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들도 아닌데 왜 이렇게 봄은 안 오는가? 하고 우울해 있던 차,

정말 갑작스레 날씨가 포근해졌습니다.

오늘은 봄비까지 내리네요.

 

이번에는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 대신, 제가 읽으면서 하이라이트를 넣어 주거나(전자책) 혹은 노트에 적은 부분 중 일부분을 인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87. "구토", 샤르트르 저, 이혜정 역, 소담출판사, 2002

 

 

- 우리는 자기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는 거북한 존재들이었다. 우리는 너나없이 거기에 있을 이유가 조금도 없었다. 당황하고 어딘지 불안한 각 존재는 다른 존재와의 관계에서 서로 불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그 관계들, 인간 세계의 붕괴를 지연시키기 위해 유지하려고 내가 고집을 부리던 그 척도와 양과 방향의 그 관계들을 나는 임의적이라고 느꼈다, 그 관계들은 이미 사물에게는 들어맞지 않았다.

 

- 이제는 안니처럼 하겠다. 살아남겠다. 먹고 자고, 자고 먹고, 나무들처럼, 웅덩이처럼, 전차의 붉은 의자처럼, 천천히 조용하게 존재하겠다.

 

 

 

 

 

 

88. "죽음이란 무엇인가", 셸리 케이건 저, 박세연 역, 엘도라도, 2012

 

- 삶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마지막 축복을 누릴 때까지 우리가 살아갈 수 있다면 그건 분명히 좋은 일이다. 오래 사는 것이 전체적으로 내게 좋은 것인 한 죽음은 나쁜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죽음은 너무나 일찍 찾아온다. 하지만 영생을 좋은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

한편으로는 너무 빨리 죽는다는 사실에 슬퍼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삶의 기회를 부여받는 게 얼마나 놀라운 행운인지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인생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

정말로 중요한 건 이것이다. 우리는 죽는다. 때문에 잘 살아야 한다. 죽음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다

 

 

 

 

 

 

 89. "인형의 집, 헨리크 입센 저, 안미란 역, 민음사, 2010

 

- 나는 내가 우선적으로 당신과 마찬가지로 인간이라고 믿어요. 최소한, 그렇게 되려고 노력할 거예요. 토르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신이 옳다고 할 거예요. 그리고 책에도 그런 비슷한 말들이 있죠. 하지만 나는 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말로 만족할 수 없고 책에 쓰여 있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어요. 나는 모든 일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설명을 찾아야 해요.

 

- 나는 내 견신례 때 한센 목사님이 말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목사님은 종교가 이런 이런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내가 이 모든 것을 떠나 혼자가 되면, 그런 나는 그것도 알아볼 거예요. 나는, 한센 목사님의 말씀이 옳았는지, 아니면 적어도 그것이 내게 옳은 것인지 알아볼 거예요

 

 

 

 

90.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저, 공경희 역, 작가정신, 2004

 

- 나는 아이처럼 울었다. 고난을 딛고 살아나서가 아니었다. 물론 고난을 극복하긴 했지만. 형제자매를 만나서도 아니었다. 사람을 본 것이 감동적이긴 했지만. 내가 흐느낀 것은 리처드 파커가 아무 인사도 없이 날 버리고 떠났기 때문이었다. 서투른 작별을 하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

그러지 못하면 우리는 꼭 해야 했지만 하지 못한 말을 남기게 되고, 후회로 마음이 무거워진다. 작별인사를 망친 일이 오늘날까지도 마음에 상처로 남아 있다.

 

 

 

 

 

 

  

91. "슬픔이여 안녕", 프랑소와즈 사강 저, 정홍택 역, 소담출판사, 1991

 

- 다만 내가 침대 속에 있을 때, 자동차 소리만 들리는 파리의 새벽녘 나의 기억이 이따금 나를 배신한다. 다시 여름이 다가온다. 그 추억과 더불어. 안느, 안느! 나는 이 이름을 낮은 목소리로 오랫동안 어둠속에서 되풀이한다. 그러자 무엇인가 내 마음속에 솟아나고, 나는 그것을 눈감은 채 그 이름으로 맞이한다. 슬픔이여 안녕!

 

 

 

 

92. "소크라테스를 알라", 장영란 저, 살림, 2012

 

- 엄밀한 의미에서 소크라테스에게 악법은 법이 아니다. 소크라테스는 법에 대해 말할 때 항상 진정한 의미에서의 법만을 말했다고 볼 수 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중 일어난 해전에서 사망자들의 시신들을 수습하지 못한 장군들을 한꺼번에 불법적으로 사형시켰을 때 죽음의 위험을 각오하고 끝까지 저항했던 유일한 인물은 소크라테스였다. 플라톤의 작품에서 소크라테스는 정치적인 일에 참여하는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부당하게 법을 이용하고 권력을 남용하는 데 대해 불복종한다. 만약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법이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했다면 분명 불복종했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은 법에 불복종하는 것과 나쁜 판결에 불복종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이다.

 

- 아테네 법정의 배심원 제도는 법에 의한 것이지만 배심원이 내리는 판결은 모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모든 아테네 시민의 판결이 현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크라테스는 그들의 판단을 존중한다.

 

 

 

 

일단은 3월에 다 읽은 책까지만 정리해 봤어요.

4월 들어 다 읽은 책이 몇 권 더 있는데 그건 며칠있다가 정리할께요.^^

 

요 며칠 큰 의미 없는 일들로 바빠요.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렇겠죠.

뜻깊은 일도 있지만, 특별한 의미없이 남들도 다하니까 하는 일들이요.

 

그치만 어른이니까  의미있는 일들의 비율을 점점 늘려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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