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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인간
KBS 공부하는 인간 제작팀 지음 / 예담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공부는 외부 세상을 감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것으로 바꿔 습득하는 과정이다. 생애 전반을 걸쳐 이루어지는 아주 익숙한 행동이면서 인간에게 있어 생존의 이유와 도구가 되기도 하는 공부. 이렇듯 모든 인간은 공부를 한다. 그런데 공부는 모두가 하지만 하는 과정과 덧붙이는 목적이 다르다. 사회에 따라,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이유가 뭘까?
이 책 <공부하는 인간>은 KBS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엮어 만든 책으로 공부와 인간 사이의 관계를 파헤친 책이다. 공부하는 사람들을 집중 취재해서 지적 활동의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배경을 자세히 살피고 있다.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을 취재한 결과 공부라는 게 한 사회의 사상과 문화와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문화적인 자산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책 속에 소개된 각 나라 학생들의 학습 동기와 과정은 두 가지 양상으로 크게 나누어졌는데, 예를 들면, 손이 많이 가는 벼농사를 지어 온 동양인들은 공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을 노력과 의지로 보았고, 비교적 수월한 밀농사를 지어 온 서양인들은 재능과 능력을 더 중시했다. 이들의 공부 방식의 차이는 역사적인 이유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완전히 알기 전에는 묻는 것보다는 제대로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유교식 공부 방식이 동양의 사고방식에, 질문하고 토론함으로써 사고의 폭을 확장시키고 자존감을 키우는 걸 중요시 한 그리스 교육 방식이 서양의 사고방식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공부는 오랜 시간을 걸쳐 만들어진 문화이고 역사였다. 오랫동안 형성되어온 하나의 가치이고 자산이니 어떤 공부 문화가 옳다 그르다라 말할 수 없다. 그렇지만 책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현대 시대와 많은 대학들이 원하는 건 창의적이고 주체적인 사람이라고. 장기적으로 볼 때 시간이 오래 걸려도 질문을 던져 가며 생각하는 공부가 자신의 탐구 정신에도 미래에도 좋다고 바라보는 것이다.
책 속 공부 전쟁에 시달리는 한국, 중국, 인도, 일본 학생들을 보면서 그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내게도 전해지는 게 어떤 식으로든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입시 외의 공부는 쓸모없고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인식이 먼저 바뀌었으면 한다. 앞으로도 계속 공부해야 할 학생으로서 낙오될까봐 두려워서 공부하는 게 아니라 정말 즐기면서 공부하고 싶다.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봐야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