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올만에 책 읽은 거 업뎃하네요.

책을 읽고 나서 충분히 숙고할 시간이 필요한데, 그냥 읽고만 있었는지...

뭔가 적어볼까해도 그냥 적는 행동 자체가 어렵기만 합니다.

 

 

 

 

73. "눈먼 시계공", 리처드 도킨스 저, 이용철 역, 사이언스북스, 2004

 

생물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생물학은 늘 흥미롭습니다. 저자가 설명을 잘 해줘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요. ^^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인간과 같이 복잡해 보이는 생명체도 설계 없이도 누전적인 점진적인 진화만으로도 세상에 출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를 간단히 증명하기 위해 “바이오모프”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컴퓨터로 점점 더 다양하고 복잡한 생명체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입니다.

점진적이고 누진적 진화를 이룰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유로 포식자와 피식자의 군비경쟁, 눈과 같이 복잡한 기관의 발생 가능성, 유전적 돌연변이, 생물 분류이론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공.. 읽은 지가 벌써 오래라 제대로 기억을 하고 있는지 원...ㅠㅠ

 

 

 

74.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도스토예프스키 저, 정해근 역, 정암, 1989

 

아버지와 4명의 아들들, 그리고 거기에 얽힌 두 명의 여인들의 이야기가 아주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이 소설은 다양한 인물들이 가진 극명하게 다른 캐릭터들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어서, 이야기가 눈 앞에 펼쳐지듯 아주 실감나게 표현이 되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종교적이며 선한 품성의 막내아들인 알료샤로써, 그는 갈등구조 속에 있는 아버지와 형들 그리고 두 여인사이를 오가며 그들을 중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야기는 해피 엔딩이라기 보다는 각자 그들의 캐릭터에 걸 맞는 결말을 맞게 되지요.

방탕한 아버지는 죽고, 감정에만 충실했던 장남 드미트리는 부친살해의 누명을 쓰고 시베리아로 가게 될 처지가 되고, 냉철한 이성을 추구했던 차남 이반은 결국 자기도 부친살해를 방조했다는 죄책감에 병들고 말지요. 사생아였던 스메르쟈코프는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선하디 선한 얄료샤만이 미래의 희망을 나타내죠.

작가들은 어쩌면 늘 관찰하는 사람이 아닌가 싶어요. 자기 주변을 면밀히 관찰하지 않고서야 이런 생생한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못할테니까요.

어쨌건 삶을 알아가는 데에 문학작품이 기여하는 바가 무지하게 큰 것 같습니다.

 

 

 

75. "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저, 문학과 지성사, 2008

 

일제강점기 1930년대 북간도에서 펼쳐지는 항일전사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인 김해연은 용정에서 일하는 측량기사로 일제치하에서도 나름대로 자신의 경력을 쌓으며 잘 살고 있었으나,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서 항일투쟁의 현장으로 본의 아니게 쓸려 들어가게 됩니다.

항일이라는 공동 목표하에서도 중국공산당과 한국공산당과의 의견차이가 있었고, 친일분자인 “민생단”을 전멸한다는 이유로, 유격대 내에서도 서로의 의견이 다르면 서로를 민생단으로 몰아 죽고 죽이는 일이 계속 벌어지게 됩니다.

서로 서로의 희생양이 된 이들의 죽음은 과연 무엇을 위한 죽음이었다고 정의될 수 있을까요?

다 읽고 나서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더군요.

만약 내가 20세기 초를 살았다면 내 삶의 선택지는 무엇이었으며, 나는 어떤 삶을 택했을까?

21세기의 나는 과연 제대로 올바르게 살고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답은 아직 안 나왔어요. 그래도 쉬지 않고 질문하며 사는 게 중요하단 생각이 드네요.

 

 

 

 

76. "성서에서 만나는 다문화 이야기“, 김혜란, 최은영 저, 대장간, 2013

 

제가 아는 분이 쓴 책을 이렇게 읽게 되네요.

공저자 중 한 분인 최은영 박사가 제 시누이 되시거든요. ^^

이 책은 성서에서 만나게 되는 이주민들(특히 여성)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는데요, 각 사례별로 성서적 배경을 설명해주고, 사례에 등장하는 인물의 독백으로 그가 겪은 상황의 공감대를 높여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재 우리나라에 이민 온 여성들의 상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 스스로가 이민여성인 처지이기 때문에, 이 책에 크게 공감하기도 했지만, 이곳 독일에서 제가 겪는 상황과 한국으로 이민 온 여성들 간의 차이가 너무 커서, 우리나라 이민정책에 크게 좌절감을 겪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의 조상이 되시는 여성분들 중에 이방에서 온 여성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교회에서도 이민자 문제를 그저 사회가 해결할 문제로 도외시 할 것이 아니라, 이민자들에 대해 성경적 목소리를 내야 마땅하단 생각이 드네요.

 

 

 

77. "논어 2", 공자 저, 최영갑 역, 펭귄 클래식 코리아, 2009

 

매일 조금씩 읽느라 논어 2권을 이제야 다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조금씩 메모도 해가면서 읽었는데요...

메모해 놓은 것 중 몇 가지를 적어 볼께요.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조화를 추구하되 동일성을 추구하지 않으며, 소인은 동일성을 추구하되 조화를 추구하지 않는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남이 나를 속일 것을 미리 짐작하지 않고, 남이 믿지 않을 것을 억측하지 않지만, 또한 먼저 깨닫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대중이 그를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고, 대중이 그를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한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40세가 되어서도 남에게 미움을 받으면 끝나고 말 것이다.”

마지막에 적은 말씀에 무척 뜨끔했습니다.

 

논어는 생각날때마다 가끔씩 다시 읽어주면 좋을 거 같습니다.

 

 

 

78. "그 누가 커다란 사랑에 관해서 말하리“, 아르뛰르 랭보 저, 김학준 역, 태학당, 1991

 

보들레르의 프랑스 상징주의에 대해 공부하다 랭보의 시까지 읽게 되었습니다만, 저에게는 아직 시적 감성이 부족한가 봅니다.

시를 이해하려면 좀 더 성숙해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네요.

이렇게 얇은 시집 한권 읽는데 몇 주는 걸렸네요.

아! 나는 언제 시심을 갖게 되려나...

일단 제일 앞에 실린 시 한편 소개해 볼께요.

 

나의 방랑생활(환상)

 

나는 떠났지. 다 헤진 양복을 걸치고

그 찢어진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시의 신이여! 나는 하늘 아래에 사는

당신의 충성스러운 신하.

오, 랄랄라. 내 얼마나 멋진 사랑을 꿈꾸었으리.

 

단벌바지엔 구멍이 났지

꼬마몽상가라 길에서 운율을

훑었지. 내 주막은 대웅좌 운율에 있었어

하늘에선 내 별이 부드럽게 살랑거렸지.

 

길가에 앉아 나는 들었지

아름다운 9월의 멋진 저녁소리를

이마엔

이슬방울 떨어졌어 힘나는 술같이.

 

환상적인 그림자 속에서 운을 맞추며

가슴 가까이 발을 대도 나도 리라타듯

내 터진 구두의 구두끈을 잡아다녔지!

 

 

 

79. "나는 독일 맥주보다 한국사람이 좋다", 박경란 저, 생각나눔, 2012

 

이 책의 저자인 박경란씨도 여기 베를린에서 알고 지내는 분이세요. 이렇게 주변 분들이 책을 쓰시니 왠지 제가 다 으쓱해집니다. ^^

올해가 우리나라에서 독일로 광산인력을 보낸 지 50년이 되는 해라고 하네요. 그리고 그 이후 간호사분들도 독일로 많이 진출을 하셨고요.

한국 분들의 독일살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가 50년이 되었다는 뜻이겠지요.

60년대 70년대에 이곳에 오신 분들이 청춘을 다 보내고, 이제 60대 70대가 되셨습니다.

이 책에는 그 분들의 삶과 일 그리고 사랑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답니다.

간혹 내가 아는 분의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요.

저야 이제 겨우 이곳에 산지 15년. 그리고 아직 젊기도 하지만, 그 분들의 노년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만은 않아서 좀 많이 울적해지기도 했습니다.

나이 들어 고향에 가고 싶어도, 반기는 가족도 없고, 젊은 날 부지런히 벌어 가족을 위해 송금했기 때문에 남은 돈도 없노라 하는 이야기를 읽고 나니, 30년 후의 내 모습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아... 뭔가 회의적이 되고 슬퍼지네요.ㅠㅠ

어차피 고향에서 사나 타향에서 사나 인생은 나그네 인 것을.

우리네 인생이란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날마다 고민하지만, 날마다 다른 답을 찾게 되네요. 인생이 뭘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요.

 

 

슬슬 봄이 오는 모양이예요.

오늘도 눈발이 엄청 날리는 게 아직은 겨울이긴 하지만, 땅에 닿자마자 녹아버리는 눈을 보니 확실히 우리 아주 가까이에 봄이 오긴 온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