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과학자의 서재-최재천

과학자의 서재 - 최재천 교수와 함께 떠나는 꿈과 지식의 탐험 ㅣ 우리 시대 아이콘의 서재 1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8월

최재천 교수의 이력과 글을 처음 본건 국어 교과서였다. 황소개구리와 우리말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말이 사라져가는 현실을 수입종이 날뛰는 생태계로 비유하여 설명한 글이었다. 놀라웠던 것은 환경의 현실과 국어의 위기가 생생하게 다가왔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최재천 교수의 글이 그의 통섭적 삶과 연관이 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자신을 시인의 마음을 지닌 과학자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가 가진 지혜는 책으로부터 온 것이고 책은 그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뜻이다. 행복한 과학자로서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책과 그의 통섭의 삶을 풀어 썼다. 그래서 자서전의 성격이 강하다.

육군 장교의 맏이로 강릉에서 태어나 서울로 이사와 명문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지만 마음은 항상 강릉의 자연에 있었다. 방학 때면 어김없이 고향을 찾아가곤 했는데, 그는 그 여정을 '피안의 세계'로 가는 길이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그렇게 있는 그대로의 자연 속에서 놀고 지냈던 그 때의 기억은 그가 대중의 과학화를 목표로 삼는 과학자가 되게끔 하였다.

두번째로 빠져들었던 것은 문학이다. 가난한 집안 형편에도 책에 대한 욕심은 컸다. 재미를 알게된 이후론 놀러나갈 때도 언제든 연필이 함께 였다. 글을 쓰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부는 뒷전으로 하고 문예반에 들어 학창 시절을 보냈고 미술부 활동까지 하게 된다.

대학에 낙방한 후에는 음악의 즐거움을 배웠다. 방황하다 의대는 떨어지고 입학한 곳이 서울대 동물학과 였는데 인문학을 더 좋아했던 그는 전공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인생의 멘토를 만나 과학이 어린 시절 뛰어놀던 자연을 벗 삼아 일할 수 있는 분야임을 알게 되고 유학을 결심한다. 하버드 대학 생물학과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와 교수가 되었다.

이렇게 세계적 권위를 가진 과학자의 성장기와 인생을 읽으면서 언제나 배움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 꿈은 도망가지 않게끔 해야 한다는 충고는 그의 경험 속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 꿈이 도망가지 않게끔 도전하고 낙관적인 모습 뿐 아니라 그의 통섭적 사고도 배우고 싶다.

인문과 과학을 넓다들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최재천 교수는 책을 만나 과학을 사랑하게 되었다. 살아가면서 무슨 책을 읽을지 어떤 책이 내 인생의 책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