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한국사 백두문화재연구원 인문교양 2
조경철 지음 / 백두문화재연구원출판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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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한국사. 뭔가 사연이 있을 것 같은 당당한 제목에 책을 펴보았고, 읽게 되었다. 속표지에 보이는 뭔가 범상치 않은 작가의 웃음 가득한 얼굴.


작가는 행복한 사람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실컷 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국사 오타쿠다.


작가는 훌륭한 교수이다. 교수는 새로운 지식을 창조해내는 사람이라는 의미에 충실한 사람이다. 정지된 채로 고여있을 것만 같은 역사를 끄집어 내어 정리하고 밝혀내고 만들어낸다. 기존 선배의 이론에 정면으로 도전할 수 있어야 진정한 학자이다. 작가는 훌륭한 교수이다.


다만, 글이 일목요연하지 못해 읽는 데에 피로감이 있었던 점, 자신의 생각을 약간은 뇌내망상처럼 뻗으려고 했다는 점이 아쉽다. 그래도 '나만의' 한국사니까. 뭐라고 못한다.


하나 더, 표지디자인과 표지 글씨체 역시 작가처럼 개성이 담겨 있어 보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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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자서전 - 자전적 소설로 엮은 인문의 숲 나무 2
다자이 오사무 지음, 다나카 히데미쓰 엮음, 박현석 옮김 / 현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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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다자이에 관한 책을 들었다. 그 드넓은 도서관에서 이 책 저 책을 기웃거려봐도 원체 읽을 마음이 들지 않았기에, 다시 그의 책을 집은 것이다.


엮은 사람은 다나카라는 자로 다자이의 후배 정도 되는 것 같다. 다자이 서한집에도 편지가 몇 편 등장한다.


읽다가 신물이 나기도 했다. 정말 자존심도 자긍심도 없이 스미마셍만 외치는 사람의 혼잣말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의 작품 중에 자서전에 가까운 글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보니 더 그랬던 것 같다. 작품마다 비슷한 어조.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의 모든 작품이 그의 자서전을 것이다. 다나카가 말한 것처럼. 다자이 오사무는 자기 이야기를 쓰는 작가였으니까. 꽤나 철저히 그랬던 것 같다. 어찌 보면 다자이 오사무라는 인간을 상품화하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어떤 하나의 뚜렷한 표상이 되었고, 만인이 그의 본 마음과 행적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알게 모르게 자기 자신을 알리고 싶은 법인데, 철저히 자기 얘기를 써서 가장 성공적으로 알린 사람이 바로 다자이 오사무가 아닐까.


이 책에서는 다자이 오사무의 글보다는 후배 다나카의 주석이 더 열심히 읽힌다. 그는 어떤 열렬한 팬이었을까. 그에게 몇년 선배의 존재는 어떠한 것이었을까. 오죽하면 책을 엮어 내고 비슷한 사진을 남긴 뒤 다자이 무덤에서 자살을 했을까.


이게 다자이 오사무가 남긴 족적이다. 그의 영향력은 후대에 걸쳐 계속되고 있으며, 현 세대에도 큰 위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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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2disc) - 컬러 & 스페셜 블랙 버전 본편 수록
임권택 감독, 안성기 외 출연 / 스튜디오 A(STUDIO A)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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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자라면 다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자기 유전자를 퍼뜨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생물체의 당연한 본능과,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차마 그 본능을 실현시키지는 못하는 상황. 참 솔직하게 그린 영화다.

배우들의 속을 알 듯 말 듯한 연기도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 같다. 현실은 상황 상황이 명확하지 않거든. 우리가 눈물나고 짠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영화에서 기쁨을 느끼는 건 당연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것은 현실의 아주 일부분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확대한 건지도 모른다. 진짜 현실이란 이렇게 공상 속에서, 밋밋하게, 막상 아무 일 없이 흘러가는 경우가 많으니까.

영화의 결말은 결코 극적이지 않다. 즉, 영화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더 현실적이다. 현실을 너무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씁쓸하다. 통쾌한 영화가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찝찝한 영화다. 그래서 오히려 다른 영화와 차별성이 있다.

와인은 주인공들을 이어주는 하나의 길다란 선이다. 이 와인은, 안성기가 김규리에게 반해 주었던 선물이고, 김규리가 다시 자신의 마음을 일부 표현하고자 안성기에게 돌려주었던 선물이고, 병들어 있는 아내의 병상 옆에서 그녀를 생각하며 홀짝이던 와인, 와인을 싫어하는 남편이 웬일로 마시나 해서 병자도 벌컥 벌컥 마셔본 와인. 그리고 아내가 떠나기 전에 남편에서 선물로 준 와인. 아내 사별 후 그녀가 온다기에 차려 놓은 술상에 곁들이려 했던. 하지만 자신의 결정으로 같이 비울 일은 없었던. 그렇다. 이 와인은 세 주인공을 각각 거치지만, 어느 두 사람도 함께 마시지 않는다. 세상의 흐름도, 감정의 흐름도, 그냥 흘러 흘러 가는 것이고, 같은 타이밍에 결코 함께 담겨지지 못한다.

이러한 불일치를 우리는 얼마나 흔하게 경험하는가? 그래서 현실을 반영한 영화이다. 현실은 그냥 이렇게 무탈하게 흘러가기에. 대부분의 시간은. 아무리 격한 삶을 산 사람일지라도 시간으로 본다면 인생의 대부분은 평범하고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한 가지 천천히 변화하는 것이 있다면 노화. 몸은 점점 생기를 잃어가고, 죽음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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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Case Reports: A Practical Guide from Conception Through Publication (Paperback, 2017)
Clifford Packer / Springer International Publishing AG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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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에서는 SR과 RCT를 제일 상위에 놓고 케이스 레포트는 저 바닥에 깔아놓았다. 그 그림이 모든 것을 망쳤다. 사람들은 케이스 레포트가 하층민 정도 되는 줄 알고 있다. 하지만 모든 권위는 아래에서부터 나오는 것을.

의사. 환자를 열심히 보는 것이 본분이다. 케이스 레포트는 의사의 일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케이스를 열심히 쓰는 사람은 분명 본분에 충실한 의사일 것이다.

병원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의사를 고를 때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그 의사가 케이스 논문을 많이 썼는가를 봐라. 안 썼다고 나쁜 의사는 아니지만, 많이 썼다면 분명 좋은 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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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을 싫어하는 사람들 마음산책 짧은 소설
정지돈 지음, 윤예지 그림 / 마음산책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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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개인적 취향과 맞지 않아서인가. 그다지 좋은 느낌을 받진 못했다. 중간 중간 서너 문장 정도가 마음에 살짝 와닿았을 뿐.

영화를 좋아하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하고 농담하기를 좋아하고 지금도 소설의 진정한 애독자라는 것, 알겠다. 작가가. 깊은 사색보다는 딱 요즘 스타일, sns세대의 사고를 대변하는 것 같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나는 농담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어느 서평가의 최후 한 편만큼은 좋았다. 단편소설다움이 있다. 근데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

소설의 배경을 외국으로 잡은 작품들. 화자 또한 외국인인. 시도는 좋으나 어색하다. 그 나라 사람이 아니니까 뭔가 한계가 있는 거다. 적어도 자국민이 읽었을 때 진짜 자기 나라 사람 같은 느낌이 들어야 한다. 이런 시도를 하려면.

남성과 여성의 이름을 뒤바꿔놓은 듯한 이름 설정. 이것조차 농담인가. LGBT나 페미니스트인가. 뒤죽박죽이다.

농담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농담집. 단, 좀 썰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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