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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튜즈데이 - 한 남자의 운명을 바꾼 골든 리트리버
루이스 카를로스 몬탈반.브렛 위터 지음, 조영학 옮김 / 쌤앤파커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죽을힘을 다해 뛰어 본 적이 있다. 골목길 한복판에서 개 한 마리에게 쫓겼던 그때 그날은, 어린 나한테는 죽다 산 날이었다. 개로 시작하는 모든 욕에 대해 공감하게 된 그날부터 개는 좋고 싫고의 존재가 아닌, 무조건 피해야 할 무섭고 끔찍한 존재가 되었다. 크든 작든 간에...
그러던 중,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1년간 홈스테이로 지내야 했던 집에 '가족'으로서 크고 검은 도베르만과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상상도 못했던 나로, 어느 날 보니 내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사람도 믿지 말라는데 짐승이야 오죽할까 하던 신념이 바뀌었고, 지금은 개를 키우는 사람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이들이 보낸 시간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골든 리트리버, 튜즈데이가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정상 생활을 할 수 없던 저자와 사랑으로 소통하는 그 시간이 상상이 돼서 눈물이 났다. 인간은 사랑을 필요로 하는 동물이라 했던가, 개는 인간이 원하고 바라는 사랑을 줄 수 있었다. 개에게도 감정이 있었다. 고마운 존재였다.
튜즈데이와 저자는 둘 다 고통과 아픔이란 시간을 공유하고 있다. 튜즈데이는 도우미견 센터에서 태어난, 아름다운 털을 자랑하는 골든 리트리버로, 훈련 중 유착 관계를 형성한 훈련사들과 헤어지는 과정에서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큰 상실감을 받았다. 민첩하고 영리하던 녀석이 훈련을 따르려 하지 않을 정도로. 저자 루이스는 이라크 전쟁에 자발적 참여한, 조국을 수호하고 자유가 없는 이라크인들을 도와 정의를 위해 싸우고자 했던 군인이었다. 그러나 전쟁터에서 본 실상은 그의 믿음을 배신했고, '차라리 잠들고 싶던 나날들'로 그의 정신은 육체와 함께 황폐해져 회복 불가능 상태가 되어버렸다. 책에서도 절절히 느껴지는 전쟁의 트라우마는 참혹했다.
상처 많은 이 둘의 만남은 필연적이었다. 오래도록 바라봐온 친구처럼 그들은 서로에게 적응해갔고, 서로를 살피는 감싸는 가족이 되었다. 영혼을 만져주는 천사로 영웅으로 기적으로 튜즈데이를 보내주신데 감사하다는 루이스. 그의 마음에 햇살처럼 다가온 튜즈데이의 사랑이 정말 감동적이다. 어디를 가든 따뜻한 사랑이 있으며 눈빛만으로 그것을 소통하고 나눌 수 있다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만큼 큰 위안이 있을까.
사람과 전쟁이 준, 회복될 수 없는 상처... 상처인 줄 알면서도 찌르고 괴롭히는 인간의 그것. 사람을 사랑으로써 변하게 해준 개 한 마리는 어쩌면 인간보다도 훨씬 나은 존재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