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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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신간이 나오면 출판사에서 선인세를 얼마나 줬다는 얘기도 나오고사람들은 서점에 줄을 서서 책을 기다린다지금까지 살면서 주변 사람들의 가방과 책장에서 다른 하루키 책을 보았으나 어쩌다 보니 이 책이 나에겐 처음 읽는 책이다.

 

올해 5월말에 미국으로 가는 태평양 상공에서 읽었다잡자마자 끝까지 단숨에 해치워버렸다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스러운 생각과 표현방식이 마음에 들었다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경험담을 솔직하게 얘기하는 쿨한 모습이 자신감 있고 멋져보였다그는 자서전 격인 이 책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한다소설가는 어떤 사람들인지자신은 어떻게 소설가가 됐으며 소설을 잘 쓰기 위해선 어떤 노력을 해야 되는지 친근하게 이야기한다.

 

소설가가 되는 장면은 흥미롭다지금은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작가지만그런 그도 소설가가 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학창시절부터 책을 좋아해서 많이 읽었지만 뚜렷하게 소설가가 되겠다는 의식은 없었다대학 졸업 후 재즈바를 열어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다평소에 가던 야구장에서 방망이에 공이 맞는 소리를 듣다가 문득 나도 소설을 쓸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그리고는 가계 문을 닫은 밤늦게 6개월 동안 틈틈히 첫 소설을 써낸다. 거짓말처럼 첫 소설이 문학상을 받아 등단한다. 야구장에서 계시를 받는 장면, 상을 받는 장면이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의 한 씬처럼 신비스럽다.

 

그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마라톤을 하고하루에 정해진 분량의 글을 규칙적으로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비효율과 동어반복, 부연설명하기, 느림지구력과 체력을 강조한다소설쓰기는 고독하고 지난한 작업임을 밝힌다. 마라톤을 하며 신체를 건강하게 하고 소설을 쓸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다듬는다.

 

첫 소설을 쓸 때 느꼈던문장 만드는 일의 기분 좋음’ ‘즐거움은 지금까지고 기본적으로 변함이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의도되거나 각색된 듯한 기분좋음이 아닌 은은히 풍겨져 나오는 평온함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처럼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그 일이 즐거워야 하지 않을까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그의 자유스러움과 끈기즐거움이 느껴져서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지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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