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소녀에 얽힌 살인 고백
사토 세이난 지음, 이하윤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주의; 스포일러가 약간 포함되어 있어요!

 

아이들의 웃음은 투명하고 맑다. 그 웃음을 지켜주고 아껴주어야 한다. 당연지사 부모와 어른들의 몫이다. 그러나 부모가 소유만 권리로 인정했을 땐 자녀는 도구가 되어 버린다. 아니꼬우면 안 먹이면 되고 안 입히면 된다. 손길질 발길질로 아이를 괴물로 빚는 건 순식간이다.

 

 

이 책은 그래서 불쾌하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괴물이 괴물을 만드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아이의 편에 서서 뭐 이딴 엄마가 있어 분노하다가도 점점 형상만 어린이로 남는 아이를 보니 무서웠다. 분노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모른 체 씩씩거리며 한장 한장 넘길 수밖에 없었다.

 

 

여태껏 인터뷰 형식의 일본 소설은 고백, 속죄, 우행록 3권 보았고 모두 가독성도 몰입도도 좋아 이 소설도 그럴 거라 의심치 않았다. 분명 잘 읽혔다. 다만 아동 학대라는 소재가 심하게 잔인해 읽는 내내는 우울함에, 덮고 나서는 기분 나쁜 후유증에 시달린듯 하다. 하루에 몇 개의 웃음이 사라지는지를, 이 소설이 소설만이 아니라는 것을 마주해야 하기에.

 

폭력과 무관심에 쉽게 노출된 아이들과 뚜렷한 타개책 없이 발만 구르는 어른들을 잘 그려냈다는 점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뚜렷하다. 그러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복선으로 전개는 많이 지루했다. 막판으로 가던 중에야 혹시? 했다. 인터뷰를 하고 다니는 남자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전혀 뜻밖의 결말이 나올 것 같았다. 그럴 것 같았을 뿐... 결국 애매모호하게 끝!

 

빨리 덮고 싶었으면서도 다 읽고 나서는 풀지 못한 분노에 그냥 울적하다. 악순환은 소설만의 이야기가 되기를...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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