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현실 사이 - 창세기 묵상
김상조 지음 / 주영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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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시작, 창세기는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의 시작과 변화를 담고 있다. 인간을 위하여 보시기 좋은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인간을 사랑하시지만 타락을 못본채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회복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계신다. 회복과 축복을 겪은 믿음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창세기에서 만날 수 있다. 창세기를 처음 읽을 때를 돌이켜보면 궁금 투성이였다. 세상을 창조하시는 6일동안의 과정도 그러했고 사랑의 하나님보다는 무서우실정도로 정의로우신 하나님, 침묵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에서도 여러 의문이 들었었다.

 

성서학당의 김민웅 목사님의 창세기 설교를 들으면서 태초의 사건이 옛날 옛적의 일이 아니라, 과학적 논쟁의 화두가 아니라 지금 현재 해당되는, 나를 새롭게 하는 회복의 사건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즉 말씀을 내 일상에 진정 적용하여 묵상하기 시작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실과 말씀 사이의 괴리는 생각보다 컸고 여전히 크다 생각한다. 그래서 김상조 목사님의 창세기 묵상집을 읽기 시작했다.

 

책에서는 계명과 사명을 위해 살고자 노력하고 말씀을 끈기있게 붙잡고 사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말하고 있다. 목사님은 노아에서부터 요셉까지 창세기 속 여러 사람들이 하나님의 언약과 실제 상황 속에서 어떤 시련과 고뇌를 겪었는지 설명한다. 시간을 초월해서 공감이 가는 까닭은 하나님의 손길이 더디다는 사실 때문이다. 

 

목사님은 하나님의 계획하신 바는 분명하다고 말한다. 약속의 하나님께서는 간구를 외면하시는 이유가 무엇일까. 

 

말씀을 붙잡을 수 있을 때 사람의 인생이 결정됩니다. 뭘 해야하는지 알지 못할 때, 나와 내 집을 위해 할 일을 알려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주어져야 합니다. 그 말씀을 듣기 위해 계속해서 기록된 말씀을 묵상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느 날 홀연히 인생의 향방을 결정해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들릴 때까지 노아처럼 하나님과 동행해야 합니다. P73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하신 약속을 바로 이행하시 않으신 이유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하나님의 계획은 우리 삶 곳곳에 개입되어 진행되고 있으며 말씀의 하나님을 끝까지 의지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창세기의 많은 인물들도 기다림과 인내에 익숙하지 않았다. 임신하지 못한 사라가 하갈을 아브라함에게 이끈 것도, 리브가와 야곱이 이삭을 속이고 하나님께서 알리신 바를 이루고자 한 것도 믿음은 확고하지만 기다리지 못한 성급함에서 온 것이다. 

 

광야의 요셉을 외면하신거 같았지만 하나님은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셨다. 현실에서 말씀만 붙잡고 사는것이 괴롭고 힘든 일인줄 알지만 하나님께서는 포기하시지 않는 분이라는 사실을 믿으며 전진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이 지나가는 세상의 슬픔과 오고 있는 하나님 나라의 기쁨이 가지런히 같이 들어 있는 삶을 살아갑니다. 우리 삶의 어느 구석을 베어 물어 봐도 기쁨과 슬픔의 맛이 동시에 납니다. 베노니, 내 안타까움의 아들이 동시에 베냐민, 하나님의 은총을 받을 자라는 것.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에게 적절하다 싶은 분량의 슬픔의 잔을 마시게 하십니다. 이 슬픔과 기쁨의 두툼한 감정을 견디면서 우리는 우리 삶의 끝까지 꾸역꾸역 걸어가야 합니다. P220

 

저자는 고달픈 기다림 가운데 하나님을 온전히 사랑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선례 사람들을 통해 그 시간이 회복과 훈련의 과정이었음을 말한다. 기다림의 의미도 알았지만 가장 인상깊게 들어왔던 책의 부분은 죄를 입은 아담과 하와의 모습이다. 나를 문제와 함께 방치해두시는 이유가 무엇일까의 답을 찾다보면 어느 순간 하나님을 원망하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말씀 읽기가 싫어지고 기도하기를 거부하는 지경까지 가면 이것이 죄이고 슬픔이라는 것을 안다. 그리곤 피하고 싶어진다. 반복되는 죄로 인해 내가 초라해지고 주님 볼 면목이 없어지는 것이다. 아무리 피하고 싶어도 주님께서는 물으신다. "어디있느냐?(3:9)"

 

죄짓고 얻은 새로운 영역은 초라한 자기 인식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열심히 떠난 자가 기껏 손에 쥔 것은 의외로 비참하고 추레했습니다.P43

 

나를 찾으시는 하나님 동시에 침묵하시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진정으로 회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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