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SOP'S FABLES 이솝 우화 - A Classic Illustrated Edition
랜돌프 칼데콧 외 그림, 러셀 애시.버나드 히그턴 엮음, 박상률 옮김 / 에디터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묵혀두다 꺼내 든 이솝 우화. 동화책 보던 옛날 생각도 꺼내 함께 읽었다. 잠자기 전에 책 읽어주던 엄마 모습도 떠오르고 졸린 눈을 비비며 듣던 동물들 이야기는 방금 들은 듯 귓가를 맴돈다. 이솝우화를 다시 읽은 이번 시간은 꼬꼬마시절 추억을 담은 시간이다.

 

이렇듯 2500년 넘게 어린이들의 추억의 대명사로 자리 잡아 온 이솝 우화. 판본 역시 숱하게 많다. 이 책은 그 많은 삽화 중에 특히 아름답고 고급스런 삽화를 우화 함께 엮었다. 단편으로 실린 우화도 50편이 넘어 손때 가득히 묻히기 보단 예쁘게 보관하고 싶은 이솝 우화집이 탄생하였다.

 

이 어른용 이솝 우화집이 특이한게 낯선 내용도 많다는 거다. 도끼 자루로 쓸 나무를 만들게 나무를 내주라는 나무꾼의 공손한 부탁에 못생긴 물푸레나무를 준 나무들이 이윽고 나무꾼이 만든 그 도끼에 모두 무너뜨려졌다는 ‘나무와 도끼’, 욕심 많고 꾀 많은 여우가 수탉을 만만히 보다가 도리어 자기 꾀에 무너지는 ‘수탉과 여우’, 통나무를 보내주었는데도 제우스신에게 다시 왕을 달라고 조르고 최후도 맞는 개구리들 ‘왕을 원하는 개구리들’ 등등. 새로우면서 재밌다.

 

아름다운 삽화도 이 책의 장점이지만 우화 속 교훈을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해와 바람이 나그네 옷 벗기는데 힘겨루기를 하는 ‘바람과 해’는 동화책 그림까지 생생히 떠오를 정도로 익숙한 내용이다. 옛날에는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나 보다. 근데 놓쳤던 정말 중요한 교훈이 담겨있었다. 따가운 햇살을 비춰 나그네 옷을 벗기는데 성공한 해를 보며 몰아붙이는 것보다는 설득이 낫다는 꼭 필요한 교훈 말이다. 옛날 읽을 때와 달리 다가온다는 건 그만큼 내가 인생을 경험하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이겠다.  

 

우화가 좀 짧아 아쉽기는 하지만 고풍스러운 표지와 삽화 덕에 눈이 즐거웠다. 교훈을 생각해 보는 시간도 정말 재밌고 알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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