로, 가차 없는 확실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연선택이 작용하는 것은 거시적인 차원, 즉 유기체의 차원이기 때문이다.(171-172)

 

-오스트랄로피테쿠스나 혹은 그와 동류인 어느 누군가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체험뿐만 아니라 주관적(내적)체험의 내용을, 즉 개인적 시뮬레이션의 내용은 다른 이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된 순간부터 전혀 새로운 하나의 세계가, 즉 관념들의 세계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우리는 말했다. 새로운 진화가, 즉 문화의 진화가 그 순간부터 가능하게 된 것이다.... 언어는 선택의 조건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227)

 

-현대 사회에서는 분명 문화적 진화와 신체적 진화가 완전하게 분리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선택(도태)은 억제되고 있다. 얼마간의 선택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더 이상 다윈적 의미에서의 자연적인 것은 아니다. (231)

 

-옛날의 결속은 깨어졌다. 인간은 마침내 그가 우주의 광대한 무관심 속에 홀로 내버려져 있음을, 그가 이 우주 속에서 순전이 우연에 의해서 생겨나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우주의 그 어디에도 그의 운명이나 의무는 쓰여 있지 않다. 왕국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선택하느냐 라는 것은 전적으로 인간 자신에게 달려있다. (257)

 

 

100권 읽기는 끝났지만, 독서는 계속 이어집니다.

2013년도 시작 후 426일까지 읽은 책이 33권이더군요.

그래서 2013년 연말까지 60-70권을 읽어 대략 100권을 채워 보기로 했습니다.

너무 권수에 연연하지는 않고요... 대략 그 정도를 목표로 해 보지요.^^

 

어쨌건 열린책들 세계문학 이북 오픈파트너로도 가입했겠다, 크레마 사면서 살림지식총서 100권도 구입했겠다, 책장에 아직 안 읽은 종이책도 많이 꽂혀있겠다, 책이 없어서 책을 못 읽을 일은 없겠습니다. ^0^

 

지금 현재는 <천일야화> 6권을 신나게 읽는 중입니다.

조만간 다 읽게 되면 이 이야기들을 정리해 봐야겠어요.

얘기가 너무 많아서 구조화가 필요해요. @.@

 

행사가 많은 5월입니다.

모두 모두 바쁜 와중에도 해피 해피한 봄날 즐기시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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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들어서면서 날씨가 많이 풀렸습니다.

감기로 골골하느라 몸이 무겁긴 하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날씨 덕에 마음만은 가볍네요.

빨리 몸도 맘도 가벼워져서, 책 들고 나가서 따뜻한 햇볕 쬐면서 독서하고 싶습니다. ^^

 

이번에도 읽은 책들 중 맘에 와 닿았던 부분을 인용해 봅니다.

 

 

 

 

 

 

93.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저, 김화영 역, 민음사, 2000

 

- 그녀의 상념은 처음에는 아무런 목적도 없이, 마치 그레이하운드 강아지가 들판에서 원을 그리며 뱅뱅 돌기도 하고, 노랑나비를 쫓아가며 짖어대기도 하고, 들쥐를 사냥하기도 하고 혹은 보리밭 가의 개양귀비를 물어뜯기도 하듯이, 무작정 떠돌기만 했다. 이윽고 생각이 조금씩 한 곳에 머물게 되자 그녀는 잔디 위에 앉아 양산 끝으로 잔디를 콕콕 찌르면서 마음속으로 되풀이했다.

맙소사, 내가 어쩌자고 결혼을 했던가?’

 

 

- 두 사람은 왔던 길을 되짚어 용빌로 돌아왔다. 그들은 진흙 위에 나란히 찍힌 그들의 말 발자국, 그리고 아까 보았던 관목, 풀숲의 조약돌들을 다시 보았다. 그들 주변에는 무엇 하나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산이 자리를 바꾼 것보다도 더 엄청난 무슨 일인가가 갑자기 일어난 것이었다.

 

 

 

 

 

 

94. "내가 행복해지는 거절의 힘", 마누엘 스미스 저, 박미경 역, 이다미디어, 2012

 

- 당사자들 간에 이뤄지는 행동 타협은 일방적인 행동 통제와는 다르다. 행동 통제는 누군가가 당신이 라고 부르는 고유한 영역 안에침범할 때 일어난다. 이러한 고유 영역은 그 누구도 침범해서는 안 된다. 신적인 존재, 부모, 법과 도덕, 타인 등 그 누구의 어떠한 간섭도 받지 않아야 한다. 원하는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결정한 이의 이득과 결과를 스스로 가늠해야 한다.

 

- 나는 인류 전체에 대한 믿음은 있지만, 타인이 나의 웰빙과 관련된 결정을 내려줄 거라는 믿음은 전혀 없다.

내 일은 내 스스로 판단한다. 당신 일은 당신이 스스로 판단하라. 당신이 결정하라. 그러고 싶다면!

 

 

 

 

 

 

95. "인간 불평등 기원론", 장 자크 루소 저, 김중현 역, 펭귄 클래식 코리아, 2010

 

- 갖가지의 이런 격변들 속에서 불평등의 진전을 추적해 보면 우리는 법과 소유권의 확립이 그 첫 번째 단계이며, 행정관직의 제도가 두 번째 단계였음을, 그리고 세 번째이자 마지막 단계로는 합법적인 권력의 전제권력으로의 변화였음을 발견할 것이다. 그래서 부자와 가난한 자의 신분은 첫 번째 시기에, 강자와 약자의 신분은 두 번째 시기에, 그리고 주인과 노예의 신분은 세 번째 시기에 의해 허용되었다.

 

- 아이가 노인에게 명령하고 바보가 총명한 사람을 통솔하는 것, 굶주린 다수에게는 필요한 것이 모자라는데 소수의 사람에게는 사치품이 넘쳐나는 것은, 자연법을 어떻게 규정하든, 명백히 자연법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96. "소송", 프란츠 카프카 저, 홍성광 역, 펭귄 클래식 코리아, 2009

 

- 아무리 논리가 확고하더라도 살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못 당하는 법이다. 그가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한 판사는 어디 있는 걸까? 그가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상급 법원은 어디 있는 걸까? 그는 두 손을 들고 손가락을 모조리 펼쳤다.

......

개 같군!” 하고 그는 말했으나, 자신은 비록 죽어도 치욕은 남을 것 같았다.

 

 

 

신간 서적도 종종 읽고 있긴 하지만, 

마흔이 넘어서야 고전에 재미를 붙여서 요즘 세계 고전들을 주축으로 읽고 있답니다.

이 재밌는 것들을  왜 이제야 읽고 있을까 하고 약간의 후회가 됩니다. 

아님 지금 내 나이에 읽는거라 재밌게 읽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어쨌건 며칠전에도 울 남편이 인터넷을 뒤지다가 갑자기

부인 읽으라며 최근 전자책으로 출간된 고전 문학 시리즈를 왕창 구입해 줬습니다.

당분간은 아주 신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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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들도 아닌데 왜 이렇게 봄은 안 오는가? 하고 우울해 있던 차,

정말 갑작스레 날씨가 포근해졌습니다.

오늘은 봄비까지 내리네요.

 

이번에는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 대신, 제가 읽으면서 하이라이트를 넣어 주거나(전자책) 혹은 노트에 적은 부분 중 일부분을 인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87. "구토", 샤르트르 저, 이혜정 역, 소담출판사, 2002

 

 

- 우리는 자기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는 거북한 존재들이었다. 우리는 너나없이 거기에 있을 이유가 조금도 없었다. 당황하고 어딘지 불안한 각 존재는 다른 존재와의 관계에서 서로 불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그 관계들, 인간 세계의 붕괴를 지연시키기 위해 유지하려고 내가 고집을 부리던 그 척도와 양과 방향의 그 관계들을 나는 임의적이라고 느꼈다, 그 관계들은 이미 사물에게는 들어맞지 않았다.

 

- 이제는 안니처럼 하겠다. 살아남겠다. 먹고 자고, 자고 먹고, 나무들처럼, 웅덩이처럼, 전차의 붉은 의자처럼, 천천히 조용하게 존재하겠다.

 

 

 

 

 

 

88. "죽음이란 무엇인가", 셸리 케이건 저, 박세연 역, 엘도라도, 2012

 

- 삶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마지막 축복을 누릴 때까지 우리가 살아갈 수 있다면 그건 분명히 좋은 일이다. 오래 사는 것이 전체적으로 내게 좋은 것인 한 죽음은 나쁜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죽음은 너무나 일찍 찾아온다. 하지만 영생을 좋은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

한편으로는 너무 빨리 죽는다는 사실에 슬퍼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삶의 기회를 부여받는 게 얼마나 놀라운 행운인지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인생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

정말로 중요한 건 이것이다. 우리는 죽는다. 때문에 잘 살아야 한다. 죽음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다

 

 

 

 

 

 

 89. "인형의 집, 헨리크 입센 저, 안미란 역, 민음사, 2010

 

- 나는 내가 우선적으로 당신과 마찬가지로 인간이라고 믿어요. 최소한, 그렇게 되려고 노력할 거예요. 토르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신이 옳다고 할 거예요. 그리고 책에도 그런 비슷한 말들이 있죠. 하지만 나는 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말로 만족할 수 없고 책에 쓰여 있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어요. 나는 모든 일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설명을 찾아야 해요.

 

- 나는 내 견신례 때 한센 목사님이 말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목사님은 종교가 이런 이런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내가 이 모든 것을 떠나 혼자가 되면, 그런 나는 그것도 알아볼 거예요. 나는, 한센 목사님의 말씀이 옳았는지, 아니면 적어도 그것이 내게 옳은 것인지 알아볼 거예요

 

 

 

 

90.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저, 공경희 역, 작가정신, 2004

 

- 나는 아이처럼 울었다. 고난을 딛고 살아나서가 아니었다. 물론 고난을 극복하긴 했지만. 형제자매를 만나서도 아니었다. 사람을 본 것이 감동적이긴 했지만. 내가 흐느낀 것은 리처드 파커가 아무 인사도 없이 날 버리고 떠났기 때문이었다. 서투른 작별을 하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

그러지 못하면 우리는 꼭 해야 했지만 하지 못한 말을 남기게 되고, 후회로 마음이 무거워진다. 작별인사를 망친 일이 오늘날까지도 마음에 상처로 남아 있다.

 

 

 

 

 

 

  

91. "슬픔이여 안녕", 프랑소와즈 사강 저, 정홍택 역, 소담출판사, 1991

 

- 다만 내가 침대 속에 있을 때, 자동차 소리만 들리는 파리의 새벽녘 나의 기억이 이따금 나를 배신한다. 다시 여름이 다가온다. 그 추억과 더불어. 안느, 안느! 나는 이 이름을 낮은 목소리로 오랫동안 어둠속에서 되풀이한다. 그러자 무엇인가 내 마음속에 솟아나고, 나는 그것을 눈감은 채 그 이름으로 맞이한다. 슬픔이여 안녕!

 

 

 

 

92. "소크라테스를 알라", 장영란 저, 살림, 2012

 

- 엄밀한 의미에서 소크라테스에게 악법은 법이 아니다. 소크라테스는 법에 대해 말할 때 항상 진정한 의미에서의 법만을 말했다고 볼 수 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중 일어난 해전에서 사망자들의 시신들을 수습하지 못한 장군들을 한꺼번에 불법적으로 사형시켰을 때 죽음의 위험을 각오하고 끝까지 저항했던 유일한 인물은 소크라테스였다. 플라톤의 작품에서 소크라테스는 정치적인 일에 참여하는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부당하게 법을 이용하고 권력을 남용하는 데 대해 불복종한다. 만약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법이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했다면 분명 불복종했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은 법에 불복종하는 것과 나쁜 판결에 불복종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이다.

 

- 아테네 법정의 배심원 제도는 법에 의한 것이지만 배심원이 내리는 판결은 모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모든 아테네 시민의 판결이 현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크라테스는 그들의 판단을 존중한다.

 

 

 

 

일단은 3월에 다 읽은 책까지만 정리해 봤어요.

4월 들어 다 읽은 책이 몇 권 더 있는데 그건 며칠있다가 정리할께요.^^

 

요 며칠 큰 의미 없는 일들로 바빠요.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렇겠죠.

뜻깊은 일도 있지만, 특별한 의미없이 남들도 다하니까 하는 일들이요.

 

그치만 어른이니까  의미있는 일들의 비율을 점점 늘려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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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 산지 벌써 15.

이젠 이곳 날씨에 적응이 될 법도 한데, 왜 나는 아직도 3월이 되면 따뜻한 햇살을 기대하는 걸까요?

쏟아지는 눈, 차디 찬 공기, 바깥에서 위로 받기 어려운 지금,

더더욱 집안에만 머물게 되네요.

뭐 그 덕에 책 열심히 보고 일기장에 일기도 엄청 열심히 끄적끄적 대고 있습니다.^^

 

 

 

 

 

 

 

 

80. "안나 카레니나 1", 레프 톨스토이 저, 윤새라 역, 펭귄 클래식 코리아, 2011

81. "안나 카레니나 2", 레프 톨스토이 저, 윤새라 역, 펭귄 클래식 코리아, 2011

82. "안나 카레니나 3", 레프 톨스토이 저, 윤새라 역, 펭귄 클래식 코리아, 2011

 

일단 3권이지만 지루하다는 생각이 일절 들지 않을 정도로 재밌습니다.

아름다운 유부녀와 젊고 멋진 장교의 사랑과 불륜, 그리고 파국!

진짜 드라마틱하죠. 사람들의 마음을 확~ 끌어당깁니다.

그런데 이 소설에는 우리의 여주인공 안나 외에도 주인공이 또 한명이 있습니다. 그가 바로 레빈입니다.

레빈은 안나와 상관이 거의 없습니다. 그저 아는 이들을 공유하고 있으며, 단 한번 마주친 적이 있을 뿐인데요. 안나의 이야기와 평행해서 레빈의 삶도 계속해서 소설에 등장합니다.

시골 영지의 지주로 농사일에 몰두하며, 삶과 죽음을 고민하고, 너무나 모범적인 삶을 사는 그는 사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로서는 거의 매력이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상 톨스토이는 레빈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이 사이 매력적인 여인 안나의 이야기를 넣은 것을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왜냐하면 안나의 죽음 이후 레빈의 삶을 그리고 있는 제8부를 읽다보면, 작가가 안나라는 여인을 완전히 잊은 양 레빈이 삶의 의미를 찾는 의식의 변화만을 집요하게 그리고 있거든요.

! 불쌍한 안나.

무신론자였던 레빈은 끊임없이 삶과 죽음을 고민하다가 결국 신의 존재를 인정하게 됩니다. 그에게 신이란 바로 선() 그 자체이고 그것이 삶의 의미가 됩니다.

그 동안은 마지못해 삶을 살아가던 그가 이 깨달음을 통해 내면의 큰 기쁨을 느끼는 것으로 이 소설은 마무리 됩니다.

참 여운이 기네요.

나에게 삶의 의미란 무엇인가? 나에게 궁극적 실재란 어떤 모습인가? 라는 고민을 남겨주었죠.

레빈이 삶과 죽음 사이 치열하게 고민한 것처럼 나도 고민에 빠져봐야겠습니다.

죽기 전에, 너무 늦기 전에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83. "습관의 힘", 찰스 두히그 저, 강주헌 역, 갤리온, 2012

 

습관은 뇌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 없이 행동하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간이 행동할 때 일상적인 것들은 생각 없이 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자잘한 행동들까지 생각하면서 해야 한다면 얼마나 피곤한 삶이겠어요.

습관형성에는 3가지의 고리가 있다고 합니다. 신호가 오면 그에 따라 행동을 하고 이에 보상을 받는 것을 반복하게 되면 습관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소위 좋은 습관 (예를 들면 운동습관 같은 것)은 장려해야겠지만, 좋지 않은 습관(오후 4시경 쿠키를 먹는 것)은 바꾸려 노력해야 할 텐데요.

나쁜 습관을 더 좋은 것으로 바꾸는 메커니즘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일종의 보상이기 때문에, 내가 이 행동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석하여, 이전 습관의 보상과는 같되, 행동을 다르게 해보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오후에 카페테리아에서 쿠키를 먹는 것이 사람들과의 대화를 원하는 행동이었음을 분석하여, 카페테리아에 가는 대신 주위 사람들과의 잡담으로 동일한 보상을 얻을 수 있겠지요.

이 책은 습관을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기업문화와 사회운동으로까지 확장시켜서 설명해 주고 있으며, 여러 사례와 인터뷰 그리고 연구보고서의 결과들을 제시하여 신뢰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 번 읽어 보세요 ~

 

 

 

 

 

 

 

 

84.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저, 김태훈 역, 8.0, 2011

 

협상이라는 게 거창한 게 아니라 우리가 관계 맺으며 하는 행동 모두를 협상이라고 봤을 때, 협상을 통해 나와 상대방 모두에게 가치가 있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입니다.

책의 내용이 대부분 구체적인 사례이기 때문에, 독자들도 실생활에 적응해 볼만한 것도 많이 있지요.

그런데 저는 이 책을 읽고 크게 와 닿는 게 많지는 않더군요.

그냥 맘 편한 대로, 정해진 규정대로 그냥 살렵니다.

물론 제가 부당한 대접을 받았다고 느낄 경우에는 책에 나온 사례를 활용해, 정당한 요구를 할 수도 있겠지요.^^

! ! 꼭 기억해 둘만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협상 시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고 절대 감정적이 되지 말라는 것이요.

이건 어떤 상황에서도 활용 가능한 황금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85. "소크라테스의 변명 외, 플라톤 저, 권혁 역, 돋을새김, 2008

 

이 책에는 플라톤의 대화편 중 변명”, “크리톤”, “파이톤이렇게 3편이 들어있습니다.

이 세 편은 소크라테스가 청년들을 타락시키고, 신을 부정했다는 혐의로 아테네 법정에 소환되어 자신을 변론하고, 사형선고를 받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의 내용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 중에 가장 흥미로운 내용은 단연코 파이돈인데요, 소크라테스의 사형집행일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소크라테스가 영혼의 존재에 대해 회의를 표명하는 시미아스와 케베스와 함께 영혼불멸에 대해 토론하는 내용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영혼이 불멸함을 입증하기 위해 대립의 원칙을 주장하며, 죽음은 삶에서 나오고 삶은 죽음에서 나오기 때문에 죽은 자의 영혼이 다시 되돌아 온다고 증명합니다.

그리고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이미 알았던 것을 다시 상기하는 과정이며, 그것은 이미 그것을 기억하는 영혼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홀수라는 특성을 지닌 숫자 3이 결코 짝수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생명의 특성을 지닌 영혼은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죽음이 다가오면 그것을 피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불멸하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삶과 죽음 앞에서도 결연하였던 소크라테스의 모습이 참 감동적이긴 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소크라테스가 말한 논리에 다 수긍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배운다는 것은 이미 알았던 것을 상기하는 것이라는 주장에는 저도 이미 동의하는 바입니다만, (저는 이미 영혼이 존재 한다기 보다는, 생명의 발생 시 유전자에 각인된 정보가 새 생명에 전달된다는 점에서 동의합니다.) 영혼이 생명의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불멸한다는 주장에는 많은 논리적 모순이 보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읽고 있는 죽음이란 무엇인가?”의 저자도 집요하게 반론을 펼치고 있죠!)

그래도 플라톤 당시 세계관이나 인생관에 비추어서는 충분히 수용 가능한 것이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질문을 통해 깨달음을 주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저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어요.

공부란 이미 있는 것에 대한 암기가 아니라, 왜 이것이 여기 있는가? 라는 질문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을요.

 

 

 

 

 

86. "국가론", 플라톤 저, 이환 편역, 돋을새김, 2006

 

또 다시 플라톤입니다.^^

소크라테스와 여러 사람들이 정의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개인의 정의를 규정하기 이전에 보다 큰 개념으로 국가의 정의를 규정해 보자고 얘기가 되어, 정의로운 이상국가의 모습을 대화를 통해 만들어가는 나가는 내용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예전에 읽었던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가 떠올랐습니다만, 아쉽게도 구체적인 내용이 생각나지 않더군요. 이런... 이럴 때 아주 속상합니다. 이걸 계기로 유토피아를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록한다는 게 정말 중요하네요.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국가가 발전하면 수호자계급이 생기게 된다

-이들은 기백과 철학자의 기질을 갖춰야 하므로 음악과 체육을 교육시켜야 한다.

또 사유재산을 허락하면 안 되고, 식량과 보수도 필요한 만큼만 지급하고 공동생활을 하고 금과 은을 가까이 하게 해선 안 된다.

-통치자는 국가의 수호자들 중 국가를 위한 일엔 열성을 다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일엔 초연한 사람을 선출해야한다

-훌륭한 국가에 필요한 덕목은 지혜, 용기, 절제, 정의로, 국가의 정의란 국민들 각자가 자신의 소임을 다 하는 것이다.

-수호자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는 남녀의 구별이 없으며, 남자와 여자로 이루어진 수호자 그룹 내에서 남녀는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으며(물론 이들은 모르게 우수한 남녀끼리 그리고 열등한 남녀끼리 관계를 맺도록 유도해야 하지만), 자녀들은 공동으로 양육 한다

-훌륭한 국가를 만들려면 철학자가 통치하거나, 통치하는 자가 지혜를 사랑해야 한다.

-통치자가 가져야 할 최고의 학문이란, 선의 이데아이다. 동굴안의 죄수들은 실재의 그림자밖에 보지 못하지만, 동굴을 벗어나 지상에서 실재를 본 자는 선의 이데아를 본 것이다. 그리고 나서는 그들을 다시 동굴로 내려가게 해서 동료들과 함께 하게 해야 한다.

-동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수학, 기하학, 천문학, 변증론을 배워야한다

-국가체제에는 5가지가 있다. 최선의 국가체제는 가장 뛰어난 사람들에게 정치를 맡기는 귀족체제이고, 명예체제, 과두체제, 민주체제, 참주체제는 잘못된 국가체제이다.

-그러나, 철학을 사랑하는 현명한 인간은 자신의 고귀한 목적을 위해 평생을 바치며, 실제로 정치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지상에는 존재하지 않고 하늘에만 있는 자신이 스스로 세운 이러한 이상 국가에서만 정치를 할 것이다. (이런 반전이!!!)

결국 플라톤은 이상적인 국가론을 펼쳤지만, 실재로 이런 국가의 현실화에 대해서는 본인도 의심했던 모양입니다.

책 내용이 무척 흥미롭긴 했지만 현실적인 면에서 와 닿지 않은 부분이 많았는데, 동굴 비유만큼은 저에게 생각거리를 주었습니다. , ‘진리를 깨달은 자 다시 세상으로 가야한다는 그 부분이 아주 크게 와 닿았습니다.

며칠 전 읽은 책에서 선불교의 십우도얘기를 읽었는데, 거기에서 말하는 종교적 깨달음의 10가지 단계도 이와 유사합니다.

집을 나서서 소를 찾아 소를 길들이지만, 나도 잊고 소도 잊고, 근원으로 돌아갔다가 결국은 저자거리로 나가 사람들을 돕는다는 내용입니다.

결국 진리는 시대와 지역을 넘어서 통하는 거겠죠?

 

 

좀 전에 일기예보를 봤더니, 요번 주만 넘기면 그래도 기온이 조금은 올라간다고 합니다.

지지난달 다녀온 베를린 신국립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던 포스터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있었죠.

“Alle reden vom Wetter. Wir nicht(모든 사람이 날씨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우리는 아니다)”

나도 모든 사람에 속하나 봅니다.

지긋지긋한 베를린 날씨 덕에 맨날 날씨 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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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올만에 책 읽은 거 업뎃하네요.

책을 읽고 나서 충분히 숙고할 시간이 필요한데, 그냥 읽고만 있었는지...

뭔가 적어볼까해도 그냥 적는 행동 자체가 어렵기만 합니다.

 

 

 

 

73. "눈먼 시계공", 리처드 도킨스 저, 이용철 역, 사이언스북스, 2004

 

생물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생물학은 늘 흥미롭습니다. 저자가 설명을 잘 해줘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요. ^^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인간과 같이 복잡해 보이는 생명체도 설계 없이도 누전적인 점진적인 진화만으로도 세상에 출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를 간단히 증명하기 위해 바이오모프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컴퓨터로 점점 더 다양하고 복잡한 생명체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입니다.

점진적이고 누진적 진화를 이룰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유로 포식자와 피식자의 군비경쟁, 눈과 같이 복잡한 기관의 발생 가능성, 유전적 돌연변이, 생물 분류이론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공.. 읽은 지가 벌써 오래라 제대로 기억을 하고 있는지 원...ㅠㅠ

 

 

 

74.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도스토예프스키 저, 정해근 역, 정암, 1989

 

아버지와 4명의 아들들, 그리고 거기에 얽힌 두 명의 여인들의 이야기가 아주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이 소설은 다양한 인물들이 가진 극명하게 다른 캐릭터들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어서, 이야기가 눈 앞에 펼쳐지듯 아주 실감나게 표현이 되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종교적이며 선한 품성의 막내아들인 알료샤로써, 그는 갈등구조 속에 있는 아버지와 형들 그리고 두 여인사이를 오가며 그들을 중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야기는 해피 엔딩이라기 보다는 각자 그들의 캐릭터에 걸 맞는 결말을 맞게 되지요.

방탕한 아버지는 죽고, 감정에만 충실했던 장남 드미트리는 부친살해의 누명을 쓰고 시베리아로 가게 될 처지가 되고, 냉철한 이성을 추구했던 차남 이반은 결국 자기도 부친살해를 방조했다는 죄책감에 병들고 말지요. 사생아였던 스메르쟈코프는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선하디 선한 얄료샤만이 미래의 희망을 나타내죠.

작가들은 어쩌면 늘 관찰하는 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자기 주변을 면밀히 관찰하지 않고서야 이런 생생한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못할테니까요.

어쨌건 삶을 알아가는 데에 문학작품이 기여하는 바가 무지하게 큰 것 같습니다.

 

 

 

75. "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저, 문학과 지성사, 2008

 

일제강점기 1930년대 북간도에서 펼쳐지는 항일전사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인 김해연은 용정에서 일하는 측량기사로 일제치하에서도 나름대로 자신의 경력을 쌓으며 잘 살고 있었으나,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서 항일투쟁의 현장으로 본의 아니게 쓸려 들어가게 됩니다.

항일이라는 공동 목표하에서도 중국공산당과 한국공산당과의 의견차이가 있었고, 친일분자인 민생단을 전멸한다는 이유로, 유격대 내에서도 서로의 의견이 다르면 서로를 민생단으로 몰아 죽고 죽이는 일이 계속 벌어지게 됩니다.

서로 서로의 희생양이 된 이들의 죽음은 과연 무엇을 위한 죽음이었다고 정의될 수 있을까요?

다 읽고 나서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더군요.

만약 내가 20세기 초를 살았다면 내 삶의 선택지는 무엇이었으며, 나는 어떤 삶을 택했을까?

21세기의 나는 과연 제대로 올바르게 살고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답은 아직 안 나왔어요. 그래도 쉬지 않고 질문하며 사는 게 중요하단 생각이 드네요.

 

 

 

 

76. "성서에서 만나는 다문화 이야기, 김혜란, 최은영 저, 대장간, 2013

 

제가 아는 분이 쓴 책을 이렇게 읽게 되네요.

공저자 중 한 분인 최은영 박사가 제 시누이 되시거든요. ^^

이 책은 성서에서 만나게 되는 이주민들(특히 여성)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는데요, 각 사례별로 성서적 배경을 설명해주고, 사례에 등장하는 인물의 독백으로 그가 겪은 상황의 공감대를 높여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재 우리나라에 이민 온 여성들의 상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 스스로가 이민여성인 처지이기 때문에, 이 책에 크게 공감하기도 했지만, 이곳 독일에서 제가 겪는 상황과 한국으로 이민 온 여성들 간의 차이가 너무 커서, 우리나라 이민정책에 크게 좌절감을 겪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의 조상이 되시는 여성분들 중에 이방에서 온 여성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교회에서도 이민자 문제를 그저 사회가 해결할 문제로 도외시 할 것이 아니라, 이민자들에 대해 성경적 목소리를 내야 마땅하단 생각이 드네요.

 

 

 

77. "논어 2", 공자 저, 최영갑 역, 펭귄 클래식 코리아, 2009

 

매일 조금씩 읽느라 논어 2권을 이제야 다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조금씩 메모도 해가면서 읽었는데요...

메모해 놓은 것 중 몇 가지를 적어 볼께요.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조화를 추구하되 동일성을 추구하지 않으며, 소인은 동일성을 추구하되 조화를 추구하지 않는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남이 나를 속일 것을 미리 짐작하지 않고, 남이 믿지 않을 것을 억측하지 않지만, 또한 먼저 깨닫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대중이 그를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고, 대중이 그를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한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40세가 되어서도 남에게 미움을 받으면 끝나고 말 것이다.”

마지막에 적은 말씀에 무척 뜨끔했습니다.

 

논어는 생각날때마다 가끔씩 다시 읽어주면 좋을 거 같습니다.

 

 

 

78. "그 누가 커다란 사랑에 관해서 말하리, 아르뛰르 랭보 저, 김학준 역, 태학당, 1991

 

보들레르의 프랑스 상징주의에 대해 공부하다 랭보의 시까지 읽게 되었습니다만, 저에게는 아직 시적 감성이 부족한가 봅니다.

시를 이해하려면 좀 더 성숙해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네요.

이렇게 얇은 시집 한권 읽는데 몇 주는 걸렸네요.

! 나는 언제 시심을 갖게 되려나...

일단 제일 앞에 실린 시 한편 소개해 볼께요.

 

나의 방랑생활(환상)

 

나는 떠났지. 다 헤진 양복을 걸치고

그 찢어진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시의 신이여! 나는 하늘 아래에 사는

당신의 충성스러운 신하.

, 랄랄라. 내 얼마나 멋진 사랑을 꿈꾸었으리.

 

단벌바지엔 구멍이 났지

꼬마몽상가라 길에서 운율을

훑었지. 내 주막은 대웅좌 운율에 있었어

하늘에선 내 별이 부드럽게 살랑거렸지.

 

길가에 앉아 나는 들었지

아름다운 9월의 멋진 저녁소리를

이마엔

이슬방울 떨어졌어 힘나는 술같이.

 

환상적인 그림자 속에서 운을 맞추며

가슴 가까이 발을 대도 나도 리라타듯

내 터진 구두의 구두끈을 잡아다녔지!

 

 

 

79. "나는 독일 맥주보다 한국사람이 좋다", 박경란 저, 생각나눔, 2012

 

이 책의 저자인 박경란씨도 여기 베를린에서 알고 지내는 분이세요. 이렇게 주변 분들이 책을 쓰시니 왠지 제가 다 으쓱해집니다. ^^

올해가 우리나라에서 독일로 광산인력을 보낸 지 50년이 되는 해라고 하네요. 그리고 그 이후 간호사분들도 독일로 많이 진출을 하셨고요.

한국 분들의 독일살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가 50년이 되었다는 뜻이겠지요.

60년대 70년대에 이곳에 오신 분들이 청춘을 다 보내고, 이제 6070대가 되셨습니다.

이 책에는 그 분들의 삶과 일 그리고 사랑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답니다.

간혹 내가 아는 분의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요.

저야 이제 겨우 이곳에 산지 15. 그리고 아직 젊기도 하지만, 그 분들의 노년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만은 않아서 좀 많이 울적해지기도 했습니다.

나이 들어 고향에 가고 싶어도, 반기는 가족도 없고, 젊은 날 부지런히 벌어 가족을 위해 송금했기 때문에 남은 돈도 없노라 하는 이야기를 읽고 나니, 30년 후의 내 모습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 뭔가 회의적이 되고 슬퍼지네요.ㅠㅠ

어차피 고향에서 사나 타향에서 사나 인생은 나그네 인 것을.

우리네 인생이란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날마다 고민하지만, 날마다 다른 답을 찾게 되네요. 인생이 뭘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요.

 

 

슬슬 봄이 오는 모양이예요.

오늘도 눈발이 엄청 날리는 게 아직은 겨울이긴 하지만, 땅에 닿자마자 녹아버리는 눈을 보니 확실히 우리 아주 가까이에 봄이 오긴 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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