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탐방기 - 호기심 많은 증권맨이 금리로 이야기해주는
육민혁 지음, 오석태 감수 / 에이지21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작년 이맘때 재밌게 읽었던 <증권사 다니는 옆집 형이 들려주는 흥미로운 글로벌 금융 탐방기>의 저자 육민혁의 두번째 책이 나왔다. 반가운 마음에 이번 책도 집어들었다. 좋아하는 소재인 여행x금융 조합이라 여전히 흥미로웠다. 밝고 긍정적인 시각과 현지에 자유여행으로 가서만 느낄수 있는 생생한 느낌이 좋았다.


이번에는 베트남, 그리스, 멕시코, 중국, 이스라엘 5개국이다. 참고로 지난번 책에는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아르헨티나, 터키, 러시아 5개국이었다. 주로 이머징 국가 탐방기이다.


요즘 워낙 금리가 낮고 투자할 곳이 없어서 한국의 투자자들은 성장률이 높고 금리가 높은 이머징 주식이나 채권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그런 나라들의 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 수치, 금리 추이, 인구구조 같은 숫자위주로 보고, 중국이나 한국같은 유사한 발전 스토리가 벌어질꺼라고 믿고 다소 성급하게 돈을 베팅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내 생각에, 지금 못사는 나라는 앞으로도 못 살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못살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그런 것이다. (물론 글로벌 경제가 성장하면 그들도 덩달아 어느정도 올라오기는 할 것이다.)


지난번 <증권사 다니는 옆집형...>에도 나왔지만, 이머징 국가의 큰 문제점은 정부, 지배층, 자국 통화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흔히 한국도 저신뢰 사회라고 자학같은 신문기사가 나오지만 이런 나라들에 비하면 꽤 양호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 때문이다. 정말. 


이번 책에서는 베트남이 이런 자국 정부에 대한 불신을 대표한다. 예전에 정부에서 자국 통화를 내평겨쳐버린 탓으로 사람들은 집에 금고를 사서 달러를 쌓아둔다. 베트남 동화는 지금까지 줄곧 평가절하만 되어왔다. 들고 있어봤자 구매력 손실을 본다. 쉽게 생각하면 예전에 한국돈 만원으로 기름을 1L 넣을 수 있었다면, 몇년후에는 원화 가치가 떨어져서 만원으로 0.5L밖에 못 넣는다는 얘기다.


그리고 베트남에서는 예전에 국가에서 은행에 있는 국민들 예금을 강제로 몰수한 적도 있어서 은행에 예금을 하지 않고 집에 금고로 쌓아두는 것이다. 이러면 내부에 자본이 안 쌓여서 시멘트나 철근을 사서 도로나 다리를 하나 놓으려고 해도 해외에서 달러를 비싸게 빌려와야 한다. 인프라가 후지니 생산하는데 드는 간접 비용이 많고 공장을 잘 지으려고 하지 않는다. (물론 베트남에는 삼성이나 LG같은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있긴 하다)


어쨌든, 이런 국가 증시와 채권에 투자한다는 것은 굳이 베트남 사람들도 보유하려고 하지 않는 통화로 투자한다는 의미다. 물론 이런 국가들은 높은 인플레와 통화 평가절하를 상쇄하는 높은 성장률과 수익률을 보상해준다. 투자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다만 높은 수익률 이면에 있는 리스크가 이만큼 있다는걸 충분히 이해하고 감수할만한 자금이어야 하는게 아닐까 싶다. 


환전이나 지하철, 은행 같은 일상적인 부분에서 이머징 국가와 이스라엘을 비교하며 세밀함이 중요하다는 점을 발견하는 모습도 인상깊었다. 


그리고 잘 몰랐던 각국의 풍습과 문화를 아는 재미도 쏠솔하다. 이스라엘의 코셔 같은 음식이나, 일은 안 하고 국가의 보조금을 받으며 경전을 공부한다는 하레디 같은 문화는 신기했다. 이스라엘은 대학 진학률은 안 높은데 어느 부대에 있었는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정보부대는 고등학교 졸업생의 상위 1%만 간다고 한다.


이러한 풍습과 더불어 각국의 금융환경에 얽힌 마이너스 금리, 고정환율, 금본위제, 명목금리와 실질금리, 그림자 금융 같은 이야기를 곳곳에 배치해서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금융 교과서에 배우는 것보다 각국의 사례에서 같이 읽으니 더 생생하고 이해가 잘 된다.


내년쯤 3권을 기대해봐도 될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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