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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세상의 완벽한 남자
C. J. 코널리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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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온 흔적을 뒤로하고 완벽한 삶을 택할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이었다.
라디오 일을 하며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조시는 어느날 사고를 당한 이후, 자신을 조시의 남편이라 주장하는 '롭'을 만나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조시가 '롭'과 결혼한 시간선으로 뚝 떨어지게 된다.

잘생기고 매력적이고, 돈도 많고, 다정하기까지 한 완벽한 남자를 어느 순간 남편으로 두게 된 조시는 큰 혼란을 느낀다. 여전히 자신의 곁을 따뜻하게 지켜주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었지만, 이전의 삶과는 다르게 친오빠 데이비드가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하다가 사망했다는 것을 알고 상실감에 빠지기도 한다. 완벽한 롭과의 관계는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며 끝내 그를 사랑하게 되다가도 원래 이 세계에 있던 조시의 삶을 도둑질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그리고 어느날 조시는 원래 자신이 살던 곳에 롭과 결혼했던 '조시'가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야기는 두 '조시'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나온다. 한 세상에 떨어진 조시의 적응기가 펼쳐질 거라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조시는 자신이 두고 온 것들과, 서로 다른 시간선의 자신의 삶을 살며 자신의 본질, 원하고자 하는 바를 확인하는 시간을 갖는다.
눈 앞에 완벽한 조건의 삶이 펼쳐져 있다. 나는 내가 살아온 흔적들을 뒤로하고 그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가. 사람들마다 다른 선택을 내릴 것이 분명하지만...책에서 '조시'가 선택을 내리는 과정은 보는 내내 긴장이 되었다.

롭이라는 인물은 정말 알쏭달쏭했다. 혼란스러운 조시를 따라 끝내 조시보다 더 혼란스러워져버린 인물....그래도 끝없이 다정한 사람이 되고자 했고 지독하게 조시를 사랑했던 남자...조시의 입장에선 서운할 수 있는 부분이 꽤 있었지만 제3자의 시선에서 본 나는 롭은 롭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한 것 같다. 정신이 안 나간 게 다행인 것 같다

나는 완벽한 삶과 이전의 삶을 두고 갈팡질팡할 것만 같은데 조시는 너무나도 강단있게 자신이 사랑했던 것들을 추억으로 하고, 자신의 안에 깊이 간직한 다음 계획을 실행한다. 삶을 살다보면 이렇게 하면 더 좋았을 텐데, 이걸 선택했다면 달랐을까? 등의 후회가 떠오르곤 한다. 조시의 시간선이 분리된 지점은 이런 후회에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다. 안타깝게도 나는 모든 선택들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시간선에서 살고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어느 시간선에서의 나는 그것들을 모두 이루고 살았을테니

조시가 자신에게 쓴 일기에서 본질에 집중해야만 한다는 이야기는 자신이 일구어온 과거와 그에 걸맞는 현실, 그리고 자신의 바람과 생각하는 미래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의미라 생각한다

데이비드의 말처럼 현실로 돌아갈 차례다. 그것이 어떤 현실이라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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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올림푸스 ㅣ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21
오윤희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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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평단 활동을 위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자신의 탄생조차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른채 이카루스는 매일매일 자신의 AI 메티스가 해주는대로 생활하고, 선택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 평화롭고 완벽한 생활에 권태를 느끼게 된다. 메티스의 걱정을 받으며 자신의 상태를 털어놓던 이카루스는 이를 감지한 상담사는 이카루스를 마리너 협곡 너머의 [콜로니]라는 곳으로 보낸다.

콜로니에서의 이카루스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직접 음식을 먹고, 매일매일 해야만 하는 '일'을 맡고,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글로 옮겨 적어보기도 하고, 사람들의 사유를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다.

매일 가장 좋은 답을 골라주던 AI 메티스에게서 벗어나 자신의 인생에 수없이 주어지는 질문들에 맨 몸으로 던져진 상태의 이카루스는 혼란스러움을 느끼다가도, 콜로니라는 새로운 세상에서 적응할 수 있게끔 도와준 '이브'를 사랑하게 되면서 잊지 못할 충만한 감정을 감각한다.

모든 것을 대신해주던 AI가 사라진 콜로니에서 사유하는 것과, 노동하는 것 그리고 그것들을 집대성한 삶 자체를 체험하며 자신이 살아온 올림푸스와 콜로니 두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고민은 마냥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점점 우리가 매일매일 반복하는 노동의 일부를 대체하기 시작한 AI들, 창의력의 영역인 그림, 글, 디자인 영역을 침범하기 시작하는 AI들..... 콜로니의 사람들이 내몰린 환경과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걸린 두 갈림길 사이에 선 이카루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인물들이 하고 있는 고민은 우리들이 머지 않아 할 법한 갈등과 고민들이다.

인간이 편해지기 위해 지금 이 순간마저도 계속해서 발전해나가고 있는 세계지만, 정작 옛 사람들이 수없이 고찰하던 인간의 본질적인 영역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는 듯 하다. [사라진 올림푸스]의 세상도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기괴하기 그지없는 상황에 다다르지 않았을까.

책 읽는 내내 과학의 발전에 기대다 못해 잡아먹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미리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인간의 손에서 태어난 AI들이 직접 인간을 몰아내고, 영문도 모르고 인공 자궁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신'이라 일컫으며 속으로 비웃음을 사는 세상.

디스토피아 같은 이 세상에서 이카루스는 그리스 신화 속 이카루스 답게 태양을 향해 겁없이 손을 뻗는다. 그 과정 속에서는 자신의 평안했던 삶과 반대되는 기이한 환경을 마주하기도 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진정으로 깨닫지 못해 후회하기도 하며 결국엔 결정을 번복하지만 끝내 그가 완전한 행복에 놓이지는 않는다. 이런 그의 행보가 정말 인간같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책추천 #그래비티 #사라진올림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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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때문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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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하나같이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정말 하나같이 다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거센 사건에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된다

기구한 운명을 가진 이 사람들이 어떻게 치유를 하게 될 지 궁금해하면서 읽을 수 밖에 없었는데, 여기서 바로 추리 소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치료의 일부였다는 것이 밝혀질 땐 정말 소름이 돋았다
각자 다른 아픔을 가진 인물들의 내면과 사건이 얽히고 설키면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우리를 이끈다 그리고 반전 이후에는 몇 시간동안 긴장하고 있다가, 그 긴장이 한순간에 탁 풀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여기가 정말 처음부터 쌓아온 이야기의 절정이다

끊임없이 추리하고 미래를 추측하게끔 만드는 이야기로도 사람을 위로할 수 있구나...
이 책을 통해 새로 깨닫게 된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사랑하기때문에 #기욤뮈소 #재출간 #리커버 #소설 #소설추천 #베스트셀러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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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조립체에 바치는 찬가 ㅣ 수도승과 로봇 시리즈 1
베키 체임버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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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유토피아에 대한 해답' 이라는 문구를 보고 나니 책에 대한 호기심을 저버릴 수가 없었다. 유토피아란 무엇이며 우리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우리가 나아가고 있는 곳은 바람직한 방향인가. <야생 조립체>라는 생소한 단어에 이끌린 것도 있었다. SF 소설에서 로봇이야 자주 등장하는 소재지만 수도승은 대체 무엇일까


책 속엔 두 인물(?)이 나온다. 다도승인 '덱스'와 어느날 숲에서 홀연히 나타난 로봇 '모스캡'.
판가 최고의 다도승으로 지내며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받고, 자리를 옮기는 족족 그를 만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에 공허함과 죄책감을 느꼈던 덱스는 경계 지역 너머에 있는 하트스브로 암자를 알게 된다. 인간의 문명지를 벗어나 자연 보호 구역에 위치한 수도원을 가기 위해서는 오랜 여정이 불가피했고 한참 고민하던 덱스는 짐을 챙겨 암자로 떠난다. 그리고 그 곳 야영지에서 불쑥 나타난 모스캡을 만난다.


이 둘은 서로를 돕는다는 약속 하에 동행을 하기로 한다. 모스캡은 자신이 가본 적 있는 자연보호구역을 안내하며 위험으로부터 안내하고, 덱스는 모스캡에게 인간에 대한 것을 알려주기로. 보통 SF 소설 속 로봇이라하면 사람의 통제 밖에 벗어나 인간의 반대편에 서거나, 인간의 편에 서서 사람의 지시를 충실히 따르는...그런 아이들이 떠오르곤 했었다. 이 이야기에서는 조금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사람이 부여한 목적을 거부하고 독립하길 선택하며, 사람은 그런 로봇들의 선택을 존중했던 세계. 그래서 로봇에게서부터 의지하고자 했던 삶의 방식부터 바꾸었던 세상.

종교에 대해 깊이있게 아는 것은 아니지만 수도승은 보이지 않는 길을 끊임없이 닦아야만 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 생각한다. 끊임없이 목적을 되살리며 영적인 자신을 다듬고 수행하는 자들. 인간의 본질적인 영적인 영역을 건드리는 수도승을 주인공 중 한 명으로 둔 이유가, 우리의 미래에 대해 고찰해야할 부분을 직 간접적으로 건드리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종교는 사람들의 정신적인 부분에 관여할 수 밖에 없고 사람들의 신념으로 하여금 목적에 큰 영향을 주니 말이다.

그리고 목적을 향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성찰하는 인간들을 향해 모스캡이 머리를 울리는 말을 한다.
"거기에는 본래부터 확실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내장된 목적이었죠. 그런데 우리가 각성해서 우리의 목적을 알고는 있지만 그것을 원치는 않는다고 하니 당신들은 그것을 존중했습니다. 존중한 것 이상이었습니다. 당신들은 우리가 없어져도 잘 지낼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재건했습니다. 당신들은 우리가 목적을 초월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우리의 개별성을 지켜 준 자신들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자신은 목적이 꼭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까?"

두 사람(?)은 목적과 자유에 대한 한참의 이야기를 나눈 뒤에도 완전히 같은 길을 걸으려 하지 않았다. 모스캡의 반대에도 끊긴 길 너머로 가려 하고, 진흙탕에서 된탕 구르기도 하고... 그렇지만 체온이 없어도 자신의 곁을 내어주고 의지하며 숲 속의 수도원에 기어이 도착한다.
어쩌면 우리의 가까운 미래에 있을지도 모르는 세계 속에서 이런 모습이야말로 평화롭고 유토피아같은 모습이지 않을까. 21세기의 유토피아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이 책 소개에서부터 나온 이유를 알 것 같은 부분이었다.
둘은 덱스가 가져온 차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1권은 끝난다. 앞으로 이들은 암자에서 어떤 이야기를 펼쳐나갈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곳을 탐험할지, 모스캡이 말하듯 목적에 얽매이지 않고 선택들을 이어나갈지. 이들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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