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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기술
유시민 지음, 정훈이 그림 / 생각의길 / 2016년 6월
평점 :
전작인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의 연장선에 있는 책이다. 포커스는 다르다. '글쓰기 특강'이 좀 테크니컬 하다면, 표현의 기술은 글쓰는 태도, 자세, 마음에 좀 더 집중한다. 보완적인 두 권을 다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글쓰기 특강'에서도 마음에 드는 부분은 7장인, "사는만큼 쓴다"라는 부분이었다. 그 부분이 짧아서 좀 아쉬웠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뛰어난 미문을 쓰더라도 마음이 황폐하고 인격이 형편없다면 훌륭한 글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글은 결국엔 온 몸으로, 삶 전체로 쓴다는 말씀.
<표현의 기술>은 제목은 '기술'이지만 결국 화려한 외모 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면을 더 강조한다. 글을 쓸 때도 화려한 기술보다 독자의 감정이입을 끌어내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책을 읽을 때도, 어릴 때는 뭔가를 배우려고 책을 읽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배움보다는 느낌이 귀하게 다가온다는 고백도 한다.
감정이입의 실례를 보이기 위해 저자가 막대기와 그림자, 그리고 인간 이성의 힘으로 지구의 크기를 큰 오차없이 측정한 <코스모스>의 한 대목을 읽으며 감동하는 장면도 흥미로웠다. 나는 주로 비소설을 많이 읽는 편인데, 지금까지 어떤 감정선을 가지고 책을 읽었나 되돌아보게 되었다.
1장에 '왜 쓰는가'에서 그는 '정치적 목적'으로 글을 쓰되, 예술적 글쓰기가 되고자 노력한다고 한다. 선명한 지향점이다. 나는 왜 쓰는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그가 전업작가로서 경제적으로 타인에 의지하지 않고 글을 팔아 스스로의 힘으로 밥벌어 먹으며 소신있게 쓰고 싶은 글을 쓴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