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즐긴다. 항상 탐구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 그것이 인생을 알고 즐기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다. 방법을 다룬 책은 많다. 그러나 공부하고 탐구하는 동기를 출세에 초점을 맞춘다. 이기고 싶으면 공부하라면서.
이 책은 조금 다르다. 토털 인텔리, 통합형 인재가 되는 것을 추구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하듯, 예술 작품을 감상하듯 공부하라고 권한다. 그러다보면 지식의 경계와 학문의 장벽은 허물어져 넓은 안목을 소유하게 되어 세상을 자유롭게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물망 공부법은 여러 지식을 하나로 묶게 하는 공부법이다. 저자는 그물망 공부법을 모든 공부의 기반이 될 토양부터 갈게 하는 공부 방법이라 표현한다.
우리는 인문학 교육을 오랫동안 '교양'이라고 부르며 부자들의 사교 도구 정도로 취급해왔지만 유럽인들은 인문학을 '기초 밭 갈기(La Culture de Base)'라고 부른다. 쌀을 심어 잘 자라게 하려면 먼저 토양을 잘 고르고 갈아야 하듯, 공부를 잘하거나 인생을 잘 살려면 그 바탕이 되는 다양한 기본 지식의 발판을 만들어두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는 지금까지 '토양'을 무시한 채 씨앗만 잔뜩 던져두고 많이 거두기만을 바랐다. 땅을 제대로 갈지 않고 씨를 뿌리면 조금만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어도 씨앗이 유실돼 싹조차 틔우기 어렵다.(p49)
저자가 어떻게 공부에 빠져 토털 인텔리가 되었는지 그리고 열심히 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항상 좋은 성과를 거두는 주변 사람들의 경험을 실어서 이해를 돕는데, 여러 부분에서도 이 구절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피에르는 과학이나 수학 공식이 너무 예뻐서 그 공부가 소녀시대의 쇼나 컴퓨터 게임보다 더 재미있다는 것이다.(p56)
감성으로 공부를 하면 하나를 배워도 새로운 안목이 생기고, 관련 지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연결되면서 더 넓은 지식의 그물망으로 확장된다.(.p59)
그렇다면 이들처럼 여러 분야를 넓다드는 지식의 소유자가 되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책에 소개된 방법을 인용하여 적었다.
감성은 지식 그물망의 연결 고리가 되어준다.
:감동은 암기의 어머니다. 사소한 일에도 깊은 감동을 받아야 더 많은 현상을 암기할 수 있다. 사소한 일에도 감동을 받으려면 현상의 미묘한 차이에도 마음이 뭉클해지는 감성이 살아 움직여야 한다. (p64)
감성, 예술적 안목, 상상력과 인텔리 문화를 향한 열망이 공부를 즐겁게 한다. 즉 공부를 아름답고 고귀한 어떤 작품으로 바라볼 때 내 안의 감각은 살아난다. 어느새 지식의 습득량과 삶의 가치는 무섭게 상승할 것이다.
또 공부를 사랑과 경이의 개념으로 바라본다. 저자는 사랑에 빠졌을 때 공부도 사랑하는 상대처럼, 운명처럼 아름답게 다가왔다고 적고 있다.
공부를 잘하려면 매사에 예민해져야 한다. 연애할 때처럼 눈과 귀와 감촉이 발달하면 마음이 낭만으로 가득 차 사물을 날카롭게 관찰할 수 있고, 그 의미를 아름답게 묘사할 수 있게 된다. (p149)
그 밖에도 알고자 하는 지식과 관련된 역사를 우선적으로 공부하고, 드라마의 각본을 쓰듯 지식과 지식을 연결하고, 그 안에서 숨쉬는 것처럼 상상하는 방법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리딩으로 리드하라>가 떠올랐다. 몇 달 전 읽은 그 책의 초반부는 강렬한 인상을 주었는데, 이 책에서 받은 인상도 그것과 많이 비슷했다. 두 책 다 진정한 배움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당장의 소득은 제쳐두고 미래를 위해 열망을 키우고 전진할 것을 권하고 있다.
좋은 성적이 목표가 되면 과정은 공허해진다. 눈앞의 단기적 목표를 좇는게 아닌, 지적 호기심을 가지는게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저것 많이 보고 많이 느끼려하는 호기심이 배우는데 가장 좋은 습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호기심을 가질 것을 권유하는 책이다. 당장의 시험에는 도움이 안 될지 몰라도 미래의 인생을 위해 꼭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