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방마을 이야기
김기복 지음 / 두란노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이 땅에 뿌려진 밀알로 지금의 한국에 하나님의 사랑이 흐르게 되었다. 그 사랑을 온몸 바쳐 증거한 이들의 섬김은 우리의 믿음 생활을 돌아보게 한다.

 

한국 교회는 선교사들의 순교, 믿음의 선배들의 기도와 헌신으로 불타올랐다. 그러나 그 때의 뜨거운 열정이 점차 잊혀져가고 있다. 나를 낮추어 하나님을 높이는 믿음이 잘못된 기복 신앙에 밀리고 있다. 이런 기독교의 위기는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그래서 진정한 크리스천의 본을 보여주고 각성을 일깨우는 책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세상에 치여 약해진 첫사랑의 마음을 회복하는 계기고 예수님처럼 살자고 다짐하는 귀한 시간이다.

 

<뚝방마을 이야기>는 이상양 전도사님의 희생을 담은 책이다. 그는 굶주리고 죽어가는 판자촌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온 마음과 몸 다해 전하고 전했다. 진실한 사랑을 비뇨 냄새, 썩은 냄새 풍기던 뚝방마을에 심어 평안과 행복의 마을로 바꾸었다.

 

놀라운 점은 전도사님은 거의 평생을 결핵과 싸웠다는 점이다. 끝내 폐를 절단해야했던 처지에도 마지막 힘을 다해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녔는데, 몸이 불편하다는 것을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그는 천성적으로 온정과 재치가 넘치는 사람이었고 웃음 전도사였다.

 

'쉬다니, 쉰다거나 휴양한다거나 하는 일, 그거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거야. 여보, 병 때문에 쉰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께 너무나 죄송스런 일이야'(p233)

 

그렇지만 그가 하나님의 사랑을 처음부터 알았던 것은 아니다. 배고픔 없는 어린 시절이었지만 어머니를 일찍 여이었고, 가세가 기울어져가면서 아버지도 그만 병으로 돌아가셨다. 그는 대학을 포기해야 했다. 하루 벌고 하루 사는 고단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른 이의 아픔을 오히려 달래주는 넓은 마음을 가졌으니 주변에는 늘 따르는 사람이 많았다. 하나님의 사람도 많았다.

 

그러다가 병이 심해져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결국 병원에 의탁하였다. 그곳에서 불쌍하게 죽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는 하나님 앞에 나와 전심으로 기도했다. 소생 불가능이라는 진단을 받은 어느 날, 하나님은 아직 할 일이 남았다는 그의 기도에 응답하셨고, 그는 바로 병원을 나와 신학대학교에 입학하였다. 그가 뚝방마을과 인연을 맺은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았다.

 

"주님께서는 가난한 자, 포로 된 자, 눈먼 자며 눌린 자들과 함께 계시며, 그들 속에서 지금도 목마르게 사명자를 부르고 계십니다. 우리가 해야 할 유일한 대답은 '주여, 내가 여기 있사오니 나를 보내 주소서.'라고 한 이사야 선지자의 대답뿐입니다. 저 불쌍한 우리의 이웃을 위해 갈 사람이 누구입니까.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이사야는 누구입니까?"(p123)

 

주선애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전도사님은 조용히 자리에 일어나 말했다.

 

"주여, 제가 여기 있습니다. 저를 보내 주소서."

 

그렇게 뚝방마을에 희망이 뿌려졌다. 그는 자신은 굶어도 이웃을 굶게 하지 않았다. 가진 것을 털어 나눠주며 본격적으로 선교 사업에 착수했다. 망원동 뚝방마을에 공동 변소, 학교,병원, 경로당, 교회 등이 세워지면서 그곳은 사람 사는 동네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가 가장 애쓴 것은 마을 사람들의 자립이었다. 바쁜 부모 밑에 홀로 남겨진 아이들에게 구두닦이 청소년들에게 복음과 교육을 전했다. 마을 사람들 모두와 함께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으로 연립 주택을 설립하였다.

 

그가 한 일은 읽다보면 그가 아픈 사람이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의 힘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라 할지라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한다면 가능하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불가능이 가능해지는 역사를 체험하면서 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위로나 격려가 아니라 살아 계신 예수님을 마음에 심어 주는 일임을 깨달았다. 각자 자신의 삶이 가치 있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을 깨달았다.(.p104)

 

그렇게 불가능을 가능케 하기 위해 자신을 내던졌던 전도사님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진실한 크리스천이었다. 전도사님의 삶을 통해 하나님이 바라시는 삶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었다.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 믿음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복 신앙으로 치우쳐 가는 기독교가 바로 설 수 있으려면 전도사님이 보여준 순수한 믿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나의 초심을 돌이켜 볼 기회를 주었다. 첫사랑을 잃어버린 모든 크리스천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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