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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 히어로즈 - 꿈을 성공으로 이끈 창의적인 엔지니어 스토리 ㅣ 헬로! 사이언스 시리즈 1
권오상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6년 12월
평점 :
공대생이나 엔지니어하면 낯설고, 어렵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두꺼운 안경을 쓰고 실험식에 쳐박혀서 뭔가 알수없는 것들을 만들어내는게 그들 아닌가 싶다. 한때 금융이 선진국들이 하는 고급 산업이고 기름때 묻고 더러운 제조업은 줄이고 금융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적인 부를 증진시키는건 엔지니어들의 몫이 크다. 한국에서 이만큼 전자, 자동차, 기계, 원자력, 조선 등 다방면에서 첨단 산업을 발전시키며 경제발전을 이룬것도 사실 산업일선에서 묵묵히 엔지니어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람들은 박정희 대통령이나 이병철, 이건희, 정주영 같은 재벌 회장들을 칭송하기에 바쁘지만 말이다. 물론 이 책의 관점에서 보면 그 분이 직접적인 엔지니어들은 아니었지만 엔지니어적 마인드가 충만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사실상 엔지니어였다. 그리고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엔지니어를 존중하고 잘 케어해줬다.
한국에서도 과거에는 최고 인재들이 공대로 몰렸지만, IMF외환위기 이후에는 일반적으로 의대가 더 각광받는게 현실이다. 한국도 IT강국이다 해서 앞서는 듯 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이니 하는 새로운 트렌드에서는 한발 뒤쳐져 있는게 현실이다. 엔지니어를 홀대하고 그들의 사회적 지위가 낮아진데서 이런 상황이 오는게 아닌가 싶어 씁쓸해진다.
저자도 기계공학 박사까지 하고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금감원에서 일하시며 다방면에서 독특하고 인사이트 넘치는 책을 쓰신다. 이번엔 고향(?)인 엔지니어링을 잊지 않고 핫한 8개의 최첨단 회사와 슈퍼스타 엔지니어를 다루는 책을 썼다. 저자는 말한다. 정말 큰 돈을 벌고 싶으면 엔지니어링을 공부해서 창업해서 자신의 회사를 키우는게 유일한 방법이다. (아마도 미국에서??) 그리고 누가 시키는대로 근근히 일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주체적인 선택으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밥벌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세상에 기여를 한다. 그 보상으로 여기에 소개되는 엔지니어들은 대부분 한국 돈으로 수조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8개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전압이 높고 가슴을 뛰게 만드는건 공대를 나오지 않은 특급 엔지니어들이다. 바로 혁신적 선풍기와 진공청소기를 만든 다이슨과 놀라운 이동기구인 세그웨이를 만든 데카이야기다. 데카의 데이먼은 직원들에게 답을 풀지말고 문제를 풀라고 주문한다. 다이슨에 다르면 엔지니어링은 학위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신 상태였다. 다이슨은 기존의 불편함을 혁신한 새로운 개념의 청소기를 만들기 위해 창고에 쳐박혀서 5,127번의 시제품을 만들고서야 성공했다.
과학과 엔지니어링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명쾌하다. "과학은 있는 것을 공부하는 것이고, 엔지니어링은 없는 것을 창조하는 것이다" 과학은 왜(Why)에 대한 것, 엔지니어링은 안 될께 뭐야(why not)?에 대한 것이다. 이는 혁신신적 엔지니어들에게 기존 관습을 뒤집는 반항아적 사고방식이랄까, 삐딱하게 보는 태도가 있음을 뜻한다. 실제 여기에서 소개된 대부분 엔지니어들은 학창시절에 대단한 학점을 받거나 학업태도가 성실하지 않았다. 그대신 새로운 물건을 만들겠다는 확고한 꿈이 있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가지고 있었다.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은 한번에 되는 일이 없다. 다이슨이 5천번이나 시제품을 만들고 세상에 없던 청소기를 내놨듯이 실패하고 또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는 정신상태가 엔지니어다.
모쪼록 이 책을 읽고 그동안 어둠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수많은 엔지니어들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됬으면 좋겠다. 그들을 더 우대하고, 대우해주고 격려해줬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