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시지는 언어의 재앙일까? 진화일까?
데이비드 크리스털 지음, 이주희 옮김 / 알마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책의 부제는 'txtng the gr8 db8(Texting: the great debate 문자메시지: 위대한 토론)'다. 문자메시지가 빠르게 보편화되면서 생기는 대립적인 분위기와 문자메시지의 특성을 잘 살린 제목이라 할 수 있다.

문자라는 서비스가 상업적으로 변하게 되면서 의사 소통의 한 방법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지만 이 새로운 언어 현상에 대한 입장차가 크다. 일종의 통신 언어라 할 수 있는 문자 메시지는 인터넷 채팅용어와도 많이 흡사하다. 인터넷의 성장률로 통신 언어의 사용을 줄여야하나 말아야하나라는 토론은 국어 시간에 졸지 않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해봤을거라 생각한다. 과연 전문가는 이 쟁점을 어떻게 볼지 궁금했다. 한편으론 문자 용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적대감을 표하는 사람들은 엄청난 확산 속도로 인해 언어 파괴와 재앙이 임박할거라는 견해를 고수하는데, 저자는 그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 말하며 문자메시지를 인간의 창조적인 언어학적 능력을 보여주는 현상(p206)으로 정의하고 언어의 진화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데 함께 문자메세지의 장점과 특징, 그리고 표현 방법이 자세히 설명된다.

 

문자의 언어는 어느날 갑자기 탄생하게 된 외계어가 아니다. 그 특징을 보면 문자가 하나의 단어를 의미하는 표의 문자, 시각적인 이미지인 이모티콘, 축약어인 이니셜리즘, 리버스(완전히 그림으로만 구성된 메시지에서 그림으로 표기된 어휘의 의미는 버리고 발음만을 사용하는 표기법p58)와 유사한 표기법, 비표준적 철자 등으로 말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일부는 권위 있는 사전에도 당당히 수록되어 있다. 또 전통적으로 사용되어온 언어유희다. 다시말해 저자는 문자 메시지는 표현법의 변형이지 파괴라 왜곡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문자가 문해능력을 감퇴시킨다는 반대 의견에도 저자는 언어 능력을 향상 시킨다고 반증한다. 언어의 목적은 의사소통이다. 문법의 틀을 그대로 유지할 수 밖에 없음은 당연하다. 축약으로 인한 비표준화는 사실 편리를 위해 만들어졌다. 휴대전화의 키패드는 입력할때 번거로움을 줄이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읽고 쓰는 능력이 없다면(부족하다면) 문자를 이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저자는 문해능력의 원인을 무조건적으로 문자로 돌리지 말고 학교 교육의 영역 면에서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은어적인 특수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문자가 주는 두번째 이로움을 '놀이를 즐기는 인간의 본능(p96)'이라 말한다. 그들만의 용법을 이해한 인간들은 소속감과 유대감으로 그 특수함을 즐긴다는 말이다. 이밖에도 문자는 사생활을 보호하고 다중 처리 의사소통을 가능케 한다. 

 

정리하자면 '언어 파괴'라는 극단적인 해석으로 편리함을 포기하자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통화보다 문자를 애용하는 나에게도 문자는 편리함을 준다. 그러나 과도한 통신언어와 축약이 난무한 것을 보면 눈살 찌푸려질때가 꽤 있다. 참신한 표현은 재미를 주지만, 단순한 축약형과 철자 오류는 과연 한글을 알고 쓰는 건가 의심케 한다. 그래서 올바른 언어 사용은 평상시 사용하되 문자용어는 통신상에서만 사용했으면 바람이 든다. 물론 저자 역시 대다수의 학생들이 표준 언어와 문자 언어의 차이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그렇치 못하다면 교육 방침이 제대로인지 유심히 봐야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언어 파괴냐 진화냐의 접전을 완화시킬 수 있는 대안이라 생각한다.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통신 언어가 실생활(학교 생활, 인간 관계 등)에 문제를 주지 않는한 문자메시지는 해롭다 볼 수 없다 생각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